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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제인 오스틴 저/송은주 | 윌북(willbook) | 2022년 7월 20일 한줄평 총점 10.0 (4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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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영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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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7월 1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되는 〈설득〉 영화 원작 소설!

- 셰익스피어에 이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

-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중 가장 완벽한 작품 _헤럴드 블룸

-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독자를 사로잡은,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보편적 가치 탐구




2022년 7월, 제인 오스틴의 팬이라면 열광할 뉴스가 있다. 남녀의 사회적 차별에 반대하며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제인 오스틴의 의지를 우리말로 제대로 옮겨낸 『설득』 출간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설득〉의 공개 소식이다.



지금까지 많은 번역본이 있었지만, 영어에는 없는 남녀의 존·하대 표현을 상황에 맞는 평등한 어조로 살려낸 판본은 없었다. 제인 오스틴이 그리고자 했던 ‘평등한 시선으로 마주 본 남녀의 이야기’를 되살린 이번 판본에서는 지금까지 틀에 매인 듯 표현되던 ‘앤 엘리엇’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 주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소설 『설득』은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두 남녀의 엇갈린 운명과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만나 사랑을 키웠고 어떤 풍파를 만나 이별의 아픔을 겪었는지,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오스틴의 붓끝은 날카롭기 그지없다. 단순한 연애사의 굴곡을 담는 대신, 과연 ‘결혼’과 ‘행복’이 등식으로 성립할 수 있는 문제인지 원론적인 지점부터 고민하기 때문이다. 오스틴의 고민은 주인공 ‘앤 엘리엇’에 투영되어 작품에 드러난다. 앤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지가 결혼이 되어야 하는 여성의 삶이, 더 나아가 물질주의로 물든 허세 가득한 결혼 관습이 과연 옳은 것인지 집요하게 묻는다.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파혼당한 ‘웬트워스’는 부와 명예를 얻어 금의환향한 뒤 최고의 신랑감으로 부상한다. 그를 대하는 인물들의 태도 변화를 아이러니하게 그려내는 오스틴은 남성 역시 왜곡된 결혼 관습의 피해자임을 보여준다.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에 담긴 『설득』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사는 주인공들이 어떻게 같은 애정과 고민을 안고 삶을 영위하는지, 그리고 그 모습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비슷한지 보여준다. 단순히 애정을 갈구하는 수단이 아닌,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출발점으로서의 ‘첫사랑’을 담았다.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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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제인 오스틴 (Jane Austen)
작가 한마디 '상당한 재산을 가진 독신남성이라면 틀림없이 아내를 찾고 있을 것이다.'라는 말은 보편적인 진리이다. 영국 근대 문학을 대표하며,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작가다.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폭넓은 독서 교육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 소설을 썼다. 1794년에 서간체 단편소설 『레이디 수전』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795년에는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는데, 1797년 이 소설은 개작... 영국 근대 문학을 대표하며,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로 손꼽히는 작가다. 1775년 12월 16일 영국의 햄프셔 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인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목사인 아버지로부터 폭넓은 독서 교육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습작을 하다가 열여섯 살 때부터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물한 살 때 첫 장편 소설을 썼다. 1794년에 서간체 단편소설 『레이디 수전』을 집필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무 살이 되던 1795년에는 『엘리너와 메리앤』이라는 첫 장편소설을 완성했는데, 1797년 이 소설은 개작되어 『이성과 감성』으로 재탄생한다.

