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정담] 1인출판사, 지금 어떠십니까? - 코난북스, 유유, 심플라이프
2019년 07월 29일
망원동, 뜨고 있는 동네이다. 최소한 이 책이 나온 2017년에는 뜨거운 동네였던 것 같다. 고향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도시의 쇠락을 이야기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한편으로 떠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운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는 현수동을 먼저 읽고 망원동을 읽었다. 현수동 옆에 망원동이 있고 어쩌면 겹치는 영역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거의 가보지 않은 동네일 것이다. 하지만 신촌이 나오고, 상암이 나오고 겹쳐지는 지역이 나온다. 그렇게 멀리 있는 동네는 아닐 것이다.
작가가 90년대 후반에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경험하는 세대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MZ 세대에 앞부분에 있는 것 같다. 책이 2017년에 나왔는데, 30대 중후반의 나이로 추정된다. 사실 짧은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미 20대 중반에 떠난 망원동은 과거 추억의 망원동과 다른 곳이 된 것이다. 나이가 들어 정서적인 차이가 있기도 하겠지만, 실제 동네가 많이 변한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연대별로 그 시대의 정서를 많이 담아 이야기하려 한다.
내가 첫번째 공감한 것은 신촌의 쇠퇴였다. 신촌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지만, 부도심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월드컵 응원을 하면서 결국 신촌에서 모이고 즐기는 것이다. 당연히 연대, 이대 등의 대학들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서 이제는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쇠퇴되고 있다는 것을 글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도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운 일이다.
두번째로 공감한 것은 수해에 대한 내용이다. 불과 1년 전에도 강남 4거리에서 물이 넘쳐 퇴근에 지장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수해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강 본류로 가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한강의 치수가 완료되어 사실 한강이 넘치는 수해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1984년 홍수가 나오는데, 그때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북한에서 수재물자를 보내 주었는데, 쌀 같은 경우는 찝찝해서 떡을 해먹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실제 물건을 받은 가족이 등장한다.
한강 수해는 1990년대에도 뉴스에 많이 나왔다. 주로 배수장 펌프 이런 것과 나온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잘 등장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역시 나의 고향에 대한 생각이다. 나도 20살 정도에 고향을 떠나서 아직 돌아가고 있지 않다. 고향이 인구 소멸로 쇠락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젠트리페케이션이라도 발생해서 좀 복잡한 동네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망원동은 서울에 위치하고 있고, 여러 교통 수단이 다양해서 혜택을 받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서울 지역 역사에 대한 책 같다. 마포구 망원동 일대의 1980-2017년까지 개략적인 역사를 주인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고 있다. 읽으면서 과거를 보는 것 같았다. 그때는 그랬지, 늙은이의 마음으로 보는 기분이다.
부제 - 어린 나는 그곳을 여권도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저자 - 김민섭
제목 때문에 고른 책이다. ‘아무튼 망원동’이라니. 90년대에 망원동으로 이사 가,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성산동에서 살고 있으며 몇 년 전까지 망원동 쪽에서 일했던 사람으로 상당히 끌리는 제목이었다.
책은 2017년도에서 시작해 2016년,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1984년까지 갔다가 다시 2017년으로 돌아와 마무리를 짓는다. 그 시간 여행 속에서 저자는 작업실을 구해 글을 쓰는 작가에서 군인, 대학생 그리고 초등학생으로 어려졌다가 다시 아이가 있는 가장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망원동은, 어린 시절 뛰어놀았던 추억의 장소에서 점차 옛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즐겨 찾았던 가게들이 남아 있는 모습에 반가워하고, 사라진 상점 터를 보면서 아쉬워했다.
지금은 2020년이 끝나가고 있으니, 이 책이 나온 2017년과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다. 저자가 아직도 있다고 반가워했던 ‘서교 가든’은 여름이 지나면서 코로나 19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았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망원 우체국’ 역시 사라졌다. 아직 ‘망원 시장’은 남아 있지만, 그 안의 가게들도 많이 바뀌었다. 얼마 전에 갔을 때, 아직도 몇몇 가게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예전에 어린 조카들의 손을 잡고 주말마다 장을 보러 갔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사실 장을 보는 것보단, 조카들이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를 사러 갔다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추억의 시간 여행을 하면서,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단순히 낳고 자란 장소가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주고 마음 깊은 곳에 지지대이자 버팀목이 되는 곳,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그런 곳. 저자뿐만 아니라, 그 친구들에게도 망원동은 그런 마음의 고향이었던 것 같다.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왔던 걸 보면 말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사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고 있으니까.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그건 이 동네, 그러니까 망원동과 성산동 골목 골목에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만나 놀았던 신촌과 홍대, 조카들 손을 잡고 주말마다 돌아다녔던 망원 시장, 설날에 작은 집으로 갈 때 지났던 망원동 유수지, 여름에 돗자리와 음료수를 들고 찾았던 한강 공원, 운동한다고 올라갔던 성미산, 조카들 숙제를 위해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던 망원동과 성산동의 이곳저곳……. 지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런 기억으로 가득한 곳이어서 떠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도 약간 언급되고 말았지만, 문제는 집값이다. 홍대 연남 상수를 강타한 집값 폭등은 망원동과 성산동도 예외는 아니다. 아직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때문에 추억으로 가득한, 마음의 안식처와 같은 곳을 떠나야 한다는 건 그렇게 좋은 기분은 아니다.
10년, 20년이 지난 후, 이 동네가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그때는 이 동네가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도 알고 싶다.
아무튼, 망원동 - 김민섭 2.5/5.0
서울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핫플'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은 망원동이 아닐까 싶어요. 골목 구석구석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가 군데군데 숨어있는 곳, 힙스터들의 전유공간 같은 동네. 솔직히 좋은 공간을 소개하는 책인 줄 알고 구매했습니다. 작가는 망원동 부근에서 나고 자랐으며, 잠깐 동네를 떠나있다가 다시 돌아온 30대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쌓아온 거리거리의 추억과 현재를 비교하며 책이 전개됩니다. 망원동을 비롯한 소위 핫플구역의 젠트리피케이션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데, 좀 더 깊이 있게 다뤘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망원동이 아니더라도..
내가 자라난, 어릴적 삶이 있는 동네를 떠오르게 하는 책.
아무튼 시리즈는 그냥 다 좋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를 읽고 작가님의 글이 궁금해져서 시리즈로 다 구매를 했다.
망원동이 핫해지고 나서도.. 한번쯤 가보아야지 생각만 하면서도 가보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나니..한번 가보고 싶어지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