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작고, 낮고, 느리게

구마 겐고 저/이정환 | 나무생각 | 2021년 6월 21일 한줄평 총점 7.4 (2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23건)
  •  eBook 리뷰 (0건)
  •  한줄평 (3건)
분야
예술 대중문화 > 건축
파일정보
EPUB(DRM) 47.58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단게 겐조, 안도 다다오 등을 잇는
일본을 대표하는 4세대 건축가 구마 겐고!
작고, 낮고, 느림을 추구하는
그의 독자적인 건축 철학의 뿌리를 말하다


구마 겐고는 단게 겐조, 마키 후미히코, 안도 다다오 등을 잇는 일본의 4세대 건축가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8개나 수상한 일본 건축계에서 세지마 가즈요와 함께 일본 건축의 한 축을 받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의 히로시게미술관, 산토리미술관, 네즈미술관, 아사쿠사 관광안내소, 중국의 대나무집, 프랑스 브장송예술문화센터 등이 그의 대표작이며, 최근에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과 가도카와 무사시노 박물관을 설계했다. 한국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제주 롯데 아트빌라스는 지붕을 현무암으로 덮어 오름을 형상화했고, NHN 춘천데이터센터는 팔만대장경을 보존해온 해인사 장경각에서 모티프를 얻어 설계했다.

일본의 전통 건축기법과 소재로 독자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구마 겐고의 작품에는 태생적인 반골 기질이 깊이 배어 있다. 반건축, 반시대적인 그의 저항은 콘크리트와 철강, 유리를 거부하고 나무, 대나무, 종이, 세라믹, 천 등의 약한 소재를 구조체로 과감히 선택하여 ‘약한 건축’의 가치와 생명력, 미래성을 이야기한다.

도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30년 넘게 건축 설계를 해온 구마 겐고는 이 책에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고 경험했던 다양한 장소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건축 사상이 어떻게 자리 잡고 성장해왔는지 되짚어보고 있다. 르코르뷔지에나 미스 등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인물들과 그들의 철학에 관한 구마 겐고의 비평이 수록되어 있고, 모더니즘 건축에서부터 현대 건축에 이르기까지 일본 건축 역사의 흐름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기록했다. 아울러 기존의 건축과는 다른 노선을 택한 자신의 도전을 지금까지 자신이 실현해온 작품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저서들이 전문적 건축기술에 집중하였다면, 이 책은 건축가로서의 자신의 성장 과정과 철학적 배경을 들려줌으로써 건축을 전공하는 젊은 학생들이나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건축적 영감의 토대와 디자인의 다양성을 들려주고자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머리말 ─ 나무처럼 산다

1장 오쿠라야마 1 ─ 나의 장소

경계인 : 모든 장소가 경계다
막스 베버: 금욕과 탐욕이 혼재한 시대
고딕: 섬세하고 작은 유닛의 조합
혼쿄지: 종교적 경계와 이동
농가(農家): 생명의 순환이 느껴지는 준코네 집
엥겔스: 주택 융자와 노동자의 행복
유가와라 컨트리클럽의 직선 코스
굴, 다리: 굴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
사토야마: 마을의 기반이 되는 산
싱글 스킨: 건축은 하나의 생물이다
바닥: 신체는 바닥과 끊임없이 접촉한다
토방: 지면과 건축의 관계성
노란 장화: 대지와 연결되다
대숲: 재료가 아닌 상태로서의 체험
허물어져가는 집
나무 쌓기: 궁극적인 데모크라시 건축
치도리: 작은 단편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다
틈새의 힘

2장 오쿠라야마 2 ─ 재료와 형태, 그리고 관계

모더니스트와 플렉시블 보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현장에서의 설계 회의
고토 유키치: 하늘을 날아다니는 유전자
현전성: 눈앞에 존재하는 것
상황에 맞추는 증축
선의 건축
브루노 타우트의 휴가별장
관계를 드러내는 건축
가부키자: 과거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까
브리콜라주와 미묘한 균형 감각
낭비가 없는 저렴함
사오싱주: 흙냄새가 나는 재료
빛 천장: 부드러운 빛의 질감
와이셔츠: 촉각으로 소재를 대하는 방법
패브릭: 부드럽고 따뜻하게

