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조예은 저
다정하게 귀 기울이고 쿨하게 답하는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고민 상담소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고민의 연속이라 봐도 될듯 하다.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본 어른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말을 하지만 아직 그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아이들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나또 한 그랬고, 시간이 흐른 후에야 어른들이 해주신 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인 사춘기아이들은 더 많은 고민들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인생을 좌우할만한 심각한 고민들보다는 친구, 공부, 진학, 가족 그리고 외모와 같은 고민들이 더 많다. 중학생이 된 딸 아이 또한 친구와의 문제로 몇날몇일을 고민하는걸 자주 보았다. 고민들을 자주 상담해주길 바라는 딸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거기서 거기인듯한 고민들을 왜 하고있는건지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조언도 해주지 않을 수 없기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아이의 고민상담을 위해 책을 읽는 난 주로 책을 건네주며 이 책 속에서 너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꺼라 말을 하곤 한다. 나의 이런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책을 좋아하지 않는 딸은 나의 최소한의 대답을 잘 읽어보지 않는다. 평소 책보다 애니메이션이을 더 많이 보는 딸 아이에겐 책을통해 조언을 해주기보다는 다른 것을 통해 이야기를 해주는게 더 좋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 이 책은 그런 십대들에게 좀더 효과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고민이 있을 때 영화를 보면, 영화 내용이 다 내 고민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마치 이별후 모든 가요가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과 같은 현상인듯 하다.
이 책에선 청소년이 가장 고민하는 서른 가지 질문을 다루고 있다. 그에 대한 질문에 영화로 답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의 영화들 보다는 오래전 영화들을 추천해주고 있었다. 내가 봤던 영화들을 추천해 줄때면 장면장면 떠올리며 아이들의 질문과 연결해 볼 수 있었다. 늘 아이들이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무슨 고민들을 하는지 궁금했던 나에게 그 답답함을 풀어주는 책이기도 했다.
영화의 모든 장면을 떠올리며 그 모든걸 아이들의 고민과 연결할 순 없겠지만, 분명 도움이 될만한 영화들이 많았다. 어떤 영화인지, 관전 포인트는 뭔지,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부터, 영화를 보고 생각해 보면 좋을 부분들을 콕콕 찍어주어 영화가 낯선 아이들에겐 큰 도움이 될듯 했다. 아이와 내가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를 몇편 골라보았다. 방학이 되면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며 좀더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싶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청소년 시기에 부쩍 영화를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6학년때 인디아나 존스를 보기 위해 가족과 줄을 길게 섰던 기억도 나고..고등학교때는 시험이 끝나거나 집에 혼자 있게 되면 비디오를 빌려서 (이상한거 아님) 보곤 했는데 그때부터 대학까지 보았던 영화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크리스찬 슬레이터, 발 킬머, 위노나 라이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배우들을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데뷔무렵의 작품들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한편으론 요즘 아이들이 즐겨 보는 영화는 또 모른다. 메이즈 러너라든가 헝거게임같은? 그래도 요즘 중고생들은 시험이 끝나고 학기말이 되면 학교에서 영화를 틀어주는 모양인데 덕분에 디카프리오의 로미오와 줄리엣, 메릴 스트립, 앤 헤서웨이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들도 보는 모양이다. 그런 영화를 보았을때 비로소 이야기가 통하는데 같은 영화를 보고 소감을 나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이 책 <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는 아예 어떤 언니가 조곤조곤 고민을 상담해 주는 느낌이다. 같은 영화를 보았을때 그 영화를 보고 느낀 점들, 사춘기 청소년들의 고민들을 같이 들어주고 영화에 나오는 어떤 장면들 어떤 대사들을 힐링의 요소들로 끌고 가는데 어른인 나도 꽤 재미있게 읽힌다. 덕분에 못 보고 지나간 영화들 중에서 보고 싶은 영화들도 많이 생겼다.
