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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의 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

천운영 | arte(아르테) | 2021년 4월 19일 한줄평 총점 9.0 (3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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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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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소설가 천운영의 미친 모험은 『돈키호테』에서 시작되었다!
돈키호테는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돈키호테』에 나오는 400년 전 음식을 찾아서


『돈키호테의 식탁』은 소설가 천운영이 돈키호테와 그가 먹었던 음식을 찾아 나선, 돈키호테의 편력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도 감미로운 모험의 에세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문단에 첫 소설집 『바늘』을 내놓은 이래 독자적인 소설 미학을 구축하는 여성 작가로 이름을 새긴 천운영. 이 소설가를 『돈키호테』의 무궁무진한 세계로 처음 이끈 것은,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이 대작이 근대소설의 모태이기 때문도 아니고, 2013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천운영이 스페인에서 머무는 동안 이 책을 누군가 강력하게 권고했기 때문도 아니다. 스페인어에 까막눈이나 다름없던 당시, 혼자 들른 라만차 지역의 한 허름한 식당 메뉴판에 ‘돈키호테 어쩌고’라고 설명이 붙은 음식 때문이었다. ‘요깟 고깃점에 돈키호테를 팔아먹다니. 이게 진짜 『돈키호테』에 나오는 거야?’ 이렇게 음식을 매개로 『돈키호테』 탐독의 길로 들어간 천운영은 이 작품 안에서 이국의 음식 세계와 더불어 『돈키호테』의 깊은 곳에 깔린 슬픔과 기쁨의 미로를 제대로 만난다. 『돈키호테의 식탁』은, 꿈꾸는 자들을 위한 소설이자 음식 소설이기도 한 돈키호테의 편력기를 여성 이야기꾼으로서 동행한 산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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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면서
어느 시골 양반의 고뇌와 슬픔 돼지 삼겹살
돈키호테 기사의 첫 번째 음식 염장 대구
도토리가 불러온 황금시대 도토리
아름다운 돼지 염장 기술자 아가씨 둘세
마법 향유보다 염장 청어 대가리 염장 청어
비겁함보다는 무모함 레케손 치즈
산초 몸에 흐르는 피 와인
솥단지를 걸면 축제가 시작된다 파에야
『돈키호테』의 작가는 가지 선생? 가지
섹시하거나 서글프거나 무례하거나 무화과
산초 총독을 위한 건강식 막대 과자와 모과 잼
마법의 마늘과 마늘의 저주 마늘
트론촌 치즈보다 만체고 치즈 치즈
이것이 진정한 술상이다 하몽 뼈다귀
무엇이든 다 있지만 원하는 건 없는 객줏집 소 발톱
당신과 함께라면, 빵과 양파만으로도 빵과 양파
목동 판시노의 숟가락 빵 부스러기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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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천운영 (千雲寧)
작가 한마디 어쩌면 내가 쓰는 소설이 아주 작은 살구씨를 품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고통만 있을 뿐 아무것도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겪는 산고가 아무 소용이 없는 짓이 되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양분을 흡수하고 가슴을 부풀릴 것이다. 그러다 보면 꾸물꾸물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어도,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넓히는 나무 한 그루를 내 속에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면, 그리하여 단 한 사람에게라도 새콤한 살구 맛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걸로도 되지 않을까? 나는 단단한 껍데기가 열리고 싹을 틔우는, 내 몸에 자리잡은, 하나의 살구씨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깥으로 내보이기 위해 거쳐야 할 고통을 기쁘게 맞을 것이다.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 천운영은 1994년 한양대학교 신방과를 졸업했으며 1997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현재 고려대 국문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지난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바늘」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1년 제 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같은 해 등단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 『바늘』을 출간했다. 2004년 소설집 『명랑』을 출간했고, 지난해 장편소설 『잘 가라, 서커스』를 발표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1990년대 들어 문단의 전면을 장식하며 등장했던 일군의 여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 세계와 작가관을 선보여 새로운 여성 미학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신동엽창작상, 2004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사람의 얘기를 쓰는 천운영은 그만큼 사람을 좋아한다. 대학시절 그의 자취방은 공부하던, 회의하던 친구들이 저녁마다 주막처럼 들러서 국수를 말아먹고 갔던 곳이다. 애들 교육은 못 시켜도 이웃에 떡은 돌렸던 할머니의 천성을 이어받았다는 천운영은 남들 음식 해 먹이고 챙겨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뚜렷한 사회 인식이 아니라 토익, 토플, 상식 따위이기에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가 공권력에 쓰러졌던 시절, 천운영은 손목에는 청 테이프를, 옆구리에는 대자보를 끼고 다녔고 맨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출석만 부르고 도망가는 학생이었다. 하지만 소설가의 꿈은 정말 우연히 찾아왔다고 말한다. 4학년 때 들은 평론수업 시간, 당시 김영삼 정권의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평론을 쓰는 과제에서 선생님이 그의 평론을 재밌게 읽고는 차라리 소설을 써보라던 한 마디가 순간 한 줄기 빛으로 천운영의 머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당시 평론을 논설문이 아닌 현실을 빗대는 이야기를 만들어 썼다는 천운영은 선생님이 농담처럼 덧붙인 한 마디에 소설가의 길과 우연히 마주쳤다. '잘 하는 것 하나 없지만 소설은 잘 쓸 수 있겠다'는 확신에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대로 진학했고 2년 동안 수많은 책을 읽었다. 수업시간에 모르는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몰라도 아는 척 하며 메모를 했다가 저녁 때 서점에 들러 모두 읽어버리던 천운영은 그 2년 동안 평생 읽은 책보다 대여섯 배 많은 책을 읽었다. 천운영에게 어느 날 한 줄기 빛이었던 소설에 대한 꿈을 키운 서울예대 2년은 "소설에 관해 얘기하는 친구도 얻었고, 좋은 선생님도 만났고, 소설을 고민하는 열정을 배운" 시기였다고 한다

