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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발밑의 우주를 들여다보는 한 곤충학자의 이야기

정부희 | 동녘 | 2022년 9월 20일 한줄평 총점 0.0 (14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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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과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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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앉으면 보인다! 작은 그 녀석들의 어마어마한 세계
‘한국의 파브르’ 정부희의 좌충우돌 벌레애정기

그 많던 ‘어린이 곤충박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쩌다 보니 곤충과 멀어져버린 사람들을 위한 재입문책!

어릴 때는 대부분이 ‘박사’였다가 커갈수록 ‘멍청이’가 되는 몇몇 분야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곤충이다. 잠자리, 매미, 방아깨비, 여치 …… 여름이 되기가 무섭게 채집통을 들고 쏘다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곤충들을 만났던 우리는, 이제 일상 공간에 곤충의 그림자만 비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토록 스스럼없던 사이였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대체 언제부터 ‘벌레’를 혐오하게 된 걸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우리 안의 곤충덕질 본능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곤충 재입문서다. 어른이 된 후 지독한 곤충앓이를 하다가 결국 학문의 길까지 걷고 있는 지은이의 안내이니 믿을 만하다.

이 책을 쓴 곤충분류학자 정부희 박사는 자타가 공인한 ‘곤충통역사’다. 곤충의 식생활을 주제로 펴낸 첫 책 《곤충의 밥상》에 대해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배우는 줄 모르며 배우는 곤충책”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는데, 쉽고 다채롭게 곤충 이야기를 풀어내는 지은이의 솜씨는 이 책에서도 발휘된다. 자기 몸을 똥칠해 ‘나는 똥이라 맛이 없어’라고 천적들에게 어필하는 백합긴가슴잎벌레 애벌레, 도심 공원에 떼로 출몰해 징그럽다며 미움을 받지만, 나뭇가지로 위장하는 것 말고는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없는 대벌레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징그러워 몸서리쳤던 곤충들이 친근하고도 애잔하게 느껴질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알면 돌아갈 수 없다
남편을 잘 뒀군요 | 문과 출신이 살아남는 법 | 집과 실험실의 거리 | 복수초의 유혹 | 날개 달린 뚜벅이 | 편식쟁이의 결말 | 황금보다 귀한 것 | 표본 확보 원정기 | 모래밭 소우주 | 똥이 되고 싶은 애벌레
2장 파브르의 기쁨과 슬픔
소리 나는 버섯 | 90퍼센트의 꽝을 대하는 자세 | 죽은 나무의 의미 | 이름을 짓는 기분 | 뱀을 피할 방법은 없다 | 운 또는 노하우 | 흑진주거저리 연구 일지 | 내가 공부한 대가 | 질문인 듯 질문 아닌 | 좋아하는 일에도 DNA가 있다면 | 곶자왈의 밤 | 과학책이 이래도 되는 걸까 | 죽은 너구리를 나뭇가지로 덮어두었다 | 정원일기
3장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호불호가 없다는 것 | 다시 만난 세계 | 울고 싶지 않은 밤 | 대벌레는 죄가 없다 | 애벌레의 시간 | ‘곤충 멍’ 때리는 법 | 노란 피의 비밀 | 외래종 혐오에 대하여 | 거저리 쿠키의 맛 | 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 꽃하늘소의 절망 | 1센티미터들의 우주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저 : 정부희
작가 한마디 곤충은 먹이에 따라 서식지가 달라지므로 곤충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잣대는 결국 먹이, 곤충이 편식하지 않았다면 식물·곤충 다 사라졌을 것. 저자는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 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 저자는 부여에서 나고 자랐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에서 곤충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던 산골 오지, 산 아래 시골집에서 어린 시절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며 자연 속에 묻혀 살았다. 세월이 흘렀어도 자연은 저자의 ‘정신적 원형(archetype)’이 되어 삶의 샘이자 지주이며 곳간으로 늘 함께하고 있다.

