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에 태어났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오랫동안 잡지기자로 일하다가 뒤늦게 동화를 만났다. 2013년 단편동화 「열여덟 살 교문할머니」로 ‘KB 창작동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했고, 단편청소년소설 「브래지어 집착증」으로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2014년 장편동화 『멋대로 도서관』으로 제12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지은 책으로는 『박제가는 똥도 궁리해』, 『쓰레기에서 레를 빼면 쓰기』 등이 있다.
그림 : 에스더
어릴 적부터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해서 어른이 된 지금도 꾸준히 미술을 공부하고 있다. 그림책 외에도 의상, 환경, 기업 디자인 등 여러 분야의 창작 활동을 통해 다양한 그림을 발표하고 있으며, 그린 책으로는 『또르르르 물을 따라가 봐』, 『담 위로 우뚝 솟은 집 궁궐에는 누가 살았을까?』, 『엄마는 동생만 예뻐해』, 『멋대로 도서관』 등이 있다.
‘나는 협박을 받고 있어.’ 내가 발견한 첫 번째 낙서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멋대로 도서관에서는 책에 마음대로 낙서를 해도 되니까.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낙서가 계속 나타났다. 그것도 내가 신청한 책마다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SOS를 보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멋대로 도서관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아줌마들은 불평을 쏟아냈지만 고릴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멋대로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책과 노는 곳입니다. 아이들만의 놀이터니까 어른들은 입장 금지입니다.”---p.23
“난 만화책 안 읽어. 독서 골든벨 준비하느라 바쁘거든.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아빠한테는 숙제할 책 찾으러 가는 거랬어.” “얼마나 바쁘길래 만화책을 안 봐? 그냥 책이 닭 가슴살이면, 만화책은 피자야, 피자!”---p.68
“여기서 읽어야 잘 외워진단 말이야. 나는 네가 그린 만화 한번도 돌려 읽은 적 없어. 남자끼리 하는 약속은 꼭 지킨단 말이야. 너도 그래 줄 수 있지?” “넌 책을 외우냐?” “응? 으응.” 사백원이 소스라쳐서 그런가, 책을 외운다는 게 괜히 창피했다. (중략) “근데, 책을 외우면서 읽으면 진짜 지겹겠다.” 사백원이 한마디를 덧붙이고는 침대를 내려갔다. 일어서려다 천정에 머리를 부딪힌 것처럼 내 머리가 웅, 하고 울렸다.
주인공 강우는 자신의 아들은 무조건 골프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빠 때문에 ‘볼프강’이 아닌 ‘골프강’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독서강’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다짐한다. 왜냐하면 독서 골든벨 왕중왕전 우승자인 슬기가 자신을 무식하다며 뻥 차 버렸기 때문이다. 슬기에게 복수하기 위해 독서 골든벨 왕중왕전 우승을 목표로 ‘공부’할 책을 빌려 주는 곳을 찾는 강우 앞에 ‘멋대로 도서관’이 나타난다. 수염이 덥수룩한 고릴라 아저씨가 열렬히 반겨 주는, 어른들은 들어올 수 없는 이 제멋대로인 도서관의 정체는 과연 뭘까? 멋대로 도서관의 책에서 발견한 ‘나는 협박 받고 있다’는 낙서의 범인은 누구일까? 강우는 과연 멋대로 도서관에 얽힌 비밀과 SOS낙서의 정체를 밝혀 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