3장 덴엔초후 ─ 디자인의 기본은 거부권이다

미술공예운동과 덴엔초후 거리
덴엔초후 유치원
디자인의 기본은 거부권이다
열 가지 스타일의 집
P콘 구멍에 매달린 테니스라켓
레이트커머: 뒤틀린 늦깎이 건축가
요요기체육관: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건물
수의사와 건축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존재에 대한 관심
수직의 건축가

4장 오후나 ─ 드러나지 않는 건축

에이코가쿠엔: ‘세계’를 만나다
에이코가쿠엔: ‘신체’를 만나다
중간 체조: 비관념적인 신체파
묵상: 불필요한 것들이 존재하지 않는 곳
유럽의 세기말: 정신 활동의 절정기
유토피아적 사고에 대한 반발
1970년: 비평의 시대로의 전환
오사카 만국박람회
메타볼리즘과의 결별
반건축: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트레이: 장르의 횡단
세포: 생물적인 유연성과 흐름
치도리: 단일 유닛으로 세계를 구성하다
시카고 만국박람회

5장 사하라 ─ 나는 작은 것을 추구한다

오일쇼크: 건축의 동면기
모더니즘: 황혼의 근대
허의 투명성: 중층성의 획득
미국의 시대: 실의 투명성
스즈키 히로유키: 늦는 것이 앞서는 것이다
조시아 콘도르: 옛 일본에 심취한 중세주의자
우치다 요시치카: 전통 목조건축의 매력을 배우다
스크래치 타일: 건축에 그림자를 만들다
평면적 관계
목조 정신: 건실하고 합리적인 절약 정신
오픈 시스템: 유연성과 적응력
버크민스터 풀러: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건축
텐세그리티: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한의 강도를
하라 히로시: 스스로 해야 한다
사바나의 기록: 평면적 시각
사하라사막 취락 조사
세상은 거울이다
습한 취락에 끌리다
콤파운드: 복합형 주거 형태
식물: 주거 집합과 식생
나는 ‘작은 것’을 추구한다

주석 해설
마치고 나서
문고판 후기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2명)

저 : 구마 겐고 (Kuma Kengo,くま けんご,畏 硏吾)
1954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작고, 낮고, 느린 삼저주의로 안도 다다오 이후 일본 건축의 한 축을 받치고 있다. 1979년 도쿄대학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0년에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20여 개 국가에서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했다. 1997년 ‘모리부타이·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으로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에 ‘물/유리’로 미국건축가협회 베네딕투스Benedictus 상을 받았다. 2001년 ‘돌 미술관 石の美術館’으로 국제석재건축상을 수상, 2002년 ‘바토히로시게미술... 1954년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작고, 낮고, 느린 삼저주의로 안도 다다오 이후 일본 건축의 한 축을 받치고 있다. 1979년 도쿄대학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1990년에 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를 설립했다. 지금까지 20여 개 국가에서 다양한 건축물을 설계했다. 1997년 ‘모리부타이·도요마마치 전통예능전승관’으로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에 ‘물/유리’로 미국건축가협회 베네딕투스Benedictus 상을 받았다. 2001년 ‘돌 미술관 石の美術館’으로 국제석재건축상을 수상, 2002년 ‘바토히로시게미술관’을 비롯한 목재 건축으로 ‘스피릿 오브 네이처 국제목재건축상 Spirit of Nature Wood Architecture Award’을 수상했다. 2010년에는 ‘네즈미술관’으로 마이니치예술상을 수상했다. 그 밖의 대표작으로 ‘산토리미술관’, ‘대나무집竹の家’, ‘아오레 나가오카’, ‘아사쿠사문화관광센터’, ‘제5기 가부키자’, ‘브장송예술문화센터’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 『나, 건축가 구마 겐고』 『삼저주의』 『작은 건축』 『일본인은 어떻게 주거해야 하나』 『나의 장소』 등이 있다.
역 : 이정환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과장을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돈의 맛』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사소하지만 강력한 말의 기술』 『오다 노부나가 카리스마 경영』 『적을 경영하라』 등이 있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와 인터컬트 일본어학교를 졸업했다. ㈜리아트 통역과장을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 및 동양철학, 종교학 연구가, 역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돈의 맛』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지적자본론』 『나는 내가 아픈 줄도 모르고』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사소하지만 강력한 말의 기술』 『오다 노부나가 카리스마 경영』 『적을 경영하라』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약한 건축’을 추구하는 구마 겐고의 건축 철학을 한 권으로 만나보다

