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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하는 자연

기후변화 시대 생명들의 피난 일지

벤야민 폰 브라켈 저/조연주 | 양철북 | 2022년 10월 27일 리뷰 총점 10.0 (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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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교육/환경
파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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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최악의 피난 행렬에 오른 자연 생태계
위험하고 거대한 변화의 징후들, 그 현장을 담은 충격적인 보고서


변화는 시작되기 전에 수많은 조짐을 보인다. 지구와 생태계는 무수한 신호를 보냈고 그래서 우리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다만 미래의 일이라며 미루거나 설마 그렇게 되겠냐며 외면하면서 그 시그널의 이면을 들여다보지 않았을 뿐.

뚜껑을 열어 보니, 변화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 지구 곳곳에서는 거대한 피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해양생물은 10년에 72킬로미터, 육지생물은 17킬로씩 더 차가운 곳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북극과 남극에서, 온대와 열대 지역, 지구 전역에서는 동물의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고, 심지어 숲도 아주 느리지만 산을 오르고 있다.

이 모든 퍼즐 조각은 하나의 일관된 그림을 그려 내고 있다. 지구는 뜨거워졌고, 생물종들의 피난은 시작되었다. 더 심각한 것은 그 피난 행렬의 종착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종은 멸종했고 새로운 잡종이 출현했고, 변화는 생태계의 모든 연결고리를 타고 예측 불가능한 영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환경저널리스트인 저자는 4년에 걸쳐 전 세계를 다니며 취재하고 이 책을 썼다. 어떤 감성적인 경고나 위협 문구도 없지만. 독자들은 가장 소름 돋고 섬찟한 기분으로, 명징하게 지금의 지구와 자연 생태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균열의 시작
이상한 행동
시그널
모욕

1부 북극: 사냥감이 없는 사냥꾼들

1 사냥꾼
2 쫓기는 것들
3 바다의 정권 교체
4 고래는 어디에 있을까?

2부 온대: 생물들의 교체

5 주 수입원 물고기의 이동
6 온도대와의 경쟁
7 숲이 움직이고 있다
8 전진 중인 곤충들
9 어리뒤영벌의 패러독스
10 멸종 위기에 처한 문화상품: 일본과 다시마

3부 열대: 대탈출

11 어두운 비밀
12 산호초의 퇴장
13 갑작스러운 정권 교체
14 산 위로 올라가는 삼림
15 멸종으로 이르는 길
16 열대 우림에서 사바나로

4부 해답들

17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환상의 끝
참고문헌
감사의 글
추천사

저자 소개 (2명)

저 : 벤야민 폰 브라켈
벤야민 폰 브라켈은 1982년생으로, 뮌헨의 독일 저널리즘 학교를 졸업하고 에를랑겐과 베를린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저명한 환경저널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주로 〈남독일신문Sudeutsche Zeitung〉, 〈시간과 자연Die Zeit und Natur〉에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고, 온라인 잡지 〈기후 보고서Klimareporter?〉를 공동 창립했다. 2016년에 독일 환경미디어 상을 받았다. 벤야민 폰 브라켈은 1982년생으로, 뮌헨의 독일 저널리즘 학교를 졸업하고 에를랑겐과 베를린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저명한 환경저널리스트 가운데 한 명이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주로 〈남독일신문Sudeutsche Zeitung〉, 〈시간과 자연Die Zeit und Natur〉에 기후변화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고, 온라인 잡지 〈기후 보고서Klimareporter?〉를 공동 창립했다. 2016년에 독일 환경미디어 상을 받았다.
역 : 조연주
대학과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편집자로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왔고, 몇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소설 《아쿠아리움》, 어린이책 《색깔의 여왕》 《아저씨, 왜 집에서 안 자요?》 《난민 이야기》 《플라스틱 얼마나 위험할까?》가 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편집자로서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왔고, 몇 권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소설 《아쿠아리움》, 어린이책 《색깔의 여왕》 《아저씨, 왜 집에서 안 자요?》 《난민 이야기》 《플라스틱 얼마나 위험할까?》가 있다.

출판사 리뷰

머지않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여태껏 증명되지 않았던 지구온난화의 생물학적 지표들


분명한 것은 어제까지 멀쩡하다가 이유 없이 오늘 갑자기 멸종하는 경우는 없다. 우주와 자연은 그렇게 잔인하지 않다. 변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수많은 조짐이 있다. 대구와 밀양에서 나던 사과가 충북을 거쳐 강원도에서 재배되고, 남해의 가을 전어는 서해의 전어 축제에 자리를 내어 줬고, 조류독감, 소나무재선충, 가뭄과 산불은 일상의 뉴스가 되었다.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 종류가 달라졌고, 꿀벌들이 한꺼번에 수만 마리가 사라지기도 했다. 북극곰과 알래스카불곰의 잡종이 자주 출몰하고, 북극여우는 더 따뜻한 지역에서 이동해 온 붉은여우한테 맥없이 밀려난다.

뭔가 이상하다. 우리는 오래된 이 찜찜함을 지금까지 무시하거나 외면해 왔다. 자연이 보내는 신호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대처하지 않았다. 공공의 위험은 아무리 심각해도 개인의 위험에 밀리고, 내일의 위험은 오늘의 위험에 자리를 내어 준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낙관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너무 늦어졌는지도 모른다. 수많은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이제야 생명들의 피난 일지를 정리한 책이 나오게 된 것이.