30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전국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저자는 이때부터 우리 식물, 특히 야생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식물을 공부했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며 새와 버섯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최초의 생태 공원인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연과 곤충에 대한 열정을 키워 나갔고, 우리나라 딱정벌레목의 대가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석사 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 과정에 입학한 저자는 ‘버섯살이 곤충’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했고,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 한국의 버섯살이 곤충들을 정리할 원대한 꿈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최근까지 거저리과 곤충과 버섯살이 곤충에 관한 논문을 60편 넘게 발표하면서 연구 활동에 왕성하게 매진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고, 한양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같은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우리곤충연구소를 열어 곤충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 등에서 주관하는, 자생 생물 발굴 사업, 생물지 사업, 전국 해안사구 정밀 조사, 각종 환경 평가 등에 참여해 곤충 조사 및 연구를 해 오고 있다.

왕성한 연구 작업과 동시에 곤충의 대중화에도 큰 관심을 가진 저자는 각종 환경 단체 및 환경 관련 프로그램에서 곤충 생태에 관한 강연, 여러 방송에서 곤충을 쉽게 풀어 소개하며 ‘곤충 사랑 풀뿌리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5년 「올해의 이화인 상」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정부희 곤충기’인 《곤충의 밥상》, 《곤충의 보금자리》, 《곤충의 살아남기》, 《곤충과 들꽃》, 《곤충의 짝짓기》, 《나무와 곤충의 오랜 동행》, 《갈참나무의 죽음과 곤충왕국》이 있고, 《곤충들의 수다》, 《버섯살이 곤충의 사생활》, 《생물학 미리보기》, 《사계절 우리 숲에서 만나는 곤충》. 〈우리 땅 곤충 관찰기〉(1~4권), 《먹이식물로 찾아보는 곤충도감》,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 곤충교실〉(1~5권), 《정부희 곤충학 강의》 들이 있다. 학술 저서로는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거저리아과)」 1권, 2권, 3권,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개미붙이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버섯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긴썩덩벌레과)」, 「한국의 곤충(딱정벌레목: 허리머리대장과, 머리대장과, 무당벌레붙이과, 꽃알벌레과)」가 있다.

출판사 리뷰

좋아하는 것을 끝내 좋아하게 된
제3지대 곤충학자의 기쁨과 슬픔

이 책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지은이가 생물학과 대학원 면접실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때 ‘셰익스피어의 맛깔스러운 은유’에 푹 빠진 영문학도였던 지은이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경력이 단절되었다. 하지만 두 어린 아들의 취미를 함께하다 뒤늦게 곤충에 빠지게 되었고, 온갖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생물학과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다. 이 책에는 마흔 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지은이가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험난했던 학업 과정, 세계에 몇 안 되는 버섯살이 곤충 연구자로 우뚝 서기까지 치열했던 연구의 나날들, 곤충(딱정벌레)을 찾아 먼지 쌓인 실험실과 표본실부터 뱀이 출몰하는 어둑한 숲속 오솔길, 출입이 통제된 휴전선 부근 백사장과 외딴섬 등 전국 오지를 종횡무진 오갔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장벽을 뛰어넘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꼭 등장하는 ‘극복된 좌절’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현실이기도 하고, 여전히 외면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어쩌고 이렇게 돌아다니냐”는 말이 농담인 듯 책망인 듯 가슴을 후벼 팠던 일상, 학업에의 뒤늦은 도전을 ‘응원’ 받았지만 집안일과 양육의 무게는 줄어들지 않았던 워킹맘의 굴레 등은 단지 좌절과 성취가 교차하는 에피소드로만 정리하기에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새로운 곤충을 찾아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주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자신의 작업이 “뒤에 올 연구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지은이의 다짐에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벽을 낮춰주고 싶은 마음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멈추면, 앉으면, 귀를 기울이면 그들이 있다!
우리의 세계를 넓혀줄 1센티미터의 존재들

