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팔사략(十八史略)>
지은이는 증선지(曾先之)이다. 송(宋)나라 말(末)에서 원(元)나라 초(初)의 사람으로 자(字)는 종야(從野)이며, 자칭 전진사(前進士)라고 했다. 생애는 알려져 있지 않다.
<십팔사략>은 중국 고대 삼황오제 시대부터 저자인 증선지가 살아간 송나라의 멸망까지를 기록했다.
하, 은, 주 등 중국 고대왕조부터 송나라까지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지은이 증선지는 송나라가 원나라에 망하는 것을 지켜봐야했던 불행한 학자였다. 충신 문천상의 후배로 포청천과 비슷한 사람이다. 나라가 망한 후 숨어 살면서 이 책을 집필했다.
십팔사략은 18개 역사책 요약이란 뜻이다. 그 18개는, 사마천 '사기', 반고 '한서', 범엽 '후한서', 진수 '삼국지', 방현령 '진서', 심약 '송서', 소자현 '남제서', 요사렴 '양서' 및 '진서', 위수 '후위서', 이백약 '북제서', 영호덕분 '후주서', 위징 '수서', 이연수 '남사' 및 '북사', 구양수 '당서' 및 '오대사', 탁극탁 '송사'다. 모두 정사로 인정되는 책이다. 말 그대로 요약본이기에 깊이는 없지만 넓이는 있어 2천 년 역사를 한 번에 조망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롤모델도 있고 반면교사도 있다. 롤모델과 반면교사 모두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다만 반면교사는 잊혀질 권리도 주장하지 못함이 뼈아플 것이다.
수많은 왕조가 명멸했다. 흥한 왕조는 이런 모습이다. 왕이 똑똑하면서 강인하지만 백성을 사랑하여 법률이 엄해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망하는 왕조는 이렇다. 왕이 멍청하고 사치와 방탕에 빠지며 자기밖에 모르는 통에 가혹한 법으로 백성을 단도리하려든다. 그렇다면 현대 국가는 어떠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흔히들 중국고전 인문서 하면 딱딱하고 어렵고 지루할 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무협지 같기도 하고 문학작품 같기도 하다. 재미있다. 돌아가신 고우영 화백도 같은 이름으로 된 그래픽 노블을 남기셨다. 같이 보면 더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