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준 저
류근 저
유희경 저
김선오 저
최영미 저
성윤석 저/최갑수 사진
'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는 책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올해 등단 52주년을
맞이한 나태주 시인이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히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길 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 어렵다.
앞으로의 진로와 방향에 대한 고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생기는 고민,
자연스럽게 남들과 비교하면서 생기는 고민,
자신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고민 등.
많은 걱정과 고민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잘 모른다.
'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는 바람이 잠든 새벽,
흰 감꽃이 날리면, 그리운 외갓집, 별과 해의
가족들, 서커스 그 찬란한 기적처럼, 먼산
나무가 오는 저녁으로 주제를 나누어서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알게 된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와 인생의 다앙한 순간과 변화 속에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상황들과 마음에 대한
나태주 시인의 생각이 잘 담겨 있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한 유년시절 외할머니와 함께
접방살이를 하던 기억부터 유년 시절 시골에서
생활하면서 맞이했던 다양한 자연환경과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삶의 의미, 목표와 꿈, 자신의 마음과
행동에 대한 관점, 하고 싶은 일,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고 실천하는 모습이 드러나고,
자신만의 감성적인 표현과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나태주
시인이 쓴 자전적인 이야기라서 그런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가
잘 드러나는 표현과 묘사를 통해
어린 시절의 여러 인물들의 행동,
모습, 표정 등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머릿 속으로 그릴 수 있었다.
나다움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위한 행동과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하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하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어떨 때
행복을 느끼는지 잘 모른다.
'이제는 잊어도 좋겠다' 에 담긴
나태주 시인의 유년시절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자신의 환경을
변화 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좀 더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풀꽃 시인하면 떠오르는 세 글자 이름 "나태주." 결혼 전 지금 재직하는 회사 대표님이 풀꽃이라는 시를 읽으며 내게 건넨 말 때문에 유독 더 기억이 나는, 짧디짧지만 깊은 의미가 담긴 시를 쓴 그가 낸 산문집이다. 수필집이라 해도 좋고, 에세이라 해도 좋다. 저자는 책의 머리에 이 책을 쓰다가 덮다를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시인이어서 그랬을까? 자신의 모습을 책 속에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업이 참 힘들었다고 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특히 글 쓰는 것이 직업이라면 더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나 같은 일반인도 내가 쓴 글을 읽을 때면 낯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상당하니 말이다. 책 표지에 담긴 목화 열매가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책을 읽으며 끄덕여진다. 80년대 태어난 내가 살아보지 못했던 시기의 이야기가 책 가득 담겨있다. 목화 열매를 먹었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간식거리가 없던 옛날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잘 덮지도 않는 목화솜 이불을 만드는 그 목화 말이다.
저자는 1945년 생이다. 1945년 하면 떠오르는 8.15 해방과 같은 해다. 그렇기에 저자의 삶은 우리나라 격동기를 몸소 경험했다. 하지만 책 속에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 힘겹고 고통스러웠던 이야기를 찾기 힘들다. 저자는 그 이유를 외할머니 때문이라고 한다. 가난하고 힘든 그때도 유일한 바람막이가 되어주신 외할머니에 대한 감사가 책에 가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38살에 홀로되신 할머니. 그 나이에 이미 4살 된 외손자가 있었던 할머니.(놀랍다. 하하... 나는 그 나이 보다 더 먹어서 둘째를 낳았는데...;;;) 그 할머니가 저자에게 선물한 유년 시절의 기억들 때문에 저자는 시인으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기억을 벗 삼아 시를 쓸 수 있었다고... 중간중간 저자의 시가 등장한다. 옛 기억을 친구 삼아 쓴 시 들같다. 그래서 그런지 시만 읽었을 때 보다 더 이해가 간다.
책 속에 가득한 옛 추억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따뜻하고 정감 가는 가족 드라마 한편. 어렵지 않았고, 저자가 쓴 글을 따라 상상할 수 있었다. 앞에 나왔던 인물이 뒤에 또 나와서 그런지 정말 드라마 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70이 넘은 나이에 옛날 기억뿐 아니라 당시 인물들과 살았던 곳까지 또렷하게 풀어내는 걸 보면 신기하고 놀랍다.
나는 시가 참 어렵고, 시집은 잘 사지도, 읽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풀꽃이라는 시를 읽으며 들었던 기억과 생각들이 이 책을 만나며 좀 더 구체화된 것 같다. 역시 그의 인생도, 그의 인생에 함께해 준 사람들도 참 따뜻하고 좋았다. 시처럼 말이다.
저자 나태주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알고 난 이후로 새롭게 출간되는 그의 글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읽기 시작한 것 같다. 어느새 팬이 되어버렸나 보다. 1945년에 출생한 저자는, 그동안 점점 잊혀지는 기억들을 붙잡고 있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다고 한다. 하지만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버거운 나이이기도 하고, 이제는 잊어도 좋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집필하고 그만 잊기로 했단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 객관화하기 어려워서 쓰고, 관두기를 몇 번 하다가 쓰게 된 책이라고 한다. 나도 일흔이 넘는 나이가 되면 내 안에 있는 기억들을 정리하고, 그것들을 놓아줄 수 있을까. 벌써 흐려진 기억들이 많아서 떠올리고 싶어도 잘 떠오르지 않는 기억들도 많은데... 새삼 나태주 시인이 대단해보인다.
저자는 1945년에 출생해서 6.25 한국 전쟁을 겪지만 서른 여덟 살에 혼자 된 외할머니의 따뜻한 품에서 평화롭게 자란다. 외할머니는 여섯살이 될 때 까지도 저자를 업어주었을 만큼 그를 사랑으로 기른다. 또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굶주려 있는 아이에게 찬밥을 챙겨주기도 하는데, 늘 사람이 먼저임을 가르쳤다고 한다. 엄마 이상의 의미를 지닌 외할머니와의 관계, 아버지에 대한 기억 등 저자는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 근방에 머물렀던 이야기들을 상세하게 풀어놓는다. 마치 할아버지가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가 재미있어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아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1940, 50년대라니. 역사책에서나 보았던 격변의 시기를 살아내면서 가슴에 품어온 이야기를 덤덤히 써내려간 그의 글은, 나의 아버지가 들려주셨던 지난 날과 일치하는 것들이 많아서 반갑기도 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겐 향수를 자극하는 글이 될 것이며 이후 세대들에겐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재산으로 남을 것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