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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9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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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행일 : 2022년 7월 15일
* 페이지 수 : 296쪽
* 분야 : 일본 소설
* 체감 난이도 : 쉬움
* 특징
1.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
2. 술술 잘 읽힘
* 추천대상
1. 위로와 용기 충전이 필요한 사람
2. 따뜻한 분위기의 소설을 찾는 사람
♣♣♣
<여기는 커스터드, 특별한 도시락을 팝니다>는 꼭 케이크 상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도시락 가게 ‘커스터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가게 이름조차 ‘커스터드’라서 도시락 메뉴와는 언밸런스하게 느껴지고, 가게를 둘러싼 으스스한 소문까지 더해져 더욱 미스터리했던 도시락 가게. 소설 속 인물들은 이 도시락 가게의 조용한 단골들이었다. 가격에 비해 구성이 좋고 맛은 더욱 좋았던 ‘커스터드’의 도시락은 그들의 외로운 일상을 조용히 위로해 주고 있었다.
이 가게에는 포인트 적립 쿠폰이 있어 도장을 다 모으면 작은 선물(생수나 차)을 받을 수 있었다. 자그마한 경품도 함께 말이다. 작은 종이봉투에 담겨 있는 알 수 없는 선물이었던 경품은 손님마다 모두 달랐고 매우 평범한 것들이었다. 미쓰안즈(전통 과자), 카네이션 카드, 고양이 사료 등.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 선물은 그때의 그들에게 꼭 필요했던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특별했다.
작은 한 걸음을 떼지 못해 주저하고 있던 이들에게 도시락 가게의 경품은 발걸음을 옮길 기회를 주었다. 기회가 눈앞에 다가와도 용기를 내어 잡지 못하면 기회는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다. 경품 때문에 생긴 우연한 일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건 스스로 나아갈 용기를 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적당히 신비롭고 미스터리하면서 따스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었다. 일본 소설답게 매우 술술 읽혔고, 힐링을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따스한 위로와 용기 충전이 필요한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만한 이야기였다. 가볍게 읽기 좋은 따스한 소설을 찾는 이에게도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 최근 찐한 추리 소설들만 읽다보니
마음이 몽글몽글한 힐링 소설이 그리워졌다.
책태기도 아니고, 딱히 마음이 힘든 일도 없는데
왜 유독 이 책이 끌렸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펼쳐본 책은 나를
특별한 도시락 가게로 안내했다.
* 콘크리트로 지어진 빌딩들 사이에
자리 잡은 낡은 목조 주택.
입구 위에 연 노란색의 차양이 드리워져 있고
활짝 열려진 유리 문.
음료 전용의 소형 냉장고와
도시락과 주먹밥이 진열된 쇼케이스가
길거리에서 보이는 곳.
* 얼핏 보면 케이크 가게 같아 보이는 이곳은
나름 꾸준히 드나드는 단골손님도 있는
도시락 가게이다.
*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도시락 가게에서
있는지도 몰랐던 포인트가 다 모인 날,
의문의 여주인은 경품이라고
이상한 봉투를 하나 내민다.
자칫 음흉해 보이는 웃음도 함께.
* 그렇게 경품을 받아든 이들은
아주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오래도록 마음에 후회로 남았던 일,
다시 되돌리고 싶었던 그날의 기억,
도망치고 외면했던 자신의 마음.
* 다시 들여다보고, 다독이고
후회로 남은 기억들을 다시 되돌려
새로운 시작을 시작할 수 있게 했다.
*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상처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골 손님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고
마음의 상처였던 것이다.
* 오랜 친구와의 화해와
오래도록 두었던 마음의 짐을 덜게 된
단골 손님들을 보면서
덩달아 안타까워하고
내 마음도 다독일 수 있었다.
* 더불어 마지막에 밝혀지는 의문의 여주인.
그녀의 가문에서 이어져 내린 그녀만의
특별한 능력과 오히려 손님에게 받는
경품이야기는 놀라웠다.
* 가독성도 좋아서 펴자마자 후루룩
단숨에 읽혀내려갔다.
표지와 똑같은 가게의 모습.
늘 비슷한 일본 특유의 힐링소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읽게되는 것은
어디서든, 어떻게든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때문이 아닐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건 내가 하지 않은 밥이라고 하지? 나 역시도 그렇다. 사람들은 이제 아이들 다 키워서 부엌에 들어갈 일 많지 않겠네? 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집에 있는 남자 둘. 남편과 작은 아이가 워낙 집밥이라는 걸 좋아해 나는 여전히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다. 입이 짧고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래서 음식을 하는 게 부담스럽다. 손이 빠른 편이라 음식을 뚝딱 만들어 내는 편이지만 음식을 하는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에 피곤하지만 어쩌겠는가. 좋아하니 할 수밖에. 만약 우리 동네에 집밥 같은 맛있는 도시락 음식점이 있다면 거기서 음식을 조달해 먹을 수 있을 텐데 ^^
여기 조그만 도시락 가게가 있다. 외관은 빵집이어야 할 것 같지만 도시락을 판다. 이 도시락 가게에 손님이 온다. 한 사람은 과거 어느 시점에 친구를 외면한 기억이 있는 사람이고, 어떤 이는 엄마와의 관계가 부드럽지 못한 사람이고, 어떤 이는 과거 생명을 무시한 기억이 있다. 이런 세 사람 앞에 난데없이 도시락 가게 사장은 포인트 카드의 포인트가 꽉 찼다고 경품을 준다. 하찮은 내용물이라 무시했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걸렸던 기억이 살아난다. 친구에게 절교를 선언한 사람, 엄마에게 화를 내고 거리를 두기 시작했던 사람, 길고양이를 두고 도망쳤던 아이. 사소한 엇갈림이 모두에게 상처가 되었고 관계를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닐 수도. 도시락 가게 사장 히나타의 선물은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아무리 가족이라도 서로를 배려해야만 해.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말해버리니까 싸움이 되는 거야 (30)
매일 똑같은 하루가 지나간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밀린 빨래를 하거나, 반찬을 만드는 날도 있지만 예측할 수 있는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이런 하루지만 때론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 웃고 떠들고 그러다 상처받게 되는 게 우리네 인생인 것 같다. 꼭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하고 재미없는 것 같은 인생. 잔잔하다 못해 물이 밀려 들어오는지 모를 그런 날이 계속 이어져도, 그래서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닐까? 나라고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았겠는가? 나라고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았겠는가? 이제 다 지난 일이라면 그로 인해 애면글면하지 않고 그냥 사는 거다. 언젠가 다시 그나 그녀를 만나게 되어 털어버릴 수 있다면 땡큐고, 아니면 각자 제 갈 길 가면 되는 것이고.
이젠 연연해 하지 않는 느긋함이 생겨 좋다. 세상에는 나와 맞는 사람도 있고 뭘 해도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걸 인정하면 세상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다는 사실. 위로받고 행복해지는 지점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 잔잔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