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나의 기억을 보라

비통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

엘리 위젤,아리엘 버거 저/우진하 | 쌤앤파커스 | 2020년 9월 21일 한줄평 총점 8.0 (6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67건)
  •  eBook 리뷰 (1건)
  •  한줄평 (1건)
분야
인문 > 인문학산책
파일정보
EPUB(DRM) 29.17MB
지원기기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 PC(Mac)

책 소개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Elie Wiesel, 1928-2016)이 생전에 보스턴 대학교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 엘리 위젤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이나 인권 문제뿐 아니라 기억, 믿음과 의심, 광기와 저항, 말과 글을 넘어서는 예술 같은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떻게 하면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세상의 아픈 곳을 치유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자주 이야기했다.

저자인 아리엘 버거는 15세에 처음 엘리 위젤을 만났고, 20대를 엘리 위젤의 학생으로 보냈으며, 30대를 엘리 위젤의 조교로 일한 인물로, 25년 동안 이어진 만남의 기록과 5년 동안의 강의 필기 등을 토대로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의 열기를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엘리 위젤의 따뜻하고 감동적이며 때로는 위트 넘치는 수업은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좀 더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엘리 위젤의 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전사 같은 활동가가 되거나 저항자나 성자가 될 필요는 없다.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을 통해서 우리는 힘도 영향력도 없이 외면당하고, 차별과 배제 속에서 위기에 처한 이들을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쓸 때 비로소 인류애가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배울 수 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독자들에게
머리말

1 기억
2 다름
3 믿음과 불신
4 광기와 반항
5 행동주의
6 말과 글을 넘어서
7 목격자

맺음말
감사의 글

채널예스 기사 (1개)

저자 소개 (3명)

