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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취향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한 책 읽기

고나희 | 더블엔 | 2018년 12월 14일 한줄평 총점 0.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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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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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텍스트에 관한 인문학적 취향과 사유

‘취존(취향존중) 사회’라는 말이 등장할 만큼, 개인의 ‘취향’과 욕망에 대해 솔직한 시대가 되었다. ‘취향’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각종 미디어나 책, 축제 등에도 반영되는 콘셉트, 테마로 부상했다. 취미를 묻는 말에 ‘독서’라고 대답하는 게 보편적이었던 때를 지나, 이제 우리는 독서가 ‘취향’인 시대에 살고 있다.

전작 『여행의 취향』에서 여행지에서의 인문학적 사유를 풀어낸 고나희 작가가 이번에는 텍스트에 관한 인문학적 취향을 담아 『독서의 취향』을 출간했다.

쓰는 이(筆者)이자 읽는 이(讀者)인, 고나희 작가의 인문학적 독서 취향을 엿보며,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독서 취향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

1장. 읽는 이의 취향
# 해제(解除)를 위하여: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 흐르는 언어, 스미는 사유: 《어떤 미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일 년 후 한 달 후》, 프랑수아즈 사강
# 시대를 이겨낸 텍스트: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 제인 오스틴
# 변두리: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 그녀들의 그녀: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 반영: 《오후 네 시》, 아멜리 노통브
# 카니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 일상이라는 풍경: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 아직, 여전히: 《어쩌면 괜찮은 나이》, 헤르만 헤세

2. 여행하는 이의 취향
# 낯설게 하기(이야기를 통해): 《공항에서 일주일을》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 그에게 여행: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박태원
# 케렌시아: 《결혼·여름》, 알베르 카뮈
# 보다: 《김화영의 알제리 기행》, 김화영
# 마음이 향하는 지점: 《이스탄불》, 오르한 파묵
# 반대로 향한 이들: 《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3. 쓰는 이의 취향
# 읽기의 공간 또한 쓰기의 공간: 《꿈꾸는 책들의 도시》, 발터 뫼르스
# 텍스트를 대하는 이, 은신처: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 작업실: 《헤밍웨이, 파리에서 보낸 7년》, 어니스트 헤밍웨이
# 작가가 된 독자: 《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 전환: 《적지와 왕국》, 〈배교자 혹은 혼미해진 정신], 알베르 카뮈
# 지향: 〈패터슨)〉, 짐 자무쉬
# 그 너머의 크리에이터: 《이토록 뜨거운 순간》 《웬즈데이》 《기사의 편지》, 에단 호크

4. 품은 이의 취향
# 어린 설움: 《어린 천사》, 루시모드 몽고메리
# 어른아이의 집여행: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컴퍼니》, 제레미 머서
# 정원사: 《어린 방랑자》, 댄 카비키오
# 자유로이: 《골짜기의 백합》, 오노레 드 발자크
# 어두운 동화 : 《변신·시골의사》, 〈변신〉, 《소송》 《성》, 프란츠 카프카

에필로그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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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고나희
작가, 북에디터, 인문학 강사. 저서로 《여행의 취향》이 있다. 연세대학교 사학과에서 서양사를 전공, 국어국문학을 부전공했다. 새로운 세계, 글과 말, 문장과 어휘의 쓰임에 관심과 취향을 두었다. 책을 쓰는 것도, 만드는 것도 즐긴다. 가장 즐기는 것은 책을 읽는 것. 일상과 여행, 모호하고 중첩된 경계를 나만의 취향으로 즐기는 일상여행자. 브런치 ▷ https://brunch.co.kr/@sari422 블로그 ▷ http://blog.naver.com/sari0422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ari0422 작가, 북에디터, 인문학 강사.
저서로 《여행의 취향》이 있다.
연세대학교 사학과에서 서양사를 전공, 국어국문학을 부전공했다.
새로운 세계, 글과 말, 문장과 어휘의 쓰임에 관심과 취향을 두었다.
책을 쓰는 것도, 만드는 것도 즐긴다. 가장 즐기는 것은 책을 읽는 것.
일상과 여행, 모호하고 중첩된 경계를 나만의 취향으로 즐기는 일상여행자.

