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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치사상사

중국정치사상사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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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2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20쪽 | 1692g | 152*224*40mm
ISBN13 9791189946913
ISBN10 1189946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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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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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에 대한 것이지만, 우리가 익숙한 그 중국에 대한 것만은 아니다. 이 책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집어 들 독자는 아마도 우리에게 익숙한 그 중국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겠지만, 결국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다. (…) 독자가 현재의 중국에 대해 알고 싶어 책을 집어 들었다가 생각보다 넓게 펼쳐지는 세계에서 그만 길을 잃게 만드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입구는 중국 고대였으나 출구는 대한제국, 일본, 베트남으로 뻗어 있는 교차로가 되게끔 책을 쓰고자 했다. 이 책은 중국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사상’에 관한 책이다. 즉, 그저 자료의 발굴과 나열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학들이 남긴 사상을 통해 ‘생각’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사상’에 대한 책이 아니라 ‘정치사상’에 대한 책이다. 진공에서 이루어진 개념적 유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사람들의 욕망과 열망과 갈등의 한복판에서 이루어진 사상을 다루고 있다. 그 사상의 역사와 씨름하는 일은 곧 우리의 사상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 p.7∼8, 「책을 펴내며」 중에서

중국이 역사를 만들기보다는 역사가 중국을 만든다. 따라서 이 책은 중국을 원래부터 존재해온 단일한 덩어리monolith로 보지 않고 일종의 구성물construction로 간주한다. 공적인 수사rhetoric, 역사서술법, 그리고 다양한 이데올로기 생산수단을 통해 중국 정체성을 발명하고, 재발명하고, 강화하고자 하는 지속적인 인간 노력의 결과 외에 달리 중국을 지탱하는 절대적이고 영원한 기초 같은 것은 없다. 어떤 의미에서 볼 때, 현실이란 중국 그 자체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모색들이다. (…) 경직된 견해는 변화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에 오랫동안 버틸 수 없었다. 이러한 인식하에 이 책은 중국정치사상을 그 자체의 역사적 맥락에서 음미하기 위하여, 목적론적 역사서술법으로부터 이른바 중국이라는 것을 해방하고자 시도한다.
--- p.26∼27, 「1장 서론」 중에서

책 한 권에 중국정치사상의 모든 중요한 흐름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중국정치사상사 쓰기란 애초에 성공하기 어려운 과업처럼 보인다. (…)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정치사상의 그 긴 역사를 책 한 권에 어찌어찌 담다 보면, 아무래도 그 내용에 대해 결국 (일부) 독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독자 각자의 관점에서 어딘가 중요한 부분이 빠져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한 권으로 축약된 역사가 모든 독자를 만족시키기는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 역사는 완전할지 몰라도, 한 권의 역사책은 불완전하다. 그런데 나는 그러한 불완전성이야말로 정치사상사 쓰기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라고 생각한다. 왜 그러한가? 먼저 정치사상사에서 ‘역사’가 의미하는 바는 일어난 특정 사건들 자체라기보다는, 그 나름의 초점을 가지고 사건들을 일정한 서사로 조직화한 결과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p.57, 「1장 서론」 중에서

예가 다스리는 정치 공동체라는 공자의 사상은 후대 제국 왕조로 전승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묘한 아이러니가 있다. 공자가 생각한 계몽된 관습 공동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와 한정된 집단을 상정한 것이었으나, 제국의 황제들은 정반대로 생각하였다. 제국을 운영하는 통치자가 보기에 계몽된 관습은 작은 공동체 상층부에 국한되지 말고 보다 넓은 지역과 보다 많은 사람에게로 퍼져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제국의 확장된 영토라는 조건 속에서는 국가기구가 법만으로는 사회에 침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p.153, 「2장 계몽된 관습 공동체」 중에서

정치 사회의 창출은 관습을 당연시하는 관습 공동체의 구성원과는 다른 부류의 정치적 행위자를 전제로 한다. 이러한 의미의 정치 사회 개념은 특히 전국시대 제자백가 사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전국시대 사상가들은 기존 질서의 자연적 기초를 의심하였다. 정치적 동물로서의 인간이 함께 어울려 살 새로운 기초를 찾아내겠다는 강렬한 욕망에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구상한 정치 사회는 통치가 부재한 ‘자연 상태’와 대비될 뿐 아니라 앞서 토론한 관습 공동체와도 다르다.
--- p.160, 「3장 정치 사회」 중에서

