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04일
코로나 여파로 집안에 있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다른 분들의 글속에서 보니 다들 책 한권이 옆에 있는 듯 싶다
머리가 아픈 이야기를 볼수도 있지만 한숨 고르기 하듯이 시집이란 걸 통해서 한박자 쉬는 시간이 되는 것도 좋은 듯 싶다
사람들은 시집은 언제 읽었는가를 생각하니
고등 문학시간을 뒤로 쉽게 접하지 않았다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나고 아들은 시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외운다고 했던것이 기억이 난다
게다가 지금 손에 잡은 것은 릴케가 아닌가....
로탱의 제자로 활동도 했던 서정시의 릴케를 쉽게 이해가 될까 싶기도 했지만
나이가 시를 이해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게 하는걸 보면 시의 힘은 놀랍기도 하다.
철학적인 단어를 쓰는 것도 좋지만 삶과 죽음을 멀리 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단어가 시를 좀 더 깊게 만드는 싶다.
시집은 어느 곳을 펴도 좋은 구성이라서 그냥 잡히는 순서대로 읽다보면 순간 멈추는 것이 나에게 깊이를 주는 문장이라고 생각이 든다.
수많은 시들이 초기 작품부터 종교적인 테마를 가진 수도사 생활 구성과 순례자 그리고 가난과 죽음으로 삶과 죽음을 종교적인 문체로 풀어가는 것이 있는데 마지막 구성에 있는 형상시집에 구성된 시들이 좀 더 와닿는다.
그중에 지금 시국의 느낌와 와 닿는 제목이 하나 있다
두려움
잎이 시든 숲에서 새가 외치는 소리 하나가 솟아오른다.
잎이 시든 이숲에서는 그 소리에 의미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새의 둥근 외침은
이소리가 만들어진 순간에
마치 하나의 하늘처럼 시든 숲위에 넓게 퍼진다.
모든 것이 순순히 이 외침 속에 흡수된다.
경치 전체가 소리도 없이 그 속에 있는 것 같다.
커다란 바람이 그 속에 얌전히 들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한동안이 창백해져서 잠잠하다.
그 소리에서 한걸음만 밖으로 빠져나오면
자신들이 그것에 닿아서 죽게 될 사물들을 알고 있는것처럼
늘 정신없이 흘러가는 것속에서 흡수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도
그곳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것이 보일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두려움이 느낄 수밖에 없다.
외로워서 겁나서 아님 알수 없어서....
지금 우리는 알수 없어서 더 두려울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릴케도 그 당시의 자신을 돌아보면서 많은 시를 만들고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하물며 윤동주 시에서도 등장하는 시인이 아니던가
길지도 않는 문체의 구성으로 서양인의 시각으로 보는 대상들을 흠쳐보기 할수 있는 시집으로 아름다움부터 죽음까지 두루 섭렵한 릴케 시인의 시집으로 한번 숨고르기 할 시간이 된 듯 싶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촉촉해지는 것 같다. 인상파 화가의 그림과 릴케의 그림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지는 몰랐다. 표지도 편집도 맘에 드는 시집이다. 시집을 더 소장하게 만들게 하는 만남이다.
릴케의 시 중 전기 작품에 속하는 작품들을 엮은 책으로 후에 후기 작품들을 모은 릴케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첫 시집>에서 느껴지는 풋풋한 감성과 이후 <초기 시집>이라 붙여진 장에서 소개된 시들에게 느껴지는 성숙하고 사색 깊은 느낌이 무척 좋았다. 틈틈히 옮겨 적고 싶은 마음이 든다. 종교적 색채가 많이 나는 시들은 아무래도 공감이 덜 된다.
릴케시집을 구입했습니다.
저는 이북으로 구매를 했는데 이북으로 봐도 손맛은 덜하지만 릴케의 시집의 아름다움은 살아있습니다
좋았던 시하나를 올려봅니다.
겨울아침(wintermorgen)
폭포가 꽁꽁 얼어붙었다.
연못 물가에 까마귀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은 귀가 빨갛다.
그녀는 무슨 재미있는 장난을 궁리하고 있다.
태양이 우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꿈과같이
단조의 음향 하나가 나뭇가지 사이를 떠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나아간다.
온 숨구멍이 아침 기력의 좋은 향기로 가득차서.
- 아름다운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릴케 시집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