저 : 엘리 위젤 (Elie Wiesel)
1928-2016.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인 작가, 교수, 인권 활동가, 홀로코스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2차 세계 대전 중인 1944년 3월, 헝가리를 점령한 독일의 유대인 강제 이주 정책에 의하여 가족들과 함께 게토로 이주했다가 다시 그해 5월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5세였다. 이때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유대인 중 90%가 사망했으며,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세 명도 살해되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가 부헨발트 수용소로 옮겨져 가스실에서 죽게 될 운명이었으나, 1945년 4월 미군에 의해 부헨발트 수용소가 해방되면... 1928-2016.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인 작가, 교수, 인권 활동가, 홀로코스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2차 세계 대전 중인 1944년 3월, 헝가리를 점령한 독일의 유대인 강제 이주 정책에 의하여 가족들과 함께 게토로 이주했다가 다시 그해 5월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5세였다. 이때 아우슈비츠에 도착한 유대인 중 90%가 사망했으며, 그의 어머니와 여동생 세 명도 살해되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다가 부헨발트 수용소로 옮겨져 가스실에서 죽게 될 운명이었으나, 1945년 4월 미군에 의해 부헨발트 수용소가 해방되면서 자유의 몸이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해방 직전에 수용소에서 사망했고, 그의 왼팔에는 수감자 번호 A-7713이 문신으로 새겨졌다. 종전 후에는 프랑스의 고아원으로 보내진 뒤 1948년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하여 문학, 철학, 심리학을 공부했다. 전쟁 후 10여 년간 홀로코스트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으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설득으로 1958년에 회고록 《밤La Nuit》을 프랑스에서 출간했다. 《밤》은 1960년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 출간된 후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196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그는 1976년부터 보스턴 대학교 인문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세계 각지의 폭력과 억압, 인종 차별과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아내 메리언과 함께 ‘인류를 위한 엘리 위젤 재단’을 설립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 후로도 남아프리카, 니카라과, 코소보, 수단 등지에서 벌어진 폭력과 집단 학살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등 ‘강력한 인권 옹호자’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또한 미국 홀로코스트 추모 기념관 설립을 주도하고, 뉴욕 인권 재단의 창립 이사로 일하면서 전 세계 인권 증진을 위해 정치 지도자들과 교류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그를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유대인”이라고 표현했다. 평소에도 “나는 가르치는 사람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했던 그는 학생들과 대화하고 가르치는 일을 가장 좋아했으며, 2011년에 은퇴할 때까지 40년 가까이 보스턴 대학교에서 교편을 놓지 않았다. 보스턴 대학은 그를 기리기 위해 ‘엘리 위젤 유대인 연구 센터’를 설립했다. 2016년 7월 2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저 : 아리엘 버거 (Ariel Burger)
15세 때 처음 엘리 위젤을 만나서 20대를 그의 학생으로 보냈으며, 30대를 그의 조교로 보냈다. 작가이자 화가, 교사로서 영성과 창의성, 사회 변화를 위한 전략을 통합하는 연구를 계속해왔고, 엘리 위젤의 유대인 연구 및 분쟁 해결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리엘 버거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엘리 위젤의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엘리 위젤의 학생이자 목격자가 되도록 안내한다. 15세 때 처음 엘리 위젤을 만나서 20대를 그의 학생으로 보냈으며, 30대를 그의 조교로 보냈다. 작가이자 화가, 교사로서 영성과 창의성, 사회 변화를 위한 전략을 통합하는 연구를 계속해왔고, 엘리 위젤의 유대인 연구 및 분쟁 해결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리엘 버거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엘리 위젤의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두가 엘리 위젤의 학생이자 목격자가 되도록 안내한다.
역 : 우진하
삼육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 테솔 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성 디지털대학교 실용외국어학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초월』, 『2030 축의 전환』,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나의 기억을 보라』, 『응급실의 크리스마스』, 『노동, 성, 권력』, 『구스타프 소나타』, 『라이트 위 로스트』, 『빌리지 이펙트』,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동물농장-내 인생을 위한 세계문학 5』,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내가 너의 친구가 돼줄게』, 『크... 삼육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 테솔 대학원에서 번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성 디지털대학교 실용외국어학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초월』, 『2030 축의 전환』, 『어떻게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나의 기억을 보라』, 『응급실의 크리스마스』, 『노동, 성, 권력』, 『구스타프 소나타』, 『라이트 위 로스트』, 『빌리지 이펙트』,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동물농장-내 인생을 위한 세계문학 5』, 『고대 그리스의 영웅들』, 『내가 너의 친구가 돼줄게』,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탁월함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해결사가 필요해』,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성의 죽음』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광기와 폐허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스승이
연대와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세대에게

폭력과 억압, 차별과 배제로 점철된 힘겨운 시대,
인류의 비참을 외면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지혜

* 버락 오바마(미국 전 대통령), 파커 J. 파머(『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저자) 추천 도서
* 2018 전미 유대인 도서상 수상작

“무엇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기억입니다.”
_1986년 엘리 위젤의 노벨 평화상 수상 연설 중에서

우리 시대의 위대한 도덕적 목소리


2016년 7월 2일 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Elie Wiesel)이 87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당시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이례적으로 백악관을 통해 애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엘리 위젤을 “친애하는 친구(dear friend)”라고 표현하면서 “엘리 위젤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도덕적 목소리 중 하나였으며, 동시에 여러 면에서 세계의 양심이었습니다. 엘리는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홀로코스트 생존자였을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기념비였습니다.”라고 말했다.

1928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엘리 위젤은 프리모 레비(『이것이 인간인가』), 안네 프랑크(『일기』), 빅터 프랑클(『죽음의 수용소에서』) 등과 함께 홀로코스트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10대 시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어머니와 여동생들을 잃고, 부헨발트 수용소에서 아버지가 독일군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엘리 위젤은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1945년 프랑스의 고아원으로 보내진 뒤 10여 년이 지난 1958년이 되어서야 자전적 소설 『밤』을 불어로 발표했다(이때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밤』은 1960년 미국에서 영어로 번역되자마자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단숨에 홀로코스트 문학을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 반열에 올랐다. 1963년 미국 시민권자가 된 엘리 위젤은 1976년부터 40년 동안 보스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위기에 처한 인류의 참상을 알리고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고통 앞에서도 진정한 인류애를 보여주다

