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4. 황보름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 뜻밖
어쩌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스무 살의 나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그들은 세상을 망쳐가고 있었다. 환경을 망가트리고 자연을 훼손하고 범죄를 일삼으면서도 내로남불 정신으로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었다. 당시 나는 우리 세대가 서른을 맞이하고 또 마흔을 맞이했을 때 적어도 우리는 그들과 다른 기성세대가 되어있을 거라 믿었고 희망이 넘치는, 보다 윤리적인 세상이 열릴 거라 믿었다. 머잖아 전쟁이 사라질 것이고, 암과 같은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고, 훼손된 자연은 복구되며, 인종차별 같은 미개한 인식이 사라질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마흔이 된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스무 살이던 시절의 그때보다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심화된 인플레이션, 더욱더 망가진 환경과 훼손되어 복구가 불가능해 보이는 자연, 이제는 숨조차 마음껏 쉬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나 하나의 책임이라거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딱 n 분의 1로 나눈 몫만큼의 책임은 내게도 있다.
복잡한 심경이 싫어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집어 든 책이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였다. 조금은 가벼워지고 싶었고, 한편으론 누군가의 삶을 도착하며 느끼는 안도감에 취하고 싶었던 것도 같다. 나는 딱히 복잡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복잡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단순한 편에 속하고 단순하다 보니 의외로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작년 한 해를 나며 너무 쓸데없는 일들에 힘을 빼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살던 나였는데, 언제부턴가 타인 또는 세상과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을 하려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혹여 스무 살의 내가 바라본 기성세대의 모습이 지금 나의 모습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삶은 언제나 우리에게 혹독하지만, 다행히 관점에 따라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황보름의 에세이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는 다시금 그런 관점에 대해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이 우리 부부를 오랜만에 만나면 처음으로 묻는 안부가 “아이는?”이다. 대체 왜 사람들은 나에게, 아직 태어나지도, 태어날 계획도 없는 아이에 대한 안부를 물을까.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사람들은 종종 선을 넘는다. “이제 마흔이니 정말 결혼을 해야 해.”라거나 거울은 보지도 않는지 남의 아랫배에 관심을 갖는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저자 황보름은 삶이 쉽지 않다는 말을 자주 되네 면서도,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부지런히 찾아가며 자신만의 우아한 선을 완성해나가고자 한다. 우리를 잠 못 들게 만드는 고민을 자신만의 거리에서 되돌아보는 그녀의 여백 가득한 태도는 의미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채도 높은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삶은 원래 그런 거라고. 원래 쉽지 않은 거라고. 왜 쉽지 않은지는 묻지 말자고. 쉽지 않아도 어쨌거나 어제는 지나갔고 오늘은 찾아왔다고.’ 저자의 말처럼 언제부턴가 우리는 버티는 것이 삶의 유일한 방책이 되고 만 것만 같다. 그러나 이제 우린 버티는 것이 용기고, 인내하는 것이 용기며, 이 용기의 밑바탕엔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복잡한 세상, 복잡한 마음. 지친 우리를 위로하는 담백한 문장에서 아직 남아있는 삶의 온기를 느껴본다.

#이정도거리가딱좋다 #황보름작가님 #에세이 읽었어요.#난생처음킥복싱 읽은 적 있어서 이번 책도 정말 반갑게 잘 읽었네요.
#황보름 작가님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가셨나 어쩜 내 마음이 하는 말들이 다 쓰여있더이다.
#새움출판사 #뜻밖의책들 재밌는 제목이 많네요.
작가님은 너무 가깝지도 않게,너무 멀지도 않게 적당히 거리를 두는 쪽이 더 좋다고요.
선을 잘 긋고 싶고,선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픈 한 사람의 담백한 #에세이추천 합니다요!
매일 읽고 매일 쓰며 운동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님 그래서 #독서에세이 #운동에세이 책도 내셨고요.이번에는 우리가 사는 사회속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 허심탄회하게 써내셨네요.
황보름작가님에게 결혼이란 짜장면 같은 거여서 늘 짬뽕을 선택하는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고요.너무 찰떡같은 결혼=짜장면 비유에 주억거려지는 내 고개짓 끄덕끄덕
인싸보단 아싸가 좋은 사람.
상대방의 차가운 태도에 적응안되기에 만남을 미루고 상대방과의 만남을 구태여 갖지 않는 사람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해지므로 상대와의 거리를 유지하는게 더 좋다!
사회적거리두기 해야할 시기에 딱 시의적절하게 나온 #책추천 팍팍 드립니다.
