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기간: 2014.6.22-2014.6.23
진심으로 하는 말이지만, 내 지인은 누가 혼자 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말린다고 한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서, 힐링을 하기 위해서 등등 여러 이유로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꼭 그렇게 '바닷가'를 간단다.
그러고는 혼자 바닷바람을 쓸쓸히 맞고 있는데
저기서 달려오는 커플. "나 잡아봐라~" 하고 있다.
그러면 힐링하러 간 바닷가에서 더 쓸쓸해져버리고 마는 거다.
자고로 혼자 여행하는 것에 '로망'따위는 없노라고.
밥도 혼자, 사진도 혼자, 모든 게 혼자 혼자.
그런 것이 무엇이 즐겁겠느냔 말이다.
저자 채지영은 그런데도 혼자 세계 여행을 떠났다.
여러 지역을 돌고 돌면서 그녀가 느끼고 깨달은 감정들을 엮어서 이 책을 만들었다.
감성적인 여자가 여행을 떠나서 느낄 수 있는 것들.
그것이 여기 담겨있으니, 혼자여행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으면서 '맞아 맞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신. 장기간 여행했어야 한다.
1년을 해외에서 체류한 것이다. 잠깐 며칠, 몇주 해외에 발자국 남기고 온 것과 다르단 말이다.
그 느낌의 정도가 피안적인 것일리가 없다.
희로애락.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보고 깨달은 데서 오는 즐거움.
불현듯 떠오르는 '두고 온 것에 대한 그리움'.
부조리를 보면서 느끼는 연민과 자기 자신이 받은 축복에 대한 고마움 등.
갈대만 봐도 감정이 수천가지로 들뜰수 있다고 하는 게 여자의 감수성인데.
그런 면모들을 이 책에, 그야말로 감성적인 사진들과 함께 쏟아낸 느낌이다.
남자들이 읽고 동감할 수 있을까?
여행을 하는 남자들을 보면 미래에 대한 진취적인 자세, 꿈을 향한 열망 같은 것이 느껴진다.
편력인가.
남자들이 여행을 하는 건 '힐링' 보다는, 그야말로 '광대한 목표를 앞두고' 먼저
에너지를 충전하고 오기 위한 것처럼 생각된다.
근데 여자들은 에너지 충전에 목적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미 목표고 뭐고, 길을 잃었다.
그런데 새 길을 찾아보겠다고 나선다. 에너지 충전이라기 보다는, 에너지원을 찾기 위한 데 여행의 목적이 있는 듯 하다.
그러니까 여행을 가서 길(자아)을 잃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있다면,
이미 어딘갈 떠나 나 자신을 찾는 경험을 하고 왔단 소리가 되겠다.
공감이 되지 않는다면...?
"무슨 말이 이렇게 말아?" 라고 할지도 모른다.
나는... 둘 다에 해당한다.
공감을 해본 것은 '과거'의 일이고, 이제는 공감하지 않을 거란 얘기...
여행지의 광경, 특색, 문화, 볼거리, 사람들의 모습, 먹거리, 그리고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순수한 경탄과 즐거움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은 아니다.
감수성 넘치는 여행 에세이를 원한다면 읽어볼 것도 추천한다.
여행작가들의 에세이를 읽을때면 어떤 생각이 제일 먼저 드는가? '참 부럽다!' 라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의 발걸음에 즐거움만 있을까? 여행마다 어떤 의미가 없다면 그저, 길을 떠났다...는 의미만 있게 되는건 아닐까 싶다. 한동안 멀리 했던 여행에세이였는데 지난해부터 장바구니에만 담아두고 말설였던 책을 구입했다. <안녕, 여행> 책장을 넘기며 보이기 시작하는 사진들에서 벌써 두근거리는 설레임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이 작가는 여행지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하며 길을 걸었을까?
마음껏 방황하자.
같은 길로만 가려고 하지 말자. 조금이라도 나에게 끌리는 길이 있으면 잠시 그 길으 걸어보자. 길을 걷다가 넘어질 수도 있고 불안해질 수도 있다. 오랫동안 헤매고 많은 길을 돌아와야 한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길,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 것이니까. /p25
우리는 모든 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어렵게 생각한다.
막상 해보고 나면 시작하기도 전에 왜 그렇게 겁을 먹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모든 것이 갖춰진 후에 시작하겠다는 마음은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
누군가의 말처럼 사람들이 후회하는 건 인생을 살면서 해보지 않은 일 때문이지,
한 일 때문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p46
여행이 주는 저마다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제일 큰 목적은 '일상으로부터의 떠남'이 아닐까? 반복되는 일상을 잠시나마 떠나서 생소한 그 어떤 곳에서 나를 만나는 기분은 또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처음엔 그저 '떠남'이 즐거움에서 다음 여행에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곳들을 가보게 될까? 라는 설레임이 더 커지게 되는것 같다. 사실 영어 울렁증이 심해서 혼자 떠나는 여행은 많이 겁내는 편이었는데 이제서야 혼자 하는 여행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오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것 같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굳이 해외여행을 고집하는 이유도 말이 통하는 국내보다는 조금이라도 젊을때 더 멀리 나가보고 싶고, 많이 걸어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말하고 싶다.