『나의 기억을 보라』는 엘리 위젤이 생전에 보스턴 대학교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대화하고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그는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이나 인권 문제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그는 기억, 믿음과 의심, 광기와 저항, 말과 글을 넘어서는 예술 같은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어떻게 하면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세상의 아픈 곳을 치유할 수 있을지 학생들과 자주 이야기했다. 이 책의 저자인 아리엘 버거는 15세에 처음 엘리 위젤을 만났고, 20대를 엘리 위젤의 학생으로 보냈으며, 30대를 엘리 위젤의 조교로 일한 인물로, 25년 동안 이어진 만남의 기록과 5년 동안의 강의 필기 등을 토대로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의 열기를 고스란히 되살려냈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 운동가이자 교육자인 파커 J. 파머는 이 책이 출간된 후 이렇게 말했다. “아리엘 버거의 노고 덕분에 엘리 위젤이 수많은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단지 그가 남긴 말과 글 등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그의 삶과 인간관계를 통해서 말이다. 엘리 위젤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도 진정한 인류애가 무엇인지 보여준 우리 인류의 보물이었다. 이 책 역시 우리에게 죽음을 생명으로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오늘날 겪고 있는 고통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또 초월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알려주는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미국 전역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2018년 전미 유대인 도서상(National Jewish Book Award)을 수상했는데, 특히 전기(biography) 부문에서는 1986년 미국의 역사학자 예후다 라인하르츠의 수상 이후 32년 만에 나온 수상작이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는 모두 목격자가 된다

“역사에 대한 무지 때문에 똑같은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은 어쩌면 너무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보를 순전히 기술적으로만 전달하는 일 역시 또 다른 비극을 막는 데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만일 기억을 통해 어떤 도덕적 변화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우리는 먼저 그 기억 안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저자 아리엘 버거가 강조한 바와 같이 이 책 『나의 기억을 보라』는 한 줄기 빛조차 보이지 않던 절망의 시대에서 살아남은 자, 엘리 위젤의 비통한 기억이 우리를 어떻게 일깨워 평화와 희망을 가능하게 하는지 보여준다. 엘리 위젤은 강의를 할 때마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기억’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망각은 우리를 노예의 길로 이끌지만 기억은 우리를 구원합니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과거를 일깨워 미래를 위한 보호막으로 삼는 것입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는 모두 목격자가 될 수 있다. 엘리 위젤은 우리 모두가 그와 같은 목격자가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교육을 강조했다. 평소에도 “나는 가르치는 사람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곤 했던 엘리 위젤은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면서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과 인종 대학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면서도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 대화하는 일을 가장 좋아했다.

엘리 위젤은 교육의 힘으로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세상이 이처럼 혼란하고 복잡한 때일수록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단순한 행위에 희망의 근원이 있다고 보았다. “내게 가르치는 일이란 결심이나 결의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내 결심이 여러분 결심의 일부가 되어서 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여러분을 통해 올바른 일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지혜

저자는 엘리 위젤이 학생들과 함께 나누었던 대화와 강연의 주제들을 크게 여섯 가지로 나누어 정리했다. 기억과 가르침, 다름과 타인, 종교와 믿음, 광기와 저항, 증오를 넘어서는 말과 글, 예술과 열정이 그것이다. 이 모든 주제들에 대하여 엘리 위젤은 학생들과 함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을 이어갔다. 예를 들어, 하나의 민족을 절멸시키려 하거나 사회 구성원들에게 증오의 감정을 품게 하는 ‘광기’에 대해서 엘리 위젤은 이렇게 말한다.

“광기에도 대단히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적 문제는 파괴적 형태로 나타나 사람들을 서로 떼어놓고 고립시키지요. 광기가 집단적으로 일어나면 이른바 정치적 광기가 되는데, 그러면 한 국가가 나아갈 바를 잃고 증오에 휩싸이고 맙니다. 증오와 반대되는 개념의 광기도 있는데, 나는 그걸 일종의 ‘신비주의적’ 광기라고 부릅니다. 인간성, 구원, 사람들의 단결, 인간의 삶에 나타나는 구세주와 관련된 요소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광기입니다. 누군가는 우리가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인간성을 구원하거나 적어도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건질 수 있다는 믿음에 미칠 필요가 꼭 있습니다. 물론 비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일입니다만, 나는 그런 광기라면 언제든지 찬성입니다.”

