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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 저/김보영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23일 한줄평 총점 0.0 (4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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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 지구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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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115년 만의 폭우로 물에 잠긴 강남, 폭염으로 46도를 기록한 유럽…

어쩌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하늘이 하얗게 될지언정 살아남아야 한다

퓰리처상 수상작『여섯 번째 대멸종』 엘리자베스 콜버트 신작


강남을 물바다로 만든 115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우, 46도라는 믿을 수 없는 기온을 기록하게 만든 유럽 폭염. 2022년에 발생한 이 초유의 사건은 인류가 자초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대멸종이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지구상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자초한 이번 대멸종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될 수 있음을 경고한 문제작,『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의 주인공이 된 엘리자베스 콜버트. 그가 다시 한번 전 지구적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화이트 스카이』와 함께 돌아왔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지구 공학 분야에서는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초대형 항공기로 성층권에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하면 지구 온도를 낮출 수는 있겠지만, 반사 입자 때문에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으로 변하는 부작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콜버트는『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독자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의 지성과 기술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의 결과 인류가 마주하게 된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특유의 문체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2022년 여름, 유럽에 폭염이 덮쳤을 당시 독일 베를린에서는 40여 개국의 장관이 참석한 페터스베르크 기후 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회담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콜버트가『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 또한 결코 다르지 않다.

“이제 인류는 ‘공동 대응’ 또는 ‘집단 자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신뢰를 회복하고 함께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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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엘리자베스 콜버트 (Elizabeth Kolbert)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뉴요커(The New Yorker)>의 전속기자이며 『지구재앙보고서: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현재·미래』의 저자다. 현재 매사추세츠의 윌리엄스타운에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뉴요커(The New Yorker)>의 전속기자이며 『지구재앙보고서: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현재·미래』의 저자다. 현재 매사추세츠의 윌리엄스타운에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다.
역 : 김보영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및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영한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도서과 검토와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제3의 장소》,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놀라움의 해부》, 《구름 속의 학교》, 《감시 자본주의 시대》 등이 있다.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및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번역·TESOL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영한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도서과 검토와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제3의 장소》,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놀라움의 해부》, 《구름 속의 학교》, 《감시 자본주의 시대》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 최재천, 이정모, 빌 게이츠, 버락 오바마 강력 추천
★★★ 《워싱턴포스트》, 〈커커스 리뷰〉, 〈타임〉 등 선정 올해의 책


2022년 8월 8일, 중부 지방에는 ‘115년 만에 발생한 사상 최악의 폭우’로 기록될 만큼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서울 강남 일대는 이른바 ‘물바다’가 되었고 수많은 건물과 차량이 침수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같은 해 6월, 스페인 한 시내의 온도가 46°C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유럽인들은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했다.

우리나라와 유럽에서 벌어진 이 초유의 사건은 인류가 자초한 기후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대멸종이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지구상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었다면, 우리가 자초한 이번 대멸종의 대상에는 인류도 포함될 수 있음을 경고한 문제작,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퓰리처상의 주인공이 된 엘리자베스 콜버트. 그가 다시 한번 전 지구적 위기를 정면으로 다룬 《화이트 스카이》와 함께 돌아왔다. 이 책은 콜버트의 명성에 걸맞게 《워싱턴포스트》, 〈커커스 리뷰〉, 〈타임〉 등 여러 매체가 ‘올해의 책’(2021년)으로 선정했다. 또한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설립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모두가 읽어야 할 필독서로 추천하기도 했다.