천운영은 소설을 쓰면서 매 순간마다 집중하는 '화두'가 있다.「바늘」의 미와 추, 「명랑」의 삶과 죽음, 그리고 요즘 고민까지. 지금 이 순간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씹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한다. 천운영의 소설들은 다르다. 그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차이는 자못 의식적일 정도이다. 가령, 「바늘」의 주인공은 남자들 몸에 문신을 새기는 젊은 여자이고, 「숨」에는 마장동에서 소머리를 분해하는 일을 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당신의 바다」는 곰장어를 구워 파는 부부의 이야기이다. 이밖에도 고물상(행복고물상), 유원지의 도깨비집 관리인(유령의 집), 건축공사장 노동자(등뼈) 등 천운영 소설의 주인공들은 최근 한국 소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웠던 인물들이다. 그렇게 낯설고 독특한 이들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점 역시 천운영 소설의 특징이다. 직접 발품을 팔고 꼼꼼히 취재한 노력이 돋보이거니와, 그것은 이웃의 삶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출판사 리뷰

소설가 천운영의 미친 모험은 『돈키호테』에서 시작되었다!

돈키호테는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돈키호테』에 나오는 400년 전 음식을 찾아서

〉 음식으로 읽는 『돈키호테』


『돈키호테의 식탁』은 소설가 천운영이 돈키호테와 그가 먹었던 음식을 찾아 나선, 돈키호테의 편력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도 감미로운 모험의 에세이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문단에 첫 소설집 『바늘』을 내놓은 이래 독자적인 소설 미학을 구축하는 여성 작가로 이름을 새긴 천운영. 이 소설가를 『돈키호테』의 무궁무진한 세계로 처음 이끈 것은, 스페인 작가 세르반테스의 이 대작이 근대소설의 모태이기 때문도 아니고, 2013년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천운영이 스페인에서 머무는 동안 이 책을 누군가 강력하게 권고했기 때문도 아니다. 스페인어에 까막눈이나 다름없던 당시, 혼자 들른 라만차 지역의 한 허름한 식당 메뉴판에 ‘돈키호테 어쩌고’라고 설명이 붙은 음식 때문이었다. ‘요깟 고깃점에 돈키호테를 팔아먹다니. 이게 진짜 『돈키호테』에 나오는 거야?’
이렇게 음식을 매개로 『돈키호테』 탐독의 길로 들어간 천운영은 이 작품 안에서 이국의 음식 세계와 더불어 『돈키호테』의 깊은 곳에 깔린 슬픔과 기쁨의 미로를 제대로 만난다. 『돈키호테의 식탁』은, 꿈꾸는 자들을 위한 소설이자 음식 소설이기도 한 돈키호테의 편력기를 여성 이야기꾼으로서 동행한 산문집이다.

