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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 몽스북 | 2022년 3월 31일 한줄평 총점 9.4 (3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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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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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좀 논다고 굶어 죽을까?”
우리의 모험은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카피라이터 편성준의 농담 같은 진짜 인생 이야기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살며 남을 위한 글을 써오던 편성준 저자는 어느날 돌연 회사에 사표를 쓴다. 다니던 광고 프로덕션에서 자존감이 심하게 상하는 일을 겪고는 ‘이제는 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것이다. 갚아야 할 빚과 고정 생활비를 생각하면 참고 꾸역꾸역 다니는 게 옳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저자가 꿈꾸는 삶이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피라이터로서의 경력을 접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우연처럼 비슷한 시기에 출판사를 다니던 그의 아내 역시 회사를 그만 두었다. 대형 출판사를 그만둔 뒤 직접 출판 기획을 준비하던 중이어서 아내도 별다른 수입이 없는 상황이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는 부부의 퇴사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긴긴 인생을 즐겁게, ‘쉬지 않고 노는 것’에 관한 글이다. 저자는 “쉰다는 것과 논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말한다.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마음이다. 부부는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견뎌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의기투합을 한 것이다. 삶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방향 전환을 했다. 좋은 가방, 좋은 오디오, 고급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귀중품들을 소장 목록에서 지웠다. 그 대신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저자 부부는 누구나 꿈꾸는 ‘소확행’을 ‘언젠가’가 아닌 지금 바로 실천하고자 한다.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짓은 이제 그만 하자고 마음 먹었다. 허구한 날 남의 회사 걱정을 하며 살던 삶에서 벗어나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진짜 쓰고 싶었던 글을 쓴다. 글이 바로 돈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과감히 ‘옆길로 새어보는 삶’을 택한 것이다. 앞으로만 질주하지 말고 “곁눈질도 하라”는 메시지를, 유머와 진지함을 곁들여 이 책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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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놀면서도 잘 사는 게 꿈입니다 14
1 놀고 싶은 남자, 놀 줄 아는 여자
내가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 24
공원의 불륜 커플들 30
50만 원짜리 소주 이야기 35
고노와다에 소주 한잔하실래요? 39
이혼하느라 힘드셨겠어요 41
일인용 침대 45
너희들, 결혼식을 하지 그러니? 47
주례 선생은 친구 네 명 50
호텔 수영장 풀사이드의 행복 53
‘Big Sunday’가 가고 있다 58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61
오빠, 우리 모텔 갈까…? 72
2 바보처럼 살아도 큰일 안 나요
완벽한 계획이란 없다 80
면도 85
그게 제일 유리해서 86
서재 결혼의 수식: 2-1=1 88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91
아직도 가슴이 뛰는 이유 93
아내와의 비밀 협약 97
골초였던 내가 담배를 끊은 이유 101
회사 관두면 꼭 해보고 싶었던 일 107
어머니와 전화 108
비싼 의자는 필요 없어 113
먼 별 118
통영 가는 버스 안에서 쓴 글 120
3 놀면서도 잘 살고 싶어서
술집의 꿈 130
아내와 ATM기 132
희망 온도 133
심야 택시에 두고 내린 것들 136
노력해도 안 되는 일들 139
남편이라는 직업 141
불순한 인생 142
김 실장님의 한숨 144
또다시 심야 택시 146
대결 148
남자로 태어났지만 149
프로 게이머 151
우문우답 153
유물론적 커플 154
별똥별 156
4 실수담이 많은 남자
실수담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 160
수영장에서 생긴 일 163
비효율적인 인간 166
여행지에서 빈 소원 167
서울대병원 169
성모병원 171
스마트폰을 잃어버려도 사랑할게 173
금호동 오남매곱창 175
공항 트렁크 분실 사건 177
제주 흑돈 180
해외 결제 백만 원 사건 185
덤벙이 실장님의 모험 189
타란티노여, 미안하다 197
부의금 봉투 200
5 여기는 성북동 소행성小幸星
아내와 나는 206
소 209
같이 죽자 210
가끔 딴짓을 하면 즐겁다 213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217
쫄면 221
아내가 없는 밤 224
아내와 지방 호텔을 전전하다 227
희수는 일곱 살 235
6 읽고 쓰고 놀고
들국화 컴백 콘서트의 제목을 짓다 240
욕실에서 건진 생각들 248
자전거 위에서 건진 카피들 254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261
커피가 착해서 커피에 반하다 267
‘SMART’를 끄고 ‘BE STUPID’ 270
고지식한 책 읽기 273
두 번 산 책 278
자기 비하와 마이너한 감성의 매력 284
주문을 외워보자,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라고 287
Epilogue 미루지 말고 지금 놀자! 292
추천사 298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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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편성준
MBC애드컴, TBWA/Korea 등의 광고회사에서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다. 숨 가쁘게 달리던 어느 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내의 제안으로 얼떨결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제주도 중산간의 한 별장에서 혼자 지내는 동안 숨 고르며 고독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부부의 백수 생활을 담은 에세이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를 출간했으며 현재 서울시민학교 등에서 ‘유머와 위트 있는 글쓰기’를 가르친다.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을 운영 중이다. MBC애드컴, TBWA/Korea 등의 광고회사에서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근무했다. 숨 가쁘게 달리던 어느 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내의 제안으로 얼떨결에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시작했다. 제주도 중산간의 한 별장에서 혼자 지내는 동안 숨 고르며 고독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부부의 백수 생활을 담은 에세이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를 출간했으며 현재 서울시민학교 등에서 ‘유머와 위트 있는 글쓰기’를 가르친다. ‘소행성 책쓰기 워크숍’을 운영 중이다.

