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홀로 라이프’를 즐기던 나의 관심사가 처음으로 ‘더불어 라이프’로 이동하게 된 건 집세, 생활비 같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낭비벽에 가까웠던 소비 습관을 바꾸자 줄줄 새는 돈들이 보였다. 전세 대출 이자, 아파트 관리비, 인터넷 사용료처럼 여러 명이 함께 쓰면 줄일 수 있는 비용들이 아까워졌다.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집에 들어가는 비용은 똑같으니 둘이 살면 반값이고 셋이 살면 삼등분 할 수 있는데… 이걸 줄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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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정한 틀에 맞춰 퀘스트를 깨는 건 지겹다. 한 번뿐인 인생, 내 발길이 닿는 대로 가고 싶은 길을 걸어 볼 거다. 온전히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에 과정에서 올 어려움이나 후회 모두 기쁘게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다음 목표는 홀로 ‘잘’ 서기다. 열심히 돈을 모으고, 든든한 공동체를 꾸리고, 건강하게 사는 거다.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위해 앞으로는 이 세 가지를 목표로 걸어가려고 한다. 꽤 멋진 여정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내 인생은 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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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 월세와 관리비까지 돈이 꽤 나갈 텐데, 핫도그와 함께 살면 그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비혼에 대한 생각을 편하게 나누고, 돈 공부까지 함께하고 있던 핫도그와 같이 살게 된다면 좋은 시너지가 날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곧장 핫도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부담스러우면 거절해도 된다, 나와 함께 살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핫도그는 흔쾌히 YES라고 대답했다. 노년에 실버타운에서 같이 살자는 말이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이야. 우리가 막연히 꿈꿔 왔던 ‘지속 가능한 여성 공동체’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나의 홀로서기에는 든든한 파트너 핫도그가 함께하기로 했고, 그렇게 또 하나의 가족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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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는 술 모임에서 독서 모임으로, 현재는 생활 스터디까지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다. 다음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한집에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재테크 공부에 몰두해 있을지 상상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멋진 동거인 겸 스터디 멤버를 만나서 미래가 기대되는 삶을 산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때까지 스터디 겸 생활 공동체는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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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비의 유혹에서 벗어나 돈을 덜 쓰는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바로 일주일 치 예산을 정해서 현금으로 뽑는 거다. 같이 살기 전에 함께 돈 공부를 하던 시절부터 핫도그와 나는 현금을 뽑아 소비 줄이기를 실천했다. 일주일 예산을 10만 원으로 정하고, 10만 원 안에서만 소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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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빚을 다 갚고 남는 돈을 만들어 적금을 붓기까지 1년 정도 걸렸다. 이 기간에 소비 습관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면서 나 같은 의지박약도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번 습관을 들이고 나니 이전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몇 년이 지나고 이제는 괜찮겠다 싶어서 다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지금은 카드를 쓰면서 부주의하게 할부를 긁거나 월급보다 넘치게 소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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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투자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투자 기간이 짧고, 잘 고르면 안정성도 높고, 온종일 주가 창을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ETF, 개별주, 공모주까지 투자 자산을 도장 깨기 하듯 하나씩 배워가며 느낀 점이 있다. 내가 막연히 두려워하던 투자 자산에 열심히 공부해서 도전하는 일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점이다. 나중에 공모주 투자를 더는 하지 않는 시점이 오더라도 새로운 투자에 도전하는 자세를 배웠다는 점에서 공모주 투자는 소중한 경험이다.
--- p.135
일상이 무료한 직장인에게 돈 공부가 가장 재밌는 일이 되고 난 뒤부터는 확실히 돈이 빠르게 모이는 게 느껴졌다. 푼돈이라도 흘려보내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 푼돈이 드라마틱 하게 큰돈이 되지는 않았지만 생활 습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후부터는 작은 투자 성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ETF에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고 공모주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개별주 주식 투자까지 하게 됐다. 작은 성과들이 모이면서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일한 지5년 차, 1억 모으기를 달성했다
--- p.153
이럴 때 중요한 게 바로 나의 가치관을 점검하는 거다. 세상에서 염불을 외는 진짜 부자 가짜 부자 논란은 뒤로하고, 나에게 집중해 본다. 나는 왜 돈이 필요할까? 내가 돈을 모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다 보면 비교의 늪에 서도 한발 빠져나올 수 있다. 내가 돈을 모으는 이유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내 모습이 얼마나 가치 있는 건지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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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도전이 모두 성공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아직도 종종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이 나오며, 고기도 기회가 생기면 마다하지 않고 먹는다. 나랑 핫도그는 계속 실패하더라도 다시 작은 일부터 도전하기로 했다. 여러번 도전하다 보면 몇 번의 성공이 남아 지구에 티끌만큼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티끌 모아 태산의 힘을 믿는다.
--- p.164
그런 사회가 되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더 많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롤모델이 필요하다. 내 삶의 모습도 다양성 중에 하나로,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는 참고할 만한 괜찮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아무래도 나의 롤모델 찾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아빠의 농담은 이제 이렇게 바뀌어야 할 듯싶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종류가 있는지는 스스로 찾아보도록!”
---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