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세 여자의 아지트 별다방. 이곳에서 우리는 동네 엄마들의 수다를 시작으로 두 권의 공저 출간을 이루어냈다.
각자가 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이 커피 향과 함께 세 여자의 공간을 채워나갔다. (…) 평범한 엄마이기만 했던 우리가 첫 수다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책을 내고 나서도 한참은 커다란 그림을 그리지 못해 막막함 위에 서 있어야 했다. 그럴 때마다‘별다방의 수다’가 우리를 이끌었다. 우리는 수다 속에 녹아든 각자의 목표와 바람들을 항상 메모했다. 그 수다는 변화를 꿈꾸게 했다.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되나요?”
“책 쓰기 코칭 같은 걸 받으면 도움이 될까요?”
SNS 계정 비밀 댓글에서 간절함이 묻어난다. 주기적으로 달리는 댓글을 보면 수년 전 나의 간절함을 보는 것 같다. 처음부터 책을 내고 저자가 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독자투고, 공모전 입상을 위한 글쓰기, 취재 기사 등을 쓰며 글쓰기 실력을 늘려나가던 즈음 SNS의 친구에게 칼럼니스트를 권유받았다. 친구는 인터넷 육아 채널에 미술 놀이 칼럼을 연재하고 있었는데 두드리는 사람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서치하다 눈에 띈 베이비 뉴스에 간절한 지원서를 보냈다. (…)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으로 가면 1초를 다투며 장을 본다. 장 본 것을 서둘러 정리하고 오전 글을 쓴다.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 간식, 저녁밥, 놀거리를 거실과 식탁에 세팅해 놓고 오후 글을 쓴다. 밤 글쓰기는 새벽 1시를 넘기지 않겠다고 약속을 정한 후 뛰어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글 쓸 시간은 부족하다.
---「저자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 중에서
블로그에 글을 남긴 지는 10년이 넘었다. 환경에 관련된 글을 제대로 남겨보고자 카테고리를 정리했다. 물건을 비우고, 나누고, 환경에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런치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기를 바라며 집밥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 많은 사람이 환경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쓰고 있다.
다양한 매체에 환경 관련 글을 기고한다. 활동하는 곳이 많은 것 같지만 주제는 한 가지이다. 내가 하는 것, 내가 생각하는 것을 글로 풀어낸다. 이와 관련된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 글을 쓰는 것 외에도 사람을 만나면 환경 이야기를 나눈다. 엄마를 만나면 비닐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막는다. 육아 품앗이에서도 다회용 품에 도시락을 싸 오도록 한다. 그 외 개인 물통이나 개인 컵을 준비해서 종이컵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진미, 지혜와의 만남에서도 텀블러는 필수다.
---「환경을 이야기합니다」 중에서
늘 숨었다고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난 언제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옳은가. 하고 싶은가,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의 길을 닦아왔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헤맸던 날들이 있다. 물어도 대답 없는 나에게 혼잣말만 되풀이하던 그때의 난 한 발짝도 내밀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 모든 길은 어디로든 가게 되어있다. 가는 길 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이들과 손을 잡기도 하고, 새로운 길이 생겨나기도 한다. 막다른 길 위에서 쉼을 통해 얻는 것들도 있다. 이젠 그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이정표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면서도 한 발을 내민다.
---「웹디자이너로 10년」 중에서
‘그림책 글쓰기’ 수업에서 들었던 ‘작가의 책임’이 그러할 테고, 나라는 사람의 ‘삶의 태도와 신념’이 그러할 테다. 나에게 글을 쓰는 것이 치유의 과정이라면, 책을 준비하는 일은 견디고 이겨내며 성장하는 과정이다. 아직 설익은 나를 숙성시키고 다듬기 위해 시간을 내어 쓴다. 그 안에 단단한 씨앗을 담아내려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한다. 여전히 배우고 도전하며 글을 쓰고 있다.
---「작가라는 탈」 중에서
살면서 얼마나 힘든 일이 많은가. 특히나 여자는 결혼 전과 후 많은 것이 달라진다. ‘연애할 때의 그가 맞던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름’에 힘들고, 처음 해보는 엄마 역할에 대한 부담감, 집안일에 치이고, 워킹맘이라면 직장에서도 치이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들만 해도 많은데, 그것뿐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생긴 마음의 생채기들도 수시로 올라온다. 이 모든 것들을 마주하고 보듬어주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 안의 나와 마주하는 방법, 마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좋은 그림을 보거나, 여행하는 것. 나에겐 그림책과 글쓰기가 그러했다. 책을 쓰며 더 확실히 깨달았다. 이 둘은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림책과 글쓰기」 중에서
마음 맞는 이들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세상엔 나와 맞는 이들만 존재하지 않는다. 모임 안에서는 그림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준다.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생각을 내 삶에 자연스레 물들인다. 내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던 세계로 나를 초대한다. 우리는 읽고 나누며 괜찮은 어른이 되어 간다. 어떤 커다란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지금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는 것, 그것이 내 삶의 모토이다. 그림책으로 마음을 나고픈 나의 바람이, 소소한 그림책 서평으로 시작해, 그림책 모임으로, 책으로 그리고 그림책테라피스트로 이끌어 왔다.
시작하면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자.
---「그림책으로 모이다」 중에서
독서지도사, 아동미술 심리지도사, 냅킨아트 지도사… 배우고 익힌 모든 것들은 내 안에 곳곳에 자리해 있다.
이 모든 건 단지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커다란 포부를 품거나, 목표치를 정해놓고 시작했다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을지 모른다. 나아가는 중에 만난 ‘좌절’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들은 잠시 다녀갈 뿐이다. 내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아가게 되어있다. 적은 보폭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여전히 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배우고 싶은 것들 또한, 배운 것들은 그대로 나누려 한다. 내가 가진 그릇이 작을지라도, 욕심내지 않고 부끄러워하지 않고 딱 품은 만큼만 나눈다. 한 번에 멋지게 짠! 하고 싶지만, 그때가 되려면 꽤 늦을 듯하다. 조금씩 꾸준히 배우고 나누다 보면 나만의 길이 잘 다져지지 않을 전문가라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사람이라 가능한 것이다.
---「전문가가 따로 있나」 중에서
좋은 때란 없다. 마음이 동한다면 지금 시작하는 것이 옳다. 내가 매일 하는 것들은 누군가에겐 아주 미미한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작은 것들은 쌓여가며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지나온 길을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다른 이의 길이 아닌 나만의 길을 묵묵히 갈 수 있게 해준다. 가진 것이 많고 누군가 알아주어야 ‘성공’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는 삶이 성공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니 매일 하기로 마음먹는 것, 매일 행하는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당신은 성공의 길로 한 발짝 나아간 것이다.
---「매일의 힘을 믿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