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폭넓은 시각으로
인간과 자연환경의 상호작용을
바라보는 역사『빅히스토리』
『빅히스토리』에서는 인류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인류가 어떻게 생겨나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무미건조하게 나열만 하고 있지 않다. 지금까지의 ‘통념’을 깨고 나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다음과 같이 문제 제기를 한다. “지금까지 피부색에 따라 인종의 우열을 구분했던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피부색뿐만 아니라 종교?언어?문화 등의 차이 때문에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은 다시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유전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의 다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 『빅히스토리』는 지구에 인류가 탄생하게 된 과정과 여러 가지 종이 등장하고 사라진 과정을 살펴본다.
이 책에서는 약 600만 년 전 최초로 등장한 공통조상으로부터 인류가 여러 번의 분화 과정을 거쳐 약 250만 년 전 오늘날 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기까지 기나긴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다룬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가 다른 열등한 종보다 우월한 능력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보다는 당시 함께 공존했던 다른 종들과 나누는 상호작용, 그리고 지구라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때문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빅히스토리』에서 다루는 인류 진화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글로벌 세계에서 우리가 전 인류와 어떻게 공생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값진 지혜를 얻어보자.
? 추천사
세계사 교육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다급함’과 ‘의무감’으로 머리를 맞댔습니다.
세계가 이미 글로벌화되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사를 배우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청소년들이 큰 꿈을 꿔야 할 때입니다. 그러려면 세계사를 진지하게 되돌아보고 성찰해야 합니다. ‘생각하는 힘-세계사컬렉션’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다급함’과 ‘의무감’으로 교육현장의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머리를 맞댔습니다. 세계사 속 주요인물의 생애와 사건을 다룬 ‘세계사컬렉션’이 청소년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어 21세기를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사컬렉션’은 학부모나 일반시민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세계사에 대한 이해 부족이 단순히 교양문제를 넘어서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매사에 교육당국만 탓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세계사컬렉션’이 청소년은 물론이고 학부모나 일반시민의 세계사 교육에도 이바지하여, 우리 모두가 세계 속의 교양인이 되는 첫걸음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 김덕수(역사학회 회장·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
세계가 변하는 만큼 역사교육도 변해야 합니다.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세계 문제는 19, 20세기 사람들이 세계를 보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세계가 변하는 만큼 역사교육도 변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의 공간은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입니다. ‘세계사컬렉션’은 한국사도 넓은 시야에서 세계사와 연결하여 공부하면서 세계 변화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사회 변화의 패턴들을 시·공간을 넘어 찾아보게 하면서 세계를 보는 눈을 키워줄 것입니다. ‘세계사컬렉션’은 여러 종류의 문제에 직면하여 판단을 내리고 선택하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현명함을 관찰할 기회를 줌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필요한 삶의 지혜를 제공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세계사컬렉션’을 읽으면서 넓은 시·공간의 범위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강선주(박물관교육학회 회장·경인교대 사회과교육과 교수)
〈세계사컬렉션>이 세계사 교육의 위급한 상황 속 대안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최근 교육계는 문제 해결 능력 키우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다양하고 급격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세계와 자신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사는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게 하는 필수 과목입니다. 비록 ‘세계사 교과의 고사(枯死)’와 같은 자극적인 말마저 식상할 정도로 위태로운 처지이지만 세계사 교육이 지니는 실용적 가치는 충분합니다. ‘생각하는 힘-세계사컬렉션’ 발간이 세계사 교육의 위급한 상황 속 대안으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 김칠성(안양 백영고 역사 교사·서울대 교육학 박사 고대사 역사교육)
? 책 속으로
지금까지 피부색에 따라 인종의 우열을 구분했던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피부색뿐만 아니라 종교?언어?문화 등의 차이 때문에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유전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의 틀 속에서는 사람들 사이의 다름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인류를 하나의 동일한 집단으로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민족이나 국가 사이에서 나타났던 심각한 문제들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_8쪽
지금으로부터 약 3만 년 전에 사라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데니소바의 이종교배를 통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이러한 사실은 약 70억 명 이상의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오늘날 사회에 여러 가지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무엇보다도 종교나 언어?인종 등의 차이에 따라 다른 사람을 차별하기보다는 인류 전체가 함께 공존해야 할 이유를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_145쪽
지금까지 역사(또는 세계사) 교과서에서는 인류의 진화를 이전 시기보다 신체 조건이 더 발달하고, 뇌 용량이 더 커진 종의 등장으로 설명해왔다. 결국 최초의 인류보다 이후에 나타나는 인류들이 더욱 똑똑하다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의 진화가 꼭 이와 같은 방식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경우, 우리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보다 뇌 용량도 크고 신체 조건도 뛰어났지만, 결국 멸종됐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특정 민족이나 인종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이나 신념 때문에 인류 역사 속에서 나타났던 대량 학살은 또 다른 형태의 광기인 셈이다. _234~244쪽
멸종은 단순히 하나의 종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종이 발생하고, 이들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기회였다. 멸종을 통해 지구의 다양한 생명체들은 공생하고, 공진화(共進化)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여섯 번째 대멸종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인류의 멸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섯 차례의 대멸종 이후 급속하게 진화하면서 인류는 지구의 어느 종보다도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이 되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되풀이되었던 멸망에 대한 예언처럼 인류가 멸종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변의 다른 종들과 함께 공생하고 공진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류의 등장과 진화 방식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인간이 주변 환경 속에서 다른 종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체 인류에 대한 세계사적 시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환경과 지구 그 자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_263쪽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우리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마지막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만이 가진 능력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600만 년 전에 공통조상으로부터 인간과 침팬지가 분화된 이후 다른 종들과 함께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의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호모 사피엔스의 우월함 때문이라기보다는 당시 함께 공존했던 다른 종들과 나누는 상호작용, 그리고 지구라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_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