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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저/박경리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13일 한줄평 총점 9.0 (6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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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프랑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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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모모』, 『자기 앞의 생』을 잇는 경이로운 성장소설

“나는 삶이 선사한 그 모든 경이로움을 보았다.
공포를 보았고,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움이 승리했다.”

★ 벨기에의 공쿠르상 ‘빅토르로셀상’ 포함 14개 문학상 석권! ★
★ 「르 피가로」 외 유럽 유력지 극찬, 프랑스 30만 부 판매! ★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소녀가
동생의 순수의 미소를 되찾기 위해
세상과 싸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





◎ 도서 소개

프랑스 30만 부 판매, 14개 문학상 석권
유럽 문단을 매혹한 새로운 이름의 출현!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14개 문학상을 석권하며 유럽 문단을 사로잡은 『여름의 겨울(원제: La vraie vie)』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여름의 겨울』은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는 소녀가 동생의 순수한 미소를 되찾기 위해 세상과 싸우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감동적으로 풀어낸 이야기다. 이 경이로운 성장소설은 벨기에 작가 아들린 디외도네의 데뷔작으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프랑스에서만 30만 부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화 또한 예정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이 받은 14개의 상에는 앞서 언급한 빅토르로셀상처럼 평단에서 주는 권위 있는 문학상도 있지만, 뛰어난 대중문학에 주어지는 ‘로망프낙상’과 청소년들이 감동적으로 읽은 책에 선사하는 ‘고등학생이 선정한 르노도상’처럼 이야기 자체의 매력에 수여된 상도 있다. 유럽 언론 또한 호평을 쏟아냈다. 프랑스의 유서 깊은 신문 「르 피가로」는 “자유롭고, 똑똑하고, 감탄스러운 한 소녀의 이야기”라며 캐릭터의 강인함에 찬사를 보냈으며, 벨기에 유력지 「라 리브르 벨지크」는 “생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 찬 소설”이라며 주제의식과 문장의 아름다움에 경탄했다. 다양한 분야의 수상 내역과 언론의 리뷰가 증명하듯 『여름의 겨울』은 폭넓은 독자의 마음을 두루 울리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독보적인 소설이다.
누구도 섣불리 말하지 못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모두 유년 시절 폭력의 그림자를 보고 공포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 힘없는 연약한 소녀가 절망스러운 환경에서도 용기를 갖고 분투하는 모습은 상처 많은 어린 시절을 통과한 어른들에게는 따뜻한 위로를, 이 순간에도 고통 속에 발버둥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것이다.

“나는 두렵지 않았다. 나는 약하지 않았다.
나는 열다섯 살에 내 아픔을 끌어안았다.”


불친절한 어른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한 소녀의 위태롭고도 아릿한 성장기
열 살 소녀에게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소녀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네 살 어린 동생, 질의 미소를 되찾는 것이다. 질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공포에 질린 어머니 아래서 소녀가 삶을 버티는 유일한 이유다. 소녀는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질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 질의 미소가 변한 건 어느 뜨거운 여름날부터였다. 소녀와 질은 우연히 아이스크림 기계가 폭발하면서 노인의 얼굴이 박살나 죽는 광경을 본다. 너무 어린 나이에 끔찍한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그들에게는 끌어안고 도닥여줄 제대로 된 부모가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도 ‘어른’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란 여름, 그들은 방치되어 한겨울보다도 차갑게 얼어붙은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질은 서서히 “피와 공포로 가득한 야만적인 현실”에 압도되어 아버지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듯, 질 또한 작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자신의 불안을 해소한다.
현실을 감당할 수 없던 소녀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사고를 막고 질의 미소를 되돌리겠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운다. 타임머신 만들기라는 목표는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었지만,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아야 하는 날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야 하는 날은 오고야 만다. 요정이라 믿었던 이웃 할머니가 인간이라는 것, 마법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소녀는 절망에 빠진다. 망가진 동생은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걸까? 실패한 현실은 다시 쓸 수 없는 걸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일까?