콜버트는 《화이트 스카이》를 통해 독자와 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간의 지성과 기술은 이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 노력의 결과 인류가 마주하게 된 또 다른 문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특유의 문체로 냉정하고 정직하게 보여준다. 콜버트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구 공학 분야에서 제시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방안이란 20톤 정도의 빛 반사 입자를 싣고 18km 상공에 도달할 수 있는 초대형 항공기를 성층권에 띄워 빛 반사 입자를 살포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럿거스 대학교의 기후학자 앨런 로벅은 대기 중에 입자를 살포하면 지구가 더는 뜨거워지지 않겠지만, 그 결과 흰색이 새로운 하늘색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의 제목인 ‘화이트 스카이’는 이렇게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예기치 않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킴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손 닿는 곳마다 걷잡을 수 없이 망가트린 인류…
문제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손에 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인간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과 섣부른 시도에 대한 서늘한 경고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인류의 지성과 기술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조명한다. 이 여정은 강 수역을 넘나드는 외래 어류의 오대호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기 장벽을 가동하는 미국 시카고 운하에서 시작해 자연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수 세기 동안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꼴이 된 뉴올리언스 재건 현장, 인간의 “실수”로 유입된 외래 생물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변이로 처리하려는 호주의 한 연구실, 그리고 대기 중 CO2가 암석으로 바뀌는 수천 년의 과정을 단 몇 개월로 압축한 아이슬란드의 한 발전소 등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세 번째 파트인 ‘하늘 위로 올라가다’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인간의 노력과 상상력이 긍정적인 면에서, 또한 부정적인 면에서도 극에 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기 중 CO2 제거를 위해 무려 1조 그루의 나무를 심자거나, 거꾸로 올림픽 수영 경기장 크기의 구덩이 1,000만 곳에 나무를 묻어 탄소를 격리하자는 의견을 보고 있자면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규모에, 그리고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이 이토록 엄중한가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참고로 1조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미국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땅이 필요하고, 구덩이 1,000만 곳을 파려면 대략 200만 명의 인력과 20만 대에 달하는 중장비가 꼬박 1년 동안 작업해야 한다.)

콜버트는 영국의 작가이자 환경 운동가인 폴 킹스노스의 말을 인용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187쪽)라고 말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연구자가 제시한 의견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더는 지체할 수 없게 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이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애초에 인간에게 이렇게 할 권리가 있는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종이책 회원 리뷰 (45건)

하늘이 하얗게 변한다고? 화이트스카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니* | 2023.01.12

이 책은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일어난 또 다른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다루었다.

 

사실 나는 세계멸망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심지어 그 일이 현재진행형이라도 말이다. 아무 일도 없는 것보다는 세계 어디에서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좀 더 흥미진진...하진 않은가? 염세적인 성향의 분들이라면 책의 한 구절에서도 눈을 돌리지 않고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초반부는 인간이 환경을 다루는 여러 케이스들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면, 마지막 부분은 이미 기후위기를 자연스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인간의 노력은 망했고, 역배출에 대해 고려할 때가 왔다는 것을 말한다. 

 

역배출은 탄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흡수하여,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탄소의 양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 이미 뿌려진 탄소도 줄이는 방법이다. 매우 획기적인 방법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대기권에 입자를 뿌려 지구 전체를 냉각하는 것이다. 

 

그 유명한 영화 설국열차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인류가 인위적으로 기후를 조절하다 망한 세상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볼 때 의미심장한 이야기다. 정말 일어날 법 한 일이기도 하고, 모든 물체는 중력의 법칙에 따라 언젠가 지구로 다시 떨어지기 마련이기에 영화 마지막에 등장한 희망 역시 너무나 현실적이고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데, 요즘 많이 듣는 말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에서 말했지, 우리가 알던 날씨가 아니다. 

 

우리는 산업화 이전의 기후로 돌아갈 수도 없고, 악어가 북극해 해안에서 볕을 쪼이던 플라이오세나 에오세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하얀 하늘 아래 백련어가 반짝이는, 전례 없는 기후의 전례 없는 세계에 살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우린 모든 것을 해보겠지. 마지막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말이다. 내일을 알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은 두렵고,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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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화이트 스카이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 YES마니아 : 골드 s*****6 | 2022.12.06

오늘의 책 카테고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화이트 스카이.

