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맨슨 저/한재호 역
류시화 저
정영욱 저
법륜 저/드로잉메리 그림
김지영 저
데이비드 케슬러 저/박여진 역
삶이 아프고 사람으로 외로워질 때,
사랑시를 읽으라 파격적이고 매혹적인 창작시뿐 아니라 이 시대 다양한 독자들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선집들을 통해 때로는 외로운 딸에게, 때로는 아직도 방황하는 어른아이에게 시의 위로를 전했던 시인 신현림. 그녀가 이번에는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고도 절대적인 주제로 돌아왔다. 이 책은 사랑을 내 것으로 하고 싶지만 사랑에 서툴고 삶의 무게에 지친, 그래서 어느새 사랑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메마른 삶을 사는 우리 시대의 독자들에게,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일깨워 줄 ‘시와 그림과 사진’의 감미로운 콜라보레이션 선집이다. 이 책에 실린 시와 그림과 사진들은 우리가 삶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게 하고,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을 꼭 붙들어 매고, 당당히 지금 살고 사랑하라고 속삭인다. 우리의 감성의 결을 빚어주고 뜨겁게 달구며, 결국에는 사랑의 설렘에 감염시켜 삶을 변화시킬 만한 힘을 가진 예술작품들을 정성스럽게 모아 담았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문득 사랑은 시처럼 온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제대로 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시인이 전해주는 사랑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라. 사랑이 사라진 이 시대에, 이 책을 통한 시인의 메시지가 사랑을 회복시키는 안내자가 되어 읽는 이의 내면에 힘과 위로를 주고, 사랑이 갖는 커다란 힘을 깨닫게 해줄 것이다. |
2017. 7. 16. 일.
우리는 외로움을 느낄 때 무엇을 할까. 사람의 성격이 다양하니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도 다양할 것이다. 시를 읽는 사람, 소설을 읽는 사람, 거리를 방황하는 사람, 친구를 불러내서 수다를 떠는 사람, 달콤한 음식으로 외로운 마음을 채워보려고 하는 사람... 등등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성격에 맞게 대처하는 방법이 있을 테니까.
좋은 시를 잘 선별하는 시인, 특별히 사랑시를 잘 선별하는 신현림 시인이 아름다운 명화와 더불어서 감미로운 사랑시들을 선별해서 묶은 모음집 [사랑은 시처럼 온다]이다. 때로눈 간지럽게, 때로는 시침 뚝 떼면서, 때로는 직설적으로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들이 있다. 외로울 때마다 사랑시를 읽는다는 신현림 시인이 그림과 더불어서 아름다운 사랑시를 선별했다. 외로울 때 사랑시를 읽으면 그 외로움이 달래질가, 아니면 더 외로움이 짙어질까. 그것도 사람마다 다 다를 것 같다.
시에 대한 신현림 시인의 부연설명이나 해석은 별도로 나와있지 않다. 그저 잘 어울려 보이는 멋진 그림과 시가 나와있을 뿐이다. 그림에 대한 해설이 시인 것도 같고, 시에 대한 해설이 그림인 것도 같은 감미로운 콜라보레이선. 사랑이 시처럼 오는 지, 아니면 시가 사랑처럼 오는 지 한 번 빠져보자.
만약 내가 …
만약 내가 한 사람의 심장이
미어지는 것을 멈출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라.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달래줄 수 있다면,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지친 새 한 마리 둥지로
돌아가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라.
에밀리 디킨슨 --- 21p.
절망과 고독을 노래했던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의 윗시는 안치환이 한때 불러서 유행했었던 가요 "내가 만일"이 생각나는 시다. 하지만 이 시는 안치환의 가요보다 훨씬 더 폭이 넓다. 안치환의 가요는 매우 아름다운 가사로 노래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오직 사랑하는 "그대"만을 향하고 있다. 디킨슨의 시는 어느 한 대상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일지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시인은 지친 새 한마리까지도 대상이 되어 둥지로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싶어한다. 살아가면서 나와 관계를 맺지 않은, 전혀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도움을 줌으로써 거기서 보람을 느낀다는 것, 이처럼 아름다운 게 또 있을까. 나와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선뜻 마음을 내어주고, 손길을 내어준다는 것, 당연히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귀하고 가치있는 삶일 것이다. 이 시를 읽고 나니 주위를 좀더 깊이있는 눈으로 들여다보게 된다. 혹시라도 누군가 나의 마음이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저녁이다.
