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호황을 누렸지만, 그 이름은 각종 얼룩으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들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질 때마다, 그에 못지않은 비판도 이어졌다. 아마존은 존경받았으며 고객들에게도 사랑받았지만 그들의 비밀스런 의도는 신뢰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회사의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와는 대조적으로 창업주의 순자산은 갈수록 치솟으면서 부와 권력이 비대칭적으로 분배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의문들을 불러일으켰다. 아마존은 더 이상 사람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성공 스토리를 간직한 회사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직원들에 대해, 지역사회에 대해, 우리의 연약한 지구의 존엄성에 대해 거대 기업이 가져야 할 책임감과 사회에 대한 하나의 시험대였다.
--- p. 23~24
그 자리에서 베이조스는 계속해서 화면은 없이 음성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에 대한 아이디어를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설명했다. 나중에 알렉사가 되는 그의 아이디어를 그린 최초의 그림에는 스피커, 마이크, 음소거(mute) 버튼만 있다. 그리고 이 기기를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하기 위한 설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왜냐하면 이 기기는 상자 안에서 자체적으로 사람의 명령을 듣고 처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더욱 심도 있게 생각해야 하는 문제였다. 하트는 그가 화이트보드에 그린 그림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베이조스는 이 프로젝트에 수억 달러의 비용 투자를 승인하고 본격적으로 긴밀하게 관여했는데, 이틀에 한 번씩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제품과 관련한 세부사항들을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에코(Echo)의 최초 모델이 출시되었다.
--- p. 65
당시 아마존의 중국에 대한 도박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베이조스는 세계 제2의 기회로 여겨지는 시장에 대해서는 그 시도가 빗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OP1 프로그램이 개최되면, 그는 일반적으로 자신의 가공할 만한 의견으로 좌중을 압도하지 않고 주로 마지막에 발언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가르왈이 아직 발표하는 도중인데도 말을 끊고 끼어들었다. 그는 인도의 직원들에게 직설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 팀은 실패할 겁니다. 제가 인도에서 필요한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가 아닙니다. 저는 카우보이가 필요합니다.”
--- p.158-159
초기에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도입한 기업들은 일종의 베타 테스터이자 전도사가 되었다.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드롭박스(Dropbox) 같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사진 공유 사이트인 스머그머그(SmugMug)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AWS 기반으로 실행했는데, 그들은 비즈니스가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할 때도 더욱 많은 서버를 빠르게 주문할 수 있었다. (중략)
심지어 AWS의 초창기 임원들 중에서도 일부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거의 알지 못했다. “이 비즈니스는 언젠가는 정말 커질 텐데, 아마도 매출액이 10억 달러 정도는 될 거야.” 아마존의 제품관리자인 매트 가먼(Matt Garman)이 2006년의 언젠가 아마존에 새로 입사한 동료이자 경영대학원 동기인 매트 피터슨(Matt Peterson)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한 말이다. 이에 피터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농담하는 거야? 이게 10억 달러가 된다는 건 말도 안 돼. 이 사업이 그 정도로 커질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가먼은 현재 AWS의 부사장이자 S팀의 일원이다. 피터슨은 현재 아마존의 기업 발전 부문 이사다. 그리고 AWS는 2020년 현재 45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 [4장 굴욕적인 한 해] 중에서(본문 198-199
베이조스는 [워싱턴포스트]를 구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보면 그 역시 저널리즘이라는 고결한 사명에서 퍼져 나온 불빛에 혜택을 보고 있었다. 2016년 [포천(Fortune)]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 애플의 팀 쿡(Tim Cook)을 제치고 베이조스를 세계 50대 지도자 명단에서 가장 위에 올려놓았다. 관련 기사에서 그들은 아마존의 성장 동력에 대해 다루었을 때만큼이나 많은 분량을 〈워싱턴포스트〉의 반전에 할애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전직 임원 한 명은 이와 관련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농담을 했습니다. 제프는 유통업을 완전히 바꾸었고, 만 년 시계(10,000-year clock)를 만들었으며, 우주로 로켓을 보냈지만, 신문사 하나를 도와주고 나서야 세계 최고의 지도자로 불리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 p.263-264
2015년 1월, [트랜스페어런트]는 스트리밍 전용 콘텐츠 중에서는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을 했는데, 베스트뮤지컬/코미디 TV 시리즈 부문과 제프리 탬버(Jeffrey Tambor)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중략)
몇 주 뒤 베이조스는 탬버, 솔로웨이와 함께 CBS의 [디스 모닝]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랜스페어런트]의 성공에 대해 더욱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는 아마존이 그 드라마를 지원한 이유는 그것이 놀라운 이야기를 가진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뭔가를 할 때는, 남들이 다 하는 걸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기존의 관행을 비틀고, 그것을 개선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걸 하고 싶습니다. [트랜스페어런트]가 바로 그런 작품입니다.” 베이조스의 말이다.