브런치 ▷ https://brunch.co.kr/@sari422
블로그 ▷ http://blog.naver.com/sari0422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ari0422

출판사 리뷰

어느 순간 알게 된, 내가 책과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그것은 ‘이야기’ 의 힘, 사유의 힘이었다

취향의 시대. 취향은 마음의 방향. 그 방향을 책과 여행으로 잡은 고나희 작가의 두 번째 책이 발간되었다. 인문학적인 독서 취향을 책에 담았다. 전작 《여행의 취향》이 여행지에서의 인문학적 사유를 담았다면, 이번 책 《독서의 취향》에서는 ‘이야기를 담은 책’에 관한 책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취향에 맞는 책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작가가 읽고 사유한 40여 권의 책, 10여 편의 영화를 통해 작가의 취향을 투영하고 담고 나타내지만, 책 끝에 닿을 독자들의 손길과 글에 머물 눈길을 생각하며 집필했다.
본문은 크게 4장으로 나누어 〈읽는 이로서〉 〈쓰는 이로서〉 〈여행하는 이로서〉 〈마음에 담은 이로서〉의 취향을 정리했다. 작가의 정체성만큼이나 독자의 정체성이 강하기에, 고나희 작가의 마음은 자신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향한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오가는 그 무엇, 공감일 수도, 유사한 바람이나 의견일 수도, 새롭고 다른 사유일 수도 있는 그것이 소통이라는 의미 아래 놓이길 바란다.
언제나 이야기에는 힘이 있으니까.

읽는 이, 여행하는 이, 쓰는 이, 품은 이의 취향_
《독서의 취향》 고나희 작가는 책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책,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첫 책으로 선택했다. 책을 신성시하며 보관하기만 할 것인가, 원하는 대중에게 공개할 것인가, 갈등하고 고민하는 문제는 비단 옛날 수도원 수도사만의 권리는 아니었다. 현재 우리 사회 어딘가에도 숨겨진 책이 있을 것이며 투명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 해제(解除)를 위한 노력에 대해 사유하게 해주는 책으로 시작하여, 단번에 이해할 순 없었지만 언어를 통해 사유를 이끌어준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 시대를 이겨낸 텍스트의 동시대성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로 이어진다. 〈그녀들의 그녀〉에는 브론테 자매의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 속 여주인공의 서로 다른 여성상을 비교해보며 읽는 재미를 담았으며, 〈카니발〉에서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인리히 뵐) 카니발 축제기간에 일어난 여러 가지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원래 카니발은 ‘살육제’를 의미한다. SNS와 온오프라인 영상과 방송이 빠르게 순환되는 요즘,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주제다.
나이드는 삶도 꽤 괜찮은 현재진행형의 삶임을 알려주는 헤르만 헤세 (《어쩌면 괜찮은 나이》), 그의 케렌시아를 읽으며 나의 케렌시아를 찾아보게 해주는 알베르 카뮈 (《결혼·여름》), 글을 쓰는 공간이자 작업실을 파리의 카페로 택했던 이방인 작가 헤밍웨이, 배우에서 작가로 창작의 범위를 넓혀가는 에단 호크의 영화와 책, 프라하를 닮은 카프카까지, 페이지 페이지마다 눈과 마음에 꾹꾹 눌러가며 읽게 되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고전이 갖는 힘, 문학작품이 갖는 힘, 그리고 이야기의 힘을 알아가며 한층 성장할 수 있는 시간, 작가와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독서의 취향’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0건)

구매 취향으로 알아보는 독서 여행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g*****1 | 2021.07.24

취향이라는 단어는 작가에게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작가 자신에 대한 어떤 개략적인 소개를 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의 취향은 그보다는 좀 더 결이 좀 더 섬세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들을 선정함으로써 작가는 좀 더 깊이 있게 자신의 내밀한 취향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를 보는 독자는 이를 통해서 더욱 따스한 감정으로 작가의 취향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읽는 이의 취향에서 작가는 다양한 텍스트들을 통해여 다양한 주제들을 취향의 테마로 묶어내고 있다. 그것은 출판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담겨있기도 하는 가하면 섬세한 언어 사용에 대한 논의와 그에 대한 작가의 사유를 드러내기도 한다. 동시에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텍스트들을 통해 드러낸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들을 취향이라는 공통적인 관점에서 다루면서 작가는 개인의 시선에서 뛰어난 통찰을 드러내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책에 대한 비평적 관점이 아니라 온전히 개인이 느끼는 어떠한 감정이나 생각들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제목에 부합하는 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책들을 다루는 중에서도 특히 <장미의 이름>이 책의 유통과 출판, 그리고 지식의 소유라는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작가의 예리한 시선은 단순히 그러한 분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작가 개인이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충분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강의 책들을 통해서는 유려한 언어 속에서 드러나는 사유와 이를 통해 느낀 감정들을 세밀하게 소개함으로써 언어의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어서 독자 개인의 취향과 연결지어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시나 충분히 취향에 대한 이야길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작가는 모든 책들을 다루면서 그 책에 대한 인상과 생각을 적절하게 서술하고 이를 통해서 자신의 취향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서의 취향이라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안정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텍스트들과 그 텍스트들이 함의하고 있는 바를 자신의 관점에서 통찰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며 독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텍스트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갖게 되는 동시에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질 수 있다. 즉, 작가의 글을 통해서 독자들은 소개받은 텍스트들에 대한 이해의 저변을 넓히고 자신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접하면서 새로운 시선을 이해하고 동시에 작가의 취향을 알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함에 따라 스스로에게 묻게되는 것이다.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가진 관점은 무엇인지. 그것은 책에 대한 것에서부터 점차 삶 전반으로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포토리뷰 독서의 취향, 그 아름다운 취향을 찾아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3 | 2021.07.21