네가 어떻게 태어났느냐 하면
어느 날 밤, 네 엄마는 사방의 벽에 귀를 기울인다.
시계는 곤충의 날개처럼 윙윙대고
시계추는 외롭다 외롭다 소리 낸다.
거실의 검은 소파가 그녀를 파묻어버린다.
그녀는 사내보다 소파를 더 믿지만
그녀를 제대로 사랑해 주는 건
없을 것이다.
그녀는 아직 너를 모른다.
그러니 어찌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그녀는 너를 신처럼, 세익스피어처럼 사랑한다.
너를 모차르트처럼 사랑한다.
너는 벽 속에서 음악처럼 떨고 있다.
너는 환상의 빛 자동차처럼 천장을 스쳐지나간다.
아직은 태어나지 않은 채
너는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 속에서
네 아빠의 우레를 기다린다
네 엄마는 너의 손을 꿈꾸며 거실에 누워 있다.
네 엄마는 너의 눈을 꿈꾸며 거실에 누워 있다.
그녀는 깨어 일어나 부르르 치를 떤다.
홍수가 물러난 뒤 세계가 다시 시작한다.
그녀는 살며시 침대에 기어들어 잿빛 얼굴의 사내,
네 아빠 곁에 눕는다.
그리고 너의 탄생을 향해 다리를 벌린다.
에리카 종 --- 58 ~ 59p.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신페미니즘 운동의 선구자로 주목 받았던 에리카 종의 시다. 내가 어떻게 태어났냐고 아이가 물을 때, 우리는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까. 보통 유치원에서 가르쳐 주는 것은 엄마랑 아빠가 사랑해서, 혹은 엄마의 아기씨와 아빠의 아기씨가 데이트를 했더니 네가 태어났다...정도이다. 가끔 우리 둘째가 엄마랑 아빠는 아기씨 데이트 안하냐고 물을 때가 있다. 그 때는 친구의 동생을 보고 왔을 때, 자기도 동생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낼 때이다. 이 시는 아이가 생기기 직전의 상황을 은유와 직유를 적절히 섞어서 설명하고 있다. 글쎄,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이 시를 읽어줄 수 있을까. 작은딸은 쏟아질 질문이 겁나서 앚기 못읽어 주겠고, 큰딸은 사춘기가 지나면 슬쩍 읽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보살
그냥 그 곁에만 있으믄 배도 안 고프고, 몇 날을 나도 힘도 안 들고, 잠도 안 오고 팔다리도 개뿐허요. 그저 좋아 자꾸 콧노래가 난다요.숟가락 건네주다 손만 한번 닿아도 온몸이 다 짜르르허요. 잘 있는 신발이라도 다시 놓아주고 싶고, 양말도 한번 더 빨아놓고 싶고, 흐트러진 뒷머리칼 몇 올도 바로 해주고 싶어 애가 씌인다요. 거기가 고개를 숙이고만 가도, 뭔 일이 있는가 가슴이 철렁허요. 좀 웃는가 싶으면, 세상이 봄날같이 환해져라우. 그길로 그만 죽어도 좋을 것 같어져라우. 남들 모르게 밥도 허고 빨래도 허고 절도 함시러, 이렇게 곁에서 한세월 지났으면 허라우.
김사인 --- 71p.
푸근한 사투리로 조곤조곤 하는 말에 깊고도 은근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다. 굳이 사랑한다는 말도, 함께 살고 싶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만 있어도 좋고, 손끝만 닿아도 좋고, 웃는 얼굴만 봐도 세상 부러울 게 없어서 그만 죽어도 좋다는 생각... 사랑한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비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욕심이라는 게 겨우 "남들 모르게 밥도 허고 빨래도 하고 절도 함시러" 한세월 사는 것을 간절한 바람으로 갖는 사랑, 이런 담백하고 순박한 사랑이 이젠 설화 속에나 나오는 것 같아서 못내 아쉽다.
기다림
끝없이 편지를 읽고 있네, 여인이 읽고 있는 편지가 끝나지 않도록 지구 끝의 그 사람
매일매일 계속 쓰고,
편지와 여인이 서로를 붙안고, 돌아서지 않게 붙잡고, 넘어지지 않게 붙들고, 편지와 여인이 서로 상처주지 않고, 각자 혼자가 되는 일 없도록
또 하루를 계속 쓰고,
기다림은 지구 끝에서 끝으로 이어진 파도보다
기다란 것.
