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천선란 저
김호연 저
백온유 저
현대인에게 있어 아침 식사는 해야하면서도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나 역시 공복으로 출근한지가 꽤 되었거든요. 음식관련 소설은 언제봐도 신기한데 단, 국내 음식이 아니다보니 모르는 재료가 나와도 음음..그렇구나 하네요. 하여튼, 그래도 음식이 등장하면 먼저 포근해집니다.
책은 무겁지 않고 그리고 가볍지 않게 흘러갑니다. 주인공 리에는 출판사에서 근무하고 아침을 늘 공복으로 출근하는데 우연히 들른 '시즈카' 식당에서 아침으로 죽을 먹고나서 이곳과 인연이 갖게 됩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남자는 아사노로 딸 츠유가 있고, 종업원(?)인 신야가 있습니다. 각각 단편의 내용이 나오지만 등장 인물들 이야기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리에의 직장 동료가 리에를 오해하는 일을 시작으로 거식증이 걸린 사람, 시즈카 식당에서 결혼 반지를 잃어버린 이야기 등 소소한 일상 얘기가 나옵니다. 마지막 단편에서는 츠유와 친구인 렌카가 벌인 소동(?)으로 아사노의 과거가 나옵니다. 현재 자신이 이 식당을 열기까지 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릴 적 친모의 정신 이상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자신을 돌봐주던 여경의 도움으로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아사노는 이 식당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아픔을 질책하기 보단 공감하면서 이해를 했던 겁니다. 리에와는 연인사이로 발전되는 것은 없지만 어느 순간, 리에는 아사노와 츠유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저, 좋아서가 아니라 저들과 가족이 되고 싶다고요.
음식관련된 소설이면 최근에 읽은 <반딧불 언덕> 시리즈가 떠오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으나 저자는 음식에 일가견이 있었기에 책 속에서 그렇게 군침이 생길 정도로 묘사를 했던 같습니다.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 식사>역시 다양한 음식이 나오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처음으로 먹어보았던 스프는 인스턴트 가루스프였습니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가루스프를 처음 봤을 때 먹고 싶다고 졸라서 사왔지만
어머니도 저도 처음 대하는 음식이라 조리법을 몰랐지요.
조리예시로 사용된 사진을 보며 조리방법대로 끓여보았지만
난생 처음 먹어본 스프의 맛은 제겐 '맹탕' 그 자체였다는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대로 된 스프를 먹어보기 전까지 제겐 스프란 그런 맛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의 무대는 수프 가게 시즈쿠입니다.
시즈쿠의 뜻이 무엇일까? 평소 일어에 관심이 많은 저는 단어를 찾아보니
<しずく(滴) 물방울>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과연 수프는 수분이 많은 음식이고 흘러내릴 때는 물방울처럼 방울방울 흘러내리지요.
참으로 가게에 꼭 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일로 잠을 설친 깬 리에는 일찍 일어난 김에 일찍 출근하자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탔지만 잠깐 조는 바람에 내려야할 역을 지나쳐버리고 맙니다.
시간도 넉넉하니 한 정거장 정도는 걷자고 마음먹은 그녀는 빌딩 사이에 자리 잡은 수프가게
시즈쿠를 발견하고 직업적 호기심(리에는 맛집을 소개하는 잡지를 만듭니다)으로 들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점장 아사노의 매력적인 모습과 시즈쿠만의 특별한 수프 맛에 반하여
그곳의 팬이 되지요.
그녀는 며칠 사이에 일어난 회사 내 일련의 사건들로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아사노가 내어주는 따뜻한 수프와 아사노의 번득이는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그 후로 그녀는 후배에게 가게를 소개해주게 되고 그 후배는 자신의 학교선배에게 소개하는 등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시즈쿠의 아침수프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사실 시즈쿠는 런치와 디너 영업을 하지만 이른 아침에는 짧은 시간동안만
재료 준비를 겸하여 조용히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먹는 수프와 점심, 저녁에 먹는 수프의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야기는 모두 5개의 꼭지로 진행되고 있으며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은 점장인 아사노가
내어놓는 수프들과 함께 아사노의 재치 있는 추리로 풀려나갑니다.
그리고 5장에서는 모든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시즈쿠 탄생의 비밀이 밝혀지게 되지요.
무엇보다 소설 속에서 소개되는 수프들은 정말 코끝에서 수프의 향이 느껴진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수프는 한국음식으로 치면 국과 비슷한 음식이지만
제 생각에는 국보다는 죽에 가깝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수프는 죽의 주재료인 곡류보다는 채소가 위주인 음식이고 죽보다는 훨씬 수분이 많지요.