좀 미친 짓이었다. 돈키호테와 같았다. 스페인어 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내가 돈키호테의 음식을 찾아 나선다는 것. 그건 어떤 외국인이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한 그릇 먹고서는 그게 『홍길동전』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전국팔도를 누비며 홍길동의 자취를 쫓아 조선 시대 음식을 찾아다니는 일과 비슷했다. 반벙어리 까막눈 주제에. 무려 400년 전 음식을 먹어 보겠다니. 그런데 그만둘 수가 없었다. 『돈키호테』에 빠져들수록, 그 길을 따라다닐수록, 더 깊게 빠져들었다.
_「들어가는 말」 중

이야기꾼 천운영은 『돈키호테』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스페인과 한국을 넘나들며,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쓰던 17세기와 지금 21세기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쳐 간다. 때로는 판소리의 소리꾼처럼, 때로는 서커스나 무성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변사처럼, 때로는 『돈키호테』의 텍스트에 심어진 시대성을 포착하는 해설자의 날카로움으로. 그리고 한국 여성으로서 자신의 몸이 기억하는, 즉 자신의 손과 혀와 가슴이 간직한 우리 음식의 이야기와 포개어 놓는다. 아울러 스페인 음식의 전통 레시피와 역사가 『돈키호테의 식탁』을 더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베이컨 조각을 넣고 만든 계란 요리에 왜 ‘고뇌와 탄식’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부활절이 지난 뒤에 어떤 달달한 과자를 만들어 먹는지, 진짜 만체고 치즈를 어떻게 알아보는지, 딱딱하게 말라비틀어진 빵을 맛있게 먹는 비법은 무엇인지 등이 스페인 서민들의 생생한 삶과 밀착된 이야기로 이 산문집에 소개된다.
『돈키호테의 식탁』은 온갖 경계를 넘나드는 다채롭고도 화려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 안에 총결집시켜 능란하게 엮어 내는 여성 이야기꾼이 전면에 드러난 산문집이다. 저자 자신이 어릴 적부터 한 구체적 경험, 서서히 사라져 가는 대가족 안에서의 음식 문화가 이 이야기꾼을 계속 말하게 하고,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음식들로써 전하고자 했던 사연을 세심하게 이해하게 한다. 또한 늘 약자 편에 서는 돈키호테의 용기를, 그리고 그를 떠나지 않는 산초의 의리와 현명함을, 400년 전에 이 작품을 쓴 세르반테스의 천재성을 우러르는 목소리에는 관객을 향한 거스를 수 없는 호소력이 담겼다.
스페인의 ‘염장 대구’를 이야기하기 위해 먼저 우리 음식 ‘북어무곰’의 추억을 꺼내 드는 천운영의 스토리텔링은 『돈키호테』의 또 다른 결을 드러나게 하고, 이 대작의 정수로 들어가는 새로운 길을 보여 준다. 돈키호테가 결정적으로 지친 순간 염장 청어 대가리를 떠올렸다는 것에서 그녀는 개종한 유대인인 돈키호테의 조상의 신산한 역사를 가슴으로 동감한다. 그리고 이 염장 청어에서 바로 우리의 과메기를 떠올린다. “구룡포 과메기 짝짝 찢어 마늘, 파 넣고 미역에 싸서 초고추장 푹 찍어 한입 먹여 주고” “어여 빨리 회복해서 다시 모험을 떠나라고 하고 싶은” 마음으로 돈키호테와 산초의 여정을 응원한다.

