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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저/정지인 | 곰출판 | 2022년 1월 4일 한줄평 총점 8.8 (71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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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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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의 경이로운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언론 매체에서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수많은 찬사를 받은 화제의 베스트셀러다.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관계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놀라운 영감과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_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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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1.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2. 어느 섬의 선지자
3. 신이 없는 막간극
4. 꼬리를 좇다
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6. 박살
7. 파괴되지 않는 것
8. 기만에 대하여
9. 세상에서 가장 쓴 것
10. 진정한 공포의 공간
11. 사다리
12. 민들레
13. 데우스 엑스 마키나

에필로그
삽화에 관한 몇 마디
변화에 관한 몇 마디
감사의 말
주석

저자 소개 (2명)

저 : 룰루 밀러 (Lulu Miller)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로, 15년 넘게 미국공영라디오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NPR의 〈인비저빌리아(Invisibilia)〉의 공동 기획자이고, 뉴욕공영라디오방송국(WNYC)의 〈라디오랩(Radiolab)〉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뉴요커》, 《VQR》, 《오리온》, 《일렉트릭 리터리처(Electric Literature)》, 《캐터펄트(Catapult)》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다.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험프백락...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로, 15년 넘게 미국공영라디오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NPR의 〈인비저빌리아(Invisibilia)〉의 공동 기획자이고, 뉴욕공영라디오방송국(WNYC)의 〈라디오랩(Radiolab)〉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뉴요커》, 《VQR》, 《오리온》, 《일렉트릭 리터리처(Electric Literature)》, 《캐터펄트(Catapult)》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왔다.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험프백락(블루리지산맥의 험프백산 정상 부근에 있는 녹암 노두)이다.
룰루 밀러의 논픽션 데뷔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으로,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처럼 읽히는 경이로운 책이다.
역 :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울할 땐 뇌과학』, 『욕구들』,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다. 번역하는 사람. 『자연에 이름 붙이기』,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울할 땐 뇌과학』, 『욕구들』,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다.

출판사 리뷰

《워싱턴포스트》, 《북라이엇》, 《내서널퍼블릭라디오NPR》, 《시카고 트리뷴》, 《스미소니언》 선정 2020년 최고의 책!

★★★이 책에 대한 찬사★★★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기이한 심연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밀러의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 _《뉴욕타임스》

“정말 매력적인 책. 밀러가 어찌나 매혹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는지 앉은자리에서 한달음에 다 읽어버렸다.” _《월스트리트저널》

“완전히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적인 책.” _오프라 매거진, 《O》

“책의 모양을 한 작은 경이.” _《더 내셔널 북 리뷰》
“교묘하다. 독특하고 경이로운 책!” _《커커스 리뷰》

“이 책은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혼돈에서 질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인간의 성찰에 관한 철학적 해설이다.” _《라이브러리 저널》

“전기傳記와 과학, 철학, 자기 성찰의 감동적인 융합. 자극적인 제목처럼 이 책은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_조너선 밸컴 , 《물고기는 알고 있다》 저자

“눈을 뗄 수 없다. 놀랍다. 심지어 충격적이다! 이 책은 유명한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인생 이야기로 독자를 매혹하기 시작하고, 그러다 아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돌아서며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당신의 가슴을 사로잡고, 당신의 상상력을 장악하고, 당신의 예상을 박살 내고, 당신의 세계를 뒤흔들 것이다.”
_사이 몽고메리(Sy Montgomery), 베스트셀러 《문어의 영혼》 저자

“룰루 밀러는 보도와 명상, 큰 질문과 작은 순간들 사이를 우아하게 오간다. 과학과 인물 묘사, 회고록이 하나로 어우러진 책. 이 책을 읽는 건 커다란 기쁨이다.”
_수전 올리언(Susan Orlean), 베스트셀러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저자

“나는 이 책의 주소지에서, 역사와 생물학과 경이와 실패와 인간의 순전한 고집스러움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살고 싶다. 이토록 호화롭고, 놀랍고, 어두운 환희.”
_카먼 마리아 마차도, 셜리 잭슨상 수상자이자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저자

“이 책은 완벽하다. 그냥 완벽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서정적인 동시에 지적이고, 개인적인 동시에 정치적이며, 사소하면서 거대하고, 별나면서도 심오하다.
_메리 로치(Mary Roach), 베스트셀러 《스티프(Stiff)》 저자


