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조예은 저
실버로드는 스웨덴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소녀 실종사건을 그린 소설이다 실종된 딸을 찾으려는 한 남자의 처절한 슬픔과 분노의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10대 소녀가 실종되며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예고한다 작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탁월한 심리 묘사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우리에겐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백야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 독자를 스웨덴의 적막한 숲길로 데려다 놓는다 범죄 추리 소설이 갖춰야 할 장르적 긴장감은 물론이고 서스펜스에 문학적 깊이가 절표맣게 어우러져 읽는 이들을 책속에 빨려들게 만든다
이야기는 두 인물의 시선을 따라 번갈아가며 전개된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3년째 수색을 멈추지 않는 렐레 그리고 엄마로부터 벗어나려는 소네 메야가 그들이다 작가는 마치 퍼즐 조각을 하나씩 꺼내놓듯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각기 들려준다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두 사람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접점을 이루고 소녀들의 실종 사건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명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버 로드 위에서 뒤얽히며 섬뜩한 반전을 보여준다
춥고 어둡고 긴 겨울리 물러나고 백야가 시작되면 렐레는 낡은 볼보를 몰고 밤마다 실버 로드를 달린다 그의 하나뿐인 사랑스런 딸 리나를 찾기 위해서다 스웨덴 동부 해안에서 노르웨이 국경으로 이어지는 95번 국도 일명 실버 로드라 불리는 이 길을 3년 전 렐레의 열일곱 살 딸이 버스를 기다리다 감쪽같이 사라진 곳이다 실종된 리나를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은 아빠인 렐레 그 외에 누구도 리나를 본 사람이 없고 단서도 전무한 가운데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로부터 3년 후 렐레는 여전히 딸의 생존을 확신하며 외로운 수색을 멈추지 않는다 어둠이 도사린 숲과 안개 낀 습지 그리고 폐가를 샅샅이 수색하던 그의 눈에 수상쩍은 용의자들이 하나씩 포착된다 숲속의 폐가에 숨어 사는 퇴역군인 딸의 남자친구 포르노 수집광인 늙은 남자 강간 전과자 밀주를 판매하는 쌍둥이 형제 렐레는 그들의 범죄 찾기 위해 한 사람씩 차례로 접근하다
한편 롈레가 사는 스웨덴 북부의 적막한 마을에 열일곱 살 소녀 메야와 그녀의 엄마가 이주해온다 메야의 엄마에게 얹혀 살 수 있는 새 애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딸이 집에 있든 말든 애인과 거침없이 섹스하는 엄마로부터 메야는 벗언라 기회만을 엿본다 그런 메야 앞에 인근에 사는 삼형제의 막내 칼 요한이 나타난다 그이 가족은 기술 문명과 교육을 거부하고 숲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간다 조금 특이하긴 해도 안온한 가정을 갈망했던 메야는 칼 요한에게 빠져들고 마침내 엄마 곁을 떠나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
렐레가 잠을 자지 않고 실버 로드를 수색하던 어느 날 캠핑장에서 또 다른 열일곱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역시 목격자도 단서도 없다 렐레는 이 사건이 딸의 실종과 연관됐음을 직감하고 유력한 용의자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진전이 없던 실종 사건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실체를 드러내게 되는데 과연 실버 로드에서 사라진 소녀들은 어디로 갔을까? 렐레는 실종된 딸을 찾아 외로운 수색을 끝낼 수 있을까?
실버 로드 사라진 소녀들
스니타 약손 지음
마음서재
이 책, 『실버로드 사라진 소녀들』은 스웨덴에서 태어나서 미국 콜로라도로 이주한 스티나 약손의 데뷔작이며 2018년에 스웨덴 범죄소설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스웨덴 북부의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소녀 실종사건을 그린다. 실종된 딸, 리나 구스타프손을 찾으려는 아버지 레나르트 구스타프손의 처절한 슬픔과 분노의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른 10대 소녀, 한나 라르손이 크라야 캠핑장에서 실종되며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예고한다. 작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탁월한 심리 묘사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우리에겐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백야의 풍경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 독자를 스웨덴의 적막한 숲길로 데려다놓는다. 초반부터 모호한 설정으로 등장하는 메야 덕분에 두 번째로 실종되는 10대 소녀가 메야인가보다고 착각했는데, 사실 메야는 실종되는 소녀가 아니라 그보다 더 비중이 큰 역할을 맡는다.