구마 겐고(??吾)는 단게 겐조, 마키 후미히코, 안도 다다오 등을 잇는 일본의 4세대 건축가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8개나 수상한 일본 건축계에서 세지마 가즈요와 함께 일본 건축의 한 축을 받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의 히로시게미술관, 산토리미술관, 네즈미술관, 아사쿠사 관광안내소, 중국의 대나무집, 프랑스 브장송예술문화센터 등이 그의 대표작이며, 최근에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과 가도카와 무사시노 박물관을 설계했다. 한국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제주 롯데 아트빌라스는 지붕을 현무암으로 덮어 오름을 형상화했고, NHN 춘천데이터센터는 팔만대장경을 보존해온 해인사 장경각에서 모티프를 얻어 설계했다.

일본의 전통 건축기법과 소재로 독자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구마 겐고의 작품에는 태생적인 반골 기질이 깊이 배어 있다. 반건축, 반시대적인 그의 저항은 콘크리트와 철강, 유리를 거부하고 나무, 대나무, 종이, 세라믹, 천 등의 약한 소재를 구조체로 과감히 선택하여 ‘약한 건축’의 가치와 생명력, 미래성을 이야기한다.

도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30년 넘게 건축 설계를 해온 구마 겐고는 이 책에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고 경험했던 다양한 장소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건축 사상이 어떻게 자리 잡고 성장해왔는지 되짚어보고 있다. 르코르뷔지에나 미스 등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인물들과 그들의 철학에 관한 구마 겐고의 비평이 수록되어 있고, 모더니즘 건축에서부터 현대 건축에 이르기까지 일본 건축 역사의 흐름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기록했다. 아울러 기존의 건축과는 다른 노선을 택한 자신의 도전을 지금까지 자신이 실현해온 작품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저서들이 전문적 건축기술에 집중하였다면, 이 책은 건축가로서의 자신의 성장 과정과 철학적 배경을 들려줌으로써 건축을 전공하는 젊은 학생들이나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건축적 영감의 토대와 디자인의 다양성을 들려주고자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


건물도, 사람도 장소가 낳는다

구마 겐고는 이 책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쓰기 시작했다. 건축이 이렇게 나약한 것인가? 인간이 이렇게 나약한 존재였던가? 폐허가 된 땅을 복구할 수 있을까? 일본이 영원히 침몰할 것 같은 암울한 기분이 들었고 미래나 내일의 문제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때 그를 절망에서 구원해준 것이 ‘장소’였다.

“내가 태어난 장소, 나를 육성해준 장소를 생각하자 신기하게 기분이 밝아졌다. 나를 감싸고 있는 주변 공기의 온도가 약간 상승하면서 몸이 따뜻해지는 감각도 느껴졌다.”