‘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
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 룰루 밀러의 경이로운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언론 매체에서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할 만큼 수많은 찬사를 받은 화제의 베스트셀러다.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관계들”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이 책이 놀라운 영감과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해줄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_265쪽


우리가 이름 붙여주지 않아도
이 세계에는 실재인 것들이 존재한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세계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서 ‘물고기는(그리고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에 관해 우리의 관념을 뒤집어엎으며 자유분방한 여정을 그려나간다. 사랑을 잃고 삶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 ‘데이비드 스탄 조던’을 우연히 알게 된 저자는 그가 혼돈에 맞서 싸우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에 매혹되어 그의 삶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저자 역시 이 세계에서 “혼돈이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의 시기의 문제”이며, 어느 누구도 이 진리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던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이끌며, 이윽고 엄청난 충격으로 우리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룰루 밀러가 친밀하면서도 독특한 방식으로 들려주는 이 책은 과학에 관한 고군분투이자 사랑과 상실, 혼돈에 관한 이야기다. 나아가 신념이 어떻게 우리를 지탱해주며, 동시에 그 신념이 어떻게 유해한 것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 속 의문들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도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더 깊고 더 특별한 인생의 비밀 한 가지와 만나게 될 것이다.

이제야 나는 나의 아버지에게 할 반박의 말을 찾아냈다.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그건 너무 음울하고 너무 경직되어 있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가장 심한 비난의 말로 표현하자면, 비과학적이다. _228쪽


놀랍도록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렌즈 삼아
숨어 있는 삶의 질서를 끈질기게 파헤친다

스탠퍼드대학 총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19세기에 활동한 생물학자(분류학자)로, 그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 즉 나뭇가지 형태로 뻗어나가는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 관계를 밝혀내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가 발견해서 직접 이름 붙인 물고기의 수는 당시 인류에 알려진 어류 중 거의 5분의 1에 달했다. 그러나 감춰져 있던 생명의 나무에서 그가 밝혀낸 부분이 많아질수록 우주는 더욱 집요하게 그의 일을 방해했다. 그가 수집한 수많은 표본들은 벼락으로 인한 화재로 한 차례 파괴되었고, 뒤이어 발생한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은 유리단지에 보관해둔 1천여 종의 물고기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한순간에 그가 쌓아온 모든 업적이 박살 난 것이다.
이 정도 일을 겪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절망에 굴복하고 포기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던은 어땠을까? 그는 자기 발치에 널브러진 파괴의 잔해들을 훑어보고는 거기서 식별할 수 있는 물고기를 집어올린 뒤 다시 자신의 컬렉션을 구축해나갔다. 심지어 이번에는 기발하고 혁신적인 방법을 하나 도입했는데, 그는 이 방법이 세계의 혼돈에 맞서 자기가 발견한 표본들을 보호해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
저자 룰루 밀러는 이 일화를 처음 들었을 때 조던을 바보라고 생각했고, 그 이야기는 오만함 혹은 삶의 질서를 부인하는 것에 관한 경고라 여겼다. 그러다 문득 조던에 대한 궁금증이 솟아났다. 어쩌면 그는 무모한 인간이 아니라 역경의 시간을 헤치고 끝내 이겨내는 방법을 알려줄 교훈이 될지도 몰랐다. 조던의 인생에 관해 밀러가 알아낸 것들(여기에는 미심쩍은 어떤 죽음과 세계를 뒤바꿔놓을 하나의 놀라운 이론도 포함된다)은 우주의 질서에 대한 밀러 자신의 이해를 완전히 재편성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우리가 얕잡아봤던 것들 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파괴와 상실 이면에도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며, 독자들이 그것들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혼돈 속에서 모든 대상들을 호기심과 의심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과학자의 딸인 나로서는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가 물고기를 포기할 때 나는 과학 자체에도 오류가 있음을 깨닫는다. 과학은 늘 내가 생각해왔던 것처럼 진실을 비춰주는 횃불이 아니라, 도중에 파괴도 많이 일으킬 수 있는 무딘 도구라는 것을 깨닫는다. _267쪽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인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과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이 세계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특히 장마다 수록된 독창적이고 정교한 삽화는 19세기 과학 텍스트를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신비로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이 책에 불어넣어준다.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로도 읽히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의 생각을 자극시켜 감춰진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357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n | 2023.12.05

자연과학 분야의 책으로 꽤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최근에 읽었던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이 이 책을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흥미가 생겨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 역시 '분류학'과 '분류학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저자가 어릴 때부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분류학자를 동경해왔는데, 그의 삶을 공부하다 보니 과학자와 스텐퍼드 대학의 초대 총장이라는 화려한 업적 뒤에 숨겨진 어두운 측면도 알게 된다.

