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평범한 진로를 따라 걷던 저의 삶은, 이모티콘 출시로 인해 완전히 변했습니다. 직장인에서 개인사업자가 되었으며, 오피스에서 작업실로 출근하게 되었고, 회사일 대신 제 작업을 하게 되었지요. ‘이모티콘 제작’이 이토록 큰 변화의 핵심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모티콘을 어떻게 만드는지,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이모티콘 제작자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하여, 제가 몇 가지 이모티콘을 출시하면서 고민하고 정리한 내용을 함께 공유해 볼까 합니다. 이모티콘 제작을 ‘여행’으로 비유한다면, ‘여행 전문가의 가이드’라기보다는, 먼저 여행을 가 보았던 ‘친구의 경험담’ 같은 느낌으로 편안히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 「프롤로그」중에서
저는 처음 이모티콘을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콘셉트형 이모티콘을 기획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처음 시작해도 ‘대등한 경쟁’이 가능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든 캐릭터로 인지도가 있는 캐릭터들과 승부를 보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사람들은 비슷한 사용성, 비슷한 수준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캐릭터 이모티콘 사이에서 ‘친숙한’ 캐릭터에게 끌리기 마련입니다.
하여, 이 글에서의 작법은 ‘콘셉트 중심 이모티콘’에 더욱 적합하게 구성해 놓았습니다. 콘셉트형 이모티콘의 핵심은, 카카오톡 대화에 적합한 콘셉트 기획과 메시지를 우선적으로 작업하고, 캐릭터는 그 콘셉트와 메시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그려진다는 점입니다.
--- 「이모티콘 제작의 시작!」중에서
이모티콘 제작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거창한 준비물이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컴퓨터, 그림을 그리는 태블릿.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뭐, 컴퓨터도 딱히 고사양일 필요가 없습니다(그래도 포토샵 등의 그래픽 툴을 돌릴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겠죠.). 글을 읽으시는 분이 사용하는 컴퓨터가 있다는 가정하에, 유일한 준비물은 태블릿이 되겠죠. ‘태블릿’이라고 하면 요즘은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등의 태블릿 PC를 지칭하는 말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컴퓨터와 연결하여 그림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조 기구입니다. 이모티콘을 직접 손으로 그려 스캔하는 식으로 제작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렇게 되면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모티콘 자체가 굉장히 제한적이고, 시간도 많이 걸리므로 기본적으로 태블릿 기기 하나는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시작을 위한 준비물」중에서
[신규 제안]을 클릭하면, 간단한 입력창이 나옵니다.
이모티콘의 시리즈명 및 이번 이모티콘의 제목, 그리고 이모티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적습니다. 여기까지는 명확한 내용인데, 문제는 아래의 ‘참고 사이트’와 ‘참고 자료 첨부’ 부분입니다. 처음 제안을 하려고 보면 이 항목에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정확하게 감이 안 오는 것이죠. 사실, 아래의 두 항목은 필수 기입 항목이 아니라 그냥 넘어가도 되기는 하지만, 처음 이모티콘을 제안하는 입장에서는 ‘이 이모티콘이 어째서 출시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최대한 어필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오히려 전작이 대박 난 이모티콘의 후속작의 경우는 추가로 설명할 내용이 필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작의 판매량’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 「카카오톡 이모티콘 신규 제안하기」중에서
이모티콘 작업이 마무리되고, 출시일까지 정해졌다면, 이제는 출시일에 맞추어 최대한 홍보를 할 계획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이모티콘 제작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매일 신규 이모티콘이 8개씩 쏟아지는 이모티콘 시장에서 ‘홍보’란 이모티콘 자체의 퀄리티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릅니다. 출시 초에 인기 이모티콘 순위 상단에 랭크하지 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묻히기 일쑤이니까요. 그렇다면, 열심히 만든 이모티콘은 어떤 방식으로 홍보해야 할까요? 아직 정형화된 규칙은 없지만, 현직 이모티콘 작가분들의 의견들을 취합하여 본다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 「출시 이후의 홍보」중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창작을 통해 돈을 벌고, 프리랜서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 오던 저에게, 이모티콘 제작은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운이 많이 좋았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기회가 찾아왔었던 거지요. 그렇기에 더욱,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현실적인 문제로 창작의 꿈을 접어야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프리랜서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귀엽고 예쁜 캐릭터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량을 펼치기에 ‘이모티콘’만큼 좋은 시장은 없어 보입니다. ‘이모티콘’이 너무 새로운 분야라서, 나와는 다른 영역이라서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생각만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