--- p.286-287
베이조스는 리테일 부문에서 더 이상 수익성이 없다는 사실은 물론이고,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부관인 제프 윌크와 더그 헤링턴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더욱 많은 레버리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에 불만을 느꼈다. 그들이 보여주는 숫자들은 그들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이끄는 체제에서 사업 실적을 끊임없이 끌어 올리는 시절로 다시 회귀할 수도 있으며, 베이조스가 불길한 의미를 담아서 ‘이틀째 기업’이라고 부르는 속성들이 그들에게서도 일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이틀째는 정체이며, 이어서 극심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쇠퇴가, 그다음에는 죽음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첫날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해 초에 개최된 전 직원 회의에서 그가 연단에 올라서 한 말이다.
- [10장 뒤뜰에서 발견한 금광] 중에서(본문 483-484
블루오리진의 CEO 물색은 1년 동안 이어졌다. (중략)
마침내 허니웰에어로스페이스(Honeywell Aerospace)의 기계 시스템 및 부품 부문 사장이었던 밥 스미스(Bob Smith)와 진지한 논의가 오가기 시작했다. 그는 예전에 유나이티드스페이스얼라이언스(United Space Alliance)에서도 전무이사로 재직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는 지금은 퇴역한 나사(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곳이었다.
스미스는 어린 시절의 일부를 텍사스에서 보냈는데, 그는 베이조스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우주인들이 달 표면을 걷는 걸 지켜보던 ‘아폴로 키드’였다. 그는 블루오리진의 임원들과 12개월 동안 스무 차례 이상이나 면접을 했는데, 나중에는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 치과 기록도 보여드릴까요?”
베이조스가 데이원 타워에서 블루오리진의 임직원들과 회의를 한 지 1년이 지났고, 그가 빌 게이츠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바로 그 시점인 2017년 8월에 스미스는 마침내 그 자리를 얻어냈다.
- [11장 한 걸음씩 대담하게 ] 중에서(본문 516
베이조스와 머스크는 우주에 대한 야심의 측면에서는 생각이 비슷해 보였지만, 각자의 회사를 이끄는 철학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머스크가 자주 밝히는 목표는 지구에 재난이 닥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으로 화성을 식민지로 개척해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든다는 것이었다. 베이조스는 ‘태양계에 존재하는 모든 행성 가운데에서도 지구가 단연 최고의 행성’이라고 믿었으며, 우주에 접근하는 비용을 낮추는 것이 건강한 많은 사람을 우주정거장으로 보낼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으며, 그곳에서 태양 에너지를 모으고 달 표면에서 금속을 비롯하여 다른 풍부한 자원들을 채취할 수 있다고 믿었다. 베이조스는 현재의 인구 증가 속도 및 에너지 사용 추세를 고려할 때, 인류는 몇 세대가 지나기 전에 자원을 배급해야 하며, 이는 사회의 정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우주로 갑니다”라고 선언했다.
--- p. 526
여러 도시에서 수많은 오피스를 개발하거나 지국을 만들기 위해 한곳의 지역과 비밀리에 협상하는 대신, 아마존은 시애틀의 본사와 같은 제2본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그다음에는 부지 선정에서 북아메리카의 모든 도시에 기회를 주고 그들이 서로 경쟁을 벌이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 시합의 상금은 약 5만 개의 일자리 창출과 향후 15년 동안 50억 달러의 설비투자였다. 베이조스는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사람들이 우려하는 점이 무엇인지가 아니라, 각 지역이 이 회사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부각될 거라고 주장했다. (중략)
이 자료가 공개된 이후, 워싱턴 D. C.에서 AWS의 데이터 센터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일을 하던 아마존의 경제개발 부서 직원인 마이크 그렐라(Mike Grella)는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친분이 있던 관계자들이 걸어오는 전화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해당 RFP는 물론이고 은밀하게 추진해야 마땅한 일을 아마존이 공개적으로 처리한다는 개념에 우려를 표했다. 그렇게 공개적으로 추진한다면, 그것은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영향력과 여론의 감시 대상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그들은 모두 화를 냈습니다. 그러더니 모두 줄을 섰습니다.” 그렐라의 말이다.
--- p.565-566
그럼에도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어렴풋한 상황이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바로 ‘아마존이 있는 세상이 과연 더 나은가?’이다. 어쩌면 아마존이 1조 달러의 제국으로 진화하고 제프 베이조스가 일선에서 물러나 비즈니스 역사의 연대기 속으로 들어간 이후,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이제는 무의미해졌을 수도 있다. (중략)
우리는 오래전에 제프 베이조스와 그의 동료들이 대부분 구상하고 구축해놓은 기술적인 사회를 향해 열린 일방향의 문을 열고 걸어 들어왔다. 2020년대 경제 현실의 아주 많은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이 회사와 그 사람에 대해 무엇을 생각하든, 이제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 p.765-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