1796년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혼담이 깨지는 아픔을 겪는 와중에, 훗날 『오만과 편견』으로 개작된 소설 「첫인상」을 집필했다. 그러나 출판을 거절당하고 다시 꾸준히 작품을 개작했다. 그러다 1799년, 후에 『노생거 사원』으로 개제하여 출간된 「수전」을 탈고하고 1803년 출판 계약을 맺는다. 180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어머니와 함께 형제, 친척, 친구 집을 전전하다가 1809년 아내를 잃은 셋째 오빠 에드워드의 권유로 햄프셔 주의 초턴이라는 곳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이 기간에 『이성과 감성』(1811)을 익명으로 출판하였고, 『첫인상』을 개작한 『오만과 편견』(1813)을 출간하였으며,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등을 출판했다. 이 책들은 출간 즉시 큰 호응을 얻었고 그녀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작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1816년 『설득』을 집필하면서 건강이 나빠졌고, 1817년 『샌디턴』을 집필하던 중 병세가 깊어져 그해 7월, 42세로 생을 마감했다. 『노생거 사원』과 『설득』은 오스틴이 죽은 후 오빠인 헨리 오스틴이 작가 소개를 덧붙이며 1818년에 출판되었고, 후에 그녀의 습작과 편지 들, 교정 전 원고와 미완성 원고가 출판되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출간되고 영화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로 삶의 미묘한 이면을 포착하고, 재치 넘치는 위트와 은은한 유머를 담아 젠트리 계층의 사교 생활과 결혼을 중심으로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히 그려낸 그녀의 작품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높이 평가되었다. 또한 오스틴은 영국 BBC 선정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가장 사랑받는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으로는 『이성과 감성』, 『오만과 편견』, 『맨스필드 파크』, 『엠마』, 『노생거 사원』, 『Sanditon』, 『설득』, 『맨스필드 파크』 등이 있다.
역 : 송은주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위키드』 『모든 것이 밝혀졌다』 『광대 샬리마르』 『클라우드 아틀라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종이로 만든 사람들』 『선셋 파크』 『블랙스완그린』 『겨울 일기』 『술라』 『시대의 소음』 『내가 여기 있나이다』 등이 있다. 『선셋 파크』로 제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위키드』 『모든 것이 밝혀졌다』 『광대 샬리마르』 『클라우드 아틀라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종이로 만든 사람들』 『선셋 파크』 『블랙스완그린』 『겨울 일기』 『술라』 『시대의 소음』 『내가 여기 있나이다』 등이 있다. 『선셋 파크』로 제8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리뷰

시공을 초월한 메시지로 200년 넘게 팬덤을 형성한 제인 오스틴
그 비밀과 이유를 알 수 있는 그의 마지막 소설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 문화 아이콘으로 꼽히는 제인 오스틴은 ‘제인아이트Janeite’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작가다. 200여 년 전에 활동했던 작가인 점을 고려하면 오스틴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몇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드라마, 영화로 끊임없이 리메이크되는 오스틴 작품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후대의 소설가, 작가들이 추앙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 오랜 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재생산되는 이유는 시대가 흘러도 변치 않는 보편적 감성으로 당대 여성의 삶, 특히 연애와 결혼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당당하면서도 재기 넘치는 방식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오스틴이 묘사하는 연애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형식이다. 지금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볼 수 있는 소재와 구조가 이미 오스틴 소설에서 시작된 셈이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 통속적인 구조 속에서 재미와 주제 의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냈다. 뻔한 구조와 전개, 결말이 보이는 진행임에도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는 긴장감, 술술 읽히는 문장 속에 녹여낸 주제 의식, 읽고 나면 머릿속에서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캐릭터까지 말 그대로 매력의 향연인 셈이다.

『설득』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앤 엘리엇은 허울뿐인 준남작 집안의 둘째로, 허영심 가득한 아버지와 언니, 자기중심적인 동생 사이에서 가정의 중심을 잡고 있는 인물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우며 자존감 높은 멋진 여인이지만, 집에서는 그저 시들어가는 외모에 혼기까지 놓친 스물일곱 살 못난 딸일 뿐이다. 사실 그에게는 8년이란 시간 동안 가슴에 품어온 첫사랑이 있다. 집안의 설득과 반대로 파혼해야 했지만 끝내 그를 잊지 못한 채 결혼의 기회조차 버려왔다. 결혼 상대자는 스스로 선택하겠다는 당찬 여인이지만 집안의 설득을 뿌리치기엔 어린 나이였고, 지금은 세상을 알아버려 쉽게 결혼을 선택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런 앤 앞에 그가 나타났다. 한시도 잊지 못한 첫사랑 프레더릭 웬트워스가 8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안고 다시 등장한 것이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위치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사랑이 뜨거웠던 만큼 파혼의 상처가 컸던 그는 앤을 차갑게 외면하고, 여기에 사돈아가씨가 웬트워스에게 적극 구애를 펼치며 미묘한 감정들이 얽히기 시작한다.

