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가 건네는 질문, What do you want
2013년 12월 10일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멘토>를 읽고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중 국내에 처음 소개된 《빅 픽처》는 출판시장의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아무도 예견하지 못한 결과였지만 더글라스 케네디의 뛰어난 작가적 역량을 감안하자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이미 프랑스, 영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으며, 세계 30여 개국에서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은 정서와 연령,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게 읽힌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아직도 국내 주요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빅 픽처》를 볼 수 있으며, 두 번째로 출간된 《위험한 관계》역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모멘트》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열 번째 소설이자 가장 최근에 발표한 작품이다. 최근 작가의 소설은 나날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유럽에서는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되었다. 《빅 픽처》와 《파리 5구의 여인》이 작가가 쓴 영화의 원작 소설들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문체는 생생하고 유머러스하고 위트가 넘친다. 그런 한편 섬뜩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한 번 집어 들면 책에서 줄곧 시선을 떼지 못한다.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의 생동감 넘치는 묘사와 사실적인 비유는 세계 각지를 다양하게 여행한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설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만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촘촘하고 생생한 묘사야말로 작품의 실감을 높인다.
《모멘트》는 ‘사랑하기’와 ‘살아가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베를린, 페레스트로이카 시절. 미국 출신 여행 작가 토마스는 동베를린 출신 여성 페트라를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토마스는 페트라가 동독비밀경찰의 끄나풀이며 정보를 빼내기 위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분노한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십여 년이 흐른 후 페트라의 사망소식과 함께 그녀의 일기장이 메인 주에 사는 작가 토마스에게 배달된다. 일기장에는 동독비밀경찰이 아들 요한을 볼모로 잡고 협박을 가하는 바람에 어쩔 수 그들에게 협조해야만 했던 페트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통독 이전의 베를린이다. 토마스와 페트라의 사랑이야기와 분단과 냉전으로 상징되는 비극의 역사가 서로 얽히고설키는 구조를 이룬다. ‘사랑하기’와 ‘살아가기’는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다. 진정한 사랑을 만났을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할 수 있지만 대부분 그 행복을 스스로 망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청춘의 피는 뜨거운 반면 그리 이성적이지는 않은 탓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토마스는 페트라가 적은 일기장을 보고 나서야 그 당시 저지른 실수가 자신의 인생을 한없이 쓸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토마스는 페트라가 동독비밀경찰의 끄나풀로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뭔지 깊이 캐보려고 하지 않았다. 페트라가 자신을 배신했고,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는 것에만 매달려 페트라의 진실을 알려 하지 않았다. 분단된 베를린처럼 그들의 사랑도 그렇게 갈라서고 만다.
다시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주인공 토마스는 심각한 인생의 위기를 맞는다. 아내 잔이 이혼을 요구하고 사랑하는 딸 캔디스는 당장 남자친구와 결혼하겠다며 아빠를 졸라댄다.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토마스에게 페트라의 일기장은 수많은 회한과 추억을 떠올린다.
‘그때 페트라와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진정한 사랑이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언젠가 나도 운명적인 반쪽을 만나게 되진 않을까? 청춘의 시기에는 누구나 그런 사랑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런 로맨틱한 사랑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게 될 때 청춘은 저 멀리로 사라져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청춘을 한참 벗어난 나이가 되어서도 소설에서 그런 사랑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우리는 가슴 떨리는 흥분과 함께 커다란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된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그 상처는 그대로야. 토마스, 당신을 향한 내 사랑, 당신이 내게 준 사랑,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랑, 그 사랑이 내 삶을 바꾼 건 사실이야. 나는 다시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지. 하지만 자기를 만나기 전까지 내 삶에서 요한만이 유일한 행복이었어. 요한은 이제 포기해야 한다고, 다시 볼 수 없다고, 이미 죽었을 수도 있다며 현실을 받아들이려 애썼지만 소용없었지. 나는 지금도 그 현실을 인정할 수 없어. 어디에나 요한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지. 그래서 내가 당신에게 그렇게 말했던 거야. 나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나를 멀리하는 게 좋다고. 내 아들 요한이 저 장벽 너머에서 비밀경찰의 손에서 자라고 있는 한 나는 늘 상처를 입은 사람일 테니까. 늘 슬픈 사람일 테니까. 나 같은 사람과 산다는 건 불행일 테니까.