곤충은 진정한 지구의 주인이다. 전체 동물 150만 종에서 100만 종이나 차지한다. 이름이 없거나 발견되지 않은 곤충들도 많기 때문에 3000만 종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종수로 보나 개체수로 보나 압도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곤충이 몸집도 소리도 작아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눈치 채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곤충은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생명인데 우리는 그 사실조차 잊고 살 때가 많다. 지은이가 주로 연구하는 ‘거저리’도 마찬가지다. 날개가 있어도 걷는 걸 좋아하는 이 작은 곤충은, 어두컴컴한 밤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는 의미의 ‘다클링 비틀’로도 불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밀웜’이 바로 ‘갈색거저리’의 애벌레다.

이 책은 작은 생명들의 숨겨진 세계를 보여준다. 지은이의 또 다른 연구 대상은 잎벌레와 버섯살이 곤충인데, 이들이 애벌레 시절과 어른벌레 시절에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지 밝혀내는 것도 주된 연구 중 하나다. 지은이는 곤충들이 주로 먹는 식물이 정해져 있어서 남의 밥상을 탐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추출하는가 하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애벌레들이 저마다 탈피와 번데기 과정을 거쳐 개성 있는 생김새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며 흥미진진한 퍼즐 맞추기를 이어나간다.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곤충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조차 혐오스러워하는 꼽등이가 실은 얼마나 겁이 많고 힘도 없고 지구에 유익한 곤충인지, 밤낮없이 울어대는 통에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매미에게 어떤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지, 손으로 털어내고 살충제로 처리하기 바쁜 하루살이는 주어진 생을 얼마나 성실히 살아내고 있는지, 오랫동안 게으름의 상징으로 불려온 베짱이가 얼마나 애타는 심정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그러니 책을 읽고 나면 익숙하게 걷던 공원에서 발밑을, 나무를, 풀 속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지은이는 ‘나무 멍’을 때리면서 ‘곤충 멍’도 때려보자며, 입문자들을 위한 곤충 관찰 노하우도 소개한다.

그는 왜 곤충의 밥상을 차릴까?
사라지고 있는 것은 꿀벌만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곤충’이 아니라 ‘벌레’를 쓴 것은, 지은이가 연구하는 곤충들이 정말로 딱정벌레, 버섯벌레 등 ‘벌레’로 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은이는 실제로도 지인들 사이에서 ‘벌레박사’로 불린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벌레’는 ‘곤충’보다 더 크고 넓은 세계다. 곤충은 다리 여섯 개, 다듬이 두 개, 날개 네 장이 달린 동물에 한정되지만, 벌레는 곤충뿐 아니라 다리가 아주 많거나 다리가 없는 작은 생명들도 포함한다. 따라서 우리가 곤충을 ‘벌레’로 통칭해 부르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징그럽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혐오스럽게 느꼈던 우리 곁의 많은 생명들을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만나는 새로운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으로 바라본 세상은 이전과 다르다. 익충과 해충의 구분이 얼마나 부실하고 즉흥적이며 인간 중심적인 논리 위에 서 있는 이야기인지 알게 되고, 무시무시한 침입자로만 느껴졌던 외래 곤충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건너와 매 순간 목숨을 내놓고 살아가는 안쓰러운 존재로 보인다. ‘징그러운’ 애벌레 또한 어른벌레가 되기 위해 ‘견디는’ 것으로 비치지만, 그건 인간의 관점일 뿐 애벌레 시기가 곤충의 ‘전성기’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놀랍게 다가온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연을 만끽하겠다며 죽은 나무를 치우고 숲을 정리하는 행위가 이들을 소리 없는 죽음으로 몰아간다. 식물의 개화시기를 앞당기는 기후위기 또한 식물보다는 곤충을 굶어죽이고 있다. 벌이 사라진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지만, 이미 수많은 곤충들은 사라진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중이다.

