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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부른다

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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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516g | 148*200*23mm
ISBN13 9788962623444
ISBN10 896262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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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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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연구소에서 온누리호를 타고 동태평양에 나가자는 제안을 했을 때, 나는 앞뒤를 고려하지 않고 참여하기로 했다. 『유령선』의 주인공 핌이 친구를 따라 바다로 나갔듯, 나도 별생각 없이 항해에 나섰다. 어쩌면 어릴 적부터 잠재해 있던 바다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해양 탐사와 해양연구소 생활을 통해 만난 ‘해양학’이란 학문은 나를 해양과학자의 길로 이끌었다. 나에게 있어 해양학은, 너울대는 푸른 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바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구 환경과 얼마나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 총체적으로 생각하게 해준 매혹적인 학문이었다.
--- p.6 「들어가며」 중에서

FFG에 잡혀서 올라온 감자같이 생긴 동글동글한 망간단괴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5,000m 깊이의 심해저에 왜 이런 검은덩어리들이 존재하는 걸까? 이렇게 깊은 바닷속에 있는 금속 덩어리까지 우리가 사용해야 하는 걸까?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망망대해의 푸르름과 검은 망간단괴 그리고 팀원들과의 끈끈하고 효율적인 팀워크, 바다는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 p.23 「1장_나를 부르는 바다」 중에서

중앙 해령은 야구공의 실밥같이 지구를 두 바퀴 휘감는 약 7만 km 길이의 방대한 해저산맥이다. 지구 적도의 둘레 길이가 약 4만 km인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규모이다. 이 긴 중앙 해령의 3분의 1가량이 남극 대륙을 둘러싸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하나인 남극 대륙이, 용암이 끓어오르는 뜨거운 화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셈이다. 남극 중앙 해령은 그 규모로만 보아도 지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거친 바다 환경 때문에 탐사가 극도로 힘들어, 여전히 미지의 지역으로 남아 있다.
--- p.90 「2장_40일간의 세계 일주」 중에서

마젤란 해협으로 많은 배들이 지나다니던 19세기 동안 호황을 누리던 푼타아레나스는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선박들이 가까운 길을 놔두고 굳이 멀고 위험한 마젤란 해협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몰락해가던 이 도시가 다시 활력을 찾게 된 것은 파타고니아와 남극 관광 붐 덕분이었다. 파타고니아는 혹독한 날씨 때문에 사람이 살기는 힘들지만 화산 활동, 빙하 그리고 바람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을 체험할 수 있어 많은 사람을 매혹시켰던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다채로운 지질현상 때문에 많은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는 곳이기도 하다. 푼타아레나스는 이제 오지 여행의 거점 도시가 된 것이다.
--- p.169 「3장_거친 파도 위의 방랑자」 중에서

포트모르즈비는 왜 이토록 위험한 도시가 된 것일까? 파푸아뉴기니는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수많은 부족들이 고립된 상태로 상호 소통 없이 살아왔고 그 결과 부족별로 다른 언어를 오랜 기간 사용해왔다. 이 고지대인들은 해양보다는 산악에 적응된 사람들인 셈이다. 서로 교류가 없는 수많은 고지의 부족들이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세계 언어 6,000여 개 중 약 1,000여 개가 파푸아뉴기니에 있다는 것이다. 한 부족이 통제하는 지역은 대체로 안전하다. 라바울 같은 곳이 대표적이다. 한 부족의 통제권을 벗어난 지역은 위험해진다.
--- p.214 「3장_거친 파도 위의 방랑자」 중에서

현재 저위도 대부분 중앙 해령 지역의 열수 생물과 생태계의 정보는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극권 열수 생물과 생태계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이며, 아라온호 탐사가 몇 개의 신종 열수 생물을 채취하고 영상을 획득함으로써 느린 발걸음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극권 열수 생태계의 규명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춤으로써, 전 지구적 열수 생태계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탐사 시도와 유인 및 무인 잠수정 탐사가 필수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첨단 장비를 활용한 탐사는 해양 탐사 기술 발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해양 연구든 남극 연구든 대한민국은 늘 후발 주자였다. 남극 중앙 해령에 걸려 있는 중요한 과학적 이슈들을 해결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이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 p.285 「막간: 항해의 닻을 잠시 내리다」 중에서

남극 출장을 간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가 “펭귄을 직접 봤냐”, “펭귄 사진을 찍어 와서 꼭 보여달라”라는 말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극’이라고 하면 즉시 펭귄을 떠올린다. 그러면 북극의 상징은 무엇일까? 펭귄만큼 인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새하얀 북극곰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남극에도 곰이 있을까? 혹은 북극에도 펭귄이 살고 있을까? 이렇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있을 것도 같고, 없을 것도 같기 때문이다.
--- p.328 「4장_바다에서 지구를 읽다」 중에서

1988년 이후 남극 킹조지섬에서 세종 과학 기지를 운영해오던 한국은 2013년 남극 대륙에서도 장보고 기지의 운영을 시작했다. 이로써 남극권에 두 개 이상의 상주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열 번째 국가가 된 것이다. 한국은 세종 과학 기지 건설 이후 매년 남극 탐사대를 파견하고 있는데, 왕래가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제외하면 적어도 기지 내에서의 생활은 일반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생활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 정도이다. 20세기부터 진행된 과학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의해, 인류는 남극의 혹독한 환경마저도 어느 정도 길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 p.340 「4장_바다에서 지구를 읽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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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던 박숭현 박사가 교양서적 발간에 도전하였다. 『남극이 부른다』를 출간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논문보다 대중 원고 쓰기를 어려워한다. 전문가가 대상인 논문은 과학자의 언어로 소통 가능하지만, 대중 원고 집필에는 다른 글재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에는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숨어 있다. 과학적인 내용이지만 소설같이 읽는 재미가 있다. 필자의 폭넓은 지식이 군데군데 양념처럼 들어가 색다른 맛이 난다.
박숭현 박사를 처음 본 것은 그가 학생 때였다. 20여 년 전으로 기억한다. 북동태평양 심해 탐사를 같이 나갔다. 차분한 성격으로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박숭현 박사는 바다에서의 첫 경험을 회상하면서 이 책을 시작한다. 그가 과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앞으로 과학자가 되려는 꿈나무들에게 나침반과 등대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남극은 여느 사람은 가볼 꿈조차 꿀 수 없는 극한의 땅이다. 글쓴이는 극지연구소에 근무하며 남극 탐사를 여러 차례 다녀왔다. 경이로운 자연을 접하면 경외심과 함께 호기심이 발동한다. 과학자라면 그 호기심을 풀기 위해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극한 환경에 도전한다.
『남극이 부른다』는 그의 연구 대상인 지구의 속살을 품고 있다. 바닷속으로 탐험을 떠나는 박숭현 박사는 21세기 새로운 대항해시대를 이끄는 탐험가이자 과학자이다. 그와 함께 자연 탐사 여행을 떠나보기 바란다.
-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원장)
박숭현 박사는 내가 극지연구소 소장일 때 아라온호를 활용하여 남극 중앙 해령 탐사를 기획하고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는 끊임없이 숨 쉬며 변화하는 지구에 대한 애정과 최고의 성과를 만들기 위한 열정이 대단한 연구자이다. 이 책에는 젊은 지질학도에서 세계적인 지구과학자로 성장한 박숭현 박사의 25여 년 동안의 삶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바다를 누비는 다양한 문화 체험과 더불어 하나뿐인 행성 지구에 대한 이해를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홍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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