토마스 지금이라도 나를 멀리 떠나. 당신은 이 일에 휘말리지 마. 복잡하고 슬픈 내 인생에 휘말리지 마.”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은 거의 다 읽어보았는데 그 중 손에 꼽히는 소설이 바로 모멘트인 것 같다. 모멘트는 순간이라는 뜻의 영어단어이다. 순간. 순간 순간이 모여서 바로 인생이 되는 것이다. 주인공 토마스 네스비트는 50대남자로 어느날 부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서류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소포를 받게 되는데.. 그 소포를 보낸사람은 과거 그가 사랑했던 페트라 두스만이란 여자다. 토마스는 점점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20대의 토마스는 전세계를 누비며 여행을 다니고 글을 쓰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그때 당시 연인의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에 질린 토마스는 베를린으로 도망치듯 여행을 가고.. 거기서 뜻밖의 여자. 페트라 두스만을 만난다. 페트라는 동독에서 망명한 여자로 서독의 방송국에서 번역일을 하면서 살아간다. 두 사람은 처음 본 순간부터 서로에게 사랑에 빠진다. 토마스는 페트라의 망명하기전 동독에서 있었던 가슴아픈 과거사를 듣고 그녀를 더욱더 신뢰하고 깊이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은 파리의 여행지에서 평생을 같이 하자는 결혼 약속을 하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감춰진 진실이 있었다. 페트라가 동독스파이라는 것을 알게된 토마스는 극심한 혼란에 빠지게 되고 토마스는 믿고 싶지 않지만 결국 페트라의 수상한 행동을 보고 페트라를 집에서 내쫓는다. 페트라는 마지막까지 해명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분노한 토마스를 그를 결국 내친다. 그러고 토마스는 미국땅으로 돌아오는데.. 소포에 담긴 페트라의 글을 읽고 페트라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는걸 알고 그녀를 내친 것을 후회하게 되는데.. 페트라는 토마스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 그를 못잊고 그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근데 오해로 그만 두사람 사이에는 회복할 수 없는 간극이 생기고.. 소설을 읽으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토록 사랑했는데 결국 상처만 남겨버린 사랑..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페트라에게 해명을 듣고 둘은 행복하게 지낼수도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너무 저려왔다.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명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 드디어 더글라스 케네디 국내 출시된 책은 다 읽었네요
'모멘트'를 마지막으로 @_@
다음 책이 또 뭐가 나올지 궁금
표지가 너무 슬퍼보여서 계속 미루다가 마지막으로 읽은 책
이번엔 좀 아껴서 천천히 보자, 했는데
뒤로 갈수록 책을 덮을 수가 없어서 결국 오늘 새벽까지 다 읽어버렸;;; @_@
모멘트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열 번째 소설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과 서독을 배경으로 미국인 여행 작가 토마스와 동독 여성 페트라의 이야기입니다
"난생 처음 나는 느꼈다. 평생 운명적인 사람을 찾아다니기만 할수도 있다.
대개는 타협하고 적당한 상대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절대 단 하나뿐인 운명의 상대를 만나게 되면
그 관계를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도 있다."
'운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랑을 믿지 않았던, 자신은 평생 행복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이
서로 첫눈에 반하고... 두 사람의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두 사람을 응원하고 있더라는
"당신을 사랑한 것. 당신에게서 사랑을 받은 것. 나에게는 정말이지 더할 수 없는 선물이었어.
나는 당신의 짝이었고, 당신은 내 짝이었지.
다가온 순간, 지나간 순간, 나는 지금도 우리를 생각하면서 울어. 사랑해. 그때도 지금도 영원히.
당신의 페트라."
'짝'이라는 단어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두 사람
'꼭 끝까지 행복해야 하는데'
하지만 역시나 더글라스 케네디다운 반전
너무 가슴 아린 전개가 ㅠ.ㅠ
페트라의 인생 자체가 너무 파란만장해 정말 안타깝습니다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해야만 내가 살 수 있는 세계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아무도 의지 할 수 없는 세상
읽는 내내 이제 유일한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와 겹쳐지면서 또다른 씁쓸함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정말 극적인 반전에 @_@
영화로 만들어도 장난이 아니겠다,는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