정치사상사가 정치 행위자의 성격에 관하여 공헌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정치사상사의 관점을 빌려 우리는 비로소 이른바 지배 엘리트가 우리의 개념에 의해 분석되기를 기다리는 경험적이고 수동적인 자료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자신들의 행위를 개념화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들이었다는 점을 음미할 수 있게 된다. 즉,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국가, 사회, 공公적인 성격 등을 개념화하고, 그러한 개념을 통해 구성된 우주 안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해석하고self-interpretation, 그에 따라 자신들의 활동을 규율하고자 했던 복합적인 존재였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당시 지배층을 표면적 이해관계의 동학에 의해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향유한 의식의 심층에 접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 p.269∼270, 「4장 국가」 중에서

3세기에 흉노 제국이 와해된 이후 많은 비非한족계 사람들이 중원으로 이주했다. 그 결과 한때 분명했던 정주민과 유목민의 정치적 구분은 점점 더 흐릿해졌다. 사실 당나라를 창건한 무인 집단은 민족적으로ethnically 혼성이었다. 일단 수나라와 당나라 황제의 가계는 한족과 선비족 모두와 관계되어 있다. 수나라와 당나라 초기 황족들은 비한족계 사람들과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통혼通婚하였다. 그리고 수나라와 당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외국 영향에 개방적이었다. 학자들은 당나라가 건국할 무렵 170만 명의 외국인이 당나라 신민이 되었다고 추산한다. 그것은 당시 당나라 인구의 7%에 달하는 수이다. 당나라 후반기에는 19%까지 늘어난다. 요컨대 이 장에서 다루는 시기의 ‘중국’은 민족적으로 한족의 나라ethnically Han라고 할 수가 없다. 흔히 ‘야만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수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중국 역사상 가장 영광된 왕조라는 당나라조차도 그 이전 왕조들에 비해 민족적으로 훨씬 더 복잡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중국의 정체성과 관련해 지속적인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 p. 307∼308, 「5장 귀족 사회」 중에서

도학道學은 지난 1,000년 동안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사상 사조였다. 그런데 피터 볼이 지적했듯이, 여전히 많은 사람이 도학을 전제국가를 위한 이데올로기, 그리고 정체된 사회와 지배 계급의 자기 이익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간주한다. 이러한 지배적인 견해에 반대하여 이 장에서는 도학이 황제의 권위를 일견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종류의 공화적 비전republican vision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 p.355, 「6장 형이상학 공화국」 중에서

송나라 정치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소식을 왕안석의 신법에 적극적으로 반대한 정치인으로 여기고 있으며, 문학사 연구자들은 소식을 송대 고문古文 전통의 핵심적인 문인으로 연구해왔다. 반면, 사상사의 맥락에서 소식을 연구한 사례는 많지 않고, 정치사상이라는 특화된 측면을 고려한 연구는 더욱 드물다. 소식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적벽부」 역시 정치적 유배 시절의 작품이라는 점만 거론될 뿐, 소식의 정치사상의 구현물로서는 거의 연구된 바 없다. 이와 같은 정황에서 나는 「적벽부」를 단순히 인생의 유한함을 논한 문학작품을 넘어 소식 자신의 정치사상을 구현한 텍스트로서 해석하고자 한다.
--- p.371, 「6장 형이상학 공화국」 중에서

마치원이 왕소군 해석사에서 이루어낸 중대한 변화는 다름 아닌 왕소군을 미천한 신분의 여인에서 도덕적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 『한궁추』에서 왕소군이 “이미 폐하의 두터운 은혜 입었사오니 마땅히 한목숨 바쳐 폐하께 보답해야 할 줄 아옵니다. 천첩, 기꺼이 번국과 화친하는 데 나서겠나이다!”라고 말했을 때, 왕소군의 행위는 누군가의 명령으로 이루어지는 타율적 행위가 아니라 자발적이고 자기 의식적인 도덕 행위이다. 이것은 흉노족에 기대어 안위를 도모한 과거의 왕소군 이미지를 전적으로 뒤집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왕소군의 신분이 천민으로 설정되고, 피지배층이 왕소군에게 공감함으로써 생겨나는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우리가 도덕적이 되면 이민족도 도덕적이 될 것이라는 중화질서의 관념은 유지하되 그 질서의 주체만 기존 지배층에서 피지배층으로 바뀌게 됨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기존 국제 정치사상을 절묘하게 재전유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p.492∼493, 「7장 혼일천하」 중에서

중국 군주제에서 최고의 정치권력이 신의 가호와 더불어 한 명의 특정 황제에게 주어지고, 그것이 다시 그다음 황제에게로 세습된다는 문제가 있다. 세습권이 있다고 해서, 그 세습한 황제가 자신의 이해관계를 공동선과 동일시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시 말해 세습은 정치적 권위의 궁극적인 원천이 될 수 없다. 황제는 자신의 권위를 오로지 세습 사실 자체에서만 도출할 수는 없다. 황제의 권력이 경쟁하는 정치적인 힘 및 권력의 원천과 협상의 산물일 수밖에 없는 한, 우리는 중국정치사상이 전제주의를 지지했다고 말할 수 없다. 도학의 등장과 더불어 권위의 궁극적 원천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황제는 그 궁극적 원천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 자라났다.
--- p.529, 「8장 독재」 중에서

