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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읽어주는 남자

숲 읽어주는 남자

: 산책이 즐거워지는 자연 이야기

황경택 글그림 | 황소걸음 | 2018년 03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6건 | 판매지수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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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238g | 152*210*30mm
ISBN13 9791186821206
ISBN10 11868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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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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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무는 왜 넓은 잎을 달았을까? 저 풀은 왜 노란 꽃을 피울까? 저 곤충은왜 날개에 점이 있을까?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 독특한 모습이다. 그 디자인에는 까닭이 있을 텐데, 궁금해서 다가가면 조금 알려주기도 하고 숨기도 한다. 자연을 공부하는 일은 때로 숨바꼭질 같기도 하고, 숨 은그림찾기 같기도 해서 재밌다. - 20쪽

요즘은 어느 동네나 작은 공원이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동네 주민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간단한 운동도 한다. 작은 공원이지만 나무가 꽤 여러 종류다.
느티나무, 단풍나무, 백목련, 개나리, 스트로브잣나무, 소나무, 벚나무, 수수꽃다리, 산철쭉, 명자나무… 어느 공원에 가도 비슷하다. 조경 업체 에서 공원 조경을 할 때는 어느 계절이나 보기 좋게 심기 때문이다. 꽃도 한꺼번에 피는 게 아니라 계절에 따라 피도록 심는다. 반드시 꽃이 아니 라도 단풍이 아름다운 나무를 심는다거나, 겨울에도 녹색이 있도록 바 늘잎나무(침엽수)를 심는 등 나름의 기준에 따라 공원을 꾸민다. 우리 동 네 공원은 어떤 생각으로 조경했는지 살펴봐도 재밌다. - 24쪽

미친 개나리?
가을에 꽃을 피우는 개나리를 미친 개나리라고 한다. 철쭉도 이따금 가을에 꽃을 피운다. 개나 리, 철쭉이 정말 미쳐서 그럴까?
추운 겨울을 이겨낸 개나리는 온도와 일조시간 등 조건이 맞으면 꽃을 피운다. 1년에 한 번 더 같은 조건을 경험하는데, 바로 가을(11월쯤)이다. 이때 꽃을 피우는 개나리가 더러 있다. 그런 데 겨울을 겪지 않았다. ‘아차! 실수다.’ 개나리 겨울눈이 착각한 것이다. 미쳤다고 하지 말고 착각했다고, 실수라고 하자.
세상에 실수하지 않는 게 있나? 자연도 실수하는데 누가 실수하지 않을까? 유전자의 실수로 돌연변이가 나타나고, 그 돌연변이가 생존 조건에 더 잘 맞으면 적자가 된다. 자연은 돌연변이 와 적자생존을 반복하면서 진화해왔고, 지금도 끊임없이 진화한다. 자연은 변하는 환경에 ‘실수’로 대처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의 실수, 청소년의 실수, 부모님의 실수, 무엇보다 자신의 실수에 좀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 39쪽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듯이, 느티나무는 필요한 것을 굳 이 새로 만들지 않고 자기가 가진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어쩌면 우리 의 문제도 우리 안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 58쪽

쉬나무는 꽃이 아름답고 꿀이 많아 영어로 Bee-bee tree라고 한다. 한약재나 목재로도 사용하지만, 기름을 짜는 나무로 유명하다. 씨앗으로 기름을 짜는데, 머릿기름이나 불을 피우는 데 쓰였다. 옛날 양반가에서는 등잔불을 피워 글공부를 해야 하니 기름이 많이 필요했다. 참깨, 아주까리, 동백 등 기름을 짜는 다른 식물에 비해 기름 양이 많고 맑아 그을음도 없었다고 한다. 다 자란 나무 한 그루에서 씨앗이 약 15킬로그램 나온다니, 기름 양도 꽤 될 만하다.
쉬나무는 봉수대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 남산뿐만 아니라 봉수대가 있는 곳 주변에 대부분 쉬나무가 있다. 쉬나무는 열매가 많으니 그 기름으로 등불을 켜거나, 봉수대에서 불씨를 관리하는 데 필요했을 것이다. 쉬나무는 봉수대를 연상케 한다. 우리는 나무와 함께하기 때문에 나무의 존재는 우리 삶의 흔적이자 역사가 된다. 이것을 알았다면 남산 팔각정 주변의 쉬나무는 베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남산 주변에 그 나무의 자손으로 보이는 쉬나무가 군데군데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 197~200쪽

벌레혹은 벌레가 아니라 식물이 만든다. 벌레가 괴롭히면 식물이 ‘이 거 줄 테니 이제 그만해’ 하고 혹을 만들어낸다. 벌레는 그 안에 알을 낳는다. 그래서 벌레혹은 식물에게 손해다. 벌레가 자꾸 괴롭히니 그 정도에서 타협한 거다. 살다 보면 내 뜻을 모두 펼치기 어렵다. 식물도 그것을 아는 모양이다. -242쪽

큰 새보다 작은 새가 울음소리를 내는 울대(명관鳴管)가 발달해서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맹금류를 피해 덤불 속에 숨어서 자기들끼리 대화하기 위해 발달시킨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강자는 대화할 필요성이 적고, 약자는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을 해야 살아남는 데 도움을 받는다. 권력을 손에 쥘수록 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동물의 세계에서 비롯됐는지 모른다. -265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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