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들이 이제 너무나도 많이 있을 정도로 우리 주변 먹거리는 매우 풍요로운 수준이다. 예전 어르신들은 먹을 것 잆어서 들판에 나가 나물을 캐서 삶아먹거나 고깃덩어리를 하나 구해와서 삼일 내내 국물을 우려내어 온 가족이 먹었다는 절절한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의 건강이나 몸매 관리를 위해서 일부러 눈앞에 음식을 멀리 두고 먹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넘쳐나는 음식들을 감당하지 못해서 하루 세끼를 비롯해 간식이나 야식을 즐겨 먹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너무 부족한 것도 문제겠지만 너무 과잉인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유명 소화기외과 전문의이자 건강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이시구로 세이기가 쓴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과식하지 않는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해시켜주고 있다. 저자 역시 늦게 끝나는 수술 등으로 인해서 제대로 식사를 없게 되지 배부를 때 까지 먹고 바로 자는 생활을 무려 마흔 다섯 살까지 지속했다고 한다. 사실 누구보다 환자와 병을 가까이 두고 사는 의사가 이런 습관을 계속해왔다는 것이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바쁜 의사들은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정도로 바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학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다. 건강한 음식을 규치적으로 먹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런 생활을 하던 저자의 몸에도 여러 가지 부정적인 증상들이 나타났을 것이고 기본 생활 리듬 역시 깨지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된 저자는 더이상 미루지 않고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과식하지 않는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고 실천한다. 의사인 저자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소식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먹는 음식의 양을 줄인다고 해서 훌륭한 소식 습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 영양소는 챙겨 먹어야 할 것이고, 그 외 몸에 해로운 음식들을 줄여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병원을 다니며 골골대는 그런 노년의 삶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식 생활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