18세기 낭만주의 잔재를 걷어내고 19세기 사실주의 기반을 이끌어낸 수작

사회적으로 여성의 삶이 더 고달팠던 시기에 쓰인 소설이지만, 사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약자는 ‘남녀’ 둘 다이다.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저래야 한다는 인식으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양쪽 모두일 테니 말이다. 『이성과 감성』,『오만과 편견』을 통해 연애와 결혼을 둘러싼 인물들의 내면 갈등을 묘사하며 물질주의로 빠져든 결혼관을 날카롭게 비틀어온 오스틴은 『설득』에 이르러 잘못된 사회적 인식의 피해자는 둘 모두이며 결국 이들이 행복에 이르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사회에 던지는 통쾌한 일침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설득』은 또한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쟁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멋지게 국가와 개인의 유대를 강조한다. 나라를 생각함에 있어 남녀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더 나아가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당시의 국가적 위기와 개인의 삶을 연결 지으며 진부한 소재와 통속적 구조라는 한계를 스스로 벗어난다.

1995년에 한 차례 영화화된 이후 27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판 〈설득〉은 분명 과거와는 다른 시각과 관계를 선보일 것이다. 영화의 감동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제대로 된 원작을 완독하는 것은 제인 오스틴 팬들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즐거움이 될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44건)

구매 설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오**록 | 2023.01.04

서머싯셔 켈린치 홀에 사는 월터 엘리엇 경이 재미 삼아 보는 책이라고는 준남작 명부뿐이었다. 명부를 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위안을 얻기도 했다. 몇 남지 않은 오래전 선대의 특권들을 들여다보자면 감탄과 존경의 마음이 솟아났다.

(p.7)

월터 엘리엇 경은 허영심을 빼면 시체나 다름없었다.

(p.9)

 

제인 오스틴(1775~1817)의 마지막 작품 설득은 주인공 앤의 아버지 월터 엘리엇 경이 준남작 명부를 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오스틴이 활동하던 18세기~19세기 초 영국은 산업혁명과 식민지 개척으로 신흥자본가와 군인이 유력 계층으로 떠오르고 시류에 적응 못하는 옛 귀족들이 영향력을 잃어가던 시대였다. 구질서가 급격히 무너지고 계층 이동이 활발하던 시대에 맨 끄트머리 귀족인 준남작 작위에 매달려 위안을 얻는 월터경의 모습은 작품 전체의 줄거리와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월터경은 준남작 지위에 위안을 얻는 허세 가득한 인물이지만 실상은 물려받은 저택도 유지하지 못해 남에게 내주고 작은집으로 이사해야하는 처지다. 일찍 상처한 그에게는 세 딸이 있다. 엘리자베스, , 메리. 부친을 닮아 허영심이 많은 큰딸 엘리자베스나 막내 메리와 달리 둘째 앤은 고귀한 정신과 다정한 성품을 지니고 생각이 깊지만 가족들 사이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된다.

이야기는 둘째 앤의 사랑과 결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앤은 과거 초급장교이던 엔트워스 대령과 약혼했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헤어진 적이 있다.

이유는 엔트워스 대령의 가문이 보잘 것 없고 가난하다는 것.

둘의 애정이나 상대 남성의 성실성, 장래성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시대는 변하고 있었지만 앤의 주변 사람들은 과거에 머물러있고, 아직 어리고 미숙한 앤은 그들을 설득할 힘이 없었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흐르고 앤은 여전히 미혼이다.

스물 여덟. 여성의 자립이 불가능한 시절, 정상적인 결혼을 할 수 있는 끝자락 나이.

앤 앞에 과거의 연인 엔트워스 대령이 나타난다. 섬세한 성품과 근사한 외모, 초급 장교 시절과 달리 이제는 재력과 지위까지 갖췄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이 오해를 풀고 진심을 마주하기에는 쉽지 않은 과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젊고 예쁜 아가씨 루이자가 엔트워스 대령과 친해지고 앤에게는 엘리엇가의 한사상속인 엘리엇씨가 접근한다.

몇몇 커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작품 속에 묘사되는 18세기~19세기 초반 영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엔트워스 대령의 가문이 보잘 것 없다는 이유로 앤과의 결혼을 반대하던 월터경이 8년 만에 태도를 바꾸는 걸 보면 당시 영국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부유해져 과거와는 조건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귀족 작위에 집착하던 월터 경의 변화는 극적으로 보였다.

 

외양으로는 단순한 연애 소설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는커녕 여러 번 영화와 드라마로 각색되어 사랑받고 있다.

200년도 더 지난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제 저를 의심하지 마세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저도 나이를 먹었고요. 예전에 설득에 넘어간 것은 저의 실수였다 해도, 그분의 설득은 위험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것이었음을 기억해주세요. 제가 설득에 넘어갔을 때는 그것이 응당 따라야 할 의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떤 의무도 저에게 도움이 될 수 없어요. 오히려 저에게 무심한 남자와 결혼한다면 온갖 위험이 초래될 것이고, 결국 모든 의무에도 어긋나는 일이 될 거예요.”