〉 나누는 밥상, 진짜 잔치의 힘

천운영과 돈키호테, 그리고 산초와 함께 스페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하몽과 파에야의 주방을 여행하다 보면 여럿이 음식을 나누어 먹는, 우리의 문화와 닮은 반가운 대목을 마주치게 된다. 노숙하며 밥을 직접 해 먹는 마부들이 ‘움푹한 바위를 가운데 두고 둘러앉아, 한 마부가 염장 대구와 마늘 몇 톨 넣고 절구질을 하는 동안 또 다른 마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마친 누군가가 돌절구를 이어받아 찧기 시작하고, 또 누군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윽고 대구 뼈가 씹히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워지면, 누군가 꺼낸 딱딱한 빵 조각을 쪼개서 찍어 먹기 시작하고.’
또 다른 장면에서는 50여 명의 요리사가 동원되어 장작을 산처럼 쌓아 놓고 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국을 끓이고, 기름 솥에서 튀겨진 과자는 삽을 이용해 꿀 냄비로 던지면서 성대한 잔치를 준비한다. “오늘은 누구든 배를 곯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는 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배 터지게 먹는 날.” 진짜 잔치는 그런 것이다. “커다란 솥단지를 문 앞에 꺼내 놓는 것. 연기를 피워 올려 사람들을 모으는 것. 다 함께 만들어 누구라도 와서 나눠 먹는 것. 부자도 가난뱅이도 기독교인도 무슬림도 모두 한 솥의 국물을 나눠 먹는 것.”
다 함께 음식을 차리고 나누어 먹고 삶을 지탱할 힘을 얻는 진짜 잔치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을 『돈키호테의 식탁』은 환기시킨다. 『돈키호테』와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진정한 긍정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진정 살아 있다는 것은 무언가에 미쳐 있다는 것. 그러니 제발 다시 미쳐 주기를. 죽어도 죽지 않기를. 모험을 계속해 주기를.”

종이책 회원 리뷰 (28건)

돈키호테의 식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류* | 2023.03.21

 

언젠가 산초가 말했듯이 “어디에서 태어났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풀을 뜯어 먹고 사느냐가 중요한 것” 이라고 그것이 사람의 성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에서 누구와 무엇을 먹느냐 독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고 하죠.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천운영 작가의 흥미로운 책 <돈키호테의 식탁>이 리투선정100 도서로 읽었습니다.

 

돈키호테가 살았던 곳으로 짐작되는 곳에서 출발하여 산초가 섬의 총독을 지낸 사라고사 인근 바르셀로나를 거쳐 중부에서 나부 그리고 동부까지 스페인전공자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저자는 돈키호테에 심취되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독특한 발상에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습니다.

 

 

이름을 바꾸는 일과 의상을 갖춰 입는 일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소유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변신에 대한 욕망이다. ---p.16

 

 

지금처럼 결혼식을 마치면 피로연 음식을 뷔페나 대부분 양식으로 하객들게 대접하지만 오래전에는 결혼식 전날 홍어를 삶아 갖은 양념을 해서 결혼식장으로 여러 가지 음식들을 준비해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홍어는 그런 잔치 음식입니다. 그러나 홍어는 독득한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대표음식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홍어가 잔치음식이라면 산초의 마음을 굴복시킨 것은 솥에 든 푸체로, 그다음은 포도주가 든 술자루, 마지막으로 기름 솥에서 튀겨 꿀에 담근 튀김입니다. 오늘은 누구든 배를 곪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는 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부자 가마초의 이름으로 배 터지게 먹는 날, 그것이 진짜 잔치의 의미였습니다. 책에는 첫 번째 음식 염장 대구부터 염장 청어, 이름이 생소한 레케손 치즈, 제가 좋아하는 가지 요리등 여러 가지 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가지절임의 맛을 애써 설명해 보자면, 한여름 조깅 후에 먹는 냉면 국물의 맛이라고 할까? 땀 쫙 흘리고 난 다음 그릇째 들고 꿀떡꿀떡. ---p.157

 

400년전 돈키호테는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돈키호테의 편력만큼 입맛도 까다로웠을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음식이 부족한 시절, 고행을 반복 하다시피한 생활 탓일까요 그의 음식은 특별하지만 소박했습니다. 저자의 스페인 친구들도 모르는 음식 그것은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 뜻은 고뇌와 탄식, 베이컨 조각을 넣은 달걀 요리라는데 친구들은 모르지만 라만차 지역의 웬만한 레스토랑에는 있다고 합니다.

