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세계
2022년 12월 26일
우리 콩이가 하는 행동을 보면
어엿한 집주인이다. 늘어지고 싶을 때는 여기 저기 온 몸을 펼치고 늘어져있다.
누가 보든 안보든 상관없다.
여전이 이해 불가이다.
같이 살기 시작한 것인 벌써 2년이 다 되는데도
꾹꾹이도 안해주고 부르기에 가서 머리라도 쓰다듬어주면 금방 왜 자기를 귀찮게
하느냐는 듯이 일어나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코로나 끝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거리두기를 한다.
바로 옆에서 잠자는 일이 없다. 옆에 있는 줄 몰랐는데 어느 정도 사회적 거리 안에서
엎드려서 자던지 바라보고 있던지 그러하다.
갑자기 혼자 흥분해서 이상한 괴성을 지르고 뛰기도 하고
별안간 놀라서 몸을 구브리고 털을 세운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 사전을 보면 우리 콩이를 더 잘 이해하려나 했지만
여전히 고양이 행동은 잘 이해가 안된다.
작가가 얼마나 고양이를 많이 관찰했는지, 얼마나 애정하는지 사진에 잘 나와있는듯 하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넘기면서 고양이를 더 좋아하게 된다.
이 책의 매력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새로 알게 된 것은 고양이의 후각 부분이다. 고양이 코의 오돌토돌한 부분이 인간의 지문과 같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후각을 통해 관계를 맺고, 후각을 통해 친구인지 적인지 감정이 어떤 지를 알게된다는 점이 특이했다. 그래서 집사들에게 향수나 방향제 사용을 자중하라고 하는가 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이 좋아서, 그리고 고양이도 좋아서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표지부터 강렬한 것이 더 마음에 남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고양이에 대한 전반적이고 간단한것 같지만 짧지도 않게 고양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여타 백과사전마냥 고양이에 대해 설명만 해놓았다면 지루했을 수도 있겠지만 책의 군데군데에 고양이 실제 사진과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고양이의 그림, 조각상 사진도 함께 볼 수 있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한번 읽어볼래 하고 권할수 있었고 아이도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거 같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추천!
이 책의 긴 제목(“상대적이고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만든 특유의 세계관, 굳이 말하자면 ‘베르베르 유니버스’를 알아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단숨에 유명작가로 만들어준 『개미』 속 등장하는 괴짜 박사인 에드몽 웰즈가 썼다고 설정된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나중에 작가는 실제로 같은 이름의 책을 내기도 했다)에서 따온 것이다. 여기에 이 책의 저자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갖게 된 고양이라는 설정이 더해져서 이 책이 나왔다.
우선 진짜 작가인 베르베르 자신이 고양이를 키우고 있기도 하고, 최근 작품인 『고양이』에서 그 생태를 자세하게 묘사하기도 했던지라, 그의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고양이와 관련된 역사적 기록들, 주요 사건들이 실려 있고, 2부에서는 고양이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생물학적 정보들이 담겨 있다.
인간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신화적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던 고대와, 터부시되었던 중세를 거쳐 반려동물로 받아지게 된 르네상스 시기 이후, 그리고 우주선에 타기까지 했던 현대의 이야기를 쭉 훑어가는 1부는 재미있었다. 이 서술이 고양이의 입을 통해 나온다는 설정도 재미를 조금은 더해주고.
다만 2부는 정말 말 그대로 “백과사전”을 넘기면 나올 만한, 평이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책 사이사이에 들어간 여러 장의 컬러 도판이 그나마 눈을 즐겁게 해주는 부분이었다. 심지어 마지막 몇 개의 항목은 그냥 양을 늘리려는 속셈을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 같기도 하다.
뭐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은 아니고, 그냥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팬심으로 볼 만한, 또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나쁘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한 내용이다. (이렇게 출판사는 책을 또 한 권 파는데 성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