출판사 리뷰

시인 장석주, 소설가 김탁환, 심리기획자 이명수 추천 도서

시종 유쾌하다.
눈을 뗄 수 없게 재미있다.
유머로 버무려진 문장 속에 인생철학이 반짝인다.
- 장석주 (시인, 인문학 저술가)

부부가 혼자 놀면(play) 어떻고 둘이 다 놀면(休) 어떤가. 편성준은 자신들을 포함한 그런 이들에게 그래도 괜찮으니 잘 견디고 버티라고 속삭인다. 자신들의 삶을 ‘숙달된 조교 앞으로’의 표본으로 삼아 그 독특한 필치로. - 이명수(심리 기획자, 작가)

꿈은 진짜로 이뤄진다는 따위의 광고 문안을 이젠 만들지도 믿지도 않고, 그날그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하고 싶은 짓을 벌인다. 일과 짓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글감은 얻었노라 자랑 아닌 자랑을 하면서, 오늘을 사는 이가 편성준뿐일까. - 김탁환(소설가)

√ 20년 넘게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 뒤늦게 출판 기획자인 아내를 만나 동거하다가 결혼했다.
√ 나는 초혼, 아내는 재혼이었다.
√ 아이는 없고 고양이 순자와 산다.
√ 작은 한옥을 사서 고친 뒤 ‘성북동 소행성小幸星’이란 문패를 달았다.
√ 툇마루에 앉아 텅 빈 마당과 하늘을 바라볼 때가 제일 행복하다.
√ 아내는 요리를, 나는 설거지를 좋아한다.
√ 친구들을 불러 밥해 먹이기는 걸 좋아한다.
√ 나는 길치, 아내는 장롱 면허라 둘 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 공원 벤치와 화장실을 사랑한다.
√ 약간 겁은 나지만, 부부가 둘 다 놀고 있다.

무모하고 어리석어도
나에게 성공이란 ‘인정받는 광고인’이 되는 것인가 여러 차례 자문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내 속에선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마음이 시키지 않는 일을 계속하며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두렵지만 다른 길을 택했다. 부부가 둘 다 회사를 그만두고 놀면서 한옥이나 고치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무모하고 어리석게 비칠까 봐 겁이 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 ‘SMART’를 끄고‘ BE STUPID’ 중에서
타인의 기준에 맞춰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포기와 타협을 의미한다. 합리적으로 살 것인가, 실제로 어리석고 무모한 선택일지라도 마음 가는대로의 모험을 택할 것인가. 20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살며 남을 위한 글을 써오던 편성준 저자는 어느날 돌연 회사에 사표를 쓴다. 다니던 광고 프로덕션에서 자존감이 심하게 상하는 일을 겪고는 ‘이제는 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되었음을 직감’한 것이다. 갚아야 할 빚과 고정 생활비를 생각하면 참고 꾸역꾸역 다니는 게 옳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저자가 꿈꾸는 삶이나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카피라이터로서의 경력을 접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며 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다. 우연처럼 비슷한 시기에 출판사를 다니던 그의 아내 역시 회사를 그만 두었다. 대형 출판사를 그만둔 뒤 직접 출판 기획을 준비하던 중이어서 아내도 별다른 수입이 없는 상황이었다.

