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 (o.l/나가는 행선에 시선 고정하고 단호하게) 그런 거 아닙니다.
[행선] (나가려다 멈칫, 서고)
[MC/관중들] ? (놀라 보는)
[치열] …과외도 내가 하겠다고 한 거고… 좋아한 것도 저예요. 그쪽이 아니라.
[행선] !!! (놀라 치열 보는)
[MC/관중들] (당황한 표정) / (웅성웅성대는)
[치열] (행선 쳐다보며 천천히, 또박또박) …그쪽은 날 선생으로 대하는데 내가 일방적으로, 나랑 급이 안 맞게 훌륭한 여자라서, 넘치게 따뜻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어서… 혼자 좋아했습니다. 그러니까… (차갑게 학생모2 보며)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놀라 치열 보는 행선과 그런 행선을 다시 똑바로 보는 치열 모습에서… 9부 엔딩.
---「chapter 9. 우리 만남의 나비효과(p.54)」중에서
S#10. 코인노래방 부스 안 (N)
행선, 앉아 노래책으로 부채질하며 있는데… 문 열리고 치열 들어온다.
[치열] (행선 힐끔 보는)
[행선] (책 내려놓고 보면)
[치열] (부러 농담하는) 난 또… 베르사이유 2번방이래서 긴장했네. 모텔… 뭐 그딴 덴가 해서.
[행선] (보며) 지금 농담이 나와요?
[치열] 농담이라도 해야지 뭐 어쩌라고. 여긴 왜. 노래 부르자구요?
[행선] 장난해요? 카펜 이제 얼굴 팔려서 안 되고! 난 차도 없고! 그렇다고 스쿠터 뒤에 태우고 댕기면서 대활 할 수도 없고! (하는데 부스 밖으로 학생들 지나가자 힐끔 의식하곤, 일단 오백 원짜리 동전 4개 넣는다. 이내 아무 번호나 누르면 반주 나오고)
[치열] (그러는 행선의 행동을 빤히 본다)
[행선] (치열 보며 야단치듯) 대체 왜 그랬어요? 왜 그런… (하는데 반주 소리에 묻힌다. 더 크게) 불쌍해서 그랬어요? 똥파리니 그딴 소리 듣고 있는 게 짠해서, 그래서 내가 뒤집어쓰고 말자… 그런 거예요? 에?!
[치열] ……. (아무 대꾸도 않고 본다)
[행선] 공짜로 과외해주고! 월세도 깎아주고! 스캔들까지 다 뒤집어쓰고… 아니 대체 왜?! 설마 진짜… (눈빛 흔들리며) …건 아니잖아요, 말이 안 되잖아요. 쌤이 왜…
[치열] (o.l) 좋아해요.
[행선] (잘못 들었나? 얼른 음악 볼륨 줄이고 다시 보며) 뭐… 뭐요…? 잘 못 들었어요 다시….
[치열] 아니라고 부정도 해보고, 이런저런 합리화도 해봤는데… (헛웃음) 하… 이젠 피할 데가 없어. (다시 보며) 맞아요. 인정. 좋아해요 그쪽. 내가.
[행선] (말문 막혀 멍…한 채 그저 보는)
[치열] 일을 너무 해서 뇌가 어떻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아닌가? (심장 가리키며) 여긴가? 뭐든 애니웨이. (하곤 다시 진지하게 보며) …걱정 마요. 좋아하면 안 되는 사람인 거 알아. 정리할게요. 이번에도 틀린 답을 찾은 건 나니까. (일어서 나가는)
[행선] (눈빛 흔들, 뭔가 말하려다 멈칫하곤 잡지도 못하고 보기만…)
---「chapter 10. 관계를 바꾸는 감정이라는 변수(pp.59~60)」중에서
[행선] …걱정했다가, 마음이 아팠다가, 원망스러웠다가, 애틋했다가… 그리곤 이러고 있네, 여기서. (웃곤) 쌤은요? 언제부터였는데요, 나 좋아한 거.
[치열] 아… 나는… (잠시 생각하다) 어쩌면 첨부터…?
[행선] 에이, 말두 안 돼. 추격전부터 해서 웬수로 만난 거나 다름없는데.
[치열] 그랬죠. 근데… 이상하게 거슬렸어 그쪽 보면서. 신경 쓰이고 답답하고. 화도 나고.
[행선] (본다. 근데 첨부터 좋아했다고?)
[치열] 근데 그러더니… 인생이 좀 재밌어졌어요. 진짜 지루했었는데.
[행선] 에. 재밌어서 좋아했다구요?
[치열] 어. 왜요. 난 재밌는 여자 좋은데.
[행선] 아니 그럼 개그우먼을 만날 일이지… 어머, 재밌어서 좋아했대. 열일곱 살 때 운동 잘해 나 좋단 남자 이후로 두 번째 고백인데… 와 깬다 진짜.
[치열] (자조적으로) 1조원의 남자라고 잘난 척했지만… 실은 사는 게 재미없었거든. 정신없이 일 끝나고 집에 와 누우면… 뭔가 굉장히 중요한 걸 잃어버리고 사는 기분이 들고… 잠도 안 오고…. (보며) 근데 찾아줬어요 남행선씨가. 내가 잃어버렸던 거. 어머니에 이어서 두 번째 은인이에요 나한테. 첫 번째 은인만큼 아주 귀한.
---「chapter 11. 우리 사랑의 관계함수(p.113)」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