 

표지처럼 인문학적 향기가 싱그럽게 물씬 나는 책입니다.

 

가볍디 가벼운 에세이들이 너무도 많은 서점에서 보석같이 발견한 이야기가 마음에 확 와닿았습니다. 인문학적 깊이도 있으면서 읽기 부담스럽게 무겁지도 않은, 딱 적당한 무게입니다.

 

코로나로 많이 지쳐있는 우리는 어쩌면 독서나 여행으로 다른 세계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읽는 이의 취향, 여행하는 이의 취향, 품은 이의 취향. 제목도 목차도 사람을 확 매혹적으로 끌어당기고 있어서 저절로 손이 가는 책이었습니다.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로 쓴 에세이라 생각이 맞는 누군가와 격조 있고 편안한 대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취향은 그 사람을 그대로 나타내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인 독서의 취향을 보여주면서, 건강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보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장미의 이름], [폭풍의 언덕], [제인 에어] 같은 고전을 돌아보면서 공감을 얻을 수 잇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 권 한 권의 제목만으로도 깊이가 있는 책들입니다. 처음 고전을 접했을 때, 어린 나이에 나의 세계 전체가 확장되는 느낌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고전의 향기가 시간을 머금으며, 시대를 지나오며 서로 다르게 이해되는 한편, 지금까지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가치들을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좋았습니다. 또한 비슷한 시절을 지내왔다고 하더라도 그 시절이 어떻게 와닿을 수 있는지는 온전히 그 사람의 일이며,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도 온전히 그 사람의 취향임을 느낍니다.

고전이 갖는 힘, 이야기의 힘을 알아가며 정말이지 성장해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문학이란 더구나 소설이란 현실과 동떨어질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 있을 법한 개연성을 갖는 이야기이기에 소설이 재현한 허구는 마냥 허구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인문학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 아직 매력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들, 어떤 쪽이든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별하게 보고 대하려는 시각과 시야, 태도가 열린 곳에 반짝임이 자리한다.' 라는 문장이 마음 깊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너무나 기대되네요^__^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독서의 취향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i******i | 2018.12.14

독서의 취향(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한 책읽기)             -고나희
2018.12.12  ***



 가끔 책을 많이 읽고 사유한 사람들이 추천한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 책을 읽고 내가 알지 못했지만 숨겨진 보물 같은 책들을 종종 발견하기 때문이다. 나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수많은 책중에서 나와 코드가 잘맞는 보석같은 책을 찾아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사람들이 많이 읽은 책이 아니고 소수의 사람들이 애정하는 책들을 발견하면 그건 더욱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마치 보물이 표시되어 있는 보물지도를 소수의 몇 명만이 비밀스럽게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골랐다.
 책은 4파트로 나누어진다. 읽는 이의 취향, 여행하는 이의 취향, 쓰는 이의 취향, 품은 이의 취향.