뚜껑을 열어 보니, 변화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눈토끼, 백두루미, 고라니 같은 아한대 기후에 사는 숲동물들이 극지방 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이 지역에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향소와 순록, 북극여우 같은 토착종들이 사라지고 있다. 베링 해협 앞의 열 장벽이 없어지면서 해수면 아래의 이동이 활발해져 명태와 곱사연어가 떼를 지어 북극 해안까지 몰려가 그곳의 다른 연어를 몰아냈고 연어는 돌아오지 않는다. 2019년 9월 이후 북극고래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오랫동안 알프스산맥에 막혔던 흰줄숲모기는 이 장벽을 넘어 연평균 150킬로미터의 속도로 유럽을 공격했고,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에 물려 감염병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세계의 식물대는 기후대와 일치한다. 식물학자들이 훔볼트 시대 이후 같은 지역의 식물들을 조사해보니 200년 동안 약 500미터 위쪽으로 이동했고. 유럽의 가뭄으로 숲이 움직이고 유럽소나무는 이 세기가 끝날 때까지 분포 지역의 절반 정도가 사라질 전망이다. 중산간 지대와 알프스에서는 건조함을 견디지 못한 가문비나무가 자리를 내어 준 곳에 너도밤나무가 점령했다.

이동하는 것은 숲과 나무들만이 아니다. 나무와 함께 사는 곤충들 역시 마찬가지다. 폭염은 어리뒤영벌을 멸종시킬 수도 있다. 어리뒤영벌은 시작일 뿐이다. 폭염과 가뭄이 점점 심해지고 잦아질수록 다른 곤충들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설 것이며 이들은 서식지의 남방한계선 일부를 잃게 될 것이다. 생물들은 대부분 기후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날씨 속에 살기 때문이다. 뜨거워진 지구의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수많은 생물종이 극으로, 산 위로, 더 차가운 바다로 이동하고 있다. 이 피난 행렬에서 숲과 나무도 예외가 아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종은 멸종하고 지역이 겹친 곳에서는 교배 잡종이 탄생하고 있다. 남방한계선이 점점 위로 올라오고, 열대 우림의 가장자리는 사바나로 변해 간다.

생물종 가운데 일부가 본래 살던 서식지를 떠나고 있다면, 다른 종들은 괜찮을까? 어쩌면 거의 모든 종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원래 살던 곳에서 탈출해 피난 대열에 합류한 것은 아닐까? 이 거대한 이동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그 끝은 어디로 이어져 있을까? 독일의 환경저널리스트인 벤야민 폰 브라켈은 이런 의문을 품고 세계 곳곳으로 직접 찾아갔다. 해당 연구 분야를 주도하는 대표적인 연구자들을 만나고, 어부, 삼림감독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평생 그들이 몸담아 온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모든 종이 이동하고 있을 거라는 그의 추측은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새로운 지각 변동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권력을 차지한 몇몇 종이 있기는 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교의 옌스 크리스티안 스베닝은 한 가지 의문을 품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1만 2,000종 이상의 생물들을 조사하면서도 인간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간은 생태학의 관심이 아니었다. 실제로 인간은 이 피난 대열에서 얼마간은 피해 있는 듯 보인다. 인간은 매우 민첩한 생물이다.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도 있고, 다른 생물과는 달리 고위도 지방에서 더 시원한 장소를 찾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또한 정확히 알고 있다.

하지만 스베닝은 희망 회로를 멈추고 동료들과 예측 프로그램을 가동해 보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2070년 35억 명이 살 곳을 잃을 수 있었다.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한다 해도, 예상 인구는 15억 명이었다. 정말 큰 문제는, 이것이 관측이 아니라 관찰되는 실제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악의 가뭄과 폭염, 화재가 연이어 일어나면서 멕시코와 호주,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지에서 수십 수백만 사람들이 기후난민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물론 망명과 이동에 기후에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기본 방향만은 분명하다. 지구상 생물종의 이 긴 행렬에 인간 또한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아마존

이 책에는 식물과 동물이 이미 기후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놀라운 관찰 결과가 담겨 있다. 마치 스릴러 같다. 저자는 연구하려고 엄청나게 넓은 지역을 여행했으며 많은 전문 자료를 자기 식대로 풀어냈다. 나는 흠 잡을 데 없는 연구와 글솜씨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결합한 책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기후 재앙 책의 홍수에서 발견한 눈에 띄는 유쾌한 책.

잘 썼다. 재미있다.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냈다.

참고문헌이 300개가 조금 넘는 이 책은 광범위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으로 건전한 환경 스릴러다. 저자는 자기가 관찰한 것과 다른 과학자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발견한 것들을 이야기한다. 보통의 논픽션 책과는 다른 서술방식으로 쓰였다는 점이 맘에 든다.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곰과 불곰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동물뿐 아니라 식물에게도 기후변화의 여파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식물은 그다지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피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갖가지 사례가 이 책에 설명되어 있다. 작물 수확량 감소, 우리가 이전에 열대성 질병이라 불렀던 질병의 전파, 어류의 이동으로 인한 정치적 분쟁 등. 견딜 수 없는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반드시 읽어야 할 감동적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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