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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

: 나쁜 신념과 정책은 왜 이토록 끈질기게 살아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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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664쪽 | 936g | 147*223*32mm
ISBN13 9788960519343
ISBN10 8960519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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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정책을 원칙에 입각해 올바른 믿음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토론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유력한 용의자들은 코로나19가 제기하는 이런저런 위협을 묵살하고 축소하자고 일찌감치 결정 내렸다. 여기에는 재정적 이해관계, 이념, 약삭빠른 정치적 계산 등 여러 이유가 한데 섞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틀렸음이 몇 번이고 증명되었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요컨대 코로나19 부정론은 기후 변화 부정론이나 감세 옹호론처럼 좀비 아이디어(zombie idea)였다. 그렇게 결국 좀비 대재앙(zombie apocalypse)이 닥쳤는지도 모른다.
---「머리말: 코로나19 시대의 좀비」중에서

가장 끈질긴 좀비는, 부유층에 세금을 물리는 일이 경제 전반에 막대하게 해악을 입히며 따라서 고소득층에 매기는 세금을 낮추면 경이로운 경제 성장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신조는 현실에서 늘 실패를 거듭해 왔지만 어찌 된 셈인지 공화당 안에서는 어느 때보다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서문: 선한 싸움」중에서

나는 20여 년 동안 [뉴욕타임스]에 글을 써 왔다. 그러나 아직도 교열 담당자에게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따라서 독자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라는) 내용과 관련해 종종 질문을 받는다. 내가 일반 독자도 경제학자와 똑같은 의미로 단어를 쓸 것이라 부주의하게 여긴 때문이다. 일례로 경제학자들이 “투자(investment)”라고 말할 때 그것은 보통 공장이나 사무실 건물 등을 새로 짓는다는 뜻이다. 독자들이 “투자”를 주식을 매수한다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길 바란다면, 경제학자들은 이 단어를 자세히 풀어 설명해야 한다.
---「서문: 선한 싸움」중에서

보수주의의 경제 신조는 나머지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하게끔 기득권층에 유인 효과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우파에 따르면, 우리는 부유층이 열심히 일하게끔 유인하기 위해 부유층에 세금을 인하하고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게끔 유인하기 위해 기업에 세금을 인하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보수주의의 경제 신조는 실제로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 정책은 호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증세 정책은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캔자스주의 감세 정책은 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의 증세 정책은 성장을 늦추지 않았다.
---「1장: 부자감세 좀비는 왜 그렇게 강할까」중에서

여기서 꼭 짚고 싶은 점이 있다. 보호 무역주의로 이익을 보는 작은 집단은 손실을 보는 훨씬 큰 집단보다 종종 정치적 영향력이 더 막강하다는 것이다.
---「2장: 아, 얼마나 트럼프스러운 무역 전쟁인가!」중에서

이 논의에 내가 한몫한 점은, 어떤 의미에서는 최상위층의 소득 증가가 사실로서 주요한 경제 쟁점임을 지적하고 그 핵심을 아주 간결하게 전했다는 것이다. 지금 악명을 떨치는 “크루그먼 계산법(Krugman calculation)”에 따르자면, 평균 가계 소득의 증가분에서 70퍼센트가 상위 1퍼센트 가계에 돌아갔다.
---「3장: 불평등을 감추려는 좀비들」중에서

소득 분배를 두고 중요한 여러 쟁점이 있다. 왜 최상위층 소득은 치솟는 데 반해 최하위층 소득은 곤두박이치는지 그 이유를 정말 아무도 다 알지 못한다. 어떤 정책으로 그 흐름을 멈추거나 돌려세울 수 있을지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보수주의자는 그 문제의 본질을 논의할 마음도 없을뿐더러 현실을 마주할 마음은 더욱더 없다.
---「3장: 불평등을 감추려는 좀비들」중에서

기후 변화는 거짓말이다. / 기후 변화는 일어나고 있지만 인간이 일으키지 않는다. / 기후 변화는 인간이 일으키지만 어떤 조치든 취하면 일자리를 없애고 경제 성장을 망친다. 기후 변화 부정론자가 밟는 단계다. 어쩌면 단계라는 말이 틀릴지도 모른다. 아무리 철저하게 증거를 제시하며 논박해도 기후 변화 부정론자는 어느 한 주장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으니까. 바퀴벌레 같은 생각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낫다. 이미 다 없애버렸다고 여기는 그릇된 소리인데도 어디선가 자꾸 튀어 나온다.
---「6장: 기후 변화 부정 좀비의 활약」중에서

정치 주변부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불만을 그림자 세력 -종종 그러듯 사악한 유대 금융가- 탓이라고 지탄하면 이는 망상이려니 치부할 수 있다. 그런데 권력의 지렛대 대부분을 쥔 사람들이 똑같은 행태를 보이면 그 공상은 망상이 아니라 도구다. 반대자들을 정당한 지위에서 물러나게 하고 자신들의 행동에 용기 있게 비판하는 사람들을 멸시할뿐더러 처벌까지 할 빌미를 제공하는 수단이 된다.
---「7장: 트럼프 정치의 본질」중에서