표지부터 오바마 추천, 빌 게이츠 재단 추천 도서 등 추천이 많이 찍혀있길래 여타 환경 분야 책들과는 좀 다른가 해서 구매했는데 조금 실망이다.

전체적으로 책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고 여기 팠다 저기 팠다하며 갈피를 못 잡는 느낌이다.

그냥 전체적으로 환경분야 종합 다큐멘터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딱히 인상에 남는 내용도 없어서 그냥 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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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상대로 한 팡글로스의 도박&#160; - 《화이트 스카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초*공 | 2022.11.15

 

인류를 상대로 한 팡글로스의 도박 

- 화이트 스카이

 

 

엘리자베스 콜버트(Elizabeth Kolbert) 지음, 김보영 옮김, [쌤앤파커스] (2022)

 

 

근대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자신의 철학을 담은 콩트 캉디드를 남겼다. 이 풍자소설을 통해 볼테르는 라이프니츠식의 낙천주의, 세계는 조화롭도록 예정되어 있다는 믿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런 세계관을 대표하는 인물이 캉디드의 철학 스승 팡글로스다. 소설 속의 인물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상에 편재해 있는 악과 부조리를 겪지만, 그는 이 세상이 언제나 최선으로 이루어졌다고 굳게 믿는다. 여섯 번째 대멸종을 저술하며 인류세의 위기를 경고하고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자신의 신간 화이트 스카이에서 팡글로스 같은 과학자와 공학자들을 만나 취재했다. 물론 이 책에서 만난 과학자·공학자들은 현재 지구가 마주한 여러 문제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팡글로스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이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마주한 지구적인 환경 문제들을 과학기술로 해결해보려고 했던 사람들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만 저자는 이들이 가진 논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독자에게 제시하고 점검한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환경 문제는 인류가 처한 어떤 위기보다도 심각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든 무언가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마련이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러운 결론으로 보인다. 하지만 환경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인류가 마주한 위기를 경고했던 저자가 저널리스트로서 현재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헤친 현장을 따라가 보면 생각이 조금 더 복잡해진다.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처한 환경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자연 환경에 개입하고 이를 바꾸어 놓은 결과, 으레 또 다른 재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지역을 물로부터 보호하고자 시행했던 토목공사의 결과 이 지역은 1시간 반마다 축구장만한 땅이 수몰되어 지도에서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 뉴올리언스 일부는 10년에 거의 15센티미터씩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5년에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에는 도시 해체를 신중하게 계획하기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오랜 세월 미시시피강이 퇴적해 놓은 이 지형은 이렇게 자연을 통제하려 했던 인간의 선한 프로젝트의 결과 홍수의 범람은 줄어들었을지 모르나, 퇴적 작용마저 중단되게 되었다.

 

뉴올리언스에서 인간이 거대한 자금을 들여 개입한 프로젝트의 목록은 우리의 4대강 사업처럼 제방을 높이고 강물을 막았던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남부의 대홍수를 계기로 미시시피강 홍수 통제권을 국유화한 미국 의회는 자연을 개조할 권리를 미 육군 공병대에 부여했다. 이들은 시시포스처럼 끊임없이 강 주변으로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제방을 쌓았고, 나아가 세계 최대의 양수장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그동안 뉴올리언스의 토지 손실은 계속되어 멕시코만과의 거리가 도시 형성 초기보다 32킬로미터나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치지 않는 투지와 마르지 않는 희망으로 승리를 다짐하며 이 지역을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석유 산업이 들어와 습지에 운하까지 팠던 것이다. 이제 가라앉던 습지는 바닷물까지 들어와 갈대 등의 식생이 죽고 습지의 많은 생태계가 회복하기 힘든 교란을 겪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1920년대 미국 사회는 엔지니어링의 힘에 대한 과도한 확신이 넘쳐났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자연을 엔지니어링하는 작업의 선봉에 섰던 집단이 바로 미육군 공병대였다. 자연에 대한 이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공병대가 만든 구조물이 자연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 재앙에 휩싸일 뻔한 후에도 공병대의 한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공병대가 명령하면 미시시피강은 그게 어디든 가게 되어 있다.”(89) 나아가 공병대원들은 우리는 강을 틀어쥐고, 바로잡고, 길들이고, 족쇄를 채웠다.”(56)라고 말하는 이들이었다. 이정도면 뻔뻔한 것이 아니라 광신도 집단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21세기에도 이들의 태도는 크게 변함이 없는 듯하다. 한 공병대원은 저자에게 문제가 있는 곳에는 공병대가 있습니다.”(90)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실 공병대가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야 할 듯하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본인이 취재하는 이들에 대한 평가나 판단을 곧바로 드러내지 않고 이들의 말을 거리를 유지하며 전한다. 오히려 저자의 입장이 너무 중립적인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거대한 정치 세력과 연결되어 있는 미 공병대에 대해서 저자의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기에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다. 그 대신 저자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던 로마 서정시인 호라티우스의 말로 자신의 입장을 대신한 듯하다.