평범하고 뚱뚱한 여자가 나오는 스파이 영화라..개봉된지 오래되지는 않은 영화 <스파이>를 보지 못했는데 이 영화 소개글과 내용들을 보니 보고 싶은 영화가 되었다. '인사이드 아웃' 이나 '겨울왕국'은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에서 본 영화라서 더욱 반가웠다. 이들 영화 역시 못 보고 지나쳤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왜 나는 우울할까. 난 왜 특별한 재능이 없는 걸까. 나도 주목받고 싶은데 현실은.. 또 가족이 내 편이 아닌 것 같을때.. 친구 때문에 웃고 울고..왜 세상은 교과서와 이렇게 다를까..선생님 학교 성적 다 내 맘 같지가 않아.. 나와 세상의 미래가 걱정되서 잠이 안와 와 같은 청소년기에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을 위한 (사실 나는 학창시절에 저런 고민들 보다 그냥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이 생각이 많은건지..)많은 고민과 공감이 들어 있다. 나의 딸이 늘 하는 이야기들이 바로 저런 이야기들인데 마음이 약하고 예민한 아이들이 특히 많이 그러는 것 같다. 어쨌든 누군가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다른 아이들도 이런 고민들을 하는구나..그리고 영화속에서 이런 메세지를 주는구나 하고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딸에게는 시험이 끝나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줄 생각이다.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신임자로 활약하며 독서가들 사이에 더욱 알려진 이다혜 작가이다. 씨네 21의 기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 관련 책을 쓴 것은 별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다혜 작가는 영화보다는 독서쪽으로 더 알려진 느낌이다. 그녀를 만난 것도 [책읽기 좋은 날]부터였다. 이다혜 '기자'가 쓴 영화 관련 기사는 한편도 읽어보질 못한 것 같다.(씨네21을 읽은 적이 있었기때문에 읽었을지도 몰라서 '같다'란 표현을)
[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는 제목만으로 이미 누굴 대상으로 삼았는지 감이 온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영화 관련 도서가 맞다. 챕터별로 자아, 가족, 친구, 사회, 성적, 진로로 나누어 십대들이 주로하는 고민을 영화와 접목해서 풀어나간다. 영화는 '마션'이나 '인사이드아웃' 같은 최근작도 있지만 '제리 맥과이어' 같은 90년대 영화도 있다. 약 서른편의 영화로 서른 가지 고민을 다룬다.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글이 아니라 영화와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곁들여 십대들에게 공감의 시선을 던지고 '그럴 땐 이런 영화를 한번 보는 건 어떻겠니?'라는 메세지를 전달한다. 미사여구도 없고 단조로운 문장과 간단한 질문 정도 담긴, 읽기 쉬운 책이다. 십대들에게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겠금 만들 것 같다. 일러스트 민효인의 그림도 편안하게 책과 조화를 이룬다.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들었을 때 메모해두었다가 바로 구매한 이유는 영화에 관한 정보를 통해 나도 영화 좀 봐야겠다는 목적과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화를 보게 하면 좋을까' 고민의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영화의 줄거리,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가에게 '숙제해야할 것 같은' 기분을 잠시 느끼기도 했지만 교사 입장에선 영화 동아리 하나 만들어서 주제화 시키고 토론으로 이끄는 데 유용하겠단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일단 여기 나오는 영화부터 봐야할텐데 그건 차후 고민하고 당장 할일은 [영화가 너의 고민을 들어 줄 거야]는 나의 애제자, 지O에게 전달할 예정!
일러스트레이터가 따로 있는 책은 반드시 종이책으로 사야한다는걸 다시 한번 절실히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전자책으로 보니 일러스트가 너무 안보인다ㅜㅜ 10대 소녀들을 타겟으로 쓴 책이라는게 크게 느껴진다. 일단 구어체로 서술되어 있고 특히나 반말로 쓰여있다. 20대 후반에 읽었지만 나에게도 유효한 질문과 고민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꼭 10대만을 위한 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 작가가 쓴 영화에 대한 책이 좋은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한 영화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어린 독자를 위해 썼기 때문에 최근 영화가 주를 이루어서 읽는게 너무너무 편하고 좋았다. 책에서 소개하는 고민들과 영화 얘기를 읽다보면,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게 아니구나'하는 위안도 얻지만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채찍질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