또한 엘리 위젤은 ‘증오’의 감정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말과 글이라는 무기를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우리는 증오를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무언가로 바꿔 나가야 합니다. 만일 교사라면 바른길을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작가라면 더 좋은 글을 쓰도록 애써야겠지요. 자신이 느낀 바를 표현하되 증오를 다른 모습으로 바꿔서 표출해야 합니다. 증오를 그대로 발산해서는 안 되는 거지요.” 엘리 위젤이 한 시대를 대표하는 도덕적 양심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단지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전해준 지혜의 답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여러 분쟁 지역을 방문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의 자격은 비로소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그저 말만 앞세우며 대중 앞에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직접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목격자가 됨으로써 ‘권력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는’ 자신의 행동에 도덕적 무게감을 실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도구만 가지고 세상 앞에 나서고 또 나섰다. 그의 도구란 그의 눈과 그의 마음과 그의 글이었다. 1986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까지 그는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학자이자 작가, 사회 활동가였으며 그 어떤 단체나 조직 혹은 후원자를 대표하지 않았다.”

“나의 기억을 보라”: 엘리 위젤과 함께하는 수업으로의 초대

저자는 엘리 위젤이 세상을 떠나던 마지막 순간의 가슴 아픈 기억들까지도 마지막 장에 담아냄으로써 ‘광기와 폐허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스승’의 전기를 감동적으로 완성했다. 미국의 한 독자는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말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바로 지금, 우리에겐 엘리 위젤의 지혜가 필요하다.”

엘리 위젤은 이 책에서 여전히 학생들과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아리엘 버거의 도움으로 우리는 나치 친위대 장교의 손녀부터 유학 중인 한국의 목사까지 위젤과 함께했던 수많은 학생들과 어깨를 맞대고 앉는다. 강의실에 빈 자리가 있다면 그곳이 이 책을 들고 있는 독자들의 자리가 될 것이다.

『나의 기억을 보라』는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좀 더 성숙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엘리 위젤의 학생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전사 같은 활동가가 되거나 저항자나 성자가 될 필요는 없다. 엘리 위젤과 함께한 수업을 통해서 우리는 힘도 영향력도 없이 외면당하고, 차별과 배제 속에서 위기에 처한 이들을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쓸 때 비로소 인류애가 지속될 수 있다는 희망을 배울 수 있다.

엘리 위젤 교수가 이번 학기 첫 번째 강의를 시작하려고 하는 강의실에 자리를 잡고 앉자. 조용조용 이야기를 나누던 학생들이 일순간 조용해진다. 강의실의 높다란 창문에서 비쳐 들어오는 아침 햇살처럼 고요함이 강의실을 가득 채워 나간다. 위젤 교수가 오래된 나무 의자 뒤에 서서 “안녕하세요” 하고 짧게 인사말을 건넨다. 이제 우리가 화답할 차례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67건)

포토리뷰 나의 기억을 보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다*링 | 2020.06.27
표지에서부터 연륜이 보이는 책!

어떤 내용일지 대강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나니 문득 '안네의 일기'가 생각났다. 독일의 나치로부터 고통받았던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는데 보통 책 한 권이 두 세 시간이면 충분했는데 이 책은 많은 생각을 하면서 곱씹으며 읽다보니 읽기 시작한 날로부터 열흘이 훨씬 지났다.

