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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인문학

최경원 | 허밍버드 | 2017년 7월 1일 한줄평 총점 8.4 (1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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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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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디자인에 부는 인문학 바람
디자인과 인문학은 어떤 관계이며,
그 속에서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디자인 분야에도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 사실 오랫동안 한국에서 디자인은 곧 산업으로 취급되었고 생산의 영역으로 제한되면서 기능성의 실현 등에만 충실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던 실용주의 디자인이 별다른 수정 없이 이 땅에 뿌리내리며 가치보다는 기능을, 대중의 생활보다는 기업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하고자 한 것이다. 전문성이라는 굴레 속에서 서로 다른 분야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단절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기업들의 주도하에 인문학의 필요가 강조되는 추세다. 과거와 달리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디자인이 당면한 문제들을 돌파할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것, 따라서 어떤 본질적인 깨달음과 새로움이 절실해졌다는 의미다.

이는 분명 반길 만한 변화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문학 붐의 저변을 보면 경영학이나 과학, 또는 기술 분야에서 방법론을 들여와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기존의 접근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인문학을 일종의 도구로 여기는 것이다.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인문학은 디자인 외부가 아니라 디자인의 내부에 이미 존재해 왔다. 나아가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인문학덩어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문학 서적을 뒤적일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과연 무엇인지부터 살피는 일이 핵심일 것이다. 디자인과 인문학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디자인 바깥의 인문학 이론보다는 디자인 내부에서 쌓아 올린 인문학적 성취들을 먼저 파악하는 쪽이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디자인이란 무엇을 통해 만들어지며,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풍부한 사례를 살펴본다. 기술, 상업성, 예술성 등 디자인을 둘러싼 몇몇 개념을 진단하고(2부 ‘디자인을 만드는 것들’), 우리 눈에 보이는 형식(형태, 색상)을 비롯하여 그 안에 담긴 내용 등 디자인을 이루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는다(3부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들’).

이렇듯 디자인 내부를 분석하는 작업에 이어서는 디자인의 외부를 살핀다.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디자인이 주변 환경 및 다른 분야와 교류하는 사례를 찾아본다(4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즉 당대의 사회 문화적 상황이나 주요 가치, 역사 및 전통과 꾸준히 호흡해 온 디자인들을 소개하면서, 디자인을 세상과 유리된 분야라 간주하는 낡은 인식 틀을 흔드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인문학의 하위 분야인 철학, 예술, 과학(우주관) 등과도 긴밀하게 상호작용해 온 경우들을 알아본다(5부 ‘인문학의 꽃,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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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인문학이 필요한 디자인
  디자인에 부는 인문학 바람
  디자인 경쟁 시대
  변화 속의 디자인
   _기능주의라는 위장술 |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봐야 할 때 | 소통이 필요하다
  변화의 징후들
   _대중을 만나자 | 인문학이라는 카드
  디자인은 이미 인문학이었다
   _시각적 조화 | 개성의 표현, 아이디어 | 세계에 대한 이해 | 영혼을 흔드는 감동
2부. 디자인을 만드는 것들
  기술과 디자인
   _기술이 최고 같던 시절 | 첨단 기술이 디자인을 만든다? | 기술의 한계 | 기술 발달에 대한 착각 | 기술 없이도 디자인은 존재한다 | 기술을 넘어
  상업성과 디자인
   _디자인은 상품이다? | 상업성을 넘어
  예술성과 디자인
   _감성이 아니라 예술 | 예술은 디자인의 자산
3부.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들
  좋은 디자인을 찾아서
  형식과 내용
  외적 요소인 형식
   _형태 | 색상
  내적 요소와 그 위계
   _문화인류학적 가치 | 철학적 가치와 감동
4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세상과 디자인
   _세상을 만든 디자인 | 세상이 만든 디자인 | 사회를 비판하는 디자인 | 사회를 치유하는 디자인
  역사와 디자인
   _역사를 만든 디자인 | 역사가 만든 디자인
5부. 인문학의 꽃, 디자인
  인문학과 디자인
   _인문학은 도구가 아니다 | 인문학은 융합의 대상이 아니다 | 인문학의 체계
  예술과 디자인
   _디자인이 보는 예술 | 디자인과 예술의 흐름 | 아트와 예술
  디자인은 예술이 되어야 한다
   _예술은 관계를 만든다 | 예술은 감동을 준다
  철학과 디자인
   _두 가지 측면 | 철학이 만든 디자인 | 철학적 디자인
  우주관과 디자인
   _물리학적 우주관과 현대 디자인 | 불규칙성의 등장 | 유기적 우주관의 등장 | 이제, 자연으로
맺음말_ 인문학적 디자인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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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최경원
성균관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주요 저서로 《GOOD DESIGN》, 《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 《르 코르뷔지에 VS 안도 타다오》, 《OH MY STYLE》, 《디자인 읽는 CEO》, 《Great Designer 10》, 《알렉산드로 멘디니》,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문화 버리기》, 《아름다운 사람》(공저), 《밖에서 본 아시아, 美》(공저) 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주요 저서로 《GOOD DESIGN》, 《붉은색의 베르사체 회색의 아르마니》, 《르 코르뷔지에 VS 안도 타다오》, 《OH MY STYLE》, 《디자인 읽는 CEO》, 《Great Designer 10》, 《알렉산드로 멘디니》,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 문화 버리기》, 《아름다운 사람》(공저), 《밖에서 본 아시아, 美》(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디자인에 부는 인문학 바람