13점의 비공식 초상화 연작에서 옹정제는 끊임없이 다른 민족의 옷을 입고 그에 걸맞은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페르시안 무사, 튀르크계 왕자, 도가의 술사, 티베트 승려, 심지어는 서양식 가발을 쓰고 유럽인의 복장을 한 모습도 있다. 이 그림들을 세계에 소개한 우훙巫鴻에 따르면, 옹정제 이전의 어떤 중국 황제도 이런 식으로 자신을 표상한 적이 없다. 이블린 로스키Evelyn S. Rawski는 건륭제와 옹정제 같은 청나라 통치자들에 대해 이렇게 주장하였다. “다양한 민족을 다스리면서, 그들은 다른 문화적 외양을 ‘걸쳤고’ 자신들을 다른 문화적 틀 속에서 묘사하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제국을 통합하는 중심으로서 행동할 수 있었다.” 사정이 이러할 때, 떨쳐버릴 수 없는 궁금증은 제국의 통치자로서 진짜 옹정제는 누구냐는 것이다. 여러 민족 중에서 누구와 가장 동일시했을까?
--- p.635, 「10장 제국」 중에서

명시적으로 역사적인 관점을 천명하는 이 책은, 통일성이란 그처럼 아슬아슬한 균형 상태에 불과하다는 점을 충분히 의식하면서 중국정치사상을 기술하고자 하였다. 그러한 관점에 따르면, 중국정치사상의 역사는 중국문화의 본질이 전개된 과정이 아니라, 변화하는 외부 환경의 제약과 기회에 대한 일련의 창의적인 반응이 누적된 전통이다. 나처럼 생각하는 학자들에게는, 전통이란 살아 있는 것이기에 일단 흥미로운 대상이다. 즉, 중국정치사상이 현대의 문제에 대해 어떤 적실성을 띤 나머지 그 사상의 내용이 전全 지구적 함의를 가지게끔 되어 흥미롭다기보다는, 그 사상의 담지자들이 그 전통 ‘안’에서 계속 의미를 창조하고 실현하기에 흥미로운 것이다.
--- p.708, 「11장 보다 넓은 맥락에서의 중국」 중에서

중화의 상징을 만주족이 전유한 사실은 중국 내에서뿐 아니라 그 외 지역에서도 국가 정체성에 관하여 심오한 반향을 낳았다. 조선 왕조가 좋은 예이다. 조선은 한족 중심의 명나라를 축으로 한 세계질서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조선 지식인 대다수는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명나라를 존중해오다가 1644년 청나라가 명나라를 대체하자 커다란 지적 곤경에 빠졌다. 그들에게 명?청 교체는 그저 또 하나의 왕조 변화나 동아시아 국제 정치 차원의 권력 재조정에 불과한 일이 아니었다. 문명의 중심을 다른 사람들도 아닌 ‘야만족’이 정복했다는 점에서, 그것은 세계관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것이었다. 이 상황에 대한 조선 지식인들의 반응은 중국성에 대한 혁신적인 관점을 제공한다.
--- p.710, 「11장 보다 넓은 맥락에서의 중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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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중국정치사상사를 한 권의 책에 담는 일이 가능할까? 김영민 교수는 바로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융통성 있는 방법론과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중국정치사상을 살아 있는 전통으로 만들었다.”
- 루브나 엘 아민 (노스웨스턴대학교)

“깊이와 넓이를 두루 갖춘, 포괄적이고 권위 있는 중국정치사상 통사이다. 중국 사상의 복합성을 이해하는 데 정말로 귀중하고 필수적인 책이다. 이 책의핵심에는 중국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라는 강력한 주장이 담겨 있다.”
- 케리 브라운 (킹스칼리지런던)

“놀라운 책이다. 이 책은 중국정치사상에 관심 있는 모든 학인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스티븐 C. 앵글 (웨슬리언대학교)

“이 책은 시대순으로 역사를 이야기하는 동시에 주제별로 내러티브를 조직하는데, 그 방식이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다.”
- 앤터니 블랙 (던디대학교)

“이 책은 대가의 솜씨로 쓴 매우 가독성 높은 중국정치사상사이다. 원사료는 물론 중국, 일본, 한국, 서양 학계의 다양한 연구 문헌까지 능숙하게 활용하면서, 역사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내러티브를 제공한다. 단연코 이 분야 최고의 저작이며, 정치사상사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추천한다.”
- 필립 J. 아이반호 (조지워싱턴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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