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던 활동은 언제나 걷기였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행동으로 여겼던 세월이 길었고, 걷기가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으로 사는 일에 어떤 의미인지 알아가게 된 계기는 거듭된 행운이었다. 특히 걷기로 명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날은.
“나를 들여다보는 데에는 산책만 한 ‘책‘이 없다.”
이 책은 분명 익숙한데 구매/쓰기 기록이 없다.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잊거나 사두고 잊는 책이 한두 권은 아니지만. 혹은 작년 봄, 아직 벗지 못한 마스크에 화를 내다 잊었을 지도. 걷지 않을 핑계를 찾는 버릇을 훅 털고 입춘과 함께 다시 걷기를 시작했다.
한참을 걷고 돌아오는 길이 행복했다. 이제 핑계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걷기로 했다. 일요일 밤에는 수면의 질이 한참 떨어지지만, 오늘 새벽에는 잠이 깨고 바로 이 책을 읽었다.
오랜 시간 수백 번의 책을 만드신 편집자의 문장은 간결하고 통찰은 빛났다. 웃음이 픽 나는 재미와 뭉클한 공감도 선물로 받았다. 다 읽을 수 있어 기뻤지만 문득 다시 읽고 싶어질 것이다. 철인 3종 경기도 마녀체력도 못 따라하겠지만, 걷기만은 계속할 것이다.
! ‘걷다’의 동의어들
- 길을 가다
- 나이를 먹다
- 경력을 쌓다
- 인생을 살다
- 일어나다
- 계속하다
- 경험하다
- 시도하다
미루다가 결국 산티아고를 못 갔다. 팬데믹 시절에는 이러다 평생 못 가게 되는 건가, 후회가 막심했다. 되돌아보면 중요한 핑계를 아무 것도 없었다. 예매/예약만 하면 내 한 몸 일으켜 가기만 하면 가능했던 시절이었는데도.
“걷기는 언제나 부재하는 이들에 대한 오랜 기도이고, 유령들과의 부단한 대화이다.”
당분간은 갈 수 없다. 가족과 함께 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언젠가 갈 수 있는 홀가분한 시간이 되면 다른 핑계 없이 떠날 수 있게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모든 다른 것은 다 준비가능한데 내 한 몸이 문제라면 지독하고 끔찍한 감정을 맛볼 것이다.
늘 동네길만 다니는 것이 언젠가 지겨워지면 주말 걷기도 시도해봐야겠다. 예전에 좋아하던 등산을 하고 싶긴 한데 사람들이 너무 많은 장소는... 걷기 얘기하다 또 불쑥 이사를 가고 싶어진다. 매일 바다 옆을 걸으며 쓰레기 주우며 살아도 좋을 텐데.
! 저자처럼 나도 자신 있게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걸으시라고.
- 바로 시작할 수 있다
-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 돈이 들지 않고 오히려 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 운동 신경, 민첩성, 순발력이 필요 없다
-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고 평생 할 수 있다
- 걷기가 어려우면 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은 없다
내가 이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은 우선, 작가님이 나랑 닮아서다.
작가님은 산책을 참 좋아하는데, 산책을 할 때마다 종종 기도를 한다고 한다.
어떤 절대자를 딱 정해 놓고 기도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 다니다가, 30대가 되면서 '내 맘엔 늘 그분이 계셔'라는 말로 잘 포장하여
교회에 안 나간 지 꽤 오래되었다.
그래도 거짓말은 아닌 게,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내가 진짜 좋아하는 누군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기면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아빠가 아팠을 때도 그랬고, 혼자 있는 엄마가 걱정될 때도 그랬고,
남편과 너무 사이가 좋아서 행복할 때면 괜스레 불안해져서 기도한 적도 많았다. 물 흐르듯, 생각날 때마다 기도의 시간을 가졌었다.
오, 이 언니 나랑 기도 패턴이 똑같네 하며 기분 좋게 글을 읽었다.
또한 작가님은 여행 여정에 '동네 책방'을 자주 넣곤 했다.
산속에 숨어 있는 서점이라 해도 찾아가는 열정, 그게 나랑 닮았다.
아직도 나의 인스타그램 '저장됨'에는 온 동네 책방이 다 들어 있다.
이걸 하나하나 다닐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이 외에도, '걸으면서 생각한 내용들은 따로 적지 않아도 글로 잘 풀어낼 수 있다는 것', '최애 드라마가 <나의 아저씨>라는 것' 등등
미소 짓게 만드는 공통분모가 많아 읽는 내내 행복했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