디자인과 인문학은 어떤 관계이며,
그 속에서 디자인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디자인 분야에도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 사실 오랫동안 한국에서 디자인은 곧 산업으로 취급되었고 생산의 영역으로 제한되면서 기능성의 실현 등에만 충실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던 실용주의 디자인이 별다른 수정 없이 이 땅에 뿌리내리며 가치보다는 기능을, 대중의 생활보다는 기업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하고자 한 것이다. 전문성이라는 굴레 속에서 서로 다른 분야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단절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기업들의 주도하에 인문학의 필요가 강조되는 추세다. 과거와 달리 더 이상 기술만으로는 디자인이 당면한 문제들을 돌파할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것, 따라서 어떤 본질적인 깨달음과 새로움이 절실해졌다는 의미다.

이는 분명 반길 만한 변화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문학 붐의 저변을 보면 경영학이나 과학, 또는 기술 분야에서 방법론을 들여와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기존의 접근 방식과 다르지 않다. 인문학을 일종의 도구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인문학은 디자인 외부가 아니라 디자인의 내부에 이미 존재해 왔다. 나아가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인문학덩어리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인문학 서적을 뒤적일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 과연 무엇인지부터 살피는 일이 핵심일 것이다. 디자인과 인문학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디자인 바깥의 인문학 이론보다는 디자인 내부에서 쌓아 올린 인문학적 성취들을 먼저 파악하는 쪽이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디자인이란 무엇을 통해 만들어지며,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풍부한 사례를 살펴본다. 기술, 상업성, 예술성 등 디자인을 둘러싼 몇몇 개념을 진단하고(2부 ‘디자인을 만드는 것들’), 우리 눈에 보이는 형식(형태, 색상)을 비롯하여 그 안에 담긴 내용 등 디자인을 이루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는다(3부 ‘디자인을 구성하는 것들’).
이렇듯 디자인 내부를 분석하는 작업에 이어서는 디자인의 외부를 살핀다.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디자인이 주변 환경 및 다른 분야와 교류하는 사례를 찾아본다(4부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 즉 당대의 사회 문화적 상황이나 주요 가치, 역사 및 전통과 꾸준히 호흡해 온 디자인들을 소개하면서, 디자인을 세상과 유리된 분야라 간주하는 낡은 인식 틀을 흔드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이 인문학의 하위 분야인 철학, 예술, 과학(우주관) 등과도 긴밀하게 상호작용해 온 경우들을 알아본다(5부 ‘인문학의 꽃, 디자인’).

2004년 출간 이래 디자인 분야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Good Design》의 저자는 세계 디자인사에 굵직한 획을 그은 디자인부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최신 디자인 사례까지 두루 다루며 우리 디자인계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우리 눈에 ‘좋아 보이는’ 것들을 넘어 진정으로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지, 보다 본질적으로 ‘디자인’이란 무엇이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지금 디자인에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태도’다
인문학적 통찰력과 비전(vision)이 절실한 때

그런데 왜 ‘인문학’인가? 오늘날 디자인에서 인문학을 강조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은 디자인을 선택하는 데 대중, 즉 사람들의 힘이 부각되어서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디자인 중 자신이 원하는 한 가지를 택하는 것은 이제 기업주가 아니다. 대중, 그러니까 혈관에 따뜻하고 붉은 피가 도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단순 수치나 조사에 의해 파악되지 않는다. 그저 ‘소비자’로 규정하고 경영학 또는 공학의 논리로 다루는 일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세상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우주관의 변화 또한 디자인계가 인문학을 외치는 배경이다. 기계론적 우주관이 장악했던 20세기를 지나 생물학적 우주관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21세기. 디자인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기능성과 실용성 추구에서 벗어나 유기적인 형상, 불규칙한 구조, 자연과의 조화 등을 과감히 시도 중이다. 여기에 인문학적 소양이 든든한 바탕이 되어 줄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나 디자인이 멀리서 인문학을 찾을 필요는 없다. 저자에 따르면, 디자인에는 인문학의 모든 분야들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디자인이란 인문학 분야의 다양한 성취들을 총체적으로 담아 표출하는 ‘인문학의 꽃’이자 그 스스로가 인문학이라는 사실. 디자인은 이미 인문학이었다.
따라서 지금 우리 디자인에 필요한 것은 인문학이 아니다. ‘인문학적 태도’이다. 이러한 접근을 토대로 인간과 온전히 소통하는, 진정한 인문학적 디자인을 기대한다.