 

 

돈키호테의 식탁을 읽으니 돈키호테를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책속에 이런 음식들이 나왔었나 찾아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독특하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 곳곳을 다니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통치자들은 메추리와 닭고기를 먹고 살지만 자신은 늘 그래왔듯이 빵과 양파만을 먹고 살겠다고 말하며 어차피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음식을 차리고 오순도순 나누어 먹고 삶을 지탱할 힘을 얻는 진짜 음식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을 독자는 희망했습니다. 바쁜 일상 따뜻한 저녁 식탁 가족 모두 같이 하는 그런 저녁이 그리운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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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p****e | 2021.04.17
?
하하하~~~

읽으면서 계속 내 머릿속의 한 부분은 스페인의 어느 한적한 시골길에 비쩍 마른 로시난테를 탄 돈키호테를 연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뚱뚱한 산초 그리고 그 옆의 디지털스러운(21세기여인) 할리퀸 천년여왕 천운영작가님이 한가롭게 걸어간다. 여기서 비쩍마른 로시난테도 의인화 해서 먹을줄 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먹는 이야기에 관한 책이니까...

넷이서 <맛있는 녀석들>을 촬영하는 것이다.

나는 읽으면서 계속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

천운영작가님의 매 순간 가시에 찔리는 것 처럼 짜릿짜릿하고 에로틱한테 배꼽이 찌르르하다는 하이틴 로맨스 책 추천을 못 받은게 억울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아~~~ 이 책의 존재도 몰랐다면 더 억울했을 뻔했다.

책을 읽으며 좀더 돈키호테의 스페인에 가깝게 다가가 보고 싶었다. 식재료를 뒤져 보았다. 스페인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친구가 스페인 갔다 사다준 <허니커모마일차>뿐이었다. 책에서 보면 스페인은 달콤함을 넘어 당이 창자에 가 닿는 수준이 원자 폭탄 급이라고 하더니 차에도 꿀을 넣었구나, 또 이렇게 하나 이해하고 넘어간다. 차를 하나 우리고 책장을 넘겨본다. 발음도 어렵고 처음 들어본 음식 이름들이 왜 이리 정답게 느껴지는 거지? 이것이 천운영작가님의 능력인가?

읽다보니 염장청어대가리는 구하지 못해도 마법의 향유인 피에라브라스향유는 재료가 집에 다 있다.

코로나로 스페인도 못가는데 못 먹어도 고라고 집에서 만들어본다. 내 로즈메리 화분은 반토막이 나고 오래 도록 끓이데 감으로 알아서 하라는 말에 로즈메리가 뭉글해질 때까지 만들어봤다. 그리고 유리병에 담아 본다. 이것이 효력이 있으려면 입회인이 세명 있어야 하고 주기도문, 성모송, 사도신경을 80번 같이 외워야 하고, 일단 이 향유가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려면 기사복을 입은 사람에게 효능이 나타난다고 한다. 나는 이 향유를 만들면서 혹시 뱅쇼 비슷한 걸 상상하면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다 만들고 보니 진득한 피같다. 아무튼 제대로된 향유를 완성시키기 위해 어느날엔가는 친구 두명을 불러서 의식을 해 보아야 할 듯 한데.... 아직 내 주위에는 돈키호테에 빠진 친구들이 많치 않아 그런 친구들이 나타날때까지 기다려야 될 듯 하다.