“아무것도 돌려받고자 하지 않는 사랑.
파괴될 수 없는 사랑.
질의 웃음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모모』, 『자기 앞의 생』을 잇는 경이로운 성장 소설
'진짜 삶’을 향해 걷기 시작한 소녀의 이야기
어릴 적 겪은 어떤 일들은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신적 존재나 다름없는 부모가 마음속 연약한 부위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핀잔이나 거친 농담을 던지면, 아무리 사소한 말이라도 그것은 평생을 두고 떠오르는 고통이 된다. 우리를 언제고 어린 시절로 돌려놓는 그 선연한 아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며 ‘신체적 어른’이 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존재가 위험한 세계로부터 날 보호해주길 평생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들이 성숙의 문턱에서 삶이라는 모험에 기꺼이 뛰어들었듯 『여름의 겨울』의 소녀 또한 이제 ‘진짜 삶’(이 책의 원제인 ‘La vraie vie’는 ‘진짜 삶’이라는 뜻이다.) 속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다. 소녀는 상처받지 않았던 과거로 돌아가면 동생의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지만, 결국은 깨닫는다. 시간을 되돌려도 세상은 변함없이 잔인할 것이며, 폭력적인 아버지와 단세포 아메바 같은 어머니도 그대로일 것이다. 아이스크림 할아버지가 죽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새로운 절망과 맞닥뜨려야 할 것이다.
이 사실을 직시한 소녀는 순식간에 성숙한다. 그리고 모든 폭력의 근원인 ‘가족’을 파괴하기로 결심한다. 그녀에게 필요했던 것은 상처받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의 타임머신이 아니라, 어떤 아픔이라도 끌어안을 수 있는 강인함이었다.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배운다. 성숙이라는 것은 상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깨끗하게 아무는 게 아니라, 흉터로 남은 아픔도 의연하게 끌어안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의미한다는 것을. 혹 이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에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숨어 있다면, 그 애에게 속삭여주어야 할 것이다. 공포는 지나갔다고, 이젠 네 힘으로 걸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일어났을 때, 네 미래가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선물을 줄 것이라고.




◎ 추천사

자유롭고, 똑똑하고, 감탄스러운 한 소녀의 이야기. _르 피가로
어두운 시절을 우아하고도 위트 있게 풀어낸, 반짝거리는 소설. _커커스 리뷰
현실과 환상이 충돌하는 숨 막히는 데뷔작! _아마존
생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 찬 소설. _라 리브르 벨지크




◎ 이 책에 보내는 언론의 찬사!

★★★★★ 자유롭고, 똑똑하고, 감탄스러운 한 소녀의 이야기. _르 피가로
★★★★★ 어두운 시절을 우아하고도 위트 있게 풀어낸, 반짝거리는 소설. _커커스 리뷰
★★★★★ 현실과 환상이 충돌하는 숨 막히는 데뷔작! _아마존
★★★★★ 생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 찬 소설. _라 리브르 벨지크


◎ 책 속에서

나는 내 코 바로 아래에 놓인 작은 머리통의 냄새를 맡으며 잠드는 것을 좋아했다.
질은 여섯 살, 나는 열 살이었다. 나는 어머니와도 같은 너그러움으로 질을 사랑했다. 그 애를 이끌고,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다. 누나로서 당연한 일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순수한 사랑이었다.
아무것도 돌려받고자 하지 않는 사랑. 파괴될 수 없는 사랑. _14쪽

마치 농담 같았다. 웃음소리까지 들려왔다. 진짜 웃음은 아니었다. 내가 웃은 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것이 죽음이었다고 믿는다. 아니면 운명이었거나. 그도 아니면 나보다 훨씬 거대한 어떤 것, 그날따라 짓궂게 굴고 싶었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어떤 초자연적인 힘이었다고. 그 힘이 노인의 얼굴을 한 채 웃기로 결심했던 것이라고. _31쪽