상처받은 마음에 반창고를 붙이기 위해, 아픔을 잊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위해, 때로는 그 아픔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떠난다. 아픔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때문일 수도 있고, 정성을 쏟았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리 닿으려 해도 손이 닿지 않을 때, 가까이 갈수록 더 멀어질 때 우리의 마음에는 생채기가 난다. 그럴 때는 증상을 빨리 파악하고 용기 있게 일어서서 가방을 싸야 한다. 내 마음을 다독일 수 있는 곳으로 나를 데려갈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 /p159
여행을 하면서 많은 이를 만날 수 있지만 말을 나누기 전까지 우리는 스쳐가는 사람일 뿐이다.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먼저 다가가면 그는 나에게 '꽃'이 되고, 나는 그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 /p247
낯선 곳에 나를 두고 나를 바라보는 일은 떠남의 의미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당장은 매인 몸이라 어디도 못가고 있지만 <안녕,여행>을 읽으며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난, 어디로 떠나보고 싶은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생각을 시작해보게 된다. 떠나고 돌아오며 담은 사진들과 그녀들의 생각들, 그리고 이야기들은 읽는 것만으로 벌써 여행을 시작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들썩이고 있지만 떠나지 못하고 있는 당신, 그 울렁증을 잠시 잠재울 수 있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단, 이 책을 읽고 잠재워지지 않는다면 떠날수 밖에요~ㅋㅋㅋ>
아르's Review |
예스 24 파워문화블로그 네트워크데이에서 채지형 작가님을 만나뵙게 되었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라는 주제로 시작되었던 강연을 들으면서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고 한장 한장 사진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만을 계속 되내이며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점차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마주한 채지형 작가님의 신작인 <안녕 여행>이라는 책은 그래서 내게는 더 의미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작가분을 먼저 만나뵙고 이렇게 책을 마주하게 되니, 이 안의 이야기들이 더욱 살아있게 느껴지고 친근하게 다가왔으며 그래서 다른 책들보다도 가슴 속에 전해지는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떠나고 싶다, 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늘 생각을 하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현실이라는 내가 있는 이 공간 속에서 버려야 할 것은 물론 돌아와서의 그 황망함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러니까, 홀연히 떠날 수는 있을 것 같으나 그렇게 돌아와서, 어떻게 다시 직장을 구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과 결혼도 해야 하지 않나, 라는 등등 별의 별 이유들이 발목을 잡고, 아니 내 스스로 나의 생각 속에 잠식되어 떠나지 못하고 그저 스크린이나 사진 속에 보이는 또 다른 세상 들에 대해서 바라보는 것으로 지금은 이정도면 됐다, 라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는데 그녀는 내게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가끔 사람들은 착각에 빠진다.
세상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그 안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이 다분히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나와서 취업을 하고 스펙을 쌓아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이 한 문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모든 이들처럼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남들과 같이 그들의 행렬에 편승하기 위해서 나는 나 자신을 더 빨리를 외치며 다독이고 있었고 여행이라는 것은 나중에,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선택은 달랐다.
그래서 참 여행하기 전에는 답답했어. 안정적인 생활이 좋지만, 그 안에서 금이라도 밟게 되면? 불안했어. 여행을 하면서 그 불안감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남들과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이 틀린 일은 아니라는 확실은 얻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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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매번 발길을 옮긴다는 그녀에게도 두려움은 있다고 한다. 처음 보는 이들이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가도 되는 것일까? 라는 망설임을 안고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녀의 여행 속에서는 그렇게 마주한 인연들은 다행스럽게도 모두 좋은 인연들이 되었다고 한다. 여행을 할때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 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여행지에서 마주한 이들에게 매번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되면서 그리하여 그녀의 여행을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고 하는데 그 모든 두려움과 그녀 앞에도 들이 닥쳤을 현실이라는 문제들을 뛰어 넘어서까지 그녀를 움직이게 하는 여행의 힘에 대해서 마주하게 되면서 언젠가는 이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게 된다.
여행을 하기 전까지는 숨 쉬고 있고 건강한 것이 이리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몰랐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이 순간을 즐기는 것 또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몰랐다. 여행을 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정말 기분 좋은 순간과 마주할 때가 있다. 길거리에서 연주에 열중하고 있는 뮤지션을 만났을 때일 수도 있고, 시장 한복판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감지하게 된 순간일 수도 있다. -본문
그저 감탄으로 그녀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던 것이 실제 내 안에 들어와 스며드는 기분이다. 그녀라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리라 마음을 먹고 떠났기에 지금의 그녀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오프라인에서 마주했을 때 당당하면서도 편안함이 우러났던 그녀의 모습이 이 책 속에서 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을 대변해 주고 있었으며 앞으로 나의 삶을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해 주는 이야기였다.
