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클라우드- 니체>를 읽으면서 에라스무스의<우신 예찬>이 궁금해졌다.신을 부정했던 니체 생각의 끝에 '우신'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이 이유였다.해서 릴케의<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도 궁금하던 차에 서평단에 뽑혀 읽게 되였다.의도치 않게 릴케의 시선으로 본 신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였다.
아...그러나, 이 짧은 단편선을 읽으면서 숨고르기를 얼마나 자주해야 했는지 모른다.원서로 읽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싶을 만큼 머릿속에 차오르는 열을 수시로 식혀야 했다.다행이라면 순간 순간 내눈에도 보이는 명확한 것들이 보여,힘겹게 읽는 것에 대한 보람을 조금씩 맛볼수 있었다는 거다.마지막 즈음 가서,이렇게 보인 것들을 어떻게 하느님과 연결지어 생각해야 할까? 라는 물음에도 대답을 얻을수 있었으니 말이다.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으로 해석되어진 결론일지라도.애초에 릴케의 시선을 온전히 따라갈수 없었기에,이렇게라도 나만의 무엇으로 해석될 수 있는 틈이 주어진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이 글을 여는 시작점이였던 '손'에 관한 언급이 혼란스러웠다.쉽게 설명이 될 수도 있으나,그러면서도 뭔가 난해한 영화를 보고 있는 기분이랄까...사실 로댕의 조각상과 연결지어 생각하면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것도 아니였음에도 말이다.독자의 이런 마음을 예상(?)이라도 한 듯'하느님은 왜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기를 바라는가' 편에서 색다른 관념으로 접근하고자 함을 언급하는 부분에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그렇다해도 빈민구제협회 라는 곳이 하느님의 목적을 방해한다는 건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지...'러시아에서 어떻게 배신이 찾아왔는가' 편이 가장 알기 쉽게 이야기 된 부분이였다.재미로만 본다면 미켈란젤로가 연상되었던 '돌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였다.재미있기도 하고,앞서 언급한 색다른 관념으로 읽혀도 퍽 재미나서 미켈란젤로에 관해 검색까지 해 보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돌에서 영혼을 캐낸 미켈란젤로>와<미켈란젤로 하느님을 보다>와 같은 책이 출간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그런가하면 아들과 아버지의 갈등과 용서를 그린 '티모페이 노인은 어떻게 하여 노래하며 세상을 떠났나'를 읽으면서는 신과 사제의 관계를 혹 그린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다.
수많은 껍질을 벗기고 벗겨내고 나서야 작은 알맹이라도 볼 수 있을 만큼 읽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다.해서 어쩌면 그냥 보여지는 대로 읽으면 될텐데,저 속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혼자 씨름을 했던 것도 같다.셰익스피어소설 베니스의 상인이 살짝 연상되어지기도 했던 '베네치아의 유대인 거리에 있었던 정경'이라든가 '정의의 노래' 언급도,조금씩은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지점들이 있긴 했다.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나 결국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릴케가 말하고 싶었던 건 뭘까? 그 답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필자 불명의 추기' 편에 와서야 정리가 된 기분이였다.앞서 만났던 이야기들이 새롭게 정리가 되였다고 해야 할까?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기도,그렇지 않을수도 있다는 사실....
릴케의 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
릴케의 하나님에 대한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모든 이야기는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있고, 단편이지만 모두 모아져서 하나의 이야기인듯 느껴지기도 하다. 그리고 하나님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단편 소설들은 주제에 대해 아주 간략하고 압축해서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에 비해 릴케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하나님은 이해가 잘 안되고 어렵다는 생각을 계속 한다. 내가 아는 하나님의 모습보다 훨씬 인간적인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의문은 그냥 열린 결말로 남겨놓아버리는.. 그래서 어찌 보면 시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각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이야기가 전해지고 아이들은 좋아하더라는 식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하다. 잘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뒷부분의 해설부분을 중간에 살펴보았지만, 작품에 대한 별다른 해설은 없었다. 오히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신의 편재만 감수하라는 이야기 뿐.. 그런데.. 신의 편재를 느낄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너무 닫혀있는건가.. 책의 소개에도 범신론이 녹아있다는데.. 글쎄.. 내가 부족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은 잘 들지 않았다..
다만 열린 결말로 인해 어렵지만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단편이 하나하나 끝날때마다 깊이 묵상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짧은 시간에 훅 읽고 넘어갈 책이라기 보다는 오랜시간동안 천천히 묵혀가면서 소화해가면서 두고두고 곱씹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평 이벤트에 페이지에 톨스토이에 비교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개인적인 느낌으로 톨스토이가 초등학교 교재라면 이 책은 대학교 교재라는 느낌이다..
#도서출판 문예출판사 출판 [본 리뷰는 yes24의 지원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독서 #독서감상 #릴케 #하나님
이 단편집은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기독교적인 성격이고, 13편의 단편집입니다. 릴케의 소설로는 '말테의 수기' 밖에 읽은 적이 없었는데 작가의 수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온유하고 차분한 문체의,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러시아 여행을 마치고 1900년 이전에 쓰여졌다는데 동화 같다고는 하지만, 또 릴케의 청년기에 쓰여졌지만 작가의 현실 관찰에는 충분히 건조하고 또 냉정한, 분명히 어른이 바라보는 세계관이 있기 때문에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면 마지막 이야기인 '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주인공 남성이 고향으로 돌아와 주변인들을 만나는 부분의 묘사 같은 문장들도요.
결혼한 누이들과의 재회는 어쩐지 어색한 점이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혈연 사이면서도 서로 얼마나 오래도록 소식 없이 지냈는가를 잊고, 잠시 동안은 오누이답게 행동하려고 애썼습니다. 물론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세 사람은 침묵 속에 약속이나 한 듯이 모든 경우에 상응하는 사교가 낳은 중음의 어조로 바꾸어 나갔습니다. 사랑하는 하느님 이야기 - 문예 세계문학선 126 | 라이너 마리아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