나는 누군가가, 어른이, 내 손을 잡고 데려가 침대에 눕혀 주길 바랐다. 내 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길 바랐다. 내일이 올 것이고, 이어서 또 그다음 날이 올 거라고, 그러면 결국 내 삶은 얼굴을 되찾을 거라고, 내게 말해 주길 바랐다. 피와 공포는 옅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_33쪽

아버지는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머리를 들어 올려서는 식탁에, 똑같은 지점에, 깨진 접시 파편이 널린 곳에 여러 번 내리찍었다. 나는 어느 것이 어머니의 피이고, 어느 것이 스테이크의 피인지 더 이상 구분할 수가 없었다.
문득 나는 그 모든 일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모조리 지워 버릴 테니. 그러면 나의 새로운 미래에서는, 그 모든 게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될 것이었다. _63쪽

질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한 손으로 헬무트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헬무트의 발에다가 압정을 찔러 넣고 있었다. 친칠라는 몹시 날카롭고 비참한 비명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뭐하는 거야?”
질이 텅 빈 커다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 눈에서는 조금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내가 놀이를 중단시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질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것이 너무도 오랜만이어서 마치 내가 그 순간을 망쳐 버린 것만 같았다. _92쪽

모니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하구나.”
“할머니는 요정이잖아요…….”
그녀는 다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달려야 했다. 그저 달려야만 했다. 그녀의 말로부터 도망쳐야만 했다. “하지만……. 이건 그냥 놀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 거 아니었니?” _101쪽

나는 자연과 그것의 온전한 무심함을 사랑했다.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자연은 자기만의 방식대로 생존과 번식에 관한 세밀한 계획을 수행했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망가뜨려도, 새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는 거기에서 위안을 느꼈다. 새들은 지저귀고 나무들은 삐걱거렸으며 바람은 밤나무 잎 사이를 오가며 쉼 없이 노래를 불렀다. 그들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저 관람객이었다. 그리고 작품은 멈추지 않고 공연되었다. 계절에 따라 배경이 바뀌었지만 매년 여름이 왔고, 그 빛과 향기와 길가 가시덤불 위로 솟아나는 나무딸기는 언제나 변함없었다. _117쪽

“나 임신했어, 여자아이야.”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어떤 것이 내 심장을 눈송이로 바꾸었다. 그녀가 그것을 흔들자 반짝거리는 수천 개의 입자가 내 안에서 움직였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그 아기는 벌써 어머니로부터 깊은 사랑을, 무엇보다도 소중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 사랑은 내가 존재했던 지난 12년 동안 내 부모님으로부터 그러모아야 했던 것보다 커 보였다. 하지만 보잘것없다는, 괴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떤 위로가, 안전함이 느껴졌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내가 깃털을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_120쪽

질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어딘가에, 그 아이의 내면에, 내 동생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가끔은 그 애의 얼굴에서 희미한 빛과 어렴풋한 미소가, 눈에서 반짝이는 빛이 덧없이 떠올랐다 사라지곤 했다. 그러면 나는 그 애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과거로 돌아가서 우리 삶의 흐름을 바꾸는 일에 매달렸다. _131쪽