자본주의는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법이 없다
편성준 저자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광고는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표현해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게 관건인 데 결과물을 보면 쉬워 보여도 막상 과정은 늘 어렵고 막막했다고 한다. 성격상 일을 맡으면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 종일 매달려 노심초사하는 편이어서 다른 개인적인 일엔 소홀할 수밖에 없고 저녁에 초주검이 되어 귀가하면 날카로워진 신경을 다스리느라 혼자라도 술을 마시고 잠드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 스트레스, 촉박한 스케줄,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 결과물 등 괴로운 일이 많았고 자존감 또한 잃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회사를 계속 다니면 불행할 것 같았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대로 자본주의는 ‘그만하면 충분히 벌었으니 이제 그만하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 ‘내가 회사를 그만 두는 이유’ 중에서
저자는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 법’이라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손에 쥔 공을 놓아야 더 큰 공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떠올렸다.

“쉰다는 것과 논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는 부부의 퇴사로 시작된 이야기지만 긴긴 인생을 즐겁게, ‘쉬지 않고 노는 것’에 관한 글이다. 저자는 “쉰다는 것과 논다는 것은 다른 얘기’라고 말한다.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마음이다. 그동안 벌던 돈의 반도 못 벌게 뻔하지만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게 바로 ‘돈의 노예’가 되는 것. 부부는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견뎌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의기투합을 한 것이다. 삶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고 방향 전환을 했다. 좋은 가방, 좋은 오디오, 고급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귀중품들을 소장 목록에서 지웠다. 그 대신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이것은 ‘정신 승리’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많이 벌 생각보다는 많이 놀 생각”
“사람을 개운하게 하는 그의 유머 감각도 좋아하지만 최고는 앞뒤가 똑같은 번호도 아닌데 그의 글과 삶도 앞뒤가 똑같다는 것이다. 고수들이 득시글한 심리 치유의 영역에서 ‘잘 산다’는 것의 모범 사례가 될 만하다.” - 이명수
심리기획자이자 작가인 이명수 씨가 추천의 글에서 밝혔듯 저자는 글과 삶의 앞뒤가 같다. 글에서처럼 엉뚱한 유머와 온화함이 읽힌다. 바쁘지 않게, 안달하지 않으며 살고자 하는 의지가 그의 글에도, 삶에도 자연스럽게 배어난다. 자본주의의 최정점이자 가장 치열한 필드라고 하는 광고 현장에서 그렇게 오래 일을 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첫 에세이임에도 저자의 모습이나 글에서는 ‘전업 작가’의 포스가 나온다. 다소 늦게, 그는 자신에게 걸맞는 옷을 입은 것이다. 이 책은 편성준 저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얼마나 진지하고 색다르게 일상의 의미를 찾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며 동시에 월급을 받거나 사업을 벌이지 않고도 어떻게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놀고 있는’ 그의 생활 속에선 카피라이터 특유의 기획력과 감각이 빛난다. 퇴사 직후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실행하며 혼자 글을 쓰기 시작했고 토요일에 모여 한국 소설을 읽는 독서 모임 ‘독하다 토요일’을 기획해 운영 중이다. 기획 단행본의 취재를 맡아 아내와 전국을 돌기도 하고 ‘공처가의 삶’이나 한옥 고치는 스토리를 담아 다양한 플랫폼에 글을 올리기도 한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바쁠 때도 많지만 전처럼 힘들지는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에 돈은 적게 벌더라도 보람이 있다. 많이 벌 생각보다는 많이 놀 생각을 하기에 이들 부부는 지금도 깔깔거리며 살 수 있다고 한다. 돈벌이에 대한 고민은 여전한 채로,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으며, 이상한 낙관주의를 품고, 그는 늘 새롭고 즐거운 일들을 찾아 나선다.

“별빛은 옆으로 쳐다볼 때 더 많이 보인다”
저자 부부는 누구나 꿈꾸는 ‘소확행’을 ‘언젠가’가 아닌 지금 바로 실천하고자 한다.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는 짓은 이제 그만 하자고 마음 먹었다. 허구한 날 남의 회사 걱정을 하며 살던 삶에서 벗어나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진짜 쓰고 싶었던 글을 쓴다. 글이 바로 돈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과감히 ‘옆길로 새어보는 삶’을 택한 것이다. 앞으로만 질주하지 말고 “곁눈질도 하라”는 메시지를, 유머와 진지함을 곁들여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다.
좋아하는 영화 중 알렉산더 페인의 〈사이드 웨이〉라는 작품이 있다. 결혼식을 앞두고 와인 여행을 떠난 두 친구가 ‘옆 길’로 새어보고 나니 비로소 자신이 원했던 게 뭔지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가끔 이 영화를 떠올리면서 어쩌면 그들이 갔던 옆길이 나의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밤하늘의 별빛은 똑바로 쳐다보는 것보다 옆으로 쳐다볼 때 더 많이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 에필로그, 미루지 말고 지금 놀자!