그의 양면성을 긴 호흡으로 보여주고 그와 자신의 삶을 교차시켜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까지도 던져주는 책이다.

 

저자가 어릴 적 그를 동경하게 된 계기는 그가 30년간 수집한 엄청난 양의 표본들이 지진으로 모두 부서지고 말았을 때, 그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물고기의 이름을 바늘로 꿰어 붙였다는 일화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일화가 저자를 사로잡은 이유는 과학자였던 저자의 아버지가 어릴 적 저자에게 해준 말 때문이었다.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인 존재는 없어.

내세도, 운명도, 어떤 계획도 없어.

그리고 그런 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런 것들은 모두 사람들이 이 모든 게 아무 의미도 없고 자신도 의미가 없다는

무시무시한 감정에 맞서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상상해낸 것일 뿐이니까.

진실은 이 모든 것도, 너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란다."

(pg 54)

 

과학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진리를 이야기해 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어린아이였던 저자에게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아빠 T발 C야?!)

이후로도 소중했던 연인을 떠나보내는 등 이런저런 굴곡들이 겹치면서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던 중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일화에 푹 빠지게 된 것이다.

대체 그는 어떻게 그 엄청난 절망 속에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히, 묵묵히 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하지만 저자의 탐색은 뜻밖에도 그의 어두운 측면에도 도달하게 된다.

죽을 때까지도 '부적격' 인간들을 색출해 강제로 불임 수술을 하게 하는 등 우생학에 기반한 정책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사람이었다.

심지어는 자신을 초대 총장으로 만들어 준 스탠퍼드 대학의 설립자 제인 스텐퍼드의 의문의 죽음에도 관여한 것으로 밝혀진다.

 

우리가 이 나라의 정체성을 정의할 때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라 간주하는 그 사고방식,

우리가 초등학생에게 나치, 다른 사람들,

나쁜 놈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가르치는 그 악행,

그것을 세계 최초로 국가 정책으로 삼은 나라가 바로 우리였다.

(pg 213)

 

엄청난 충격을 받은 저자는 반대로 그 정책의 피해자들(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불임 수술을 받은 여성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게 되는데, 그 인터뷰 끝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즉 이 세계의 진화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여왔고 그중에 하나인 우리도 다양성을 거스르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 우리 모두가 독특한 하나의 개체로서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pg 228)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생전에 저지른 수많은 과오가 바로잡힌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후에도 분에 넘칠 정도의 인정과 존경을 받던 그였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책의 제목인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게 된 이유'에 주목한다.

데이비드가 평생을 걸쳐 이룩한 '물고기'라는 종이 최근 연구에서 '어류'라는 단일 종으로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미 천수와 부귀영화를 누리다 간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후에 평생의 업적이 부정당하고 이 책이 출간된 후 나름의 재인식 운동도 일어났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는 그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어류'라는 분류가 의미를 상실했다 정도로만 요약하고 있는데,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최근에 국내에도 소개된 '자연에 이름 붙이기'라는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에게 너무도 소중했던 그 생물의 범주,

그가 역경의 시간이 닥쳐올 때마다 의지했던 범주,

그가 명료히 보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 범주는 결코,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

(pg 242)

 

사실상 자연에는 경계가 없다.

먹이와 천적 정도만 구분할 뿐 그 이상의 구분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경계를 나누고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것을 어떻게든 구분하려 한다.

어쩌면 인간이 이 정도의 문명을 이루고 생태계의 지배적인 종이 된 이유도 이런 '구분하는' 능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구분 능력이 너무도 지나치기 때문에 지금처럼 같은 인간 종 안에서도 서로 차별하고 싸우는 모습이 끊이질 않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범주는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pg 262)

 

자연과학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저자의 인생 에세이라고도 볼 수 있을 책이다.

