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20년 상반기 수화 강좌가 있어서, 또 나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강좌가 정말 우연찮게도 있어서 도전해 보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몇 번이 밀리다가 결국 폐강되었다. 무척이나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다. 주최 측에서는 줌(Zoom)으로의 강의를 마련해 보겠다고 하더니 결국 연락두절이고 강좌는 폐쇄되었다. 지인을 꼬셔 같이 수업을 듣자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실업는 사람이 되버렸다. 주최측에서는 몇번이고 미안하다는 전화가 왔었지만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그리고 미련만 남는 일이 되었다.
저자처럼 정말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결정한 일이었는데, 코로나라는 시국이라 어쩔 수 없이 또다시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기회가 오긴 오려는지,,, 책을 보다 작가의 말처럼 너무 쉽게 결정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건데 너무 막연하게 시도를 했나 하는 생각이 계속 떠나질 않았었는데, 책을 보다보다 보니 한편으로 폐강이 도리어 안심이 되기도 했다.
<수화 배우는 만화>는 작가의 '명랑 수어 도전기'가 맞다. 수화를 배우는 책은 아니었다. 수화를 배웠던 작가의 경험담을 기록해 논것이다. 가끔 수어도 선보이면서,,, 책의 표지만 보고서는 수어를 배울 수 있을 수 있는 줄알았는데, 관심 부족이었나, 아니면 충동질이 너무 거세었었나보다. 그래도 덕분에 수화와 수어, 청각장애인, 농인, 청인 등등 용어의 정립은 조금은 알듯 하다.
작가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은 '청인'의 시선에서 수어를 다룬다." 청인은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난 작가처럼 '청인이다. 세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곧 어쩌면 장애인이 될수도 있는 비장애인으로 구분지어 진다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우리에겐 가득하다. 장애인에 대한 시선이 남다르다 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만의 착각이며 또 다른 편견일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나 자신부터도 말이다.
"수어를 왜 배우세요?"라는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결국 모두의 필요에 따라 니즈가 다를 것이고 자기에 맞는 이유로 수어를 배울것이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교육이라는 장을 통해 소통하고 있지만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청각장애인들은 생소한 사람들이었다. 주변에 청각장애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테두리 안에는 청각장애인이 존재하지 않았다. 의도적이진 않았더라도, 나의 삶의 테두리 안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우연한 기회에 배워야 하겠다는, 소통의 장을 좀 더 넓혀보고자 했던 기억이, 그럼에도 쉽게 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을 보면 나에게도 보이지 않는 편견이었나보다.
코로나가 종식되지않겟지만 좀 더 수그러들면 다시한번 도전해 보아야겠다. 나도 저자처럼 '그냥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서야겠다. 시작도 하기전에 색안경너머로 바라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일이겠다. 수어를 배우고 싶다면 좀금더 그들에게 까까운 곳을 가는게 옳다. 수어도 언어이니, 모든 언어는 대상과 소통하며 익히는 게 맞겠다.
어릴 적부터 궁금했었다 하지만 딱히 가르쳐주는 곳을 찾는 것도 어려웠고 해서 마음 속의 버킷으로만 남아있었던 수화였기에 책을 보자마자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책의 저자처럼 나 역시도 이걸 배우고자 하는 이유는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글이 아닌 그림인 것도 맘에 들었고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도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저자처럼 어딘가에 가서 정식으로 배워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