지은이에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무덤덤한 기분에 가깝다. 그는 벌레가 징그럽거나 무섭지도 않지만, 마냥 예쁘거나 감동적으로 느끼지도 않는다고 고백한다. 늘 곁에 있는 공기에 대해 호불호를 느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가 ‘곤충의 밥상’을 차리게 된 것은 이런 ‘당연한 공존’의 결과다. 언뜻 보기엔 잡초가 무성해 버려진 땅처럼 보이는 그의 정원에는 식물의 생애주기에 맞춰 철마다 온갖 곤충들이 들끓고, 그들을 ‘밥상’으로 삼는 개구리와 새 등 또 다른 포식자들도 북적댄다. 사람이 편하게 거닐기 위해 다듬고 정리하는 정원이 아니라, 언제든 곤충이 찾아와 밥 먹고 쉬면서 짝을 찾을 수 있는 정원이다.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되살린다는 것은, 어쩌면 이러한 연결고리들을 무덤덤하고 당연하게 회복시킨다는 뜻일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4건)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m******1 | 2023.07.31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당연히 벌레를 사랑하는 곤충학자의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 작가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책 내용에 벌레에 대한 이야기와 애정도 신선했지만 

곤충학자가 된 과정이 참 놀라웠다. 

 

애 둘 40이 넘은 주부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곤충학자로서의 삶을 시작하느 그 힘 벌레에 대한 사랑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힘이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한 공부를 하는 것이 정말 위대한 힘이구나 

상상만 해도 어려움이 느껴지는 공부의 길을 두 아이의 엄마의 일도 하며 해 낸 과정이 경이롭다. 

늘 나이에... 가족에...시간에...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나 자신을 주춤거리게 만들고 주저않게 만들고 상황이 나에게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의미없는 일임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읽어나갔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같은 양의 시간을 어떤 기록으로 남기는가에 대한 성찰...

책이 주는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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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기분_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1***k | 2023.06.01

사실 제목에 들어가는 벌레와 그 벌레들의 사진이 간간히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렇다면 이 책은 못읽겠군' 생각했다. 세상에 절대는 없지만 아마도 절대 사랑까지는 못할 존재들의 이야기라니... 거기에 사진이 있다니. 안 읽으려고 했다.

도서관 가는 새로운 패턴이 생겼다. 운동을 조금 천천히 나가서 도서관 여는 시간에 도착해서 책을 3권쯤 빌려오고 읽는 대로 걷기 운동날 조금씩 반납하는 패턴이다. 갑자기 든 생각이라 대출도서 목록 안들고 그냥 가서 신착도서를 둘러보다가 보게되었다. H마트가 계속 대출중인 것도 그렇고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이 들어온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도서관 이용자 중에 톡토로가 있는 모양이다.

암튼 아침에 갑자기 여둘애드를 만나서 빌렸다. 보고 싶지 않은 사진은 가리고 보면 되니까. 실제로 몇 사진은 가리고 읽었다. 그래도 책을 읽고 달라진 생각이 있다. 얼마 전 집 근처 산에 멍석을 새로 깔았다. 새로운 멍석이 깔리면서 그 밑에 살던 벌레들이 터전을 잃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원래는 그러든가 말든가 상관 없었는데 걔네도 자연의, 생태계의 일부라면 필요하다. 벌이 죽으면 인간이 죽듯이 다른 벌레가 죽으면 다른 식물이 죽고 그러면 벌도 죽고 그러다가 인간도 살 수 없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벌레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징그러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보게 되는 책은 맞다. ... 물론 여전히 나를 무는 벌레는 싫고 다리가 많은 벌레도 싫다. 벌레는 사랑하게 되는게 아니고 그냥 사랑하는 기분을 알게되기는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만학도로 벌레공부를 시작한 엄마라서 간간히 학계의 시선을 견딘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계'나 비슷하지 않을까. 그 나이에 할 수 있겠냐, 애들은 어쩌고 공부를 하려하냐, 그냥 취미로 할 생각인거냐.