사실 사소화와 편향의 방향으로 나아가던 길 어디쯤에선가 TV 뉴스는 후보의 정책을 더는 보도하지 않고 후보의 개성을 드러낼 것이라 생각하는 사소한 정보 쪽으로 관심을 돌렸다. 그래서 우리는 케리의 머리 모양에 대한 소식은 들어도 그의 의료 보험 정책안에 대한 내용은 접하지 못한다. 부시의 짧게 깎은 머리 모양에 대한 소식은 들어도 그의 환경 보호 정책에 대한 내용은 접하지 못한다.
---「8장: 언론은 어떻게 정치를 내리막길로 몰아넣었는가」중에서

노동자들이 저축도 거의 하지 못하고 투자도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한다면 그것들을 다 본인들 탓이라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생업에 힘써야 하고, 자식을 키워야 하고, 삶의 만난고초를 헤쳐 나가야 한다. 이들이 전문 투자가도 되어야 한다고 바란다면 참으로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되었든, 경제는 현실의 삶을 영위하는 현실 속 사람에게 이바지해야 한다. 오직 소수만이 길을 찾을 수 있는 장애물 경기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9장: 사회 보장 제도 구하기」중에서

우리가 여기서 이야기하는 돈은 한두 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금융 부문은 미국 GDP의 8퍼센트를 차지했다. 한 세대 전에는 GDP의 5퍼센트에 못 미쳤는데 그만큼이나 오른 것이다. 오른 이 3퍼센트가 헛되이 쓰인 돈이라면, 그리고 열에 아홉은 그러할 텐테, 우리는 지금 1년에 4000억 달러에 이르는 돈이 낭비되고, 사기당하고, 오용된다고 말하는 셈이다.
---「12장: 거품과 붕괴」중에서

거의 모든 세상 사람이 소득보다 덜 지출하려 애쓰면 극심한 경기 후퇴만 불러올 뿐이다. 내 지출은 네 소득이고 네 지출은 내 소득이기 때문이다. 피해를 더 키우지 않으려면 누군가 기꺼이 소득보다 더 지출해야 한다. 그 중요한 역할을 바로 정부가 해내고 있었다.
---「14장: 진지하고 점잖은 척하는 긴축 좀비」중에서

더욱이, 노동자들이 자신이 겪는 곤경을 자기 탓으로 받아들이게끔 함으로써, 기술 격차 신화는 고용과 임금이 정체를 면치 못하는 상황임에도 수익과 특별 배당금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치솟는 현실에서 주의를 돌리게 한다. 물론 그 때문에 기업 경영진이 유독 저 기술 격차 신화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리는 이 좀비를 죽여야 하고(할 수만 있다면), 아울러 노동자를 벌주는 경제 편에 서서 변명을 늘어놓는 일을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14장: 진지하고 점잖은 척하는 긴축 좀비」중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말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현대 미국에는 세 부류의 경제학자가 있다는 것이다. 자유주의적 전문 경제학자(liberal profession economist), 보수주의적 전문 경제학자(conservative professional economist), 전문적 보수주의 경제학자(professional conservative economist).
---「17장: 경제학의 위기」중에서

“기꺼이 우스러워져라”라는 권고가 단련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허가증은 아니다. 사실, 매우 혁신적인 이론을 연구하는 데는 확실히 인정받는 학술 논문으로 연구하는 경우보다 훨씬 탄탄한 지적 단련이 필요하다. 연구에서 꾸준히 노정을 밟아 나아가기가 정말 힘들다. 지형이 낯설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제자리를 맴도는 자신과 아주 쉽게 마주친다.
---「18장: 나의 연구 방법과 경제학 탐색법」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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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명확하고 접근하기 쉬운 글쓰기 재능, 번득이는 지성, 폴 크루그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 워싱턴포스트
훌륭한 학자이자 논쟁가인 크루그먼의 예리한 칼럼은 공공 정책과 진보적 변화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앞길을 비춰 주는 등불이다.
- 데이비드 엑설로드 (오바마 정부 수석 고문)
폴 크루그먼이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저널리즘 일반의 군중 심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역사, 수학, 인류애를 적용해 중대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변화시켰고, 경제학이라는 암울한 과학을 평범한 언어로 해석해 들려주었다.
- 데이비드 케이 존슨 (퓰리처상, IRE 메달, 조지 포크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좀비와 싸우다』는 학자로서의 그의 세계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책이다. 글 각각의 지면은 길지 않지만, 자신의 삶을 꾹꾹 눌러 담아서 그런지 밀도만큼은 최고다. 앞부분의 글들이 좀비에 대해 서늘할 정도로 과감한 언어를 쓰는 격문이라면, 뒷부분의 글들은 다분히 자기 성찰적이다.
- 우석훈 (경제학자)
이코노미스트, 즉 환율이나 금리 같은 중요한 경제 변수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는 바로 폴 크루그먼이었다. 그는 매우 확률 높은 예측가인 데다, 일관된 자신의 사고 분석 체계를 가지고 경제를 해석한다. 부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크루그먼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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