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면 상가 투자뿐만 아니라 창업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상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투자를 한다는 것은 눈을 가린 채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것과 같다. 상권분석은 어려워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기준을 몰라서 못 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기준만 알면 누구나 상권분석을 할 수 있다. 내가 9년간 프랜차이즈 점포 개발 업무를 하면서 익힌 상권분석 노하우를 본 책에 아낌없이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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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상권분석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3가지는 배후세대, 생활동선, 경쟁강도다. 배후세대는 상권에서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말한다. 생활동선은 사람들이 어떻게 출퇴근하는지, 외식하는 장소는 어디인지, 부모가 자녀의 학원은 어디로 보내는지, 장을 볼 때는 어느 시장을 가는지, 아플 때는 어느 병원을 가는지 등 상권 내 사람들이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가다. 마지막으로 경쟁강도는 지역 내 얼마나 많은 상가가 있는지, 배후세대 대비 너무 많은 상가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보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다. 이 3가지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면 직감에 의존하지 않고 제대로 된 상권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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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들이 선호하는 자리가 어디인지, 장사가 잘될 만한 장소를 알아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경기가 호황일 때는 C급 입지여도 큰 문제가 없지만 경기 불황이 시작되거나 상권에 변화가 생기면 가장 먼저 타격받는 곳이 C급 입지다. 코로나19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나 지역 내 배후세대가 빠져나가는 재개발, 대형 오피스의 타 지역 이전 등의 이슈가 생기면 C급 입지부터 무너진다. 또한 같은 건물 내 상가라도 몇 층에 있는지, 복도를 끼고 있는지, 코너 자리인지, 외부로 노출되지 않은 내부 상가인지, 해당 건물에 어떤 회사들이 입주해있는지 등 다양한 입지 요건에 따라 투자 가치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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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단길 상권에 충분한 배후세대가 있어 기본 수요층이 있었다면 지금도 사람들이 자주 찾는 상권으로 남아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경리단길 배후지나 멀지 않은 거리에 대단지 아파트 또는 대형 오피스 건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평일 오후에도 거주민이나 직장인들로 인한 상권 활성화가 가능하고 늘어나는 상가 공급을 감당할 충분한 고객층이 확보됐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상권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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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주택과 상가의 개념이 다르기 때문에 아파트 매매가가 높다 한들 이것이 상가 매매가와 임차료가 높아야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좋은 상가의 본질은 얼마나 많은 고객이 주변에 있느냐다. 그리고 상가 공급량이 상권의 수요에 맞게 적절한가를 우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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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상권은 창업하기에 좋은 상권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계절과 요일 변화에 따른 매출 추이를 생각하지 않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소비 활동이 활발한 20대의 수요가 많은 곳이라고 낙관한다면 위험도가 높다. 또한 지방에 있는 대학교같이 학기 중과 방학 기간의 학생 수에 큰 차이를 보이는 상권은 주의해서 투자해야 공실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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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지하철역의 출입구는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1년 서울 지하철 시청역―1호선과 2호선 더블 역세권―의 일일 평균 이용객 수는 약 61,000명, 공덕역―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쿼드 역세권―의 일일 평균 이용객 수는 약 62,000명이다. 그러면 시청역과 공덕역 역세권에 위치한 상가는 이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이 가능할까? 지하철역 출입구 앞에 위치한다는 단순한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배후 시설이 동선상에 위치해있는지가 좋은 입지와 나쁜 입지를 가르는 기준이다. 출입구가 여러 곳이기 때문에 지하철 이용객의 수요가 여러 갈래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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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상권에서 병원의 밀집도가 중요한 이유는 배후지에서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병원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아플 때를 생각해보자. 큰 병이 나거나 수술을 해야 한다면 거리가 멀어도 대형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발목을 삐끗했을 때, 갑자기 열이 날 때, 이가 아파 치과를 가야 할 때는 어떤가? 되도록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찾게 된다. 그래서 주거상권에서 병원 밀집도는 해당 지역 내 거주민의 접근성이 좋은 상가 지역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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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본인 상가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든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가맹점이나 직영점 개설을 위한 홈페이지 접수 창구를 가지고 있다. 본인 상가에 들어왔으면 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물건 정보를 해당 브랜드 홈페이지에 등록해보자. 지역 개발 담당자가 보통 1주일 안에 연락할 것이다. 홈페이지에 등록하는 내용은 길게 작성할 필요가 전혀 없다. 해당 물건지에 출점이 가능한지 아닌지는 담당자가 판단할 내용이다. 주소, 임차 조건, 면적 등의 정보만 간단히 남겨도 되니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홈페이지를 방문해 문의를 남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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