둘 다 먹을 때는 배부르고 속도 편안하지만 돌아서면 금세 배가 고파지는 느낌도 있습니다.
오늘은 모처럼 인스턴트지만 따끈하고 고소한 콘 스프를 끓여먹고 싶네요.
시즈쿠의 수프를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수프가 생각난다. 그저 맛있는 수프가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그런 수프가 그려진다. 하루 세 번의 식사, 그 중에서도 아침 식사가 지니는 의미에 대해 새삼 관심을 갖게 하는 어른을 위한 동화와도 같은 책이다.
도모이 히츠지(友井羊)의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는 많은 회사원들이 오가는 오피스 거리에 위치한 조그마한 수프 가게를 중심으로 펼쳐 진다. 원제는 <ス?プ屋しずくの謎解き朝ごはん(수프가게 시즈쿠의 수수께끼 아침식사)>다.
벽에는 하얀 회반죽이 발라져 있고 다크 브라운 계열의 목재 가구가 깔끔하고 차분하게 정돈된 수프가게 '시즈쿠'. 항상 맛과 건강을 고려하는 셰프 아사노의 세심함에 반한 손님으로 가게는 북적인다. 그러나 이 가게의 가장 큰 특징은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아침 식사 시간'을 통해 갖가지 수수께끼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는 주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셰프 아사노와 그의 딸 츠유는 스프가게를 찾는 이들의 사소하면서도 중대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힘을 보여준다. 직장 동료와의 불신, 친구 사이의 질투, 가족 안에서의 갈등 등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는 사건을 음식과 함께 해결한다. 츠유는 다른 사람의 감정, 특히 힘든 감정을 민감하게 짚어내는 능력을 지녔다.
특히 마지막 장 '나를 못본 체 하지마'편에서는 수프가게 시즈쿠의 탄생 비밀이 소상히 드러나면서 앞으로 <수수께끼가 있는 아침식사> 시리즈가 더욱 풍성하게 이어지게 될 것을 암시한다. 수프가게 시즈쿠는 미스테리나 판타지라기보다 <심야 식당>이나 <카모메 식당>에서처럼 찾는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는 신비스런 아침 식당이라는 표현이 더욱 어울린다.
포테이토 크레송 포타주, 포토푀와 포테, 보르시, 미네스트로네, 야채 콘소메 수프 등 시즈쿠에서 선보이는 '오늘 아침의 수프' 메뉴는 음식에 관한 이야기 자체로도 충분한 정보를 전해 준다.
"피곤하고 지친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아사노의 소박한 목표. 바쁜 가족이 그나마 한 자리에서 함께 마주할 수 있는 아침 식사만큼은 그가 지키고 싶은 꿈이었다. 셰프 아사노는 이 세상에는 서로 용납하지 않고 상처를 입히는 가족도 확실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한없는 애정을 쏟으면 분명 소중한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웃는 얼굴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매일 아침 식당의 문을 연다.
항상 피곤하고 분주한 아침을 보내던 학창 시절, 행여 자식이 끼니를 거를까 새벽부터 정성스런 아침 식사를 차려주시던 어머니가 떠올라 한참 가슴이 먹먹해진다. 사랑이 듬뿍 담긴 아침 식사라면 그 무엇인들 감동적이지 않으랴.(*)
만화 같은 표지에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은 제목.
북클럽을 돌아보다가 우연히 보고 읽게 된 책이다.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ㅎㅎ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분위기가 너무 따뜻하다.
스프 가게 '시즈쿠'는 우리가 생각하는 스프가 아니라 온갖 국물요리를 만드는 곳이다.
스프, 스튜할 것 없이 (우리나라는 국은 밥과 먹는 반찬이지많ㅎ) 한끼 식사가 되는 따뜻한 국물요리.
아침메뉴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지만 한 가지 메뉴로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공간이다.
과연 가격이 얼마일까?가 궁금하긴 하지만ㅋㅋ
아.. 저런 공간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판타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추리를 하는 아사노도 그렇지만 예민하게 상황을 알아채는 츠유도 마찬가지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이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마지막에 '사실은 츠유는 초능력자야..'라고 해도 이해될 것 같았다ㅎㅎ
전체적으로 평범한 듯 흘러가지만 마지막 이야기는 좀 놀라웠다.
인물들의 관계가 신기했고, 어떻게 저렇게 흘러가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후속편이 나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들더라.
리에의 이야기가 좀 더 궁금해졌으니까..ㅎㅎ