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책 소개를 본 순간 내 얘기다 싶어서 구매한 책이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생기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그저 무기력하게 방에 누워 있는 게 편한 나. 그러면서도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고 자괴감이 느껴지는 나. 그런데 이게 내 잘못이 아니라 뇌의 문제일 수 있다니. 주요 기능을 기준으로 8개로 구분한 뇌 영역을 자세히 알아보고 잠들어 있는 뇌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결국 따라서 행동하는 나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만 새삼 깨닫게 된다.
'대다수는 물에 젖은 빨래처럼 축 늘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주위의 활력 넘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이 한 문장에 깊게 공감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렇다 나는 젖은 빨래고, 축 늘어져있고, 주변에 생기넘치는 활기통통인간을 격하게 부러워한다. 평일은 흐린 눈으로 살아가는 K-직장인 그 자체로 그저 주말이 오기만을 바란다. 누군가는 매일매일이 쌓여 한 주가 되고, 한 주가 모여 그 해의 내가 된다는데 사무실에 앉아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주말을 맞이하는 것뿐이다. 주말이 갖는 달콤한 유혹, 그 동안의(작게는 하루이틀, 많게는 그 해의 숙원사원, 가끔은 전년도에서 넘어온 급하진 않지만 여즉 해결하지 못한 일들) 밀린 집안일, 밀린 취미, 밀린 여가 생활을 해서 깔끔한 마음으로 미해결사건에 종지부를 찍고 싶은데 올해를 돌아보니 주말마다 내가 한 것이라곤 유투브를 통한 도파민뿜뿜과 아,,,,이제 출근할 시간이네 얼른 급하게 밥 먹고 급하게 씻고 급하게 잠들어보자의 3단콤보뿐이다.
이 책은 잘 살아보고 싶지만 정작 실행은 하지 못하는 마음은 앞서고 몸은 따라주지 않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잘 해내고 싶은 나의 마음은 한치의 거짓 없는 진심이고 그럼에도 어느것에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아니 일단은 침대에서 일어나지조차 못하는 굼뜬 사람에게 실날같은 희망을 엿보여주는 책이다.
일단 책에서는 이 모든 굴레가 나의 허언이나 게으름이 아닌 뇌 활성화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주변사람에게도 민망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살아가는 내 자신에 대한 자괴감이 최대치에 달했을 때 너의 잘못이 아니야. 뇌를 어떻게든 해보자. 라는 접근이 얼마나 고마운지.
뇌 영역을 8개로 구분하고 각 분야가 둔화 됐을 때 어떤 양상이 자주 보이는지, 가령 자주하는 생각이나 말투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초반에는 문장 하나하나가 나의 일기장을 그대로 옮겨놓은것 같아 공감성 수치가 이루말할 수 없었는데, 막상 8개 영역으로 접근하니 그 중에서도 내가 취약한 2가지 영역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단련법도 각 영역별로 제시한다. '그래 맞아맞아 나도 이래' 라고 실컷 읽기만 하고 끝나면 아무 발전도 없지 않은가. 궁극적으로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와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일상적 그로기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니.
조금 다른 얘기를 하자면 요새 뇌00 라는 늬앙스의 책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고는 하는데 아마 이것도 일종의 트렌드일거다. 태생이 문과인 나는 뇌라는 단어에서부터 격한 낯설음이 들고는 하는데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나는 지독한 젖은빨래이기때문이었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요인은 해결방법이 뜬구름 잡는 얘기로 점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감가는 이야기, 정확한 분석의 <이과적 도서>를 몇 번이고 읽으면서 아? 결말이 왜 이럴까? 한국사람이 쓴 책이 아니구만. 이 사람 이과라서 나랑 결이 맞지 않구만 했던 적이 몇번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뭐 이정도야 나도 삶의 재미를 위해 시도해볼까? 하다보면 내 뇌 영역도 운동이 된다는데 그래서 이 젖은빨래를 졸업할 수만 있다면,,,라는 느낌의 단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번아웃이다 진정한 휴식이다 자기계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이 시대에 일단 나의 뇌가 어떠한 컨디션인지 점검하고 가는것은 어떠할까?
가토 도시노리 작가님의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을 위한 뇌 과학 리뷰입니다 일본 최고의 뇌 전문의가 쓴 뇌 과학에 관한 책인데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었어요 하는 족족 제 얘기 같아서 경각심도 들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뇌를 깨워서 각성시키려면 낯설고 새로운 다양한 일을 해야하고 운동 특히 걷기 운동이라도 하면서 충분한 수면 시간을 챙겨서 건강한 뇌를 잘 유지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