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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서양과학사

그림으로 읽는 서양과학사

: 그리스 자연철학부터 크리스퍼 가위까지, 과학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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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56g | 149*225*30mm
ISBN13 9791188569342
ISBN10 1188569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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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스, 아낙시메네스, 엠페도클레스 등 초기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이 물이나 불, 공기, 흙과 같은 ‘물질’을 ‘아르케 ’, 즉 세상의 근원이자 근본 원리로 생각할 때 피타고라스가 제기한 ‘숫자 ’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우주에 관한 그리스인들의 사고를 ‘추상의 세계’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서양 근대 과학의 탄생에 없어서는 안 됐던 수학적 세계관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이다.
--- p.29

무엇보다도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백과사전적 저서는 가이우스 플리니우스 세쿤두스의 《박물지》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플리니우스는 로마로 나온 이후 전형적인 상류층 교육을 받았다. 대부분의 삶을 정치가이자 군인으로 보냈던 플리니우스는 근무 틈틈이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는데, 《박물지》 이외의 책들은 현재 소실되었다.
라틴어로 쓰인 《박물지》는 세계 각지의 문물과 풍속에 관한 정보의 집대성이다. 총 37권으로 이루어진 《박물지》는 77년에 먼저 10권까지 출간되었고, 플리니우스 사후에 그의 조카 소 플리니우스가 나머지를 출간한 것으로 추정된다.
--- p.75

이븐 알 하이삼은 광학 분야에 놀라운 업적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물을 본다는 것은 사람의 눈에서 방출된 어떤 시각 물질이 그 사람이 보고자 하는 대상에 도달한 결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이런 생각을 거부하고, 사람이 어떤 물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체에 반사된 광선이 사람의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암실에서 바깥쪽으로 뚫린 바늘구멍을 통해 카메라 오브스쿠라로 개기일식을 관찰하는 방법도 그가 정확한 광학 지식을 바탕으로 정리해놓은 것이다. 알 하이삼이 1021년에 집필한 《광학의 서》는 1270년 라틴어로 번역되었고, 르네상스 이후에는 유럽 국가들의 광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친다.
--- p.111

과학의 역사에서 1543년은 기억할 만한 해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가 빛을 본 바로 그해에 인체에 대한 중세적 시각을 뒤흔든 또 한 권의 획기적인 저서,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인체의 구조에 관하여》가 출간되었다. 근대 의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이 책은 르네상스적 예술과 과학의 절묘한 만남의 산물이다. 책에 실린 약 이백오십여 개에 이르는 인체 해부의 경이로운 삽화는 중세의 인습적인 그림에 식상해하던 유럽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 p.147~148

연금술사들은 이 같은 금속의 성장 과정을 실험실로 옮겨와 직접 재현할 수 있다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들은 납과 구리, 철과 같은 금속을 자연의 섭리에 맞춰 자라나게 하면 금이나 은과 같은 고귀한 금속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연금술사들은 비천한 금속을 값비싼 금과 은으로 바꾸는 데는 일명 ‘철학자의 돌’이라는 신비한 물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철학자의 돌은 어느 누구에게도 발견된 적이 없으나, 연금술사들은 오랫동안 그 존재를 찾아 헤맸다.
--- p.158~159

그런데 뉴턴을 일약 유럽의 스타로 만든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사실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의 독촉이 없었다면, 훨씬 뒤늦게 빛을 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1684년 어느 날 핼리는 뉴턴의 케임브리지 연구실을 방문했다. 그는 얼마 전 런던의 한 찻집에서 로버트 훅, 크리스토퍼 렌과 함께 나눴던 문제를 뉴턴에게 문의할 참이었다. 만약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따라 감소한다면 행성의 궤도운동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뉴턴은 즉시 그것은 타원궤도일 것이며 얼마 전에 자신이 계산했다고 답했다. 핼리는 뉴턴의 연구 결과를 즉시 출판하도록 독려했고, 왕립학회를 대신하여 자신이 출판 비용을 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핼리의 방문과 독촉이 준 자극은 뉴턴이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던 동기가 되었다.
--- p.212

뉴턴이 연금술 연구에 심취해 있던 17세기에, 오늘날 과학혁명의 또 다른 주역으로 알려진 영국의 자연철학자 로버트 보일은 연금술사들의 물질관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보일은 1661년에 쓴 《회의적인 화학자》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한 물·불·공기·흙의 네 가지 기본 원소와 수은·유황·소금과 같은 파라셀수스의 세 가지 원질은 관찰의 오류에서 온 잘못된 이론이라고 비판했다. 그와 같은 전통적이고 추상적인 물질 대신에 ‘원초적이고 단순한, 결코섞이지 않는 물질’을 그는 ‘원소’라고 규정했다. 화학자들이 구체적이고 실재적인 물질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보일의 주장은 연금술과 화학을 구분하는 최초의 경계선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 p.247

1951년 가을 무렵, 왓슨은 캐번디시연구소의 크릭과 함께 DNA의 분자구조를 연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왔다. 그들은 의욕적으로 공동 연구를 시작했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사이 킹스칼리지런던의 프랭클린은 더욱 선명한 DNA의 엑스선 회절 사진을 찍으며 목표에 다가가고 있었다. 한 일화에 따르면, 프랭클린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윌킨스는 프랭클린이 찍은 엑스선 회절 사진을 그녀의 동의 없이 가지고 나와 왓슨과 크릭의 연구실을 자주 방문했다. 결과적으로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한다.
--- p.35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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