 

쇠스랑으로 자연을 긁어낸들 자연은 이내 돌아와 우리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의 비뚤어진 경멸을 뚫고 승리할 것이다.”(82)

 

하지만 토목 공사로 환경을 변화시킨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저자는 생태계 보전에 앞장 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제2부에서 들려주고, 지구의 대기 환경을 바꾸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 제3부로 가면서 점차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다. 미육군 공병대가 주장하는 논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통제가 문제라면 더 큰 통제가 해법이다’, 라는 입장이다. 저자는 이를 인류세의 논리라고 정리한다. 1부에서 저자가 미국 남부의 뉴올리언스 주변의 광활한 지역에 개입한 프로젝트를 소개했다면, 2부에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에 대한 통제를 이루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크리스퍼(CRISPR)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로 생태계를 통제하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이들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하여 생태계에 발생한 재앙을 해결하고자 했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백화현상을 겪는 산호에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적용하여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에 강한 내성을 가진 산호로 만들려고 한 것이다.

 

이 논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면 이들 유전공학자들의 주장이 공병대의 인류세 논리와 크게 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 물론 이들의 주장 가운데 우리 환경이 이미 유전적으로 변형되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이들은 애초에 존재하면 안 되는 2만 개의 유전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단지 10개 정도의 유전자를 추가하려는 것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매우 큰 질적 차이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자연에서 이루어진 유전자 변형은 오랜 시간생물과 환경이 상호작용하며 적응하여 최적화된 결과다. 여기에는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생태계 그물이 영향력을 발휘한다. 반면 인간이 단 10개의 유전자를 바꾸어 생태계에 노출시켜 빠른 시간에 생태계에 영향을 주게 된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인간의 개입은 환경을 교란시키고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다. 이들 유전공학자들은 단지 10개 정도의 유전자 변형이라고 대중을 교묘하게 설득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은 선한 프로젝트라는 선민의식으로 과학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은 것이다.

 