“디자인은 다양한 인문학 분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그러한 인문학은 여러 학문들의 병렬적 결합이 아니라 하부와 상부로 구축되는 위계적 체계이다. 즉, 뿌리와 줄기, 잎과 열매로 하나의 연속적 체계를 이루는 나무와 같다. 따라서 디자인에 대한 인문학적 시각도 구조적 · 종합적이어야 한다. 아래로는 우주관, 그 위로 철학, 그 밖의 분야들, 그리고 예술과 디자인으로 이어지는 인문학적 체계 속에서 디자인의 현상들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때 비로소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 디자인에 필요한 것은 인문학이라기보다 ‘인문학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다. ‘통찰력’이고 ‘비전(vision)’이다.”
_‘맺음말’ 중에서

종이책 회원 리뷰 (13건)

구매 디자인은 인문학 속에 녹아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한*연 | 2020.04.14
독서록을 쓰기 위해 산 책. 디자이너들의 필수 소양이라 생각한다. 햇빛이 따스하게 비치는 창가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며 책을 읽다보면 창작욕 또한 솟구치는 법이다. 우리는 디자인을 하는 주체이며 동시에 디자인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주변엔 많은 디자인이 있고 디자인은 인문학 속에 녹아들어있다. 내용이 알차고 좋은 책이다. 디자이너들이 더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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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디자인 인문학- 디자인은 예술이 되어야 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아**스 | 2019.01.15


작년 여름 도서관에서 진행한 저자의 강의를 들었다. 사실 나는 디자인에 별 다른 관심이 없다. 예술 쪽에 재능 있는 딸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부모로서 교양 수준의 선택이었고,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좋은 타협점이 됐다.

 

  뜻밖에도 첫 강의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그것은 내 고정관념을 깨는 저자의 한 마디에서 시작되었다. 평범한 생수병 하나를 들고 저자는 이 디자인은 생산자 관점에서 만들어졌지 소비자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가? 아, 그렇구나!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그동안 당연하게 보아왔던 수많은 제품의 디자인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저자에 의하면 몇 년 전부터 디자인에 불기 시작한 인문학 바람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라고 한다. 디자인은 원래부터 순수미술의 변화와 거의 대부분 발을 맞추어 왔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2차 세계대전 후 디자인이 순수 미술에서 갈라져 나와 예술이 아닌 경제분야에 서식해야 하는 것으로 제한되었다 한다. 한국전쟁 후 산업사회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한 한국이 들여온 디자인이 바로 이러한 기능주의적 디자인이었다.

 

"시작부터 한국의 디자인은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는 거리를 두고 생산의 차원으로만 한정된 것이다. 그리고 품질을 향상하기보다 낮은 가격을 통해 경제 발전을 도모했던 개발도상국적 체제는 디자인이 가치보다는 기능을, 생활보다는 기업을 향하게 만들었다."

 

 결국 인문학에서 격리된 채 생산활동에 국한된 디자인이 21세기에 들어와 넘쳐나는 물질 속에서 안목이 높아진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한 디자이너와 기업이 인문학으로 회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디자인은 예술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예술의 효용성을 분석하기는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예술을 받아들이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그 가치가 실현된다고 한다.

 

"예술의 가장 큰 의의는 그것을 매개로 하여 사회가 소통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예술은 감동을 낳고 문화를 낳으면서 사회적으로 큰 공헌을 한다. 이것은 디자인이 기업 또는 생산 활동을 통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은 이제 낡고 좁은 범주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보편적인 장에서 진정한 예술이 될 필요가 있다." (206쪽)

 

 저자에 의하면 최근 디자인에서 인문학이 강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세상에 대한 우주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론적 우주관이 지배했던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는 생물학적 우주관을 바탕으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나온 디자인이 유기적인 형상이나 불규칙적인 구조다. 디자인이 비로소 기능주의에서 벗어나 인문학의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폭넓은 인문학적 교양과 통찰을 쌓아갈 때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디자인 내부의 기술적, 물질적 과제들을 풀어가리라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책 속으로:

예술과 구분하기 어려운 디자인들 (왼쪽 페이지 죄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마티아스 벵슨의 그로스 체어, 우메다 마사노리의 로즈 체어, 론 아라드의 빅 이지 체어,

자하 하디드의 세락 벤치.