지금으로 충분하다. 길 위에 있을 때는 길 위라서 좋다. 기적처럼 이어진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순간에 감사하고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는 일이다. -본문 . |
아르's 추천목록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정여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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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지만 Yes24 파워블로그 네트워크데이에 초대되었다는 것만 알고 E-Book으로 구입했다. Yes24에서 초대할 정도의 작가라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동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은 자신이 원하는 여행기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기에 실망이 있었지만 해상도 높고 잘 찍힌 사진들은 종이책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매력이 있다. 이미지가 중심인 책들은 E-Book이 훨씬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책은 여행지의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저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기에 출판사 리뷰에 소개된 그녀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그녀는1994년부터 2014년에 이르는 긴 시간 70여 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이때마다 그녀가 느끼고, 배우고, 사랑한 것을 여행노트에 적었는데 이것이 이 책의 모체가 된 모양이다. 이런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늘 부러운 것은 저자는 떠났고 자유와 행복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잘 만들어진 여행기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저자가 느꼈던 감정과 삶에 대한 깨달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같이 행복해지는 이유다.
그녀는 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예순다섯 번째 이야기에서 “여행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거예요?” 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여행할 때 행복한 순간을 자주 만날 수 있거든요” 이런 대답이 자신을 염장 지르게 한다. “누군들 떠나고 싶지 않을까? 떠난다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모를까?”. 분명한 것은 소수의 사람은 떠나고 다수의 사람은 남아 불행하다고 느끼는 현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자신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 나간다.’고 말했다. 잘 조성된 동네 공원을 매일 산책하면서 얻는 일상의 즐거움도 크겠지만 이탈리아의 피렌체나 프랑스의 파리, 그리스의 아테네 같은 도시들은 큰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곳을 여행하면 뭔가 가슴 뛰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 때문에 그곳은 피안의 도시로 남는다. 그러기에 모든 여행기는 공통적으로 새로운 풍경, 새로운 사람, 새로운 사건이 등장한다.
‘안녕 여행’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아프리카 잔지바르 섬의 어느 골목길을 지날 때 검은색 복장을 한 모슬렘을 만날 때면 불안과 두려움이 앞섰지만 어디선가 들리는 아이들의 청량한 웃음소리를 듣고 아이들과 함께 어울렸던 경험은 저자에게 마음껏 방황해도 괜찮다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한다. 이제는 너무 많이 듣고 보았기에 식상한 표현인 ‘나에게 맞는 길, 내가 가야 할 길을 찾는 것이니까’ 란 문장도 다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큰 풍경이 건네주는 인생의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이 아프고, 힘들다고 느껴지면 안식하며 숨을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다. 어떤 사람은 그곳이 청량리에서 밤차를 타고 떠나 일출을 볼 수 있는 동해의 어느 한적한 어촌 마을일 수도 있고 또 누구에게는 담배연기로 찌들은 공간에서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페 일 수도 있다. 이때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어떻게 살 것인가?” 란 질문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큰 질문이 된다. 그러기에 여행은 그냥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찾아온 위기를 만났을 때 떠나는 것이다. 그 여행에서 진정한 가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여행 중에 깨달은 65가지의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을 되씹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에 길들여지고 있는 자신에게 그녀는 이렇게 속삭인다. ‘세상에는 정해지지 않은 길을 가는 이가 많아. 불안함 속에서도 살아있는 희열을 순간순간 느끼며 신나게 살아가는 사람들’ 정해진 길을 벗어나 자신이 길을 내며 살아가는 모습은 제3자가 보았을 때는 멋짐이 있다. 그러나 길을 만드는 사람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그러기에 삶은 행진이 아니라 멈춤이 되고 말았다. 일상에 길들여진 증거다. 그저께 아내와 함께 강촌에 있는 문배마을을 가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올라가면 힘든데” 이었다. 나이 든다는 것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상이 조금 불만족스럽고 별 재미가 없더라도 받아들이며 사는 것을 인생의 지혜라고 알며 순응할 때 이미 그 인생은 광택을 읽어버린 낡은 자동차와 같다. 그러기에 좋은 책은 자신의 머리를 자극하고 행동을 촉진시킨다.
‘안녕 여행’은 젊은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아름다운 사진들은 “왜 떠나야 하는가?”에 대한 유혹으로 다가오고 그녀가 쓴 65가지의 단상들은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그녀의 한결같이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 하고 그 길을 열심히 가는 거야’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을 덮으며 ’안녕 내 인생‘이라는 한마디를 자신에게 격려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