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단어가 없는데 해석이 안 된다면
읽기 전략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어 시험을 앞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수험영어 읽기의 모든 것
독해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건 부족한 어휘력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론 모르는 단어가 없는데도 해석이 안 될 때가 더 많다. 문장 구조가 단숨에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방대한 어휘력이 독해 실력의 토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언어 학습에서 어휘와 문법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둘은 선후가 있다기보다 상호보완적이다. 어휘를 모르면 문법으로 문맥을 헤아리고, 문법을 모르면 어휘에 의존해 맥락을 가늠한다. 그런데 ‘말’이 아닌 ‘글’이라면 ‘단어의 결합 규칙’, 즉 어휘보다 문법을 모를 때 문제는 더 커진다. 단어들의 조합이 메시지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으려면 ‘특정한’ 방식으로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적확한 어휘를 세심하게 선별해 구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문장을 만드는 규칙이다. 정교하게 배열된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 논리가 조금씩 강화될 때 글의 메시지는 더욱 강력해진다. 글과 달리 금세 휘발되는 말에는 이런 구조적 치밀함이 필요 없다. 그래서 ‘문장 단위로 해석하는’ 지엽적인 능력이 아닌 글을 읽고 이해하는 총체적인 능력, 즉 ‘독해력’을 평가하는 수험영어도 이 같은 영문의 논리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느냐에 중점을 둔다.
영어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먼저 내 독해력은 어느 단계인지부터 냉철하게 자문해보자. 문장을 ‘해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글을 구성하는 개별 문장들을 따로 노는 ‘개체’로 파악할 것이다. ‘읽기’ 단계에 도달했다면 일관된 논리 아래 유기적으로 구성된 글 ‘전체’가 보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아직 해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이 책부터 집어 들어야 한다.
TOEIC, TOEFL, IELTS, 수능, 공무원 시험, 편입 영어…
[뉴욕타임스]도 피해갈 수 없는 120개 패턴
저자의 질문도 여기서 시작된다. 어휘력이 늘면 당연히 독해 속도도, 독해력도 덩달아 늘어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 독해와 여전히 씨름하는 학습자들도 아마 똑같은 질문을 거듭 자문해왔을 것이다. 독해 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십수 년간 백여 권이 넘는 영어교재 개발에 몸담아온 저가가 찾은 질문의 답은 바로 ‘문장 구조’에 있었다.
엄밀히 말해 ‘문법’과 ‘문장 구조’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저자는 문장을 만드는 원칙, 즉 자주 쓰는 문법 규칙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학습자들이 흔히 간과한다고 말한다. 독해가 만만치 않게 느껴지는 건 둘 이상의 문법 규칙이 한데 모여 문장을 길고 복잡하게 만드는 탓이 가장 큰데, 이렇게 자주 등장하는 문법 항목들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빈번한 구조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능한 한 많은 어휘를 성실하게 암기한다 하더라도 문장 구조를 단숨에 파악하지 못하면 독해 실력도 향상될 리 만무하다.
저자는 그간 영어교육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그 어떤 영문도 피해갈 수 없는 문법 규칙을 120가지로 추려냈다. 덕분에 우리는 수십, 수백 종의 문법 참고서와 독해 문제집을 샅샅이 뒤지지 않아도 되는 수고를 덜었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밥 먹듯 등장하는 문법 규칙과 문장 유형을 일일이 분류하는 데 드는 시간을 아꼈으니 지금부터는 문장 구조를 하나의 의미 단위로 입력시키는 훈련을 통해 이를 체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상위 1% 영어 실력파들은 반드시 알고 있는
독해의 기술
저자는 어학 실력이 하루아침에 향상되는 ‘기적의’ 비법은 없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좀 더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은 있다고 믿는다. 영어 독해도 마찬가지다. 영문을 보자마자 문장 구조를 하나의 의미 단위로 단숨에 파악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문법 항목들이 얽히고설켜 있는 영문에 최대한 많이 노출돼야 한다. 그리고 빠르게 눈으로 훑는 속독 훈련을 무수히 반복해야 한다. 복잡하게 뒤얽힌 문법 규칙들을 즉각 파악해 문장 구조가 눈앞에 훤히 떠오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단련되면 원어민처럼 영문을 술술 읽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저자가 근 이십 년간 영어교육 현장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새로운 통찰력이라기보다 지금껏 많이 들어본 조언이라고 치부한다면 당신의 독해 실력은 또다시 제자리를 맴돌 것이다. 그러기보다 이참에 120가지 패턴을 무기 삼아 해석에 급급하던 습관을 바꿔보자. 비즈니스 영어(TOEIC), 학술 영어(TOEFL, IELTS), 입시 영어(수능, 편입 영어), 임용 영어(공무원 시험) 등의 수험영어가 표준화된 채점이 가능하다는 건 뚜렷한 유형과 틀이 정해져 있다는 방증이다. [뉴욕타임스] 등 원어민들이 매일같이 접하는 영문도 웬만하면 이 책이 제시한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20가지 패턴을 익히고 난 후에도 해석이 막힌다면 그때야말로 어휘력이 독해 점수를 판가름할 변수가 될 것이다. 각종 수험영어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 붓지만 그만큼의 보상은 쉽게 뒤따르지 않는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는 그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올바른 방향을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다. 이 책을 집어든 당신에게 이제 왕도가 펼쳐졌으니 조금만 더 꾸준한 노력을 보태보자. 상위 1%의 영어 실력파로 가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