종이책 회원 리뷰 (28건)

나도 격하게 놀고 싶다_013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y | 2023.04.09

놀고 있다는 문장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말 그대로 즐겁고 신나게 놀고있거나, 경제적 벌이와 연계해 놀고있거나(흔히 우리가 백수라고 부르는), 또는 다소의 빈정거림을 담아 바라보는 놀고있는 상황까지 새삼 우리 말의 재미를 느낄 만큼 다양한 뜻이 담겨 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이것은 은퇴에 관한 이야기인가싶으면서(아마도 정년을 채우지 않는 조기 은퇴, 소위 파이어족에 대한 지대한 관심 때문이리라) 동시에 언젠가 읽은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가 떠올랐다.

 

   회사를 안 다니면 정말 굶게 될까. 대학 졸업 이후로 직장 생활을 계속해 왔던 아내와 나는 집에서 술을 마시며 곧잘 이런 농담을 주고받았다. 그러고는 둘 다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 어쩌다 한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나머지 한 사람이 돈을 벌어 오면 되지라는 속 편한 소리를 하고는 다시 술잔을 부딪쳤다. 그때는 회사를 그만둔다는 걸 상상하지 못해 그런 것이었다. p.10(ebook)

 

, 나도 정말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근면성실을 가훈으로 삼으신 부모님의 가르침에 따라 열심히공부하고 열심히일하는 것이 당연했던 나는 지금까지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심지어 휴일에도) 다소의 강박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가끔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인지(거장하게 자아실현이라고는 쓰지 않겠다) 아니면 나의 강박을 해소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책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곤 한다.

게다가 노는 것쉬는 것의 구별 역시 모호한데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 비슷한 감정마저 있으니 이런 내게 책 읽기가 취미가 된 것은 어쩌면 책을 좋아하는 성향과 독서는 곧 생산성 있는 행위라는 후천적 주입이 융합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논다는 것은 쉰다는 것과는 다르다. 우리는 회사를 다니지 않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은 남들이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왔으니 이제부터라도 스스로 원하는 것들을 하며 살아보려는 것이다. p.12(ebook)

 

(당연하지만) 나의 고민과는 무관하게 저자와 그의 아내는 함께 놀기’(일명 부부가 둘 다 놀기)를 실천하기로 한다. 아무리 이제부터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해보겠다 결심한다지만 그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나같이 소심한 사람은 항상 생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우리도 떨린다. 돈도 절실히 필요하다. 하지만 돈은 늘 모자라게 되어 있다. 그리고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뭔가를 계속 기획하고 시도하면 새로운 기회는 늘 온다. 그리고 일정 부분을 포기하거나 방향 전환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계속 미뤄왔던 일상의 행복들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비싼 가방이나 좋은 오디오, 고급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귀중품들을 소장 목록에서 지웠다. 그 대신 계속해서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이것은 정신 승리가 아니다. 다만 이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젠 알고 있다. 누구든 회사를 그만두어도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을 걷어낼 수만 있다면 새로운 세상은 열린다. p.12(ebook)

 

정말 막연한 불안감만 넘어설 수 있다면 내 앞에도 새로운 세상이 열릴까? 저자의 글을 읽으며 행복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나의 소장 목록에서 지워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떠올려봤다(책에서 언급한 비싼 가방, 좋은 오디오, 고급 자동차는 지금도 없으니, ..뭘 지워야 하려나?).

 

   퇴직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는 법이라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손에 쥔 공을 놓아야 더 큰 공을 잡을 수 있다는 말도 떠올렸다.,(중략)..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회사나 직장을 그만둔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꼭 열리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p.18(ebook)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말은 익히 들어본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나 든든한 느낌이었는데 왜 이책에서 이 문장을 마주하니, 정말 그럴까? 하고 물음표가 따라붙을까? 회사를 그만둬도 굶어 죽지 않는다는 말은 직설적인 동시에 그래, 굶지는 않겠지?’ 슬몃 내 마음을 찔러 온다.