이야기는 두 인물, 리나의 아버지이자 톨바카 고등학교 수학교사 렐레(레나르트) 구스타프손과 엄마를 벗어나 칼요한의 거주지인 스바르트리덴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메야의 시선을 따라 번갈아가며 전개된다. 춥고 어둡고 긴 겨울이 물러가고 백야가 시작되면 실종된 딸 리나를 찾기 위해 홀로 3년째 수색을 펼치고 있는 렐레, 그리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엄마 실리에로부터 벗어나려는 소녀 메야가 그들이다. 스웨덴 동부 해안에서 노르웨이 국경으로 이어지는 95번 국도를 실버 로드라고 부른다. 작가는 마치 퍼즐 조각을 하나씩 꺼내놓는 것처럼 두 사람의 이야기를 각기 들려준다.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두 사람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 접점을 이루고, 소녀들의 실종 사건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명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는 실버 로드 위에서 뒤얽히며 섬뜩한 반전을 보여준다.
2020.10.29.(목) 두뽀사리~
북유럽 작가님이 쓰신 소설들은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소설과는 잘 표현할 수 없이 뭔가가 좀 다릅니다. 스릴러 장르에도 스펙타클하고 계속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끈덕지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설이 있는데, 적어도 제가 읽은 북유럽 소설들은 대부분 후자에 가깝습니다. 끈덕지면서 주인공들 개개인의 성격이 좀 어둡습니다. 어둡다고 악인은 아닙니다. 성격과 주위 분위기의 문제이지 활동하는 모양은 우리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책을 쓰신 스티나 약손씨는 1983년생 비교적 젊은 나이시며, 처녀작입니다. 신인작가로는 유례없이 2019년 북유럽 최고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유리열쇠상’을 받았다고 하니, 북유럽 분들도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으셨나 봅니다. 실제 사계와 밤과 낮의 구별이 뚜렷한 한국사람이 읽어도 절대 재미있네요. 스타의 등단은 이런 것이구나 깨우쳐 주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등장인물 모두의 역할이 명확합니다. 평범하지는 않고 괴팍하다면 괴팍하지만, 악하지는 않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뿐입니다. 모두의 역할이 명확하다 보니 제법 많은 인물이 등장하고, 익숙하지 않은 스웨덴식 이름에 지명이지만, 그렇게 큰 혼란은 없습니다. 큰 그림 안에 각각의 배치가 자연스럽고, 알기 쉽습니다. 보통 처녀작인 소설들은 조금 욕심이 과하거나, 군더더기가 제법 있을 만 한데, 과감하게 모든 것을 절제 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엔딩은 깔끔하게 마무리 됩니다. 어설픈 서사로 질질 끌지 않습니다. 쏘굿입니다.
‘실버로드’의 가장 큰 매력은 ‘배치’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을 어떤 식으로 배치했는 지는 소설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1인칭 혹은 3인칭으로 소설의 인칭을 나누는 것도 결국 인물 배치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주인공이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소설이 있는 반면, 관련 있는 복수의 인물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이야기를 합쳐가는 방법도 있습니다. ‘실버로드’ 일면 후자처럼 보이지만 전혀 관련 없는 복수의 인물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한 소녀와 실종된 소녀를 찾는 아버지, 한 소녀와 실종된 소녀 사이의 연관성은 없습니다. 시작은 거의 두 종류의 소설이 한 권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디에서 이 이야기를 만나게 할 것인지 굉장히 궁금해 집니다. 두 이야기 어디에서 접점을 찾을 것인지 내가 놓친 힌트는 없는 지 어느 지점부터는 주인공들의 대화나 주변 환경을 놓치지 않게 됩니다. 이야기가 스피디하게 전개되지는 않지만 자연스럽게 소설에 빠져들게 됩니다. 베스트 셀러 책들 모두의 공통점처럼 어느 시점부터 이 책은 시간도둑으로 바뀌게 됩니다.
책은 어두운 스릴러이고, 주인공들도 무거운 캐릭터들이지만, 의외로 기분 좋게 책장을 덮습니다. 재미있는 소설을 만났고, 스티나 약손 작가님의 다음 작이 기대됩니다. 한국에 번역되서 나오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