 사실 책은 개인의 취향과 관심을 잘 나타내주는 지표이다.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책이나 서평을 읽으면 어떠한 감흥도 느껴지지 않고 책의 매력도 또한 떨어진다. 이 책의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까. 고민이 좀 되었다. 솔직히 그렇게 마음에 와 닿은 책도 없었고 저자의 글도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아마 저자와의 주파수가 맞지 않아서 일지도 몰랐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는 왠지 나이가 많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초,중반. 읽으면서 저자의 나이를 괜시리 짐작했다.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코드가 잘 맞는 친구와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그것처럼 책도 저자와 나와의 대화와 소통이다. 그런데 코드가 잘 맞지 않으면 저자가 하는 말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깊은 공감도 나오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이 들었다.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
 흥미있게 다가온 책들은 몇 권 있었다. 조지 오웰이 이런 소설도 썼구나 하면서 생소하게 다가온 소설이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이 실제로 그런 생활을 체험하면서 쓴 르포르타주이다. 실제로 그 생활로 들어가서 직접 경험한 것이기에 아마도 생생하게 남겼을 것이다. 인간은 삶이 극단적으로 변화를 겪게 되면 혼란한 감정들이 마음을 어지럽히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진정한 가치와 소중한 것들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사유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어느 정도 허구적인 르포르타주임에도 이 책을 긍정하고 싶은 이유는 그 시선과 방식 때문이다. 변두리 삶과 그 안의 인물들 밖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 자신과 다름없는 대상으로 대하고 보았던 움직임(시선)이었다. '다름'이 주는 곁눈질을 경계해야 한다. 변두리를 대하는 시선이 자신과 다르고 동떨어진 것이라는 인식에서 시작된다면, 그 인식과 시각에는 선입관과 편견이 들어서게 된다. ....(중략)....그런 까닭에 그의 시선이 머문 자리를 따라 눈이 움직였고, 그가 비추는 방식에 따라 마음이 움직였다."            -본문 44~45쪽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이다. 주인공 콩스탕스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책을 읽고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를 지닌 감성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독자다. 그녀가 사랑하게 되는 사람은 '밑줄을 긋는 남자'이다. 그 남자는 책에 밑줄을 그으며 텍스트를 과감하고 자의적으로 읽어내는 독자다. 밑줄 긋는 남자를 콩스탕스는 뒤쫒고 콩스탕스를 사랑하게 된 클로드는 개성과 취향이 분명한 독자이다. 이들 셋 모두 밑줄 긋는 것을 통해 텍스트를 재해석하고 새로이 배치하면서 새로운 텍스트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점은 이들의 텍스트 훼손이 아닌 텍스트(책)를 대하는 태도와 텍스트를 이끄는 방식이다. 게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을 때 앞선 독자의 밑줄이 성가실 때가 많긴 하지만, 때로는 그 밑줄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밑줄 그은 이의 감각과 수준이 나보다 우위에 있다면 그 도움은 더욱 커진다."              -본문 172~173쪽


 우리에게는 '비포 선라이즈'의 잘생긴 청년으로 기억되는 에단 호크이다. 그는 작가로서 세 권의 책을 냈는데 '이토록 뜨거운 순간', '웬즈데이', '기사의 편지'이다. 


"배우,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그리고 그 너머의 복합적 크리에이터로서 호크의 행보는 여러 분야의 창작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자신이 다루고 대하는 텍스트를 경계 없이 자유로이 인식하고 해석하며 고정된 자리에 멈춤 없이 창작자의 지평과 포부를 넓히는 태도는 글과 책, 영상과 영화, SNS 등 텍스트의 상호 혼용과 혼재가 일반적인 지금에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에디터 그 너머의 크리에이터로의 욕구와 바람 때문에 에단 호크의 태도에 그렇게 집중했던 게 아닐까."           -본문 203쪽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셰익스피어&컴퍼니)' 제레미 머서의 책이다. 셰익스피어&컴퍼니는 분명 서점이지만 일반적인 서점과는 다르다. 도서관처럼 운영되기도 하고, 많은 작가가 그곳에 머물려 숙식도 하고 작품도 쓴다. 머서도 서점에 머무른 작가 중 한 사람이었다. 숙박비는 자서전을 쓸 것, 하루에 책 한 권 읽을 것, 서점 일을 조금 돕는 것이었다. 


"이 공간에서의 삶이 머서에게 모험이 아니면 무엇일지. 그리고 낯선 곳, 낯선 사람, 낯선 삶의 방식은 어른도 어린아이로 만들어버리는 법이다."             -본문 219쪽


"서점에서의 생활이 글쓰기에 완벽하거나 그에 가까운 환경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공동생활이라 신경 쓰일 것도 많지만 그는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쓰게' 된다. 글을 쓰는 이에게 멈춰선 펜을 다시 잡게 되는 것만큼 의미 있고 큰 변화는 없다. 그 변화는 곧 그의 재기를 의미한다. 낡은 서점에서의 여행이 그를 작가와 인간으로서 다시 나아가게끔 한 것이다."                 -본문 220쪽
 
 이제는 서점이라는 공간이 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책을 읽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바뀌어야 겠고 책을 팔기도 하고 도서관처럼 빌려주기도 하는 유연한 운영방식을 택하는 것도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책만 사러 오는 것이 아닌 책을 읽다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보증금과 약간의 대여료를 받고 빌려가고 그들이 또 다시 반납하러 오면서 책을 놓지 않는 좋은 환경과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도 참 괜찮은 방식인 거 같다. 내가 그런 서점을 하나 차리고 싶다. 사람들이 점점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서점을 말이다.

 이 책은 나중에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깊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건지 아니면 단순히 내 취향이 아닌었던 건지 말이다. 나중에 읽으면 뭔가 또 새롭고 생각이 달라지겠지? 하는 여지를 남기고 서평을 끝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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