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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양주연 | 동녘 | 2021년 7월 30일 한줄평 총점 6.6 (19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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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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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상에서 가장 ‘뾰’족하고 ‘확’실한 ‘행’복, 등산!
삶에 서툰 어른이들을 위한 인생 초보 코스 이야기!

등산극혐주의자에서 등산애호가가 된 30대 직장인의 본격 ‘산으로 가는’ 이야기다. 한때 꼰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등산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힙하고 트렌디한 운동이 되었다. 빌딩 숲에서, 짜증나게 하는 사람들 틈에서 벗어나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밀레니얼 세대는 산으로 떠난다.

저자에게 산은 애증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올랐던 산이 남긴 건 울룩불룩 솟은 종아리 알뿐이었으니! 스물일곱, 산에 무지했던 ‘등린이’의 첫 등반은 ‘악’ 소리 날 정도로 고생스러웠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상까지 올랐다는 짜릿한 성취감은 근육통을 앓으면서도 계속 산을 찾게 했다. 여유는 체력에서 나온다고 하던가. 곧잘 기분이 태도가 되어 주변을 곤란하게 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몰라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곤 하던 저자는 부지런히 걷고 쉼 없이 오르면서 이전보다 훨씬 튼튼한 허벅지, 그에 비례해 단단한 마음의 근육을 얻게 되었다.

올해로 서른, 3년차 산악인이 된 저자에게 산은 짐을 나눠지고, 길을 안내해주는 셰르파처럼, 연약하고 서투르기만 한 일상을 도와주는 든든한 존재가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웃기게 등산 썰을 푸는 할머니를 꿈꾸는 저자의 이야기는 그래서 단순한 등산 예찬론이 아니라 서툰 삶을 잘 살아보겠다는, 어른이들에게 보내는 청량한 응원이다. 이 책을 읽고 산을 오르고 싶어 발바닥이 근질근질한 이들을 위해 등산에 필요한 장비, 풍경 맛집 등산 코스 등 실용적인 꿀팁들도 담았다.

목차

프롤로그
1. 등산
산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등린이를 잘 부탁합니다
작은 성취 이론
‘악’ 소리 나서 설악산이라면서요?
첫 번째 쉼터: 초보자를 위한 기본 장비
2. 정상
햄버거 작전 훈련법
‘틈새 행복’을 찾아서
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나요?
비키니 입고 등산하면 왜 안 돼?
두 번째 쉼터: 풍경 맛집 등산 코스 BEST 5
3. 하산
나 혼자 산 간다
서툰 서른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자기만의 식탁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면 어때요?
우아하고 유쾌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
세 번째 쉼터: 우리가 등산을 사랑하는 이유
에필로그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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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양주연
한번 꽂히면 끝을 보고야 마는 ENFP형 인간. 산에 푹 빠진 이후 주변에 등산 영업을 하다가 결국 에세이까지 썼다. 연세대학교에서 아동가족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콘텐츠 제작 일을 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에디터, 영상 PD 등으로 일하며 ‘요즘 애들’이 보는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은 책으로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 『네가 거기 그대로 있어준다면』(공저)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나만의 행복의 모양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나이 들수록 인생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우아하고 유쾌한 할머니를 꿈꾼다. 재밌는 인생에서 재밌는 글이 나온다고 믿으며 오늘도 부지... 한번 꽂히면 끝을 보고야 마는 ENFP형 인간. 산에 푹 빠진 이후 주변에 등산 영업을 하다가 결국 에세이까지 썼다. 연세대학교에서 아동가족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콘텐츠 제작 일을 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에디터, 영상 PD 등으로 일하며 ‘요즘 애들’이 보는 모바일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은 책으로 『우린 다시 여행하게 될 거야』, 『네가 거기 그대로 있어준다면』(공저)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나만의 행복의 모양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나이 들수록 인생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우아하고 유쾌한 할머니를 꿈꾼다. 재밌는 인생에서 재밌는 글이 나온다고 믿으며 오늘도 부지런히 글감을 수집한다.