아님... 조만간 걍 천운영작가님이 하시는 돈키호테의 식탁 식당에 원정가야 겠다. 그리고 떼를 써보야 겠다. 의식에 참여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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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와 그의 밥상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깔**s | 2021.04.17
작가님이 스페인에서 지낸지 2달쯤 지난 어느날 어느 고기 어떤부위인지 가늠되지 않은 요리를 받고 돈키호테에 나온 음식이라고 받아들고 의문에 돈키호테를 읽기 시작했다고 했다. 조금 황당했지만 스페인을 여행하고 지내다보면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다. 여러곳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돈키호테의 이야기속 음식들, 특히나 그날의 추억을 더듬어가며 완독한 돈키호테 속 음식은 그때먹은 문제의 발톱요리가 아니라 콩과 베이컨을 넣고 끓인 요리였다고 했다. 정확히 그 요리의 이름이 뭐였을지 다시 그곳으로 가서 확인하기 위해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우선 스페인음식과 돈키호테의 이야기는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지만 작가님의 추억의 음식이 돈키호테의 요리와 이야기와 함께 하고 있었고 우리네 향토음식과 뭔가가 매치가 되어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한 소설이었다.
돈키호테는 기사도와 아름다운 여인과의 러브라인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말은 번지르하나 처자식도 없이 어린 조카딸과 나이든 가정부의 보살핌을 받는 오십줄의 작위도 없는 시골양반이라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뜬금없이 기사가 되기로 결정하게 되는데 하필 그날이 7월의 뜨거운 여름을 그대로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날이었다고 한다. 낮부터 여행길에 올랐기에 추레한 몰골로 드디어 찾아 들어간 객주집에 먹을것을 청하는데, 하필 육식을 금하는 금요일인지라 말린 대구 몇토막과 불리지도 않고 간도 안밴 염장 댁 한접시와 빵 한덩이를 받았다고 한다. 허름하게 조립한(?) 투구의 구조상 벗지도 못하고 남의 도움으로 다 흘려가며 거지꼴로 먹는 와중에도 돈키호테의 특별한 능력이 발휘되는데, 맛없는 식사도 최고급 요리로 상상하며 먹는 능력이었다. 왠지 엉뚱하지만 천진한 그의 매력이 느껴져 여기부터 빠져 읽어갔던것 같다. 돈키호테의 기사가되기로하고 먹은 첫번째 요리만큼이나 기억에 남는건 작가님 어머니의 추억의 맛인 북어 무곰 이야기와 스페인의 대구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돈키호테의 동반자인 산초만큼이나 많이 나온다는 둘시네아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 둘시네아는 달콤하다는 뜻의 둘세에서 파생된 단어로 달콤하고 맛있는걸 먹었을때 무이 둘세라고 말한다고 했다. 달콤한것을 좋아하는 스페인사람들의 입맛을 알게한 이야기, 그리고 돈키호테의 실제 둘시네아인 알돈사 로렌소의 강력한 포스와 밀과 소금을 다룰줄아는 상여자인 그녀의 매력을 볼 수 있던 에피도 기억에 남는다.
사자와 대결하여 기사인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려다가 투구에서 뇌수처럼 흘러내리는 레게논 치즈때문에 사자도 돌아선 에피와, 산초가 빵에 적셔먹었으면 좋겠다던 스페인 축체의 음식 온갖 고기가 들어간 고기 국 푸체로, 스페인 전통 꿀 과자 사르텐 등 눈앞에 그려지는듯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돈키호테의 모험 그리고 스페인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먹는것에 진심이 없어보이지만 말하는것만 보면 항상 천상의 음식을 대접받는것 같은 기사 돈키호테, 기사로써 떠나는 모험에서 만나게되는 스페인의 음식과 작가님의 추억의 음식의 무언가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즐거운 음식여행을 떠나는듯한 재미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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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5 | 2022.05.31

천운영 저 |[대여] 돈키호테의 식탁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의 감미로운 모험을 읽어보았습니다. 흔치않은 스타일의 책인것 같아서 호기심에 구매하게 되었네요. 돈키호테 관련된 글들을 많이 봤지만 그중에서 제일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십여년 전에 읽고 안읽은 돈키호테도 다시 펴놓고 같이 읽으면서 이 책도 읽으니 더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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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돈키호테의 식탁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로얄 모**시 | 2021.05.26

돈키호테라는 명작을 만나는 새로운 방법으로 선택한 책이다. 

아무리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이라고 해도 조금 더 시대적 배경이나 언어를 알고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나라 작품들도 그러할진데 먼 나라 문학은 얼마나 그렇겠는가. 

사랑해마지않는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이지만, 완역본을 사 놓고 읽지않은;;;;;;; (쓰읍) 완역본을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 사 본 책이다. 그것도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니!

무난하게 읽었는데,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우선, 아무래도 돈키호테와 산초의 여정 순서에 맞춰서 음식여행도 따라갸야 되기 때문에, 음식이 나오는 순서가 들쭉날쭉하고 어떤 것은 구체적인 요리, 어떤 것은 재료 등등 일관성이 있을 수가 없다.  

그리고 소설 이야기 및 그 음식이 있는 곳에 직접 가서 먹어본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돈키호테에 나온 음식으로부터 연상되는 옛날에 저자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 등 각종 경험이 섞여있어 스페인, 한국, 과거, 현재로 시공간이 계속 바뀐다. 

예전에 읽은 맛, 그 지적유혹이나 생강빵과 진저브레드는 여러 작품을 다루어서 음식의 선정이 좀 더 자유로웠는데, 이 책은 돈키호테 하나로만 하려니까 좀 무리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다른 스페인어 작품에서 나온 음식과 연결시키거나 작품 속에서의 의미를 더 깊이 팠어도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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