사람에게 장소는 그저 의미 없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 자신이다. 그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 등 모든 것이 장소에 깊이 의존하고 있고 그로부터 기인한다. 그래서 건축가는 더욱 ‘장소’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구마 겐고는 거듭 강조한다. 장소는 그저 조용히 존재하는 것 같아도 사실은 매우 섬세하다. 어떻게 하면 그 장소를 파괴하지 않고 지켜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장소를 지키면서 그곳에 물건을 만들거나 디자인할 수 있을까? 장소와의 관계성을 고민한 이런 흔적이 자기주장이 강하고 위화감을 주는 건축이 아니라 ‘양보하는 건축’, 즉 지역과 토지, 환경, 문화 등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는 그의 건축 철학으로 발전했다. ‘돌’, ‘대나무’, ‘나무’, ‘종이’ 등 다양한 성질이나 표정을 가지고 있는 소재들을 선택하는 것도 장소와 가장 가까이 밀착하고 적응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약한 것들은 변화에 잘 적응하고 바로 그 약함 때문에 살아남는다.”
모더니즘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미학을 구마 겐고는 결코 달가워하지 않는다. 강압적으로 하나의 장소를 점유하고 환경을 바꾸는 건축의 범죄적 숙명을 생각할 때 건축물을 짓는다는 행위의 무게감에 무신경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분쇄가 아니라 연결이다

이 책의 원제는 『구마 겐고가 쓴 구마 겐고(??吾による隅?吾)』이다. 롤랑 바르트의 책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와 같은 글을 써보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글을 쓰는 바르트와 대상인 바르트가 분리되고 다양한 파편으로 분쇄되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방향성은 정반대다. 바르트가 ‘분쇄’라면 구마 겐고는 ‘연결’이다. 한 개인으로서, 건축가로서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이동하면서 잘게 분쇄된 ‘구마 겐고들’ 안에 무엇인가 공통적인 것이 흐르고 있지는 않을까, 그것을 찾고자 했다. 그 접착 작업의 열쇠가 ‘장소’였다.

“나라는 확고한 존재는 없다. 수많은 작은 것들이 모여 있는 것이 나다.”
이와 같은 연결 작업은 그의 건축 설계에서도 끊임없이 실현된다. 굴을 뚫어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고, 지면 자체를 바닥으로 만들어 대지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그의 대표작인 히로시게미술관이나 대나무집, 네즈미술관에도 모두 굴이 있다.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고, 오른쪽과 왼쪽,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회와 사회를 겹겹이 연결하고자 하는 그의 집요한 철학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23건)

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k*******2 | 2022.01.18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나를 나무에 비교할 경우, 나에게 흙, 물,빛 ,바람은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흙, 물, 빛,바람은 아무리 검색을 해도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나 스스로도 잊어버리기 쉽다. 
그것들을 기억해내는 단서는 '장소'였다. 그렇기 때문에 각 장의 제목은 장소의 이름을 사용했다. 연대순으로 기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7-)


바꾸어 말하면 모든 장소가 경계다.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이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운 그저 '자신'이라는 자명하고 범용한 존재일 뿐이며, 자신의 집도 그러 지루한 집으로 남을 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곳이 경계에 놓여 있는 스릴 넘치는 장소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다. (-20-)


나는 두 살부터 이 흙가루가 떨어져 있는 다다미 위에서 틈만 나며 나무 쌓기를 했다. 몇 시간이고 침을 흘려가면서 나무를 쌓았다. 책상 위가 아니라 다다미 위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작은 나뭇조각들을 늘어놓고 조립해나가는 방식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었다. (-74-)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면에 관심이 많았다. 장화만 신고 다녔던 이유 중의 하나도 그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장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 맨발로 장화를 신는 것을 좋아했다. 맑게 갠 날에도 그러했다. 맨발로 장화를 신으면 흙의 감촉이 직접 발바닥에 느껴져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맑게 갠 날에 장화를 신고 여기저기 신나게 뛰어다니는 ,약간은 특이한 아이였다.(-63-)