인스타그램 @traveller.zoey

출판사 리뷰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 ‘디귿’
두 번째 이야기, 등산

동녘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에세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동녘의 첫머리를 딴 ‘디귿’은 나로 살기 어려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가는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을 응원합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욕망하지만, 제일 부족한 수단인 ‘돈(기본소득)’에 대해 이야기했던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서툰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들의 삶을 그린 등산 에세이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에 이어 무기력에 빠진 자신을 구원해준 달리기에 관한 『체력으로 하는 사랑(가제)』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인생에 뾰족한 수는 없지만, 뾰족한 산은 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가장 건강한 방법!

“타인을 견디는 것과 외로움을 견디는 것, 어느 쪽이 더 난해한가.”
어느 시인의 물음에 저자는 스스로를 돌보며 사는 게 제일 힘들다고 말한다. 잘 다니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휘청거리던 날에도,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실연의 아픔에 무기력할 때도, 과도한 업무량에 만신창이가 될 때도 산이 아니었더라면 스트레스를 괜히 주변에 풀며 하루를 망쳤을 것이다. 저자에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는 방법은 출근길 등산이었다.
“등산을 하며 알게 됐다. 내게 필요한 건 현실을 변화시킬 큰 모험보다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틈새 행복’들이라는 것을. 아침에 숲길을 걸으며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엔 건강한 도시락을 준비하는 등 온전히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상에서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산 중턱마다 쉬어갈 수 있게 둔 벤치처럼,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약수터처럼 자신만의 틈새 행복을 곳곳에 만들어두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잊고 있던 자신만의 틈새 행복도 찾고 싶어질 것이다.

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나요?
퇴사하고 싶을 때 ‘깔딱 고개’ 넘는 꿀팁!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한 번쯤 눈물 흘려본 적 있을 것이다. 상사에게 혼나서, 업무가 미숙해서, 사내 정치에 상처받아서. 예전 같았으면 술을 진탕 마시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겠지만 등산으로 마음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어두자 회복탄력성도 커졌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업무량에 늦게까지 야근을 하다가 지쳐버린 것도 잠시, 가만히 눈을 감고 여기가 깔딱 고개라고 상상한다.
깔딱 고개는 숨이 깔딱 깔딱 넘어갈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고개로, 산악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은어다. 깔딱 고개가 나타났다는 건 정상이 바로 코앞이라는 신호! 마지막 힘을 쥐어짜 한 걸음 내딛은 끝에 비로소 정상에 올랐던 짜릿한 성취감을 되새기며 회사 책상 앞에서 으라차차 기합을 넣어본다. 마침내 ‘야호!’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신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종종 일을 하면서 모두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 올 때 내가 깔딱 고개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에베레스트 등산을 하고 있는 엄홍길 대장이다. 여긴 히말라야 정상 전 깔딱 고개다’라고 세 번쯤 중얼거려보자. 신기하게도 일이 잘 된다. 무슨 일이든 대충하는 법이 없는 5년차 직장인의 꿀팁이다.“ 등산을 통해 어떤 시련에도 줄어들지 않을 마음의 기초대사량을 쭉쭉 키울 수 있다.
“채용 담당자 여러분, 취미에 ‘등산’이 쓰여 있는 신입 사원은 일단 믿고 뽑으시는 겁니다! 뭘 맡겨도 해낼 사람들이니까요!”

