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에 대한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이 책은 집짓는 기술이나 설계, 시공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런 내용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담은 책은 시중에 수두룩하다.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 전혀 다른 개념으로 접근한다. 집을 지을 때 놓쳐서는 안 되는 핵심 요소,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다루면서 집을 지을 때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할 것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집을 짓겠다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나면 그때부터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 지은 집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 때문에 집을 짓기 전에 반드시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기 쉽다. 집은 전자제품과 같은 소모품이 아니기 때문에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몇 년 만에 쉽게 교체하거나 다시 지을 수가 없다. 한 번 집을 짓고 나면 아마도 평생을 함께해야 할지도 모른다.
집짓기는 정보가 부족해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아니다. 집짓기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 집을 지을 때 중요한 것은 진짜 거주하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것이다. 편안함과 안락함을 제공하는 집은 생활공간, 즉 실내환경이 건강한 집이다. 건강한 집에 사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행복한 집짓기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건축주는 ‘왜 집을 지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집을 지으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그 안에 사는 사람들, 즉 나와 가족이 ‘안락하고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삶의 가치’, 더 나아가 ‘집의 근본적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안내서와 같다.
깐깐한 건축주도 집을 짓고 나서 후회한
건강하고 안락한 집의 가치
저자는 건축디자이너, 건설사 대표, 대학 건축학과 겸임교수로서 집짓기에 대한 풍부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20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건축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소위 건축전문가인 그도 건축주로서 자기 집을 지을 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한다. 하물며 건축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예비건축주들은 얼마나 고민되고 마음이 불안할까? 이 책은 이런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집짓기를 계획하고 있는 대부분의 예비건축주들은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집을 설계하고 짓는 것이 예비건축주들의 전문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집을 한 채라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그나마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만 집짓기는 평생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하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일반적으로 여러 번 경험해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처음 겪어보는 익숙지 않은 일을 시행착오 없이 완벽히 해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집을 지으면서 일어났던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책에서 얘기하고, 행복지수 1위 국가 덴마크를 비롯한 유럽,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주택 선진국’에서 공부하고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직접 집을 지으면서 배운 건강하고 안락한 집의 가치도 알려준다.
행복지수 1위 국가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자연에 순응하는 친환경적인 집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들은 생명이 나고 자라고 그 생명이 유지되어야 할 곳이 집이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 반면 우리는 집의 실내환경보다는 소위 ‘예쁜 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는 집은 언젠가부터 거주자를 위한 건축이 아닌 건축물 그 자체를 위한 건축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애초에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지어지는 집은 그 안에 있는 생명을 병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집은 ‘생명을 담은 그릇’과도 같다. 집은 그 안에 있는 생명, 즉 거주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거주자를 생각하는 집인 동시에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집이어야 한다.
저자는 집이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가치 중에 하나를 ‘건강과 웰빙’이라고 말한다. 거주자의 건강과 웰빙의 측면에서 나무만큼이나 우리들에게 혜택을 제공해 주는 건축재료도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목조주택은 생명을 병들게 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건축물이다.
단연 색다르고 독보적인 책!
이 책을 읽다보면 예술작품 같은 집을 짓는 것이 최우선이 아니라 가족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햇빛 채광, 온도, 실내공기의 질, 열 쾌적성, 소음, 단열과 기밀성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건강한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리얼 스토리, 특히 거주자의 안락함과 웰빙을 위해 설계된 캐나다 걸프 하우스, 유지비용이 저렴한 생활공간 미국 스미스 하우스, 안락한 주거환경에 에너지 효율까지 고려한 노르웨이 퓨처 액티브 하우스, 밝고 건강한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영국 카본 라이트 하우스를 소개하고 거주자를 인터뷰한 내용도 참고할 만하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성취는 집을 짓기 전에 놓치기 쉬운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건축 관련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내용과 풍부한 사진자료 또한 이 책이 왜 독보적인지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