 

   생각해 보면 성공이란 것은 돈을 버는 것과는 별 상관이 없다. 인간은 음식 없이 40, 물 없이 3일을 살 수 있지만 의미 없이는 35초를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그저 편하게 놀 생각이었다면 아내든 나든 며칠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이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이지만 사실 우리에게 의미 없이 노는 시간은 거의 없다. 겉으로는 놀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늘 뭔가 새로운 생각을 하고 기획을 하려 애쓴다. 그러다 보니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더 바쁠 때도 많다. 하지만 전처럼 힘들지는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p.246(ebook)

 

책에는 부부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때로는 벌리기도 한다), 자신들의 시간과 공간을 채워가는 이야기가 적혀 있는데도 나의 시선은 직장을 그만둔 그 시점에 집요하게 머물러 있었다.

새삼 경제적 벌이의 수단을 내가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일을 하는 곳으로 한정 지어 생각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물론 새로운벌이의 형태를 고민하는 것이 막막하기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위에 열거한 짓거리들 중 돈이 되는 모임은 하나도 없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쓰고 있는 공처가의 캘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떠랴. 언제나 그랬듯이 인생에서 돈보다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즐거움아니던가. 그러니 쓸데없는 짓을 두려워하지 말자. 장담하건대 가끔 딴짓을 하면 할수록 인생은 즐거워진다. p.188(ebook)

 

   나에게 성공이란 인정받는 광고인이 되는 것인가 여러 차례 자문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내 속에선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흘러나왔다. 마음이 시키지 않는 일을 계속하며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두렵지만 다른 길을 택했다. 부부가 둘 다 회사를 그만두고 놀면서 한옥이나 고치고 있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무모하고 어리석게 비칠까 봐 겁이 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p.228(ebook)

 

저자가 아무리 쓸데없는 짓을 두려워하지 말고, 가끔 딴짓도 하라고 그리고 실수담도 여러 개 만들라고 하지만 완벽주의자를 표방(완벽하지 않은 사람이 완벽주의를 표방하면 참으로 고단하다)하고 실수를 하면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지만 이미 속으로는 한껏 자책하는 표리부동(, 적고보니 나라는 사람, 조금 별로인 듯) 인간인 내게서 흔쾌히 동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말 즐겁게 놀고 있는이 부부가 부러운 것은 나 역시 그런 삶에 대한 기대를 쉬이 접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지. 언젠가 나도 이제 놀기로 했습니다 이런 제목의 글을 쓰며 사람들에게 같이 놀자고 권할지도 모른다. , 사람 일이란건 알 수 없으니 이왕이면 즐거운 의외성을 기대해 보고 싶다.

 


FROM Millie

 

*덧붙이는 말

저자처럼 위트있게 구직 호소문을 올릴 수 있는 반짝이는 재능이 있다면 조금 더 의외성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그저 핑계인걸까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밥을 많이 먹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술을 많이 마시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나이는 좀 있지만 카피는 잘 씁니다.

   카피라이터지만 홍보 영화 시나리오도 잘 씁니다.

   카피라이터지만 CDCreative Director도 잘합니다.

   카피라이터지만 비주얼 아이디어도 잘 냅니다.

   강의도 잘하지만 카피를 더 잘 씁니다.

   프레젠테이션도 잘하지만 카피를 더 잘 씁니다.

   칼럼도 잘 쓰지만 카피를 더 잘 씁니다.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놀고 있습니다.

   실력 있는 카피라이터가 지금 일을 찾고 있습니다.

*저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구직 청탁서

 

*기억에 남는 문장

나의 무모한 결정을 태연히 받아주는 아내가 고마웠다. 내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일과 시간에 불쑥 전화를 해서는 , 아무래도 회사를 그만둬야겠어라고 말했을 때 흔쾌히 그래. 잘 생각했어. 결심하느라 애썼겠네라고 해준 아내는 일요일에 카 셰어링 서비스에서 차를 빌려 회사에 있던 책과 짐을 모두 싣고 집으로 왔을 때도 진심으로 퇴직을 축하해 주었다. 그냥 말로만 축하해 준 게 아니라 한 달짜리 제주도 여행까지 선물해 주었다. 당시 제주도에 별장을 지어놓고 아직 입주하지 않은 지인이 하나 있었는데 아내가 그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한 달간 나 혼자 글을 쓰며 지낼 수 있도록 해준 것이었다. p.10(ebook)