책의 앞쪽은 나치 치하에서 살아남아 끊임없는 배움으로 교수가 되어 강연하는 위젤 교수의 말이 나온다. 그에 의하면 배움이 우리 모두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맞는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때 읽었던 책 중 '배워서 남주냐 이것아'라는 문구가 문득 생각났다. 어렸을 때는 배우면 남는다는 생각에 수업시간에 열심히 경청하고 필기를 했다. 수행평가 점수는 좋았으나 필기를 열심히 해도 벼락치기는 영 맞지 않았던 그 때를 돌이켜보면 머릿속에 지금까지 남은 게 얼마나 있나 자조해본다. 그러나 코로나19며 북한 사태를 겪는 작금의 세계를 보고 있노라면 배움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다만 생존에 필요한 배움이 위주가 될 수 있기에 철학, 인문과학 등 소위 배부른 사람들이나 한다는 학문은 경시될 수도 있겠다. 무튼 위젤 교수가 어렸을 적은 어려웠던 시대였기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 법칙으로 배움의 길을 선택한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위젤 교수의 조교로 지낸 아리엘 버거가 위젤 교수와 함께 하며 든 생각이나 위젤 교수의 강연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위젤 교수의 강연을 책을 통해 독자들이 듣고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강연을 보았다. 다소 내용이 심오할 수도 있으나 여러 번 읽고 생각하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꽤 있다.

위젤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여러분의 다름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 다름은 또 다른 궁극적 존재인 하느님으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그리고 서로 다른 세계관이나 의견을 허물려 하기보다 그 간극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 한다. 다른 사람들을 자신과 비슷하게 보지 말고, 마치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처럼 비슷하거나 친숙한 느낌 자체를 낯선 것으로 여기라고 했다. 우리나라 유치원,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이야기하는 차별하지 않는 교육과정이 이에 해당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비교하려 하지 말고,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보다 나은 인간 사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되지 않을까? 감히 이런 생각도 하게 되었다. 철학서가 아닌데 자꾸 철학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요상한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데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조금 벅찰 수도 있겠으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책 한 권쯤은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승화시킨 교육철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20.05.14

유대인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폴란드의 오시비엥침(독일어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본 나치의 만행에 몸서리를 치게 됩니다만, 마이애미에서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볼 때와, 예루살렘에서 홀로코스트 기념관, 야드 바셈(Yad Vashem)을 참관할 때의 느낌이 같지않더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각을 이루며 사는 모습이 마음 한 구석에 꺼림칙하게 걸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남긴 글들을 읽으면서도 다양한 생각이 들었던 것은 홀로코스트 과정에서 보인 유대인들의 다양한 모습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의 기억을 보라>는 루마니아 출신의 유대인으로 16세의 나이에 아우슈비츠에 강제 수용되었다가 극적으로 살아남은 엘리에저 “엘리” 위젤(Eliezer “Elie” Wiesel)의 교육철학에 관한 내용입니다.