밀레니얼 세대가 등산에 빠진 이유
우리에겐 작은 성취의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다. 남들에게 쏟는 다정함과 너그러움의 절반을 나에게 쏟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내가 노력을 덜해서, 살이 쪄서, 예쁘지 않아서, 능력이 부족해서, 스펙이 딸려서 원하는 걸 이루지 못했다고 너무 손쉽게 스스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쉽게 비난할 수 있는 대상이 나 자신이므로.” 등산을 하며 “체력이 좋아지고 몸이 변화하는 걸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나는 노력한 만큼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전력을 다해 살아도 무엇 하나 이루기 어려운 밀레니얼 세대에게 스스로 걸은 만큼 넓혀갈 수 있는 등산만의 쾌감이 있다. 가성비 취미든, 보여주기 허영이든, 지금의 불행을 건강하게 극복하려고 하는 밀레니얼 세대만의 끈기만큼은 눈물 나게 명랑하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우울한 이들에게,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괴로운 이들에게 저자만의 ‘작은 성취 이론’을 추천한다. “매일 작은 목표를 세운다. 알람 끄지 않고 일어나기, 하루 한 끼는 요리해서 먹기, 청소하기 등 목표는 사소하고 작을수록 좋다. 내 힘으로 목표를 이루는 기쁨을 자주 느끼는 게 핵심이다. 혹시 작은 성취 이론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등산부터 해보는 게 가장 빠른 방법!”

종이책 회원 리뷰 (16건)

구매 산 오르고 싶게 만들어주는 에세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드**리 | 2021.09.16

한국 저자가 쓴 등산 에세이는 어지간하면 다 읽어보려 하는 편이다. (아직은 몇 권 없어서 나오는 족족 읽을 수 있음) 산행력 후덕한 형님들의 백두대간 종주기라거나 그런 책은 제외. 동년배 혹은 나보다 젊은 사람이 쓴 등산 에세이 말이다. 읽으면 재밌다. 나도 이랬는데, 저 사람도 이랬군, 하는 공감 가는 대목이 많다.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은 5월에 나왔는데, 존재를 최근에야 알았다. 아마 제목에 '등산'이라거나 '산행'이 없어서 못 찾은 듯하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바로 사서 읽었다.

 

양주연 저자의 이력. 콘텐츠 제작이란다. 어쩐지, 문장이 예사롭지 않더라. 『아무튼, 산』 『오늘도 등산』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세 등산 에세이 중에서 감히 내가 평가하자면 문장력에서는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이 탑이다. 위트도 있고, 번득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대목이 많다. 내려올 텐데 왜 인간은 산에 오르는가. 힘든데 왜 올라야 하는가. 이런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이야기하며, 지금 당장이라도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의 분량. 109쪽으로, 금방 끝나버렸다.

 

저자 분에게 가장 부러웠던 대목은, 친한 친구들과 함께 등산이라는 취미를 즐기는 장면이었다. 나도 간혹 그때 그때 맞는 사람과 가긴 하지만, 친한 친구 여러 명과 갔던 적은... 언제더라... 20대 CS, SR과 갔던 때가 마지막이었군. 그리고 CS와는 멀어져서 연락도 거의 끊긴 상태지...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일과 관계에 관한 저자의 솔직한 생각이 산행과 병렬적으로 서술된다는 사실이다. 역시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들어간 글은 실패하는 법이 없다.

양주연 작가님도 안전 산행, 즐거운 산행하시고 다음 편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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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서도 행복하십시오." 관악산 연주대에서 과천향교로 내려오는 길, 이 문구를 마주하고 가슴이 찌르르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문장이었기 때문이었다. (6쪽)

 

"야, 인왕산 쉽대. 아니면 청계산 어때?" 그러나 막 등산과 사랑에 빠진 S는 칼같이 잘라냈다. "첫 산이 너무 쉬우면 재미를 못 느껴." (16쪽)

 

발끝에서부터 무언가가 힘껏 밀려왔다. 그 감정들을 단어로 설명하자면 안도감, 후련함, 성취감에 가장 가까울까. 한 단어로 표현할 순 없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굉장히 짜릿했다는 것. 사무실에 앉아서도 그 느낌이 자꾸만 생각이 날 정도로. (19쪽)

 

산은 겉보기엔 고요하고 아름답지만 아주 위험하고 흉폭한 곳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도전 정신은 올림픽에서나 쓰고 등산할 땐 두고 오도록 하자. 이런 귀한 교훈을 크게 다치지 않고 깨달을 수 있어서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 산을 정복하겠다는 오만 따윈 버리고, 매 순간 산이 우리를 받아들여주는 것에 감사하고 오를 것. 산이시여, 등린이를 오래오래 잘 부탁합니다! (27쪽)