*내가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말하면 옆자리분이 뭐라고 하려나? 한달 제주도 여행 선물을 해줄 수 있을까? 그런데 반대로 갑자기 옆자리분이 내게 전화를 걸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다면? 과연 나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적한 대로 자본주의는 그만하면 충분히 벌었으니 이제 그만하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업계는 늘 위기였고 다니는 회사마다 사정이 안 좋았다. p.16(ebook)

 

혼자 있을 때 뭘 하고 노느냐가 그 사람을 규정한다” p.30(ebook)

 

완벽한 계획이나 설계도는 없다. 진정한 성공을 만들어주는 건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작은 응원과 호의라고 생각한다. 근심이 쌓여 발바닥이 뜨거워질 즈음엔 이렇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꼭 나타난다. p.62(ebook)

 

일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일을 할수록 피곤해진다는 게 그 증거다라는 프랑스 소설가의 농담을 난 진담으로 생각한다. ‘일은 조금만 효과적으로, 노는 건 오래 많이.’ 목표는 이건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늘 문제다. p.98(ebook)

 

토머스 에디슨의 천재란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도 짜증 나긴 마찬가지였다. 흔히 이건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로 오해되곤 하는데 사실은 누구나 다 노력은 하지만 1퍼센트의 천재성이 없으면 다 소용없다. 다행히 나는 그걸 가지고 있었다라고 잘난 척하는 얘기였으니까. p.140(ebook)

*, 그런거였나? 99퍼센트 노력에 강조점을 찍고 있던 내게 결국 1퍼센트 천재성의 유무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이 말은 얼마나 힘 빠지는 대목이던지.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든 잘하고 싶은 사람은 꾸준히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p.224(ebook)

 

그래서 매일매일이 힘든 날이지만 동시에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기도 한 것이다. 비록 느리고 고단해도 지금처럼 날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고마워하고 또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인생은 그럭저럭 살 만하지 않겠는가. p.240(ebook)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소확행을 꿈꾸지만 거기에 늘 언젠가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런데 정말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루게 될까?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하루에 8시간씩 성실하게 일해 봤자 결국에는 사장이 되어 하루 12시간씩 일하게 될 뿐이다라는 지독한 독설을 남겼다. p.244(ebook)

*! 하루 8시간씩 일한다 해도 사장이 될 수 없는 이 조직에서 과연 나는 뭘하는 거지? 로버트 프로스트의 독설에 현타가 오다.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매일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태어날 준비는 용기와 믿음을 필요로 한다. 안전을 포기할 용기, 타인과 달라지겠다는 용기, 고립을 참고 견디겠다는 용기다.”

-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중에서 p.246(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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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둘다놀고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n**t | 2022.06.05


먼저 읽은 "여보 나 제주에서 한달만 살고올게"가 흥미로워서 읽은 책

결혼, 책, 영화, 광고, 건망증, 여행 여러 소재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개인적으로 부부의 연애에세이로 읽었다. 이야기 사이사이 스며드는 부부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 소통하고 위로하고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유머를 장착하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부부 생활도 좋은 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제안하기를 좋아한다면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니까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고 말할 때 "그래 잘 생각했어 결심하느라 애썼네, 당신이 오죽하면 이러겠어"라고 말하는 아내
-운전하다 아내를 죽게 만들까봐 무서워서 운전을 안했다는 말에 "혼자 죽는 게 걱정이지 둘이 같이 죽는 건 아무 상관이 없다"는 아내
-오빠는 왜 날 사랑해? "그게 제일 유리해서"라고 답하는 남편


일상에 픽 웃었을만한 장면을 놓치지 않고 적당한 길이로 잘 풀어내는 것은 지난번 신기하다

조금은 실없고
약간은 유쾌하고
간간히 설레고
때로는 웃기고
어쩔 땐 나도 그런데 하는 생각이 들게하고
가끔 솔직해서
편안하면서 꽤 괜찮은 기분이 들게하는 산문

p.s 제목도 참 잘 지었다. 미래로 꿈을 유보한 사람들에게 현재 꿈을 실현해고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부부가둘다놀고있습니다 #편성준 #몽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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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논다는 건 쉬는 게 아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s****y | 2021.10.04

동종업계 출신의 저자가 쓴 글이라 읽으며 무척 공감한 책이었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최근 널리 알려진 파이어족 부부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번아웃증후군 회복기 같은 내용이었네요. 어쨌든 직장은 없으나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도 하고 쉬기도 하는 부부 이야기였어요. 욕심을 버리고 적당히 벌고 잘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네요. '논다'는 게 '(무작정) 쉰다'는 게 아니었어요. 재밌게 한번에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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