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지혜를 활용한 31가지 사고법
o 복잡한 프로세스는 No! 3D 프린터 사고법[3D 프린터 - 칸트]
o 모두 다르지만 모두 좋은 개성주의[비합리 - 푸코]
o 필요 없는 부분은 삭제하고 예술적으로 만드는 상징화[후지산 - 롤랑 바르트]
o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준초인 사고법[정의의 히어로 - 니체]
o 일부러 이상한 행동을 하는 아티스트 사고법[일상 - 헤겔]
일본의 대표적 대중 철학자인 오가와 히토시가 또 하나의 책을 펴냈다. 저자는 교토대학교 법학부 졸업 후 종합상사 직원, 직업을 갖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는 프리터(freeter), 시청 공무원을 거쳐 철학자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전문 분야는 공공철학, 정치철학이다. 전철역 앞 상가의 빈 점포에서 ‘철학 카페’를 열어 일반인들과 공개 토론을 하기도 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대중 철학서를 수십 종 출간하는 등 시민을 위한 쉬운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저자의 책은 국내에도 20여 종 가까이 번역되어 꽤나 익숙한 일본 철학자이기도 하다.
《바닥난 뇌력을 끌어올리는 생각의 기술》은 요즘 비즈니스 추세와 철학적 지식을 한 쌍으로 묶어 핵심만 뽑아냈다. 저자는 기술(technology)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이 어우러진 강연회인 테드(TED)와 철학을 활용하여 새로운 발상을 만들고자 한다. 이른바 ‘페드(PED)’로, P는 철학(philosophy)을 의미한다. 철학을 활용하여 새로운 발상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다. 저자는 이미 철학을 비즈니스나 학업에 활용해 보는 작업을 여러 차례 시도한 바 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철학적 사고가 비즈니스에도 응용될 수 있으며, 동시에 유효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사용되는 기술적 용어를 어떻게 사고로 연결할 수 있을까가 포인트다. 최첨단 테크놀로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상에도 사고법에 활용할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다. 이것 역시 사고법으로 재구성해 보려 했다.
웨어러블, 메를로퐁티를 만나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저자는 최신 기술 트렌드인 ‘웨어러블(wearable)’과 메를로퐁티의 철학을 연결해 새로운 생각의 기술을 펼친다. 웨어러블이란 말 그대로 몸에 장착하는 정보 단말기를 말한다. 구글 글래스와 스마트워치 등이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기이다. 한편 메를로퐁티는 의식과 외부 세계를 연결해 주는 경계가 ‘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외부 세계에 끼치는 영향도, 반대로 외부 세계로부터 받는 영향도 몸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이다.
웨어러블 기술이 몸의 일부가 되어 인간을 진화시킨다고 생각해 보자. 그럼 인간 한 명이 외부 세계에 보내는 정보량도 많아진다. 외부에서 받는 영향 덕분에 인간의 의식도 매우 많은 정보를 얻는다. 마치 컴퓨터와 인간이 한 몸이 된 것과 같다. 일상적인 정보가 인간의 뇌에서 처리하지 못할 정도로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때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다. 넘쳐 나는 정보 속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만을 어떻게 선택할까?
웨어러블 사고법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부분은 정보 출처에 제한과 한계가 없다는 점이다. 세상의 정보는 무한하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정보가 된다. 한정적이지도 않다. 그렇다면 웨어러블 사고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정보 선택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구글 글래스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에서 정보를 읽어 내는 감각이 필요한 것이다.
트렌드와 철학적 지혜를 묶다
이처럼 세상에는 기존의 사고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에서 등장하고 있다. 직장 생활에서나 인생에서 어려움에 맞닥뜨려도 당장 교과서나 매뉴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때 위대한 철학자들의 사고법을 활용해 보자!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여 전해 내려온 특별한 생각들 속에 문제를 해결하는 단서가 있다. 우리 주변의 일상, 추상적인 개념에도 사고법에 활용할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다.
이 책은 요즘 트렌드와 철학적 지혜를 한데 묶은 31가지 생각의 기술을 소개한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읽어도 한 달이면 완전히 정복한다. 한 달 만에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니, 멋지지 않은가?
[본문 발췌]
치밀한 계산이 필요 없어지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입체화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력뿐이다. 3D 프린터 사고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다. ‘어떤 물건을 그대로 복사해 낼 수 있다면?’ ‘게다가 지금 당장 가능하다면?’ 이제까지는 이 모든 일이 판타지 세계에서만 가능했다. 지금은 당장 해 볼 수 있다. 3D 프린터 사고는 계산을 잘하는 사람보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에게 더 적합하다.
- ‘복잡한 프로세스는 No : 3D 프린터 사고’ 중에서
건축가 사고는 생각을 형태로 만들지만 현실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구조를 확실히 계산하고 구성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내구성도 요구된다. 그래서일까? 건축가는 이과 계열의 아티스트처럼 보인다. 어쩌면 건축가 사고라면 문·이과 융합 사고도 가능할 것 같다.
-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생각하다 : 건축가 사고’ 중에서
예술적 사고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예술적 사고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군가의 인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상식에 얽매이던 자신이 해방됨으로써 자유로운 발상과 삶의 방식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 ‘일부러 이상한 행동을 하다 : 아티스트 사고’ 중에서
지금까지 세상을 변화시켜 온 것은 남들과 다른 시각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없게 억누른다면 앞으로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합리주의는 무사안일주의에 가깝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 전례를 따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합리성에는 막다른 골목을 돌파해 낼 힘이 없다.
- ‘모두 다르지만 모두 좋다 : 개성주의’ 중에서
고찰의 대상을 일부러 무의미하게 만들어 보자. 방법은 의미 없는 무언가를 생각하면 된다. 절대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면 안 된다. 논리에서 벗어나자. 그런데 인간은 논리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오히려 더 논리적으로 되고 만다. 생각하는 행위가 논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대상을 바라보자. 의식이 흐려지면서 이상한 생각이 떠오르거나 눈앞의 물건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바로 그 감각이다.
-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 : 무의미화’ 중에서
사회가 특정한 삶의 방식을 원하는 이유는 사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사회 속에서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고 있으므로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기는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말이지, 사회의 요구가 인생 제1의 목표일 필요는 없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다. 미친 듯이 놀면서 살아도 된다. 나는 이러한 태도를 ‘놀기 지향주의’라고 부른다.
- ‘인생이란 죽기 전의 심심풀이 : 놀기 지상주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