그만한 각오도 없이, 그정도의 타협도 없이 '대학원' 씩이나 갈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있기는 해서 그런 질문을 하는건가.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느끼지만 틈틈이 인류애를 살짝 잃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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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6 | 2022.09.05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저자 : 정부희

‘한국의 파브르’로 불리는 곤충학자.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엄마’와 ‘아내’로 살다가, 곤충에 빠져 뒤늦게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대학원에 입학해 곤충분류학을 공부했다. <한국산 거저리과의 분류 및 균식성 거저리의 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연구소와 고려대학교 한국곤충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지금은 대학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강의하며 우리곤충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과 들, 바닷가, 섬을 찾아다니며 곤충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고 논문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곤충학 입문서인 《정부희 곤충학 강의》, 곤충의 생태를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곤충의 밥상》(개정판), 《곤충의 보금자리》(개정판), 《곤충의 살아남기》(개정판) 등의 ‘정부희 곤충기’ 시리즈, 어린이 독자들을 위한 《우리 땅 곤충 관찰기》 시리즈, ‘세밀화로 보는 정부희 선생님의 곤충교실’ 시리즈 등이 있다.

들어가는 글

 

1장 알면 돌아갈 수 없다

 

남편을 잘 뒀군요 | 문과 출신이 살아남는 법 | 집과 실험실의 거리 | 복수초의 유혹 | 날개 달린 뚜벅이 | 편식쟁이의 결말 | 황금보다 귀한 것 | 표본 확보 원정기 | 모래밭 소우주 | 똥이 되고 싶은 애벌레

 

2장 파브르의 기쁨과 슬픔

 

소리 나는 버섯 | 90퍼센트의 꽝을 대하는 자세 | 죽은 나무의 의미 | 이름을 짓는 기분 | 뱀을 피할 방법은 없다 | 운 또는 노하우 | 흑진주거저리 연구 일지 | 내가 공부한 대가 | 질문인 듯 질문 아닌 | 좋아하는 일에도 DNA가 있다면 | 곶자왈의 밤 | 과학책이 이래도 되는 걸까 | 죽은 너구리를 나뭇가지로 덮어두었다 | 정원일기

 

3장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호불호가 없다는 것 | 다시 만난 세계 | 울고 싶지 않은 밤 | 대벌레는 죄가 없다 | 애벌레의 시간 | ‘곤충 멍’ 때리는 법 | 노란 피의 비밀 | 외래종 혐오에 대하여 | 거저리 쿠키의 맛 | 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 꽃하늘소의 절망 | 1센티미터들의 우주

남편을 잘 뒀군요

뜨거운 여름날 경사진 언덕길을 걸어 오르니 땀범벅이다.

캠퍼스가 크진 않지만 초행길이라서 이학관 건물을 찾느라 두 눈이 분주하다.

오래되고 낡은 복도 중간에 학과 사무실이 있다.

조교의 안내를 받으며 잠시 대기실 의자에 앉아 땀을 식힌다.

소리나는 버섯

무더운 8월 뜨거운 햇살이 머리를 달군다.

무서운 햇볕을 피해 숲속으로 들어가니 더 무서운 모기들이 떼로 몰려든다.

달려드는 모기를 휘휘 쫓으며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숲속을 걸어면서 버섯을 찾는다. 어두컴컴한 숲 바닥에 똑바로 누운 고목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호불호가 없다는 것

이랴 쭈쭈쭈쭈쭈 이랴 쭈쭈쭈쭈

앞에선 누런 소가 쟁기를 끌며 뚜벅뚜벅 걷고 뒤에선 아버지가 리드미컬한 재촉 소리를 내며 쟁기를 운전하고 일곱 살 꼬마는 그 뒤를 졸졸 따른다.

멀쩡했던 논바닥은 쟁기가 지나갈 때마다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것처럼

뒤엎어지고 뒤엎어져 속살이 나온다.

이 책은 한국의 파브르라 불리는 곤충학자이신 저자님의 곤충연구를 위하여

대학원에 진학하는 과정과 곤충에 대한 애착과 몰랐던 곤충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동녘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벌레를사랑하는기분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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