바로 그때, 그것이 깨어났다. 내 배의 구멍 속에서. 장기들이 있는 정도의 깊이가 아니었다. 훨씬 깊숙한 곳, 모든 것을 넘어선 어떤 곳에서부터였다. 그곳에서 나보다 훨씬 거대한 어떤 생명체가 솟아 나왔다. 내 배 속에서. 챔피언을 통해 자라났던 그런 따뜻하고 부드러운 짐승이 아니었다. 이 짐승은 끔찍했다. 비열한 얼굴로 다른 창조물들을, 자기 아이들을 토해 냈다. 그것은 내 아버지를 집어 삼키고 싶어 했다. 나를 아프게 하려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 싶어 했다. 그 짐승은 내가 우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짐승이 어둠을 가르며 길게 포효했다.
이제 끝났다. 나는 먹잇감이 아니었다. 포식자도 아니었다. 나는 나였고, 파괴될 수 없었다. _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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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목차
여름의 겨울 7
옮긴이의 말 281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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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아들린 디외도네 (Adeline Dieudonne)
1982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2017년 집필한 첫 번째 단편 「아마룰라」로 라페데라시옹발로니브뤼셀상을 받고, 같은 해 논픽션 『어둠 속에 홀로』를 출간했다. 2018년 첫 장편소설인 『여름의 겨울』로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로망프낙상, 프르미에르플륌상, 필리그란출판사상 등 14개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고루 받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30만 부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화 또한 예정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브뤼셀에서 살며 계속 글을 쓰고 있다. 1982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2017년 집필한 첫 번째 단편 「아마룰라」로 라페데라시옹발로니브뤼셀상을 받고, 같은 해 논픽션 『어둠 속에 홀로』를 출간했다. 2018년 첫 장편소설인 『여름의 겨울』로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로셀상을 비롯해 로망프낙상, 프르미에르플륌상, 필리그란출판사상 등 14개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평단과 독자의 사랑을 고루 받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30만 부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화 또한 예정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브뤼셀에서 살며 계속 글을 쓰고 있다.
역 : 박경리
프랑스 누벨 소르본에서 비교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인문, 실용, 한국문학 등 편집 일을 배우다가 민음사에서 프랑스어 작품 담당 편집자로 자리 잡았다. 세계문학전집을 비롯하여 ‘밀란 쿤데라 전집’,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편집했다. 말레이시아로 이주하여 번역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프랑스 누벨 소르본에서 비교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인문, 실용, 한국문학 등 편집 일을 배우다가 민음사에서 프랑스어 작품 담당 편집자로 자리 잡았다. 세계문학전집을 비롯하여 ‘밀란 쿤데라 전집’,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위고의 『레 미제라블』을 편집했다. 말레이시아로 이주하여 번역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불친절한 어른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한 소녀의 위태롭고도 아릿한 성장기


열 살 소녀에게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소녀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네 살 어린 동생, 질의 미소를 되찾는 것이다. 질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공포에 질린 어머니 아래서 소녀가 삶을 버티는 유일한 이유다. 소녀는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질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 질의 미소가 변한 건 어느 뜨거운 여름날부터였다. 소녀와 질은 우연히 아이스크림 기계가 폭발하면서 노인의 얼굴이 박살나 죽는 광경을 본다. 너무 어린 나이에 끔찍한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그들에게는 끌어안고 도닥여줄 제대로 된 부모가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도 ‘어른’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란 여름, 그들은 방치되어 한겨울보다도 차갑게 얼어붙은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질은 서서히 “피와 공포로 가득한 야만적인 현실”에 압도되어 아버지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듯, 질 또한 작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자신의 불안을 해소한다.

현실을 감당할 수 없던 소녀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사고를 막고 질의 미소를 되돌리겠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운다. 타임머신 만들기라는 목표는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었지만,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아야 하는 날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야 하는 날은 오고야 만다. 요정이라 믿었던 이웃 할머니가 인간이라는 것, 마법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소녀는 절망에 빠진다. 망가진 동생은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걸까? 실패한 현실은 다시 쓸 수 없는 걸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일까?

“아무것도 돌려받고자 하지 않는 사랑.
파괴될 수 없는 사랑.
질의 웃음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모모』, 『자기 앞의 생』을 잇는 경이로운 성장 소설
'진짜 삶’을 향해 걷기 시작한 소녀의 이야기


어릴 적 겪은 어떤 일들은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긴다. 특히 어린아이에게 신적 존재나 다름없는 부모가 마음속 연약한 부위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핀잔이나 거친 농담을 던지면, 아무리 사소한 말이라도 그것은 평생을 두고 떠오르는 고통이 된다. 우리를 언제고 어린 시절로 돌려놓는 그 선연한 아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며 ‘신체적 어른’이 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존재가 위험한 세계로부터 날 보호해주길 평생 바랄 수는 없는 것이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와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들이 성숙의 문턱에서 삶이라는 모험에 기꺼이 뛰어들었듯 『여름의 겨울』의 소녀 또한 이제 ‘진짜 삶’(이 책의 원제인 ‘La vraie vie’는 ‘진짜 삶’이라는 뜻이다.) 속으로 성큼 발을 내딛는다. 소녀는 변해가는 동생을 보며 상처받지 않은 과거로 돌아가기만 하면 모든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헛된 희망을 품었지만, 마침내 깨닫는다. 시간을 아무리 되돌려도 세상은 변함없이 잔인할 것이며, 폭력적인 아버지와 단세포 아메바 같은 어머니도 그대로일 것이며, 생겨나지 않은 상처 대신 미래에 또 다른 고통이 새롭게 닥쳐올 게 틀림없다.