여인이 입은 옷은 그 푸른 파도 한 자락, 지도의 끝에서 떠내려온 얼음조각 하나 뱃속에 안고, 그 자리 주저앉을 일만 남은, 끝까지 솟아오른 푸른 물기둥처럼, 찰나의 순간 위에 멈춰 서서 편지를 읽고 있네.
편지를 다 읽는 순간 물기둥처럼 허물어질 여인이.
김중일 --- 99p.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지구 반대편에 있다.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만날 수는 없다. 그래서 그들이 만나는 것은 편지를 통해서다. 여인이 기다리는 것을 알기에, 편지를 다 읽고 나면 허물어질 것을 알기에, 편지가 끝나지 않도록 매일매일 편지를 쓰는 그 사람. "기다림은 지구 끝에서 끝으로 이어진 파도보다 / 기다란 것"에서 얼마나 기다림이 얼마나 지루하고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 말해주고 있다. 편지를 붙안고, 붙들고, 붙잡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상당히 애처럽게 보인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하기에 매일 편지 쓰는 그 사람이 있으니 그녀는 결코 불행하지 않다. 끝없이 오는 편지의 끝에서 그 사람은 그녀 곁으로 돌아올 준비를 분명 하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더딘 사랑
돌부처는
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이정록 --- 151p.
이 정록 시인의 <더딘 사랑>은 요즘의 빠르게 만나고 빠르게 헤어지는 짧은 사랑에 대해 조용히 타이르는 것 같다. 돌부처가 모래무덤이 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온갖 풍상을 겪으며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람의 평생으로는 볼 수 없는, 아니 사실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길고긴 나날이다. 하지만 돌부처의 시각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도 안되는 찰라의 순간이니, 빠름과 느림으로 계산하는 인간의 시간과는 차원이 다른 시간인 것이다. 하늘의 달도 "윙크 한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는데 어째서 사람들은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며 바로 돌아서는 걸까. 시인은 너무나 조급하고 서두르기만 하다가 진정한 사랑을 놓치는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조금은 더디게 바라보라고, 조금은 더디게 사랑해 보라고...
내가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지금 당신이 당신이기 때문이지만
당신 곁에서 내가
또 다른 나로 변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내 삶의 목재로, 헛간이 아니라 신전을 짓도록,
내가 날마다 하는 일을 꾸중함이 아니라
노래가 되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어떠한 신앙보다도 바로 당신이
나를 선하게 만들었고
어떠한 운명보다도 바로 당신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손도 대지 않고, 말 한마디 없이,
기적도 없이 당신은 모두 해냈습니다.
당신이 자기 자신에게 충실했기에
이 모든 것을 이루어낸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것이
참 사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이 크로프트 --- 205p.
정말 눈부신 사랑을 노래하고 있는 시인 로이 크로프트의 시다. 신앙보다 나를 선하게 만들어준 사람, 운명보다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 "손도 대지 않고, / 말 한마디 없이,/기적도 없이" 만들어낸 사람, 정말 이것이야말로 '참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에 그를 사랑함으로써 다른 사람도 사랑하게 되고, 그를 사랑함으로써 나 자신도 사랑하게 되고, 그를 사랑함으로써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되는 것, 더 이상의 참 사랑을 그 무엇으로 논할까. 나를 또 다른 나로 변화시키는 사람, 좀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변하게 만드는 사람, 과학적인 근거를 굳이 논하지 않아도, 사랑할 때에 환해지고 더 예뻐지고 더 멋있어지는 이유는 이렇게 알 수 있는것이다.
사랑이 시처럼 올까, 시가 사랑처럼 올까. 신현림 시인은 프롤로그에서 칼 메닝거의 말을 인용해서 사랑의 장점을 말하고 있다. "사랑은 그것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치료한다"고. 정말 맞는 말 같다. 사랑을 서로 주고 받을 때, 가슴 가득 벅차오르는 환희... 물론 사랑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으로 왠만한 슬픔이나 아픔은 저절로 치유가 될 것 같다. 사랑, 너무나 흔하게 하는 말이라서 내뱉는 순간 가치가 떨어질 것 같은 사랑이지만, 그래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역시 가슴 설레고 귀하며 행복한 일이다. 그렇기에 이 지구상에서 사랑하는 일은 절대 멈추지 않고 영원히 지속 될 것이다. 모든 생물의 가장 사소하면서 중요한 일, 은밀하면서 속일 수 없는 일, 평등하면서 고귀한 일, 그것이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은 시처럼 살포시 오기도 하고, 폭풍처럼 거칠게 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렴 어떠랴, 무려 사랑인데...