인간의 개입으로 생태계가 위기에 처하게 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저자가 언급한 수수두꺼비도 한 가지 사례다. 또 다른 예로, 일부 과학자들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유전자 기술로 생쥐를 멸종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자연선택을 무력화시키는 드라이브 유전자를 가진 생쥐를 만들어 수컷만 낳도록 조작함으로써 멸종을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제 책의 후반으로 가면서 자신의 견해를 점차 드러낸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난다.”(181)는 점도 지적한다. 여기에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개입은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는 회의론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생물의 다양성이 생태계 구성원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어 자연 스스로의 회복력을 기대하는 것과 유전자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이 마주한 문제를 값싸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식은 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이들 과학자들이 지적하듯, ‘그밖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견해에 크게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본질적인 원인에 손을 댈 일이다. 인간이 환경 및 생태계의 어떤 이상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특정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을 교란시키는 일을 직접 해결하려고 뛰어들기 보다는 자연의 치유력을 이용하는 일이 보다 근본적이며 필요한 일이라 여긴다. 물론 이들 과학자들은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그럴수록 문제의 해결책은 문제의 원인을 곧바로 공략해야 할 일이다. 예를 들면 인간의 무분별한 성장과 자연의 과도한 이용을 줄이고 자원을 보다 고르게 분배하는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간에게 필요한 자원이 영원히 무궁무진한 것처럼 취하고 소모해서는 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미 육군 공병대나 유전자 기술을 이용하여 생태계 재앙을 해결하려는 공학자와 과학자들이 포기하지 않는 일말의 희망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내가 인간 세계에 편재하는 모든 부조리를 경험한 뒤에도 세계의 최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팡글로스의 공허한 희망을 이들에게서 본다면 너무나 지나친 해석일까 자문해본다. 이들의 사고는 북미 대륙에 침입한 아시아 잉어를 제거하고자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죽이려는 이들의 논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토착 생명의 순수성을 지키고자하는 서양 백인들의 사고와도 연결될 수 있으리라. 이처럼 인간이 적극 개입하여 자연을 엔지니어링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우려를 보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취약점을 지닌다.

 

3부에 이르면 과학자들의 자신감이 지구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기 환경을 바꾸는 계획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지구 성층권에 햇빛의 반사율을 높이는 입자를 살포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지구 온도를 강제로 낮추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태양빛을 상당히 반사시켜준 극지방의 얼음과 빙하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아이디어는 보다 더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1815년의 탐보라 화산 분출과 같이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례처럼 자연이 기후에 큰 영향을 미쳤던 사례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개입으로 지구 생태계를 갑작스럽게 교란하는 일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는 이런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도 이를 분명히 지적한다. 그는 햇빛의 반사율을 높이려고 하늘에 수많은 입자들을 살포하는 시도에 대한 부작용으로 하늘도 흰 색으로 보이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 화이트 스카이인 이유다.

 

저자는 인간이 마주한 여러 환경적인 재앙을 해결하고자 과학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취재했다. 때론 이들의 명분에 동의도 하고 수긍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분명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한다. 과학자들이 여러 방면에서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지만, 해결 방안의 실행은 또한 정치적 결정의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 물론 이 문제에 과학기술자들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치적 결정의 문제이기에 이는 모두의 문제가 된다. 이런 중대한 문제의 결정이 전문가 혹은 정치인들의 손에만 맡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 더 생각거리를 던진다. 만약 전문가 혹은 정치인들의 결정으로 하늘에 무수히 많은 입자들을 뿌리게 되었다고 상상해보길 요구한다. 전 세계의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노력 없이 말이다. 이 때 전 인류가 태양빛의 반사율을 성공적으로 높여 지구의 온도를 낮추어 놓았다고 하더라도, 만일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주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난다면, 인류는 다시 이전의 기후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어쩌면 인류는 하얀 하늘 아래기후가 교란되어 여름에 작물이 얼어 죽어 식량 대란이 발생한다면 인류에게 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독자에게 암시하며 마무리한다. 그러므로 제목으로 사용된 화이트 스카이는 인간의 어리석은 개입으로 인류가 보게 될 또 다른 재앙의 다른 이름인 셈이다.

 

저자가 독자에게 경고하는 말을 읽고 다시금 캉디드가 생각났다. 지구 온난화를 늦추자고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많은 입자들을 대기에 뿌리겠다는 생각은 도박과 다름없다고 말이다. 다시 말해 팡글로스의 마음가짐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인들이 인류를 상대로 벌이는 도박에 다름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에다 인간 세계의 온갖 부조리를 경험하고 고향에 돌아온 캉디드와 스승 팡글로스가 마지막으로 나누는 대화 역시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여전히 최선인 세계의 존재를 믿는 팡글로스의 말에 캉디드가 대꾸하는 말 때문이다. “우리의 정원은 우리가 가꾸어야 합니다.이 말을 공병대나 일부 과학자들이 들으면 자연을 통제하려는 의욕이 더욱 고취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학자를 포함하여 아마도 모든 인류가 공유해야할 마음가짐이란 우리가 꽃과 열매를 당장 맺을 수 있게 기후를 바꾸거나 물길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조화로운 정원을 마련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책 속으로]