엘리 위젤은 종전 후에 프랑스의 고아원에 보내졌고, 1948년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프랑스 신문 <라르슈>의 기자로 활동하던 그는 195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수아 모리아크로부터 홀로코스트의 경험을 글로 써볼 것을 권유를 받고 <밤>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써서 주목받기에 이르렀습니다. 1955년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1963년에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습니다. 이후 그는 나치의 수용소에서 경험한 바를 토대로 폭력과, 억압, 인종차별 등을 바로 잡기 위하여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겪을 것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을 피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치에 부역한 유대인은 부역한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나치로부터 끔찍한 탄압을 받은 사람들은 기억조차 되살리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 위젤은 폭력적 인종차별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증언해서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지 않고 침묵의 심연에 관련된 사실들을 감추어두면,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나의 기억을 보라>는 엘리 위젤의 제자, 아리엘 버거의 저작입니다. 15살 때 엘리 위젤을 만났던 아리엘 버거는 전통 유대교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예술가적 기질이 있어 전통에 매이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입장의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을 빚던 젊은 시절을 보내기도 합니다만, 에리 위젤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대 시절에는 위젤의 학생으로, 30대에는 위젤의 조교로, 대학원을 마치고도 위젤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그의 철학을 고스란히 이어받을 수 있었는데, 25년동안 이어진 만남과 5년 동안의 강의 필기, 같이 강의를 듣던 학생들과의 면담기록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젤의 교육철학, 방법론, 유대경전의 새로운 해석 등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위젤교수의 가르침에 따라 저자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해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고백일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단원별 제목이 기억-다름-믿음과 불신-광기와 반항-행동주의-말고 글을 넘어서-목격자로 이어지는 것은 유대인들이 살아온 나날들에서 얻는 삶의 의문부호에 대하여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위젤교수는 유대교의 다양한 교리서를 비롯하여 근현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장면을 교재로 하여 수업에 참여하는 다양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모두어 스스로 결론을 맺도록 하는 수업방식을 채택하는데,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젤교수는) 이 세상을 광기로부터 구해내려면 교육이 도덕적 그리고 윤리적으로 타락을 이겨내도록 해주는 숨겨진 요소를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이 요소는 결국 지식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될 것이고, 그 지식이 쌓여 증오가 아닌 공감과 동정의 행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젤교수가 찾아낸 숨겨진 요소는 바로 기억이었다고 합니다(37-38쪽). ‘망각은 우리를 노예의 길로 이끌지만 기억은 우리를 구원합니다.(50쪽)’라는 말이 유대교 경건파 사이에 전해온다고 합니다. ‘목격자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써 우리 모두 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65쪽)’라고 저자는 이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인간에 대한 실망과 사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나**라 | 2020.05.10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인 작가, 교수,인권활동가,홀로코스트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아우슈비츠에서 수감되어 있던 어머니와 여동생 셋은 살해되었다. 그의 아버지도 해방직전 사망하였다.

믿음과 의심, 저항과 광기, 행동주의의 실천 등과 같은 주제들을 가지고 다시는 인간에 의한 대학살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억하기 위해 교육으로 사명을 다한다.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앞으로 내 삶에 가까이 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들 중에 가장 우선하지 않을까 싶다.

벅차오르는 느낌과 무엇인지 모르지만, 가야할 방향이 명확해졌다.

일주일간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써 볼까 한다.

물론 평할 수 없는 책이다.

그래서 책속의 있는 내용을 기록하고 싶다.

목격자가 되어서 기억될 수 있도록.

플로베르는 말했지요.

'오전 내내 고심하다 마침내 쉼표 하나를 찍었다. 그리고 오후 내내 고심하다 그 쉼표를 지웠다.' 나도 그와 비슷하게 가장 중요한 정수만 남을 때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불필요한 말과 단어를 깎아냅니다만, 그렇게 깎아내고 지워버린 말과 단어는 그 자리에 남게 됩니다."

"말을 지워버렸는데 어떻게 그 자리에 남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앨런이 물었다.

" 마치 죽은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렇지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건 아니고 어떤 의도나 목적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나는 10년이 지나기 전에는 내가 겪은 일들을 글로 옮기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앨런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래야 각각의 단어에 침묵도 함께 내재하게 되니까요"

"그 일이 왜 중요한가요?"

"왜나햐면 단어만으로는 경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니까요. 학살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찾아냈지만, 희생자들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내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는 올바른 단어를 찾아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말과 글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 위해서 침묵이 반드시 필요한 겁니다."

297쪽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나의 기억을 보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l******g | 2023.03.19

위젤에 따르면, 목격자로 사는 것은 증오에 감염돼 또 다른 폭력을 일으키는 일이 아니라 분노를 변환해 삶의 새로운 규칙을 파종하고 양육하는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뉴욕의 한 산부인과 병동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들어 올리면서 유대인 생존자 여성은 말했다. “세상아, 이걸 보렴. 나를 대신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어.” 이것이 생존자의 복수, 즉 “새로운 생명, 새로운 가족, 새로운 공동체 가운데 서로를 도우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복수”다. 분노를 날것 그대로 분출하는 것은 목격이 아니다. 목격은 증오가 아니라 사랑의 복수, 죽음의 복수가 아니라 살림의 복수다. 이 험악한 세상이 아직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했다는 놀라운 기적을 선포하는 것이다. “괜찮다, 우리는 애초에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며 우리가 가진 인간성 안에서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eBook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