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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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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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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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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8.91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26.8만자, 약 8.6만 단어, A4 약 168쪽?
ISBN13 9788955618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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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는건 욕망이 아니라 의지입니다
컨텐츠팀 감동훈 (사회, 컴퓨터와인터넷 담당 / kamdh@yes24.com)
2010-11-10
이 글을 쓰는데 왜 이렇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이 글을 당신이 봐 줬으면 하는 바람. 키노가 99호를 마지막으로 폐간된 지 여러 해가 지나고, 정은임 아나운서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몇 년이 지나서야 난 당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키노는 구할 수 없었다. 난 당신의 글을 모은 웹 사이트에 들어가 하루 종일 필사 했다. 그리고 과거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서 당신이 나온 날의 파일을 찾아 듣고 또 들었다. 누군가가 나에게 내 글에서 당신의 냄새가 난다고 했다. 지난한 필사의 노력의 보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신에게 따지러 당신이 게스트로 나오는 GV에 갔다. 그리고는 물었다. 허문영의 평론집이 나왔는데, 당신의 글을 책으로 접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고. 그런데 당신의 평론집이 드디어 평론 시작한지 26년 만에 나왔다. 따라서 이 글을 쓰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 가는 건 어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글은 사상, 추억, 삶의 태도를 당신에게 빚진 내가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헌사 혹은 연애 편지다. 당신의 이름은 정성일이다.

정성일의 글을 보고 누군가는 현학적이라 비난한다. 하지만 이런 비난에는 영화 혹은 영화 비평이 단순해야 하며 쉬워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쉬운 영화 (오직) 재미만 있는 영화, 그리고 영화 비평에게 요구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 "그래서, 이 영화 극장가서 봐도 돈 아깝지 않다는 거요?" 하지만, 정성일에게 영화는 세상이다. 하즈미 시게히코의 말을 인용하면서. "영화가 나빠지는 걸 본 다음에는, 세상이 나빠지는걸 보게 될 것입니다". 평론집의 제목인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는 정성일의 다짐이다. "세상과 영화 사이의 배움. 나는 그것을 고백하고 싶었다. 나는 모든 노력을 배움을 향해서 바쳤다. 나는 더 노력해야 한다. 말하자면, 이 책제목은 나의 다짐이다".

정성일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항상 묻는다. 무슨 영화를 보았느냐 대신에, 그 영화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본 2시간은 죽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생각을 더 해야 한다. 그것만이 영화를 보고 나서 죽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 당신이 생각을 멈출 때 당신은 영화를 본 시간만큼 사실상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바쁘다. 생각할게 너무 많다. 영화를 보고 생각을 하라고? 머리 아픈 소리. 영화는 단지 몰입 경험을 통해 뇌의 쾌락에 봉사하는 도구로 전락 했는지도 모른다. 또는 가끔, 예술 영화라 불리우는 영화를 보러가면서 '구별 짓기'의 수단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정성일의 글이 던지는 교훈은 영화에 대한 태도뿐만이 아니다. 삶에 대한 태도다. 항상 배우고, 그 배움을 나눈다는 것. 그것을 정성일은 우정이라고 부른다.

정성일이 말하는 씨네필의 요건. 많은 영화가 아닌 좋은 영화를 여러 번 보고 생각하고, 배우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세상을 사는 것도 이와 같다고 생각하며, 이 평론집을 손에 들며 다짐한다. "나는 영화관에서 매번 다시 태어나겠다". 배움을 통한 자기 초월. 역사의 원동력이기도 한 자기초월을 영화관에서 가능케 한 사람. 당신의 이름은 정성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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