 

인생에서 노력한 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영역이 얼마나 될까? 회사에선 전력을 다해 일을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고, 인간관게로 말할 것 같으면... 사람의 마음은 노력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더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정직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은 운동뿐이었다. (30쪽)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설악 서북공룡', '지리산 화대종주' 등 암묵적인 계급장 같은 것이 있는데, 나 역시 '설악산을 다녀온 사람'으로서 기록이나 경험치로 산의 순위를 매기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높은 산, 더 긴 코스를 다니게 되더라도 그런 사람은 되지 않고 싶다. 뒷산을 매일 오르는 마음이나 밤을 꼬박 새고 10시간 넘게 산을 타는 마음 모두 산에 푹 빠졌다는 점에선 똑같이 소중하므로! (39쪽)

 

채용 담당자 여러분, 취미에 '등산'이 쓰여 있는 신입 사원은 일단 믿고 뽑으시는 겁니다. 뭘 맡겨도 해낼 사람들이니까요! (64쪽)

 

그래서 걷는 동안 슬픔의 답을 찾았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걷는 동안 들었던 생각이라곤 "언제 끝나지", "점심으로 뭐 먹지", "다리 아프다" 등 아주 원초적인 고민들이었다. 우울해할 시간이 없었다. 나의 밑바닥 감정에 대해 생각할라 치면 저릿저릿한 다리가 궁상 떨지 말라며 뒤통수를 '탁' 쳤다. (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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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C****e | 2021.06.23

'인생 초보 코스를 오르는우리에게 산이 건네는 위로, "내려가서도 행복하십시오"'


산은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가끔 흔들릴 때가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산정상에서 기쁨 만세를 부르는 이들을 볼때, 혹은 안나프루나의 험한 산줄기와 낯선 여행객들의 낯선 냄새가 무척이나 부러울 때. 그런 때는 나도 가끔 등.산. 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


이 책은 등산 애호가가 된 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등산이라고 하면 나이 지긋한 분들의 여유로운 취미생활 같지만, 이제는 그 등산의 '맛'이라는 것을 젊은 이들도 알게 되는 것 같다. 작가는 등산과 함께 하는 일상을 들려주며 인생을 알아간다.


책의 순서 또한 등산과 마찬가지로 등산, 정상, 하산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한다. 올라갈 때의 고통과 힘겨움, 깔딱거림의 미학을 이야기하며, 현재의 고단함을 이겨낸다. 그리고 정상. 무언가 작은 성취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며, 다시금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고, 그 희망으로 다시 산을 내려와 다음을 기약한다.


이십대의 작가가 등산에 빠진 이유. 그와 같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등산애호가가 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독히도 긴 터널을 지나가는 지금의 세대들이 필요한 것은 결국 '희망' 아닐까? 작은 성취를 통해, 작은 고난을 겪으며 결국 내게도 희망이 있다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볼만한 세상임을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한다.


작가의 등산에 박수를 보낸다. 비키니를 입고 등산을 하는 대범함과 새로운 시선에는 갈채를 보낸다. 그와 같은 시대의 젊은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긴 터널의 끝에 도달했을 때 모인 사람들은 그와 같이 빛이 나기를. 그리고 작가의 글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깊은 공감과 위로를 얻길 바란다.