그렇게 고민에 잠겨 있을 때 아타미의 부지를 방문하여 휴가별자을 설계한 타우트를 다시 만난 것이다.'관계' 라는 말을 만나게 되면서 여러가지 문제가 해결되었다.
건축물을 감춘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너무 눈에 띄게 한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그 건축물이 서 있는 장소와의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눈앞이 갑자기 밝아졌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의미에서 거대한 존재였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127-)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전철에는 타고 싶지 않다. 일종의 거부권이다. 디자인의 기본은 거부권이다."이거 좋은데." 라는 감각은 사실 그다지 창조적이지 않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무엇인가를 '좋다'고 말하는 것이니까 그 'YES'는 현상의 일보를 긍정하는 것뿐이며, 거기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이거 좋은데"는 보수주의의 별명이다. (-164-)


우리집에도 신부님이 자주 놀라와 주었다. 평생 독신을 관철하며 신에게 인생을 맡긴 사람들이라고 해서 무서운 느끼도 들었지만 그들은 정말 사랑이 넘치고 즐거운 사람들이었다.맥주를 마시며 어머니가 내놓는 요리를 먹었고 마지막에는 우리 집의 작은 욕조까지 이용했다. (-189-)


요시다 겐이치는 1912년 생, 단게 겐조는 1913년생이다. 그들의 청춘 시대, 건축은 공업화 사회의 리더로서 빛이 나는 뜨거운 존재였다. 그러나 요시다 겐이치는 그런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또는 그런 건축관의 천박함이나 상스러움을 깨달아 건축을 포기하고, 성숙한 저정장 시대에 어울리는 비편 세계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206-)


건축가는 보통 직접 제작한 건축물의 내부를 모두 컨트롤하려 한다. 자신의 미학이 허용하는 것만으로 세사을 채우려 하는 것이다.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건축을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그런 식으로 컨트롤을 하려는 습관이 있다. (-264-)


마을을 통째로 도면화하려면 적어도 두세 시간이 필요하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전혀 모른다. 지저분한 옷을 입고 수염도 길게 자란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시아인들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잠시 들렀다 갔다는 정도의 인상만 남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한 달 보름 동안 계속해 100군데 가까운 취락을 도면화한다. (-280-)


건축은 무엇이며, 건축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지 알려면, 건축가의 어린 시절의 성장가 경험을 이해하면 된다. 건축은 점과 선과 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축가는 그 선의 미학을 완성한다. 자신의 명확한 가치와 정체서을 완성하는 법을 구마 겐코를 통해 찾아낼 수 있다. 1954년생 구마 겐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작고,낮고,느린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그는 미니멀리즘 건축 철학과 자연미를 건축에 내재한다. 자연과 인간의 합일, 우리 삶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건축이 시작되었고, 발현하고 있었다.그가 내세우는 건축의 표본은 저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그가 보여주는 건축 양식은 우리 현대의 건축이 지향하는 노선과 겹쳐지게 된다. 그동안 성장 중심주의에서 건축 트렌드는 수직적이면서, 비인간적인 인공구조물이다. 하지만, 탈성장주의에서 건축은 달리하여야 한다. 수평적인 건축, 자연과 가까운 건축이 현 트렌드와 겹쳐진다. 그래서 건축가는 그 시대의 시대적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위대한 건축가로 남게 된다. 저성장 사회, 아이를 낮지 않으려는 풍토 속에서 세대 수가 늘어나는 현 시대에,미니멀리즘 건축 양식이 새로운 트랜드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 과정에서 환경과 인간의 삶을 일치하려는 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연환경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으며, 일본은 지진과 해일,화산 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래서 아파트보다는 단층의 낮은 건축을 추구하며, 좁은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건축양식이 발달한다.  일본은 지리학적으로 보건데 ,태생적으로 높은 건축을 짖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사회구조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외국의 침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1000년 넘는 장구한 시간동안 일본의 건축양식은 변화의 폭은 거의 없으며, 한국과 달리 , 낮고 작은 미니멀하고, 수평적인 건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이 책을 보면, 왜 일본이 구마 겐고의 건축양식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있고, 한국의 대기업 총수가 구마 켄코의 건축 스타일을 한국에 적용하려고 하는 이유를 살펴보게 된다. 인간과 환경, 서로 친환경적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여유와 심리적인 틈새가 보이는 건축양식, 삶이 사람과 엮이고, 사람과 사물이 엮이는 구조 안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땅을 집고 살아가는 우리의 건축양식의 기본 철학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건축문화와 일본 건축문화는 어떤 면에서 다른지 하나하나 비교가 가능하다.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 네이버카페(naver.com) 사이트 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마겐고 건축을 말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s****s | 2022.01.09