와 다 읽으니 친한 친구와 막걸리 한 사발 놓고 수다떨었다는 그런 너낌 들었네요.물리적거리는 떨어져있지만 우리 마음은 차갑게 식지 말아요.
북캣냥이는 워낙 화火가 많은 처자라 20년만의 강추위 속에서도 따뜻함 on 입니다!
내 주변사람들한테 나의 온기를 전해주려 한답니다.데헷
가끔 아들둘에겐 그 온기가 격한 버럭으로 표출되서 문제지요.흑흑
2021년도 우리 이 정도 거리로 딱 좋게 살아가요.
백신 나와서 주사 맞아도 마스크는 계속 함께 가야할 터.
#황보름에세이 읽으며 지금 내 인간관계는 어떤지 돌아봐도 좋겠어요.
요즘 제가 읽는 책들은 거의 대부분 무겁지 않고
무난하게 읽어볼 수 있는 종류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도 에세이 한 권을 추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황보름 에세이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 읽어보고 싶고 내용이 궁금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제일 먼저 프롤로그부분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중간부분까지 읽어보다보면
"아무리 친한,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여도 결코 다가설 수 없는
각자의 거리가 우리에겐 있으니까"
이 부분에 제눈에 쏙 들어오더라구요 아무래도 제가 공감을 해서 그런것도 있겠죠?
차례를 살펴보면 4가지의 파트로 나눠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첫 페이지부터 차근차근 읽어보셔도 좋지만 혹시나 딱 봤을때
끌리는 제목이 있다면 그 부분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수 있어요^^
첫번째장_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인데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죠?
소제목을 보니 잘 보이려 하지 않는다를 봤어요
어릴때 친구와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차이점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정말 친한 친구랑은 아주 가끔, 1년에 한번밖에 못봐도
편안하고 수다고 엄청 멈추지 않는 반면
역시나 오래 알고는 지냈지만 사회에서 만나 알게된 사람이라면
여러사람이 함께 있을때와 단 둘이 있을때의 서먹함이 약간은 있다는게 느껴진다고나할까요?
잘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게 아무래도 내 식이라는게 나도 알게되면서
상대방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하고 무례하게 굴지 않고 존중하려 노력은 하지만
다만 다른점이라면 잘보이기 위해 "더 "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아닌가 싶어요
두번째장_ 나에게 결혼은 짜장면 같은 것
우리나라에세 남들의 외모평가..? 시선을 의식하는 부분이 크게 차지하는건
다들 익히 아실 것 같은데요
이게 참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외모에 대해 왜 굳이 지적을 하고
상처를 주는건지 씁씁하기도 하더라구요
근데 또 그 말들을 하는 사람들은 그게 상처가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게 문제일 수 있겠죠?
물론 그런말을 들었을때 당당히 제 외모에 대해 평가하지 마세요 라고 말을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그런 일들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긴하네요
세번째장_ 긴 시간 속에서 우리 삶의 궤도는
여러분은 살면서 "쉽지않아" 라는 말을 자주 언급하셨나요?
저는 생각해보면 꽤 자주 언급했던 것 같아요
취업이 쉽지않아, 공부가 쉽지않아, 회사생활이 쉽지않아, 인간관계가 쉽지않아 등등
참 여러방면으로 느꼈던 것 같기도 한데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계속 나올 것 같은 쉽지않아 인데요
하지만 저는 이 말을 저자처럼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 살아갈 것 같아서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 같아요
네번째장_ 나는 매일매일 죽음을 생각할거야
어.. 솔직히 이부분을 보고 죽음을 매일 생각한다고?
굳이 왜? 라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근데 삶이 더없이 단순해지는 곳 이부분을 보니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지인에게
거기서 걷고나니 삶이 조금 달라졌냐고 묻는 말에 돌아온 대답은 아니었어요
다시 또 가고싶다라는 말과 함께 거기서는 걷기만 하면 되니깐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해야할일은 바로 걷기뿐이니깐 목적지를 향해
단순하게 걷기만 하면 된다는게 어찌보면 바쁘고 복잡하게 살고있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오롯이 아무생각없이 단 하나에 집중할 수 있는 쉼이 아닐까 생각되더라구요
물론 몸은 힘들겠지만요
그래서 저도 다른건 모르겠고 나중에 꼭 산티아고 순례길을 꼭 가보고싶더라구요
딱 좋은 나만의 선과 거리를 찾아가는 것에 대해
너무 가깝지도 않게,
너무 멀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는 쪽이 더 좋다고 말하는
선을 잘 긋고 싶은 한 사람의 담백한 에세이!
읽어보면 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조용하게 읽어보기에 딱 좋았던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