'인생은 오직 내 힘으로 정상까지 가야 하는 고독한 싸움에 가까웠다. 안타깝지만 앞으로도 서로의 장애물을 치워주지도, 대신 넘어주지도 못할 것이다. 다만 누군가 뒤처질 땐 묵묵히 기다려주면서 친구가 좋아하는 간식을 내밀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등산을 하며 알게 됐다. 내게 필요한 건 현실을 변화시킬 큰 모험보다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틈새 행복’들이라는 것을.' <책 속에서...>


'에라, 모르겠다. 부끄러운 게 대수냐. 일단 살고 보자는 마음으로 상의를 탈의 하고 비키니만 입고 오르기 시작했다. 이 해방감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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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플**르 | 2021.06.19

 



씩씩한 '혼자'들의 독립생활 이야기를 소개하는 에세이 '디귿'시리즈. 두번째로 만나본 <행복의 모양은 삼각형>은 등산을 하며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틈새 행복'을 발견해가고, 나 자신을 진짜 사랑하는 법을 깨우쳐가는 이야기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하다. 남들에게 쏟는 다정함과 너그러움의 절반을 나에게 쏟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내가 노력을 덜 해서, 살이 쪄서, 예쁘지 않아서, 능력이 부족해서, 스펙이 딸려서 원하는 걸 이루지 못했다고 너무 손쉽게 스스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쉽게 비난할 수 있는 대상이 나 자신이므로.<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p.31

우리나라의 75%가 산이라니, 등산의 재미를 모르는 사람은 우리나라의 4분의 1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건가 싶어 억울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등산은 너무 싫었다. 애증의 대상도 아니고 애증의 '증'이라는 감정만 남은 등산. 회사다닐 때 분기별로 돌아오는 야유회때마다 제발, 제발 산에만 가지 않게 되길 바라고 또 바랐는데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그 계절에 좋다는 산에 가길 원하는 상사들을 모시고 도장깨기하듯 다녀왔다. 지금은 그 산이 어디에 있었는지, 그 산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하산해 들어간 오리구이집에서 다들 얼큰하게 취했던 기억과 다음날 온 몸에 남았던 어마어마한 근육통뿐. 그리고 하나 더,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산 정상에서 바라보았던 아름다운 광경과 아주 잠깐동안 내게 깃들었던 성취감! 정상에 오르자마자 단체 사진을 찍고, 무겁게 지고 올라갔던 먹을 것들을 내놓고 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그때 아주 잠시 성취감이 깃들었던 것만은 확실했다. 저자가 등산에 빠진 게 이 성취감 때문이라고 하니, 왠지 이해가 갈 것도 같았다. 상사에 대한 극심한 반감으로 등산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다. 다시 한 번 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모든 고비를 넘기고 정상에 올랐을 때, 해냈다는 성취감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가득 차오른다. 결승선을 통과한 마라토너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나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을 참고 이겨낼 수 있는 사람, 원하는 곳에 의지와 노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이야!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뿌듯함이 차올라 기분이 하늘을 찌를 것 같다. 이 순간만큼은 내가 이 구역 자존감 왕이다. 등산을 하고 나면 스스로가 한층 좋아졌고 나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p.31

저자가 등산을 사랑하게 된 이유가 바로 작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의 맛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나 가혹하고 엄격하다. '내가 노력을 덜 해서, 살이 쪄서, 예쁘지 않아서, 능력이 부족해서, 스펙이 딸려'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책망하고 코너로 몰아간다. 그런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아주 작은 것들을 성취해내면서, 그것을 성취해가는 과정을 즐기기도 하고 성취해나가는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등산을 하고 나면 나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필요한 건 현실을 변화시킬 큰 모험보다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틈새 행복'들이라는 것을. 아침에 숲길을 걸으며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엔 건강한 도시락을 준비하는 등 온전히 내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상에서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 수 있었다. 이 소소한 루틴들은 여행만큼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줬다. (중략) 행복이란 부단히 노력해서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매일을 살아내면서 발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행복의 모양은 삼각형> p.57~58

'틈새 행복'이라는 말 참 좋았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등산을 하며 작은 성취를 이루고 '틈새 행복'이 가득한 평범한 일상은, 우리에게 벅찬 감동이나 일생일대의 감화를 주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우리게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잡아준다. 행복이란 부단히 노력해서 달성하는 데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 맛있게 먹은 식사, 푹 빠져 읽은 책 한 권, 포근한 이불 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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