슬라이드1.JPG

 

슬라이드2.JPG

 

슬라이드3.JPG

 

슬라이드4.JPG

 

슬라이드5.JPG

출판사 후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 네이버카페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마겐고 건축을 말하다 / 나무생각 / 구마 겐고]

덴엔초후 거리
. 오크라야마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덴엔초후가 선택됐다. 덴엔초후는 당시에도 도요코선 연선에 해당하는 고급 주택지였다. 이미 5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덴엔초후는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가든시티운동
. 시부사와 에이치가 영국 가든 시티 운동의 영향을 받아 구상했다는 덴엔초후 역 서쪽 입구의 분위기는 거의 그대로다. 가든 시티 운동은 19세기 산업혁명에 의해 커다란 충격을 받은 영국에서 자연과 하나 된 생활을 되찾자는 뜻에서 펼쳐진 운동.
. 윌리엄 모리스 등이 19세기 말에 시작한 미술공예운동의 연장선에 있는 일종의 반 근대 운동.

덴엔초후 도시계획
. 덴엔초후 역 건물은 예리한 각도의 지붕이 얹힌 미술공예운동 풍 디자인으로 지어져 있고 그곳에서 바뀌살 모양으로 도로들이 뻑어 있었다. 내가 처음 만난 도시계획이다.

덴엔처후 바퀴살 모양 도로 패턴
. 덴엔초후의 바퀴살 모양의 도로 패턴은 도시계획에 의해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서 어린 마음에도 특별한 거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거리처럼 엄청나게 거대한 것도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알았다는 것이 그 후의 내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포토리뷰 한사람의 일대기에 비춰본 건축철학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에**리 | 2021.07.26
하나의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 그 중심에 서있는 건축가의 사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 상을 8번이나 수상한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구마겐고 의 건축 철학을 자신의 일대기에 비추어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어린시절 기억에 남을 만한 평범한 에피소드부터, 자신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부모님이나 스승님과의 일화를 본인이 완성한 건출물과 연결시켜 들려준다.

평소 멋진 건물들을 보면 막연한 호기심이 생겼고, 이러한 건축물들의 미적인 부분과 기능들을 나름 꼼꼼히 관찰해 보는 편이었으나, 그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의 마음까지는 헤아려볼 재간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건축물을 보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졌다.

아마 이 책에서 건축의 역사나 기술적인 부분만을 나열했다면 지루해서 완독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구마겐고의 이야기를 들으며 근 현대사의 시대적 특징과 그 시대를 주름 잡았던 서양건축가들의 사상들을 비교해보며 넓은 의미로의 건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이 느껴지는 건물과 죽어있는 집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저 인간이 만들어낸 메마른 피조물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건축물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의 형태도 많이 바뀌게되었다.

조금은 낯설기도 한 장르의 책이기도 하고, 일본 건축가와 일본 건축물에 관한 이야기 뿐이었지만, 구마겐고라는 사람이 모두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를 나는 잘 전달 받은 듯 하다.
구마겐고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구마겐고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다.
멀리서 바라보면 그가 사회에 부적격자처럼도 보인다.
하지만 그는 용감해 보이고 또한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그를 통해 ‘뭔가에 집중하고 관찰할 때 인생의 계기를 발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회에 타협하려고만 하지말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비판적인 사고도 해봐야 한다.
육아에 있어서도 이 모든 것이 그대로 적용이 된다.
아이들이 무언가를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그들의 호기심을 나무라지말고 존중해주기로 했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철학서에 가까운 건축가의 자서전이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3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