그 사실을 직시한 소녀는 순식간에 성숙한다. 그리고 모든 폭력의 근원인 ‘가족’을 파괴할 결심을 한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받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의 타임머신이 아니라, 어떤 아픔이라도 끌어안을 수 있는 강인함이었다.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배운다. 성숙이라는 것은 상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깨끗하게 아무는 게 아니라, 흉터로 남은 아픔도 의연하게 끌어안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의미한다는 것을. 혹 이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에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숨어 있다면, 그 애에게 속삭여주어야 할 것이다. 공포는 지나갔다고, 이젠 네 힘으로 걸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 일어났을 때, 네 미래가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선물을 줄 것이라고.

추천사

자유롭고, 똑똑하고, 감탄스러운 한 소녀의 이야기.
_[르 피가로]

어두운 시절을 우아하고도 위트 있게 풀어낸, 반짝거리는 소설.
_[커커스 리뷰]

현실과 환상이 충돌하는 숨 막히는 데뷔작!
_[아마존]

생에 대한 목마름으로 가득 찬 소설.
_[라 리브르 벨지크]

종이책 회원 리뷰 (65건)

한 소녀의 위태롭고도 아릿한 성장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수*니 | 2020.12.25

열 살 소녀에게는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이 소녀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네 살 어린 동생 질의 미소를 되찾는 것이다 질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공포에 질린 어머니 아래서 소녀가 삶을 버티는 유일한 이유다 소녀는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마법 같은 질의 웃음 소리를 듣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 질의 미소가 변한 건 어느 뜨거운 여름날부터였다 소녀와 질은 우연히 아이스크림 기계가 폭발하면서 노인의 얼굴이 박살나 죽는 광경을 본다 너무 어린 나이에 끔찍한 죽음을 목격했음에도 그들에게는  끌어안고 도닥여줄 제대로 된 부코가 존재하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도 어른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란 여름 그들은 방치되어 한겨울보다도 차갑게 얼어붙은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질은 서서히 피와 공포로 가득한 야만적인 현실에 압도되어 아버지를 닮아가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듯 질 또한 작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자신의 불안을 해소한다

 

현실을 감당할 수 없던 소녀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사고를 막고 질의 미소를 되돌리겠다는 허무맹랑한 계획을 세운다 타임머신 만들기라는 목표는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었지만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아야 하는 날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야 하는 날은 오고야 만다 요정이라 믿었던 이웃 할머니가 인간이라는 것 마법 같은 건 없다는 것을 인정하며 소녀는 절망에 빠진다 망가진 동생은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걸까 실패한 현실은 다시 쓸 수 없는 걸까?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일까?

 

소녀가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배운다 성숙이라는 것은 상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깨끗하게 아무는 게 아니라 흉터로 남은 아픔도 의연하게 끌어안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의미한다는 것을 혹 이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에 상처받은 어린아이가 숨어있다면 그 애에게 속삭여주어야 할 것이다 공포는 지나갔다고 이젠 네 힘으로 걸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렇게일어났을 때 네 미래가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선물을 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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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벨기에 문학, 아들린 디외도네, 여름의 겨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글***재 | 2020.04.26

벨기에 문학, 아들린 디외도네, 여름의 겨울

 

 


불친절한 어른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한 소녀의 위태로운 성장기

 

 


이야기엔 원래 우리가 무서워하는 걸 몽땅 집어넣기 마련이야.
그래야 그런 일들이 진짜 삶에선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거든.

