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후 국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무엇인지, 지난 5년 동안 고민과 번뇌한 결과를 정리한 책이다. 4개의 장으로 총 36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된 미중 신냉전의 과거, 현재 및 미래의 스토리 역사서이자 국익을 위한 미래 지도라고 볼 수 있다. Part 1은 미중 신냉전을 어떻게 볼 것인가? 패권국(미국)과 도전국(중국)의 충돌을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들여다보았고, 그에 따른 미중 간 무력 충돌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서술해보았다. Part 2는 미국과 중국, 누가 이길까? 최근 핵심 키워드로 등장한 경제 안보를 두고 벌이는 미중 패권 전쟁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미래 변화를 전망해보았다. Part 3은 기술 표준, 우주산업, 첨단 인재, 중국의 대만 침공설 등 최근 핫한 이슈로 부각된 내용을 중심으로 현장감 있게 담았다. 마지막 Part 4는 향후 지속될 미중 신냉전의 심화에 따른 정부와 산업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이 책은 국익을 위해 과연 우리가 어떤 입장과 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난 5년간 조사하고 연구한 땀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역사적으로 신냉전은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미중 관계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고,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유동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과거의 미국이 아니고 과거의 중국이 아닌 것을 우리는 잠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좀 더 냉철히 지금의 미중 양국의 대결과 공존 사이를 짚어보아야 한다. 미중 관계는 수많은 주변국의 이해 당사자들이 함께하는 구조다. 미중 신냉전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고 그 프레임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장기간 벌어질 미중 양국의 신냉전 구도에서 우리는 패권적 균형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치 1815년 나폴레옹이 전쟁이 끝난 후 패권국으로 등장한 영국이 프랑스와 독일 등 대륙 국가들과의 전쟁을 말린 것처럼 패권적 균형자로서 역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패권적 균형자는 결국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의 자주 역량을 미중 간 충돌의 지렛대로 최적화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미중 양국의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라!」중에서
신중국 설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재구축해 중국과 주변 국가의 경제·무역 협력을 확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14년 70여 개 참여 국가에서 2021년 14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여 내륙 3개, 해상 2개 등 총 5개의 노선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점차 그 범위는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의 동맹국들로 구성된 G7 국가 중 이탈리아도 서유럽 국가 중 최초로 참여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만약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초대형 시장으로 인구 44억 명(세계 인구의 약 63%)과 GDP 규모 21조 달러(세계 GDP의 약 24%)를 차지하는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경제 회랑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내적으로 보면, 과거 중국이 중심이었던 시대를 꿈꾸며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을 새로운 지역 공동 협의체로 만들고자 하는 글로벌 패권 구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일대일로 확장을 막아라」중에서
그런데 문제는 한국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인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되고 미국이 참전할 경우 우리는 동맹국으로서 “노”라고 할 수 없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 미국 본토에서 대만까지의 거리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주한미군과 우리나라가 참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북한이 중국을 도와 함께 참전하게 되고, 결국 다시 한반도에서 남북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대만을 두고 벌이는 미중 간 대립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국가 위기 관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대만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까?」중에서
그런데 문제는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를 강대국 대비 약소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주변에 있다 보니 우리 스스로를 너무 작다고 느끼는 착시현상에 빠지는 것이다. 나는 한국을 중견국이 아닌 중견 선진국으로 보고 있다. 중견국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 국력 수준이 강대국과 약소국의 중간 정도에 있는 국가 둘째, 규범 및 가치, 자국의 이익을 근간으로 강대국 압력과 강요를 거부하며 글로벌 다자주의와 거버넌스를 통해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국가를 의미한다.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론과 맥을 같이 하는 개념이다. 지금의 한국은 이미 규범과 가치, 자국의 이익을 근간으로 충분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중견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중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가치와 반도체를 둘러싼 지경학적 중요성이 합쳐진 우리의 전략적 자산이 있는 한 절대로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지 않는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미국이 우리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고, 한국이 중국 편에 서지 않는다고 중국이 우리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논리다. 미중 양국이 한국을 서로 자기편에 두고 싶어 서로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미꾸라지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국익을 조지프 프랑켈의 말처럼 좀 더 세분화시켜 미중 신냉전 위기의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즉, 단기적 국익과 장기적 국익, 직접적 국익과 간접적 국익, 구체적 국익과 추상적 국익, 측정 가능한 국익과 측정 불가능한 국익 등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우리의 국익을 따져보아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의 사고방식과는 다르다.
---「국익과 국익이 충돌할 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