저자의 어린 시절 성장 이야기부터 성적 취향에 이르기까지 자기 고백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지식적인 부분을 나열하는 일반적인 자연과학 책에 비해 가독성도 좋고 다 읽은 후 여운도 많이 남는 것 같았다.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생각보다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지만 왜 인기가 있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사견이지만 정보적인 측면에서는 이전에 읽었던 '자연에 이름 붙이기'가 더 알차게 느껴졌던 것 같아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그 책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자연에 이름 붙이기 서평: https://blog.naver.com/rssun_books/223240865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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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기를 시도한 사람의 이야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j******3 | 2023.12.04
이 책은 혼돈을 헤쳐나가는 방법으로 질서를 부여하는 것을 제시한다.
비유적으로 이 책에서는 많고 다양한 물고기에 각각의 이름을 붙히며,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이런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는 몇번의 사건을 거치면서 역설적으로 보이는 제목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는 결론을 내는 흥미로은 책이다.

내용의 구성이 액자식이라서 상황의 주체가 누구인지 했갈리는 경우가 종종 있고, 내용 자체가 밀접해서 단기간에 읽기에 좋은 책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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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지*니 | 2023.12.02
삶의 방향의 질문에서 시작해서 결국 삶의 이유를 찾아낸 기승전결이 완벽한 소설이자 비소설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ㄹ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ㄹㅎㄹㅎㄹㄹ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ㄹ
유명하다해서 읽게되었는데 슬슬 읽히고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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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56건)

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5 | 2023.11.29

곰 출판사에서 출간된 룰루 밀러 작가님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뷰입니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았거나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은 리뷰 감상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과학 교양 도서인데 나름의 스토리가 있고 반전이 있습니다. 알고 봐도 재밌지만 찌르르 하는 울림이 있네요. 전개와 구성이 정말 참신해서 처음에는 집중하기 어려웠으나 읽다보니 빨려들어가는 매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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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1 | 2023.09.15

[저작권 침해의사 없음]

 

[스포 있음]

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YES24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와서 구매한 룰루 밀러 작가의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뷰입니다.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인물의 삶을 그린 책입니다.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적어보겠습니다.

 

형의 때 이른 죽음 이후 오래도록 이어진 외로움과 괴로움의 시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라고 데이비드는 썼다.

- 42쪽

 

그러니 너 좋은 대로 살아.

- 73쪽

 

철학에는 어떤 것들이 이름을 얻기 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상이 있다.

- 113쪽

 

이 책 『[eBook]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룰루 밀러 작가의 필력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

 

저자 소개(2명)

 

저 : 룰루 밀러 (Lulu Miller)

'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을 수상한 과학 전문기자로, 15년 넘게 미국공영라디오방송국(NPR)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행동을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힘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NPR의 <인비저빌리아(Invisiblia)>의 공동 기획자이고, 뉴욕공영라디오방송국(WNYC)의 <라디오랩(Radiolab)>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으며, 《뉴요커》, 《VQR》, 《오리온》, 《일렉트릭 리터리처(Electric Literature)》, 《캐터펄트(Catapult)》 등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 왔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점은 험프백락(블루리지산맥인 험프백산 정상 부근에 있는 녹암 노두)입니다.

룰루 밀러의 논픽션 데뷔작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전기이자 회고록이자 과학적 모험담으로, 혼돈이 항상 승리하는 세계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삶에 관한 우화처럼 읽히는 경이로운 책입니다.

 

역자 소개

역 : 정지인

 

번역하는 사람. 『우울할 땐 뇌과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욕구들』, 『마음의 중심이 무너지다』,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등을 번역했습니다.

 

저자 소개 출처> YES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05993437?OneComment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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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M* | 2023.09.11

사실 한번만 읽지 않고 두번 세번씩 읽어가며 본 책입니다. 재밌다거나 신기하다거나 하는 마음보다는 한번 읽고 딱 머리에 입력되지 않는 내용이다 보니 앞부분은 거의 한 다섯번 읽은 것 같네요. 프롤로그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더라고요. 어류를 나누고 이름을 라벨링했던 비커가 다 깨지고 했을 때 물고기에게 직접적으로 이름표를 달아주는 괴짜의 모습을 보고 심상치 않은 책이군 했는데 쉽지만은 않은 내용일지라도 그렇기에 오히려 더 몰입해서 읽게 되더라고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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