(p.367)

 

오스틴이 활동하던 시대 영국의 중상류계급에서는 정략결혼이 대부분이었고, 여성은 남성의 청혼을 기다려야했다. 조신하고 소극적인 성격이 미덕이던 시절에 앤은 원하는 배우자를 직접 선택한다. 미숙함과 용기부족으로 설득당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앤이 엔트워스 대령과 재회하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은 지난 8년간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준다. 착하고 아름답기만 한 캐릭터가 아닌 성장하는 주인공은 작품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성장하는 주인공 앤 외에도 소설에는 매력적인 남주인공이 등장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완벽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엔트워스 대령은 내세울만한 가문 출신이 아니다. ‘알고 보니 어떤 귀족가문의 상속자였다.’라는 말 한마디만 더해졌다면 더욱 완벽한 조건이 되겠지만, 작품 자체는 그렇고 그런 통속소설에 머물렀을 것이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남자주인공에게 명문가 설정을 제외하여 더 이상 가문이 중요한 시대가 아님을 강조한다.

 

또한 윌리엄 엘리엇이라는 속물적인 상속인을 등장시켜 아들 없는 집안의 재산이 딸이 아닌 남자친척에게 상속되는 한사상속제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 법인지 독자가 자연스레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 책이 단순히 재미만 주는 소설이 아니라 좀 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수 있게 만든다.

 

설득. 독특한 제목이다.

주체성 있는 삶을 찾고, 설득당하는 자가 아닌 설득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비혼녀 제인 오스틴의 다짐이 보이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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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설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L*****r | 2022.09.15

제인 오스틴 작품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도장깨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오만과 편견 드라마를 보고 나서 였습니다. 각 인물들의 캐릭터 구성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시대의 통찰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을 읽게 되었고 그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설득이 스토리라인이 끌려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출판사 가운데 이 출판사에서 현대에 맞게 번역을 했다는 소개글을 읽고 궁금한 마음에 구매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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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설득-제인 오스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1 | 2022.08.23
8월에는 어떤 고전 문학을 읽을까 하다가 오노레 드 발자크의 [어둠 속의 사건]과 고민하다가 예쁜 표지에 끌려 읽기 시작한 책이다. 물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기대하며 이 책을 선택한 것도 있다. 얼마 전에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을 좀 지루하게 읽은 것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중요한 이유이다.

고전을 읽을 때 등장인물이 많이 나와서 누가 누구인지 알고 이해하는데 한참 걸린다. 이 책에도 여러 인물들이-심지어 같은 이름의- 나와서 등장인물의 인물관계도를 그리면서 읽었더니 등장인물의 관계를 쉽게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준남작 엘리엇가의 둘째 딸 앤이 8년 전 웬트워스 대령을 사랑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그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그녀의 가족과 그녀의 정신적 지주이자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인 러셀 부인의 설득으로 그와의 결혼을 포기했다가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부와 명성을 얻은 그를 다시 만나서 결국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설득에 의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이끌리는대로 다시 웬트워스 대령과의 결혼에 이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이 아닌 주인공 스스로의 감정을 잘 파악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어 좋았다. 소설 중반에 두 명의 썸남이 나타나지만, 한 명은 여동생 메리의 시누이 루이자와 결혼하게 되고, 다른 한 명은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촌이었다.

주인공 앤은 참으로 다정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다정하게 대해주며, 소설에 나오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인물이다. 단, 그녀의 아버지와 언니인 엘리자베스와 동생 메리를 제외하고.

앤은 다른 사람들의 설득에 의해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했지만, 그녀가 설득에 쉽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이 나약함과 비겁함의 결과였다고 인정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앤이 나에게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느껴졌다.

이 시대의 여자들은 인생의 최종 목표가 "결혼"이었던 것 같다.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로서, 지금과는 맞지 않지만 그나마 주인공 앤이 다른 여자들처럼 "결혼"을 목표로 살아가는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좇는 사람이라 굉장히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그 시대 여성상이 있었겠지만 결혼에 집착하는 모습이 가히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이 책의 제목이 "설득"이라 그런지 이 책에 굉장히 많은 "설득"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우리는 많은 순간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득당하면서 살아간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니 나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설득"에 쉽게 넘어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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