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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과학MD 김유리 추천] 어쩌면 문학보다 더 문학적인, 과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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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분야의 책으로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최근에 읽었던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이 이 책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 역시 '분류학'과 '분류학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가 어릴 때부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분류학자를 동경해왔는데, 그의 삶을 공부하다 보니 과학자와 스텐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라는 화려한 업적 뒤에 숨겨진 어두운 측면도 알게 된다.
그의 양면성을 긴 호흡으로 보여주고 그와 자신의 삶을 교차시켜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까지도 던져주는 책이다.
저자가 어릴 적 그를 동경하게 된 계기는 그가 30년간 수집한 엄청난 양의 표본들이 지진으로 모두 부서지고 말았을 때,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물고기의 이름을 바늘로 꿰어 붙였다는 일화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일화가 저자를 사로잡은 이유는 과학자였던 저자의 아버지가 어릴 적 저자에게 해준 말 때문이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pg 54)
과학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진리를 이야기해 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린아이였던 저자에게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아빠 T발 C야?!)
이후로도 소중했던 연인을 떠나보내는 등 이런저런 굴곡들이 겹치면서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던 중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화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대체 그는 어떻게 그 엄청난 절망 속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묵묵히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저자의 탐색은 뜻밖에도 그의 어두운 측면에도 도달하게 된다.
죽을 때까지도 '부적격' 인간들을 색출해 강제로 불임 수술을 하게 하는 등 우생학에 기반한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람이었다.
심지어는 자신을 초대 총장으로 만들어 준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 제인 스텐퍼드의 의문의 죽음에도 관여한 것으로 밝혀진다.
우리가 이 나라의 정체성을 정의할 때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라 간주하는 그 사고방식,
우리가 초등학생에게 나치, 다른 사람들,
나쁜 놈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가르치는 그 악행,
그것을 세계 최초로 국가 정책으로 삼은 나라가 바로 우리였다.
(pg 213)
엄청난 충격을 받은 저자는 반대로 그 정책의 피해자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불임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그 인터뷰 끝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즉 이 세계의 진화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왔고 그중에 하나인 우리도 다양성을 거스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우리 모두가 독특한 하나의 개체로서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pg 228)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생전에 저지른 수많은 과오가 바로잡힌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후에도 분에 넘칠 정도의 인정과 존경을 받던 그였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책의 제목인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게 된 이유'에 주목한다.
데이비드가 평생을 걸쳐 이룩한 '물고기'라는 종이 최근 연구에서 '어류'라는 단일 종으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미 천수와 부귀영화를 누리다 간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후에 평생의 업적이 부정당하고 이 책이 출간된 후 나름의 재인식 운동도 일어났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그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류'라는 분류가 의미를 상실했다 정도로만 요약하고 있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최근에 국내에도 소개된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에게 너무도 소중했던 그 생물의 범주,
그가 역경의 시간이 닥쳐올 때마다 의지했던 범주,
그가 명료히 보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 범주는 결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pg 242)
사실상 자연에는 경계가 없다.
먹이와 천적 정도만 구분할 뿐 그 이상의 구분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경계를 나누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어떻게든 구분하려 한다.
어쩌면 인간이 이 정도의 문명을 이루고 생태계의 지배적인 종이 된 이유도 이런 '구분하는' 능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구분 능력이 너무도 지나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같은 인간 종 안에서도 서로 차별하고 싸우는 모습이 끊이질 않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범주는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pg 262)
자연과학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저자의 인생 에세이라고도 볼 수 있을 책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 성장 이야기부터 성적 취향에 이르기까지 자기 고백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지식적인 부분을 나열하는 일반적인 자연과학 책에 비해 가독성도 좋고 다 읽은 후 여운도 많이 남는 것 같았다.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지만 왜 인기가 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사견이지만 정보적인 측면에서는 이전에 읽었던 '자연에 이름 붙이기'가 더 알차게 느껴졌던 것 같아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그 책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서평: https://blog.naver.com/rssun_books/223240865264
곰 출판사에서 출간된 룰루 밀러 작가님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뷰입니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았거나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은 리뷰 감상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과학 교양 도서인데 나름의 스토리가 있고 반전이 있습니다. 알고 봐도 재밌지만 찌르르 하는 울림이 있네요. 전개와 구성이 정말 참신해서 처음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으나 읽다보니 빨려들어가는 매력이 있네요.
[저작권 침해의사 없음]
[스포 있음]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YES24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와서 구매한 룰루 밀러 작가의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뷰입니다.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의 삶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적어보겠습니다.
형의 때 이른 죽음 이후 오래도록 이어진 외로움과 괴로움의 시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라고 데이비드는 썼다.
- 42쪽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 73쪽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 113쪽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룰루 밀러 작가의 필력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자 소개(2명)
저 : 룰루 밀러 (Lulu Miller)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로, 15년 넘게 미국공영라디오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NPR의 <인비저빌리아(Invisiblia)>의 공동 기획자이고, 뉴욕공영라디오방송국(WNYC)의 <라디오랩(Radiolab)>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뉴요커》, 《VQR》, 《오리온》, 《일렉트릭 리터리처(Electric Literature)》, 《캐터펄트(Catapult)》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 왔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험프백락(블루리지산맥인 험프백산 정상 부근에 있는 녹암 노두)입니다.
룰루 밀러의 논픽션 데뷔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으로,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처럼 읽히는 경이로운 책입니다.
역자 소개
역 :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우울할 땐 뇌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욕구들』,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습니다.
저자 소개 출처> YES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5993437?OneCommentYn=Y
사실 한번만 읽지 않고 두번 세번씩 읽어가며 본 책입니다. 재밌다거나 신기하다거나 하는 마음보다는 한번 읽고 딱 머리에 입력되지 않는 내용이다 보니 앞부분은 거의 한 다섯번 읽은 것 같네요. 프롤로그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더라고요. 어류를 나누고 이름을 라벨링했던 비커가 다 깨지고 했을 때 물고기에게 직접적으로 이름표를 달아주는 괴짜의 모습을 보고 심상치 않은 책이군 했는데 쉽지만은 않은 내용일지라도 그렇기에 오히려 더 몰입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