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글은 시대를 반영한다. 그 시대를 알고 싶다면 그 시대에 쓰여진 글을 읽으면 어느정도 체감할 수 있다. <근대의 고독한 목소리>라는 부제를 안고 있는 1900-1900 한국 명작소설 1권은 1906년 발표한 이인직의 <혈의 누>부터 1929년에 발표한 한설야의 <과도기>까지 근대를 대표하는 소설 11편을 모은 선집니다.
학창시절에 그렇게 읽으라고 추려주던 권장도서목록을 떠올려보면 많은 장르의 책들이 있지만 소설이라는 장르도 빠지지 않고 들어있었다. 특히 시대를 품고 있는 문학으로서의 소설들, 이름은 익히 들어본 제목의 소설들이지만 나는 그때는 굳이 그 책들을 찾아 읽으려 하지 않았다. 어린 마음에 그러한 문학을 접하는 가치를 너무 몰랐던 듯 싶어 새삼 안타깝다.
삼십대 중반에 들어 이제야 고전의 중요성에 대하여 아주 조금씩 깨달아 간다. 소설속이 들어있는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을 통찰하는 지혜를 조금씩 배워가는 듯 하다. 시대와 삶의 흐름을 알고 돌아보고 상상할 수 있는 자가 더 좋은,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다는 추천사를 보니 더욱 권장도서로서의 중요성이 와닿는다.
작가소개와 연보, 그의 소설이 지니는 의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소설이 담겨져 있다. 술술 읽히는 현대문학보다는 좀더 문장 하나하나에 의미를 더 곱씹게 된다. 요즘 많이 쓰이지 않는 문장이나 단어를 위해 주석을 달아주긴 하였으나 아무래도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집중하고 읽게 되어 나는 좋았다.
농촌의 붕괴, 노동자로서의 삶, 일제의 수탈, 신분으로 인한 차별 등 그 시대의 모습을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그야말로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러한 소설들을 통해 생각하고 깨닫는 것들이 삶의 자양분이 되어 좀더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현명하게 바라볼 힘이 된다고, 나는 문학이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자신의 의식을 글 속에 담아낸 작가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한국 명작소설. 학생부터 어른까지 언제 읽어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책이다.
겨울방학에 딸 아이와 한국근대문학관을 다녀왔었다. 학창시절 시험문제로 줄줄 외우던 것이 아닌 편안한 마음으로 역사적 시대배경과 한국문학의 시대순을 눈으로 살펴보며 역사적 사건 뒤로 문학도 굵직굵직한 일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제시대 속에서 문학으로 일본에 항거하며 나라를 잃은 가슴 아픔을 비유적으로 쓴 글들을 보며 학창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가슴 아픔을 느끼게 됐다. 1900-1930년은 을사늑약, 한일강제병합, 3.1운동, 관동대지진 및 조선인 학살, 6.10 만세운동, 신간회 결성이라는 큰 사건들이 있었던 시대로 한국 최초의 신소설이지만 일본군을 선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친일적 비판을 받기도 하였던 이인직의 혈의 누와 3.1운동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과 현실도피 등의 감정이 배여있는 문학등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던 시대였다. 식민지 현실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노동자의 아이러니를 그렸던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등은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잘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하겠다. 작품과 그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작가에 대한 보충 설명도 소설과 함께 정리가 되어 있어 청소년들이 보고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없게 구성되어 있어 식민지 시대와 그와 연관된 문학작품을 이해하기에 좋은 책이다. 로맨스, 풍자, 계몽등을 담고 있는 문학작품을 만나볼 수 있고 식민지 시대와 그것을 바탕으로 문학 속에 스며든 작품을 만나보는 것은 암울한 시대 속에 스며든 우리 문학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작품속에 녹아있는 아픔이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와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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