오른쪽 페이지 위는 잉고 마우러가 디자인한 조명인 포르카 미제리아,

아래는 알레산드르 멘디니의 칸딘스키 의자.

 

자하 하디드의 파격적인 건축인 카이로 엑스포 시티 Cairo Expo City

 

파비오 노벰브레가 디자인한 의자인 졸리 로저

1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파워문화리뷰 기능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d****o | 2015.10.08

기술적인 문제에 주로 치중한 기능주의에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산업 디자인도 이제는 더 이상 기술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무언가 본질에 대한 깨달음이 필요해져서 인문학을 찾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과학을 빙자한 형식적인 디자인 개발 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외국 사례를 보면 역량 있는 디자이너나 기업일수록 이제는 기계적 방법론이나 객관적 데이터가 아니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고 언급한다. 소비자는 충족시키면 되지만 인간은 그보다 더 나아가 감동까지 전달해주어야 하며 그래서 인문학을 뒤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만들려면 디자이너에게는 마케팅이나 기호학이 아니라 보편적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디자인계에 부는 이러한 바람은 이미 순수예술분야에서는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19세기 중엽 유럽의 정치적 혁명으로 왕족 및 귀족 세력이 무너지자 당시 미술가들은 후원자들을 잃게 되어 삶이 불안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인상파 화가들을 비롯해 일련의 미술가들은 특정 계급이 아닌 보편적인 사람들을 감동시킬 만한 새로운 회화의 전망을 내놓고 이렇게 대중과 직접 만나면서 후원자 대신에 미술 시장을 얻었다는 것이다.



디자인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을 매료시키기 위해서는 인간의 보편성에 기대면서 사회적 의미를 함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 동안 디자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온 주요한 방법은 아름다운 형상을 창조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형상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인문학적인 행위라 언급한다. 물질적 형상들이 일정한 정신적 경향에 의해 정리된 데에서 미적인 쾌적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색과 형태 및 그것들의 질서로써 표현하는 것 이외에도 디자인 속에서 발견되는 아이디어가 바로 디자인의 외형 못지 않게 디자이너의 개성과 생각이 발휘되는 중요한 창구라고도 언급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형태의 디자인도 단박에 매력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디자인이 줄 수 있는 최고의 매력은 바로 정신적 감동이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감동은 디자인의 내적 완성도나 그에 내포된 깊은 인문학적 소양에 의해 촉발된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는 디자인의 역사나 지식들에 대해 많은 설명들이 들어있다.



20세기 기능주의 디자인의 산실이었던 바우하우스부터 시작해서 루이스 설리번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언급, 그리고 철가방이나 에펠탑의 사례를 통해서 본 디자인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또한 코코 샤넬은 모든 옷들을 허리를 중심으로 하여 상의와 하의로 나누어서 입고 벗기가 아주 간단하고 활동하기도 혁명적으로 편리해진 옷을 디자인하여 현대적인 복식을 최초로 디자인 한 인물로 각인되어야 하며, 프랑스의 의상 디자인은 인체 또는 인체 모형에 직접 천을 대고 마름질 하는 입체 재단 방식을 통해 옷의 구조적 아름다움을 근본으로 하는데 반해 이탈리아의 의상 디자인은 입체 재단을 하지 않고 옷감이 흐느적거리게 하는 구조라면서 이러한 차이는 모두 문화적 전통에서 오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의상의 색상 역시 여러 원색이 서로 강하게 부딪히면서도 인간적인 느낌이 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귀족 문화의 패션 경향을 그대로 따온 프랑스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거기에다 스페인의 가우디가 만든 성가족 성당은 이슬람과 가톨릭의 두 이질적인 문명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낸 걸작이라면서 문화적인 배경이 중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줄곧 이 책에서 강조되는 것은 기술의 존재감이란 결국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곧 사라지며 디자인은 그것을 넘어서는 가치들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정보를 통해 습득할 수 있지만 가치에 관한 부분은 통찰과 이해가 있어야 하고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해야 한다고 결론 내린다. 또한 물건을 구입하는 순간부터 그것은 상품이 아니라 구매자의 삶을 조직화하는 문화인류학적 대상으로 바뀐다면서 사실상 디자인은 이때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말한다. 결국 물건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단순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흥미로운 제품을 디자인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신념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경쟁자들과는 다른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이러한 인문학을 예술 관점에서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 특히 인문학에서 가장 큰 바탕은 철학이며 그 뿌리는 우주관이라면서 그 기원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순수미술과의 영향관계도 소개하면서 예술의 가장 큰 의의를 그것을 매개로 하여 사회가 소통한다는데 두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디자인 분야가 기능주의에서 벗어나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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