<오타>
1. 혼수 ---> 홍수 (영문으로 flood이므로 홍수가 맞다.)
59p. 아홉째 줄
2. 물고기에게 배운다. ---> 삭제할 문장.
59p. 맨 끝.
제일 아쉬운 건 닉스 워터맨에 대한 설명이 빠졌다는 점이다.
편집상의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구글에 검색해도 상세한 정보는 드러나지 않으며, 시도 모든 걸 알면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을 것을 이라는 것 하나밖에 공개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글귀거나, 익명으로 올렸던 시이거나, 혹은 우리나라에서는 시 하나 외에 유명하지 않은 시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딱히 연인간의 사랑만이 아닌 시들도 제법 있지만 연시가 대다수인 건 사실이다.
밖에서 들고 읽기 힘든 핑크색의 표지가 먼저 주제를 극명하게 나타내주지만. 신현림 시인의 스타일에 맞는 시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의외로 애너벨 리라던가 금붕어를 죽인 후 사랑하는 여자의 손에 금붕어가 되어가는 내용의 시라던가 하는 공포스러운 시들도 많았다. 제법 그림을 잘 선정해놓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고전 명화라서 흔히 이런 시집에서 걸어놓는 현대의 어려운 초현실주의 사진을 봐야 한다는 두려움은 훨씬 덜했다. 간단하게 시인의 소개는 물론 올려놓은 그림을 그렸던 화가의 소개까지 적어놓은 게 인상적이었다. 연애시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무심하게 인터넷 서점을 들락거리다가 눈에 들어 온 책이다. 신현림 작가는 디자인과 국문학을 전공한 시인이자 사진작가인데, 예술분야에 대해서도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녀를 일컫기를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전방위 작가'라고 말한다.
신현림의 책이 눈에 띄면 구입해서 읽곤 하기에 이번에도 망설임없이 펼쳐 들게 된 <사랑은 시처럼 온다>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약 3년동안 준비를 했는데,
그림은 유명화가 그림이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선정했고,
사진은 세계 사진사에 자취를 남긴 초기 사진작가의 작품 또는 한국 대표 사진작가의 작품 중에서 골랐다.
시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세계 시인의 시 또는 한국 대표시인의 사랑시를 책 속에 담아 놓았다.
사랑시를 읽으면서 그림을 보거나 사진을 보는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주는 독서가 될 수 있다.
그림 중에는 그래도 몇 번을 본 작품들도 다수 있는데,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테 제 호수'는 전혀 그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신현림의 시와 사진도 책에 함께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실린 시인, 화가, 사진가들에 관하여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삶이 힘들다고, 세상살이가 각박해졌다고 하는 요즘에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사랑이라는 감정 - 레프 톨스토이 -
죽음의 공포보다 강하다.
헤엄을 질 줄 모르는 아버지가
자식이 물에 빠진 것을 보자
즉시 물로 뛰어드는 것은
사랑의 감정이 그렇게 하게 한 것이다.
사랑은 나 자신보다 나 외의 사람에 대한
행복을 위해 나누는 것이다.
인생의 모순은 사랑으로서만 해결되고
또 해결될 수 있다.
사랑은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약하나
남을 위해서는 강하다.
** 너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 유현아 -
바람에 휘청거리는 절벽 사이를 걸으면
구름인지 안개인지 너의 입김인지 모를 그곳에
복사꽃이 환하게 등(등)처럼 피어 있다.
너를 꿈속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숨어 있던 숲은 연분홍 노을처럼 황홀하게 빛나
오래 머물러도 된다면
노래하거나 기도하면서 아름다운 너를 불러봐도 괜찮을까
그것은 꿈결처럼 왔다 가는 환상이 아닐 수도 있다.
시간이 너의 목소리를 향해 달려 가는지
복사꽃 물결 따라
홀연히 기다리는 사랑이 있을 것이다.
** 님과 벗 - 김소월 -
벗은 설움에 반갑고
님은 사랑해서 좋아라
딸기꽃 피어서 향기로운 때를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 사랑이 올 때 - 신현림 3 시집 <해질녘에 아픈 사람>에서 -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게 장미가 필 땐
시드는 걸 생각지 않고
술 마실 때
취해 쓰러지는 걸 염려않고
사랑이 올 때
떠나는 길 두려워하지 않으리
봄바람이 온 몸 부풀려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