 

 

아버지는 사냥을 즐긴다. 박제를 즐긴다. 그래서 집에는 늘 동물 시체가 있었다.
그게 곰팡이 냄새가 나는 다른 집들과 다른 점이었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아마...
아버지의 폭력이 일상이었다는 것과 어머니는 늘 공포에 질려 아메바처럼 굴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네 살 어린 남동생 질의 순수하고 마법 같은 웃음 소리를 들으며
내가 받은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크게 다른 점이었다.

 

 

그런데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할아버지가 나에게 줄 휘핑크림을 만들던 중 기계가 폭발했다.
할아버지의 얼굴을 파고든 기계, 반쯤 날아간 얼굴, 하나만 남은 눈...
그는 즉사했고, 그 사건 이후 질은 입을 다문 채 음식을 거부했다.
나는 질을 예전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급기야 동물의 시체가 있는 방으로 질과 함께 들어갔고
질은 그곳에서 공포를 쏟아내며 흐느꼈다.
마침내 하이에나 사체의 무언가가 질에게 옮겨오기라도 한 듯
질은 어느새 아버지와 똑같은 잔혹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는 질을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리기 위해 <백 투 더 퓨처 3>에 나오는 타임머신을 만들기로 했다.

 

 

아버지는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이 조금씩 집을 무너뜨리듯,
매 초마다 자신의 권위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타임머신이라는 마법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이웃집 할머니는 요정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열두 살의 나.
가슴에 몽우리가 맺히는 나이로 자란 나는 동물 연쇄살해범이 되어버린
여덟 살 질의 엉망이 되어버린 미소를 여전히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그가 마을 고양이들의 잭 더 리퍼라는 비밀을 지켜주는데...
나는 언제까지 이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식사시간이 커다란 잔에 담긴 오줌을 매일 마셔야만 하는 벌과 비슷했다는 말에
나는 끄응, 절로 소리를 냈고 속이 끓어올랐다.
폭력을 휘두를 건수를 잡기 위해 주변을 탐색하는 아버지는
자신이 사냥해 온 하이에나의 죽기 전 모습이었을 테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보라색 히비스커스"에서도
상류층 가장으로서 가족 모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등장한다.
"여름의 겨울"에서도 가족들을 숨막히게 하는 회계사 아버지가 등장한다.
집 밖에서는 세상 번듯한 상류층에 지식인 이들의 총알받이가 되는 가여운 집 안 식구들.
이처럼 가정 폭력이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 버젓이 존재하며
그로써 상처 입은 가족 일원은 누군가를 지극히 보호하거나 또다른 상처 입힘으로써
세상에 대한 방어막을 치고 만다.

 

순식간에 성장한 소녀가 모든 폭력의 근원인 '가족'을 파괴할 결심을 하게 만드는 현실.
14개 문학상을 수상한, 불친절한 어른의 세계로 발을 내딛는 소녀의 위태로운 성장기,
아들린 디외도네의 "여름의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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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 아르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글***재 | 2020.04.25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 아르테

 

 

 

 

불친절한 어른의 세계로 첫발을 내딛는 한 소녀의 위태로운 성장기

아버지의 폭력이 일상인 가정에서 공포에 질린 어머니는 아메바처럼 군다.
그런데 끔찍한 사고 후 아버지의 잔혹성을 닮아가는 동생 질.
열 살 소녀는 순수했던 동생으로 되돌리기 위해, 그녀의 웃음소리를 듣기 위해
작은 동물에게 고통을 주며 불안을 해소하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친절한 세상과 싸우기로 하는데...

 

 

 

 

 

 


아들린 디외도네
1982년 벨기에 출생.
2017년 집필한 첫 단편 <아마룰라>로 라페데라시옹발로니브뤼셀상을 받았다.
"여름의 겨울"은 첫 장편소설이며 벨기에의 공쿠르상이라 불리는 빅토르셀상,
로망프낙상, 프르미에르플륌상, 필리그란출판사상 등 14개 문학상을 받았다.
영화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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