[1] “통제가 문제라면 더 큰 통제가 해법이다. 그것이 인류세의 논리다.”(56)

 

[2] “엔지니어들의 개입 덕분에 범람을 막았고, 대혼란도 없었으며, 새로운 땅의 조성도 없었다. 그 대신에 루이지애나 남부의 미래는 바다로 쓸려 내려갔다.”(64)

 

[3] “미국 의회는 대홍수에 대한 대응으로 미시시피강 홍수 통제권을 사실상 국유화하고 그 임무를 육군 공병대에 맡겼다.”(71)

 

[4] “공병대가 명령하면 미시시피강은 그게 어디든 가게 되어 있다.”(공병대 장군의 말)

 

[5] “하나의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에 비하면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일은 얼마나 쉬운가!”(108)

 

[6] “세계 최고의 지성들이 협력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150)

- 이 견해는 인류 최대의 오판인 듯하다.

 

[7] “그레이트배리어리프를 파괴하면서 인간에게 아무런 고통이 없으리라는 생각은 오만이 맞다. 그러나 모든 산호초를 아우르는 규모의 개입이라는 것 역시 또 다른 오만이 아닐까?”(151)

- 저자의 비판적인 시각

 

[8] “우리는 애초에 존재하면 안 되는 2만 개의 유전자에 단 10개 정도의 유전자를 추가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10개는 나머지를 파괴하고 생태계에서 몰아냄으로써 균형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162)

- 일부 유전공학자들의 지극히 인간중심적 시각, 책임회피, 생태계의 균형에 대한 근시안적 사고와 무지를 드러낸 말.

 

[9] “수학적 모델링에 따르면 효과적인 억제 드라이브는 엄청난 효율성을 발휘하여, 정상적인 생쥐 5000마리가 서식하는 섬에 유전자 드라이브 생쥐 100마리를 방사하면 몇 년 안에 생쥐를 박멸할 수 있을 것이다.”(179)

 

[10] “우리는 신 노릇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을 잘 해내지는 못했다. (...) 우리는 재미로 아름다운 것들을 죽이는 로키(북유럽 신화의 장난꾸러기)이며, 제 아이를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농경의 신). (...)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편이 뭔가를 하는 것보다 낫다. 또 때로는 그 반대다.”(187) - 영국 환경 운동가이자 작가인 폴 깅스노스의 말.

 

[11] “우리가 배출량을 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 그러려면 전 세계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재편해야 한다 - 이산화탄소농도는 덜 빠르게 상승할 뿐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204)

 

[12] “신속한 염가 솔루션으로 보이는 SAIL이 그렇게 빠르고 저렴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진정한 해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온난화의 증상만 치료할 뿐,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다.”(236)

 

[13] “과학자들은 권고를 할 수 있을 뿐이며 실행은 정치적 결정의 문제다. 우리는 그 결정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미래 세대,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공평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랬던 적이 별로 없다는 것만은 짚고 넘어가야겠다.”(259)

 

[14] “전 세계 - 혹은 적극적인 소수의 국가 - SAIL함대를 띄운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만약에 SAIL이 점점 더 많은 입자를 하늘에 뿌리지만 전 세계의 탄소 배출도 계속 늘어난다고 하자. 우리는 산업화 이전의 기후로 돌아갈 수도 없고, 악어가 북극해 해안에서 볕을 쪼이던 플라이오세나 에오세로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하얀 하늘 아래 백련어가 반짝이는, 전례 없는 기후의 전례 없는 세계에 살게 될 것이다.”(259)

-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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